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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단순한 제목이지만, 많은 것을 담고 있는 단어이다. 누구에게나 오는 성장의 과정이지만, 각기 다른 성장통을 겪게 된다. 사춘기는 하나의 길인데, 그 끝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다. 사춘기를 겪는 동안의 과정이 어떤 길로 들어서는지 결정짓게 된다. 사춘기의 초입을 들어선 딸아이. 그 아이가 가는 길이 비록 험난하고 힘든 길이라 해도 올바른 길이길 바란다. 이 책이 아이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사춘기] 시미처럼 내 아이도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1966년 중국의 혁명 정신을 재건을 목표로 한 문화대혁명 시절, 고등학교나 중학교를 졸업한 젊은이들을 농촌이나 생산 현장으로 보내 노동에 직접 참여하게 하여 정신을 개조한다는 의미로 하방 운동을 참가시켰는데 이들을 지식 청년 혹은 ’지청’이라 불렀다고 한다. 농촌에서 자란 시미와 지청으로 다오샹두에 오게 된 메이원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시미는 다오샹두 중학교 교장선생님의 아들로 여기저기 그림을 새기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다. 책상과 담장 등 보이는 곳마다 시미는 그림을 새겨서 부모님에게 많은 꾸지람을 들었다. 그런 시미에게 예술적 감각이 있다는 것을 눈치챈 것은 바로 메이원이였다. 주변 사람들의 모습, 사물, 하늘, 땅 그리고 물속까지 단순하고 유치하지만 그 속에는 시미의 눈에 비친 다채로운 세계가 담겨져 있었다. 조각칼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시미는 칼을 이용해서 생동감 넘치게 그려넣었다. 메이원의 아버지는 조각가였고, 어머니는 화가였으나 작품에 악질적인 의도를 담고 있다하여 어느 날 갑자기 붙잡혀 갔고, 아버지의 친한 친구인 위 아저씨에게 보살핌을 받았으나, 돌 조각가였던 아저씨 부부 마저 잡혀가 그 아들인 위룽완과 지내다 지식 청년으로 뽑혀 서로 다른 곳에 배치를 받게 되었다. 메이원은 아버지를 통해서 배운 조각을 시미에게 알려주고 싶어, 시미의 아버지인 두쯔젠 교장 선생님에게 시미를 가르치겠다는 허락을 받아낸다. 원래 지청은 수확을 도와야하지만, 메이원을 아끼고 사랑하는 시미 부모님의 도움으로 학교 선생님으로 일을 하게 되고, 틈틈이 시미에게 조각을 가르친다. "무엇이든 수박 겉핥기 식으로 대충 훑어봐선 안 돼. 눈을 멈추고 응시하는 법을 익혀야 돼. 그러니까 하나하나를 집중해서 보라는 거야. 그렇게 집중해서 보다 보면, 네가 무심히 보아 넘기던 사물에서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새로이 발견하게 될거야. 저 나뭇잎만 해도 그래. 자세히 보고 있어 봐...... 보이니? 햇빛이 잎의 뒷면에 비쳐 투명해졌잖아. 저것 봐, 예쁜 잎맥이 다 보이지?" (본문 149p) "하늘 아래 네가 관심을 갖고 들여다볼 만한 가치가 없는 건 단 한 가지도 없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숨을 멈춘 다음 자세히 들여다보면 너도 그 사실을 알게 될 거야." (본문 150p) 시미에게 메이원은 다른 세상으로 인도하는 안내자였으며, 이성에 눈을 뜨게 된 여인이였으며, 다른 사람을 바라볼 줄 아는 마음을 알려준 선생님이였다. 그렇게 메이원은 부모님의 말썽꾸러기에서 조금씩 자라고 있었다. "네가 시미를 가르치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냐? 그 애는 그냥 개구쟁이일 뿐이야." "아니에요. 두 분은 시미를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본문 100p) 사실은 나 역시 내 아이를 가장 잘 안다고 자만한다. 그러나 실상은 나도 내 아이를 잘 모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미의 놀라운 감각이 부모에게는 그저 칼 장난에 불과하다고 치부되는 것처럼 나도 그렇게 아이를 단정짓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미안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시미를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한 메이원처럼, 내 아이에게 나도 메이원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존재말이다. 시미와 메이원은 황순원의 [소나기]에서 느껴지는 순수함이 엿보인다. 그리고 깨끗함이 느껴진다. 저자의 서정적인 묘사는 큰 강의 기슭에 자리 잡은 다오샹두 마을의 분위기를 읽어낼 수 있다. 순수함과 맑음 그리고 때묻지 않는 깨끗함이 글 속에서 묻어난다. 또한 시미와 메이원의 성장을 향한 내적인 갈등이 잔잔하게 그려져있다. [사춘기]라는 단어는 묘한 떨림이 있다. 그처럼 두 주인공 속에도 성장이라는 묘한 떨림이 존재한다. 시미는 메이원을 만나서 새로운 세상을 보며 꿈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되었고, 메이원은 가족을 잃은 슬픔 속에서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서 슬픔을 이겨내는 법을 배웠다. 그렇게 그 둘은 묘한 떨림 속에 성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유분방한 물고기이고 싶은 시미가 넓은 바다에서 아름답게 빛나는 물고기로 변해가는 과정이 잔잔하게 담겨져 한편의 서정적인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가진 책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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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첫사랑 설레임
오랫동안 막아놓았던 장벽이 무너지듯 요즘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중국문학 메이원과 함께 웃고 함께 아파하며 성장한 시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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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 원쉬엔은 그만의 색깔이 있다. 그것은 어찌 보면 작가에게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또한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바다소와 청동해바라기를 읽고 나서 또 다시 그의 작품 사춘기를 읽고 났을 때 "아, 이번에도 역시..."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일까? 그의 작품을 읽고 나면 시원한 만두국 한그릇 먹고 난 기분이 든다. 서울에서 나서 어렸을적 시골이라고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나의 감성에 낯선 풍경들이 가득한 그의 소설임에도 왠지 편안하고 '이런 것이 바로 고향의 맛'일 것같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작품이다. 이념이니, 철의 장막이니 하는 것들로 아무리 갈라놓아도 사람사는 세상이 다 그렇지 뭐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작품이다. 사춘기의 소년 시미와 그 마을에 지식청년으로 온 메이원과의 애틋한 관계와 여러가지 일상의 풍경들속에서 잔잔하게 그려지는 소년의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릴적 나의 과거 속에서 미쳐 기억하지 못하고 사라져갔던 장면들이 떠오른다. 나보다 한참 나이 많은 오빠를 몰래 좋아했던 , 약간 조숙한 꼬마소녀의 모습을...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그때 내내 내 가슴에 두근두근 방망이질을 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곤 남몰래 미소를 짓기도 했다. 지금이야 미소로 끝나지만 그때는 아마 나도 시미처럼 자신도 모르는 알수 없는 어떤 것으로 인해 혼란스럽고 안타깝고 놀라운 감정이었으리라... 아마 시미도 그랬을까? "...모든 과정이 하나의 의식처럼 진행되었다. 시미는 조금 당혹스러웠다. 갑작스레 과거와 단절되어 낯설고 아득한 미지의 세계로 접어드는 느김이었다.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듯, 얼떨떨한 표정으로...그야말로 시골소년의 우둔함과 수줍음이 고스란히 드러났다...."(p102) 시미와 같은 또래의 딸을 가진 나에게 '사춘기'라는 제목이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그 아이 또한 시미처럼 사춘기라는 통과의례를 피해갈 수는 없을 테니말이다. 그저 돌이켜 보면 아름다웠지..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시간들이 되기만을 바랄 수 밖에... 메이원이 떠나간 자리에서 시미의 눈을 가득채웠던 하얀 울타리처럼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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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설은 아큐정전이후로 처음이다. 이야기는 중국 문화대혁명기간동안의 지식청년 메이원과 시골소년 시미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시미는 중학교 교장선생님의 아들로 14살의 사춘기 소년이다. 부모님이나 주변 어른들의 눈에는 개구쟁이에 아무데나 칼로 긁어대는 말썽꾸러기 소년에 불과했지만 메이원을 만나면서 자연을 구체적으로 탐닉해가며 조각가로서의 꿈을 발전시켜나간다. 시미는 순수하고 맑고 마음이 따뜻한 소년이다.. 목숨걸고 강아지 챠오챠오를 구하는 장면, 메이원이 선생으로서 쫏겨나게 될 처지에 놓이게 되었을 때 행한 과감한 행동, 우연히 메이원의 목욕장면을 보게 되었을 때의 충격과 죄책감. 사춘기라 하면 반항적이고 비판적인 모습을 생각하게 되는데 이 책의 주인공은 시미는 그런 사춘기 소년은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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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자라는 나무에서 출간된 13번째인 [사춘기]를 만났다. 노란색 표지에 그려진 그곳은 바람과 나비가 자유로이 노니는 곳 꿈의 뒤편에 치자 꽃 은은한 향기 풍긴다. 그곳은 새와 영혼이 함께 노래하는 마을 냇물 고요히 흐르고 대지에 석양이 가득 비친다.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섬세한 세월을 걷다 보면 사계절의 가는 손가락 내 상처 없는 성장을 인도한다. 다시 돌아보지 않으리 소년 시절 무지한 오만과 온유한 고집을 영원히 잊기 힘든 울타리 밖 그 하얀 상념들을....
사람에겐 분명 여러 종류가 있다. 시골 사람들의 눈에 그 소녀들은 천국에서 내려온 선녀나 다름없는 것으로 표현한다. 우리내 시골에서 봐왔던 장면이 무심코 나도 모르게 떠오를 정도로....붉은 손수건으로 머리를 묶은 소녀는 다른 소녀들이 모두 언덕에 오른 뒤에도 홀로 뱃머리에 서 있다. 소녀는 잔뜩 겁먹은 눈으로 발판을 내려다보다가...그때 나타나 도와준 시미는 나무에서 내려온 이후 줄곧 얕은 물속에 서 있는다. 시미의 맑은 눈빛이 호기심을 가득 머금은 채 쉴 새 없이 이 소녀에서 저 소녀로 옮겨진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붉은 손수건으로 머리를 묶은 소녀에게 머물러 있다. 그 소녀의 마오 대장이 말한 우리집에 배정됐단 말에 무척 놀라워 하는 시미였다.
이렇게 하루를 냇가에서 보낸 시미는 책가방을 들고 집으로 향하며 악을 쓰듯 노래를 불르면서....(터벅터벅 걸어간다.)
나무 위의 잎, 나무 위의 꽃 나무 위의 잎은 바로 우리집 바람도 불고 천둥도 치고 태양이 강에 떨어지면 나는 집으로 간다 바늘 한 개 사고 실 한 뭉치 사고 붉은 끈도 사서 우리 누나 머리 땋으라 했지 길게 땋은 머리, 짧게 땋은 머리 우리 누나는 한 송이 꽃
어느 날 새로운 세상이 내게로 온 시미. 어디든 그림을 새기고 싶은 자유분방한 열네 살 소년 시미. 지식 청년으로 온 메이원을 보는 순간 미묘한 감정의 울림을 느낀다. 메이원은 시미에게 조각에 대한 꿈을 일깨워 내는데....시미가 조각하는 재료는 비록 나무였지만, 메이원이 조각하는 재료는 시미였다. 시미가 나무를 보면 손이 근질거려 참지 못하는 것처럼, 메이원도 시미를 볼 때마다 더욱 발전시키고 싶은 열망이 강하게 생긴다. " 무엇이든 수박 겉핥기 식으로 대충 훑어봐선 안 돼. 눈을 멈추고 응시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그렇게 보다 보면, 네가 무심히 보아 넘기던 사물에서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새로이 발견하게 될 거야." -본문중에서
사람과 자연에 대한 섬세한 묘사와 치밀한 구성이 서정적인 분위기 등 차오원쉬엔 특유의 예술적 감각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작품인 듯하다. 무엇보다 사람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그려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작가는 이 작품에서 사춘기 소년의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우아한 필치로 조각해 내어 주목을 받은 책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냥 읽기 보다 책을 읽기 전에 알아 두면 좋을 글이 이 책을 보는데 도움이 되었다. 지식청년이 지청이라고도 부른다는 사실과 문화대혁명 기간 동안 고등학교나 중학교를 졸업한 뒤. 마오쩌둥의 지시에 따라 홍위병으로 참가하거나 하방 운동(도시의 청년들을 변방의 농촌이나 생산 현장으로 보내 노동에 직접 참여하게 하여 정신을 개조한다는 운동)에 참가한 젊은이들을 말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메이원을 비롯한 지청들은 16세 정도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렇게 알고 읽어 내려가니저자의 특성과 그 시대의 문화를 곁들어 읽음으로써 중국의 문학상에 이해를 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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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넘 이쁜책이다. 일단 표지가 이쁘면 내용이 너무너무 기대가 된다. 표지를 이렇게 수준있게 만든 만큼 안에 있는 내용도 얼마나 수준이 있을지 일단은 믿음이 간다. 사춘기란? 사춘기는 어떠한 상황일까? 사춘기의 어떠한 이야기들이 담기어 있을지 기대가 되는 책이었다. 그리고 책을 일게 되었다. 요즘은 일본 책이나 중국 소설들을 역사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 이 책 또한 중국 작가의 책이다. 같은 아시아권이라 그런지 동질감이 많이 느껴진다. 아시아권을 넘어선 책들은 일단은 문화적인 환경이 다르다 보니 거리감이 느껴지고 그 공간에 대한 그림이 제대로 그려지지를 않는다.그러한 면에서 아시아권의 더구나 우리랑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의 이야기들이 남다른 친밀감이 느껴진다.
책 앞부분을 열면 사춘기에 대한 이야기를 한듯한 시가 적혀 있다.
그곳은 바람과 나비가 자유로이 노니는 곳 꿈의 뒤편에 치자 꽃 은은한 향기 풍기네
그곳은 새와 영혼이 함께 노래하는 마을 냇물 고요히 흐르고 대지에 석양이 가득 비치네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섬세한 세월을 걷다 보면 사계절의 가는 손가락 내 상처 없는 성장을 인도했네
다시 돌아보지 않으니 소년 시절 무지한 오만과 온유한 고집을 영원히 잊기 힘든 울타리 밖 그 하얀 상념들을.
_치단, [상처 없는 성장]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에 대한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알아두면 좋은 정보가 들어 있다. 문화대혁명과 지식 청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을 혁명 정신을 재건한다는 목표를 걸고 1966년 당시 최고의 지도자였던 마오쩌둥에 의해 추진된 대규모 군중 혁명이다. 도시 청년들을 총동원해서 홍위병을 조직하고 사상 운동을 전개한다. 이 때에 수많은 지주와 지식인, 예술가들이 억울하게 죽임임을 당하거나 힘든 시대를 겪게 된다.
지식청년은 일명 지청이라 불리며 문화대혁명 기간 동안 고등학교나 중학교를 졸업한뒤 마오쩌둥의 지시에 따라 홍위병으로 참여하거나 하방운동, 도시의 청년들을 변방의 농촌이나 생산 현장으로 보내 노동에 직접 참여하여 정신개조를 받게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등장하는 메이원도 16세 정도의 소녀로 추정된다고 한다.
메이원은 아빠는 조각가이며 엄마는 수채화를 그리는 화가라는 이유로 끌려가게 되면서 시골마을에 지청으로 내려가게 된다. 도시에서만 자라서 농사를 지어보지 않는 메이원같은 지식청년들은 나라에서 시키는 대로 농사일에 적극 참여하도록 종용당한다. 거기에서 시미라는 소년을 만나게 된다. 시미는 그 동네의 중학교 교장선생님이며 시미는 무엇이든 나무만 보면 칼을 들고 파는 별난 취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여기저기에 나무마다 칼로 파내서 어른들은 질색을 하고 싫어한다.
메이원이 시미의 집에 묶게되면서 메이원은 시미의 칼로 파놓은 것들을 유심히 보게 되고 그것들에 대해서 시미에게 묻기 시작하고 시미에게 다른 곳에도 이러한 것처럼 칼로 파놓은 것이 있는지 물어보고 시미는 자신이 파놓은 흠집들을 보여준다. 시미가 파놓은 것들을 보던 메이원은 자신의 아버지의 조각품들을 떠올리며 시미의 조각에 대한 천재성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메이원의 놀라워하는 모습에 시미는 자신과 사촌인 홍어우만이 알고 있는 비밀 장소도 데리고 가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메이원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일상을 그려놓고 칼로 파놓은 시미를 보며 자신이 시미를 도와줄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전혀 조각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알지 못하던 시미의 부모님에게 허락을 받아 시미에게 시간을 내어 골방을 치우고 정식으로 조각도를 사다가 시미에게 조각에 대한 예술에 대한 자신의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자산을 드러내놓기 시작한다.
그러한 가운데 너무나 자유롭게 살아온 시미는 답답함을 느끼지만 메이원은 이러한 것들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시미에게 이야기하며 시미를 가르쳐준다. 그러던 어느날 시미는 부모로부터 곧 갇힌 곳으로부터 풀려나서 집으로 돌아올수 있다는 편지를 받고 기뻐하는데 다시 얼마가 지난후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알게 된다. 너무도 슬픔에 쌓여서 살아갈 기운을 잃어버린 메이원에서 시미의 가족은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같은 따뜻한 사랑으로 메이원이 이겨낼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면서 서서히 메이원은 시미와 아픈 시련들 끝에 성장을 하게 된다. 정말 아름다운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듯한 절경과 묘사들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매혹적인 책이다.
시미의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재능에 대한 자연스러운 표현과 결코 가지고 태어난 재능만으로 아름다운 꽃을 피울수는 없다는 이야기들을 하면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서 절실한 노력이 따른 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에 녹아내면서 그리고 있다. 그리고 시미라는 시골아이가 시골에서의 삶을 사랑하며 사춘기를 보내는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은은하게 이 책 곳곳에서 물결치듯이 퍼져나가고 있다.
이 책의 작가 차오윈쉬엔이라는 작가가 [상상의 초가 교실]이라는 책으로 빙신 문학 대상을 수상하였다는 앞에 나온 작가에 대한 소개를 보니 매일 도서관에서 봤던 책제목이 기억이 나면서 그 책을 못봤던 것이 마치 모래밭에 알알이 박혀 있는 보석을 발견하지 못햇다는 후회가 밀려들면서 주일에는 도서관에 가서 꼭 그 책을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한다. 이 책의 표지 그림을 그린 이경하라는 작가의 작품도 너무너무 아름답다. 이 책에 딱~~어울리는 좋은 그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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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곱게 가라앉는 느낌이다. 제각각 다른 우주를 만들어내는 문학작품을 어디에 비유하기는 그렇지만 황순원의 <소나기>를 읽을 때의 그런 맑은 가슴저림이 은은하게 다가오는 책이다. 적지 않은 양이지만 전체가 한 편의 서정시처럼 느껴지는 묘한 매력이 있다. 중간제목들이 내용에 대한 설명으로 읽히지 않고 지나치게 상징적이다 싶어 다시 찬찬히 보니 그것들을 연결하면 한 편의 시가 된다. 아름다운 시다. 어쩐지. 아마 작가도 한 편의 시를 써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그런 완결성을 염두에 두고 이 소설을 썼으리라 싶다.
시간적 배경은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 시기, 당시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십대 중후반의 도시 청년들을 변방의 농촌이나 생산현장으로 보내 노동에 직접 참여하게 하여 정신을 개조한다는 하방운동이 일었던 1960년대 초이다.
그렇게 보내지는 지청(지식청년) 중 16세 전후의 메이윈은 부모가 당시 수많은 예술가들이 그랬듯이 사상에 문제가 있다 하여 끌려가고, 자신은 낯선 시골로 보내졌다. 큰 강 기슭에 자리잡은 농촌마을 다오샹두. 그곳 교장선생님의 아들인 시미는 열세 살의 중학생인데, 못말리는 개구쟁이에다 눈에 띄는 나무마다 조각을 해대는 일로 늘 말썽이 된다.
여자 지청들을 태운 배가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중에서 시미는 홀로 마을 어귀에 있는 높은 홰나무에 올라가 자리잡고 느긋하게 강을 바라본다. 어쩌면 시미는 막 피어나는 소년다운 울렁거림을 쏟아부을 첫사랑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시미는 붉은 손수건으로 머리를 묶은 소녀 지청(메이윈)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고, 왠지 모르게 수줍은 마음이 차오르고, 그 마음이 금세 얼굴에 드러났다고 했던가. 또 자기가 그 소녀를 '훔쳐보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어디선가 그 소녀를 본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던가!
이처럼 아름다운 표현으로 시미의 첫사랑은 시작되었다. 메이윈은 시미의 예술적 재능을 눈여겨 봐 주었고, 조소가였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시미에게 쏟아부어 시미를 가르쳤다. 메이윈은 시미가 처음 경험하는 도시적인 세련미, 교양, 우아함과 아름다움, 가녀림이었고, 그의 누이이자 선생님이었고, 다른 세상을 보게 해 주는 중간세상이었다.
슬픈 과거를 지닌 메이윈의 상처를 더 크게 앓으며, 시미는 말 없이 메이윈을 지켜주었다. 고모의 갑작스런 부음 때문에 어찌하다 둘만 맞이하게 된 설날. 시미의 엄마가 설맞이를 위해 손수 지어준 새 옷과 신을 입어보기 위해 방으로 들어가며 메이윈은 시미에게 방에 들어갔다가 부르면 나오라고 하지만, 시미는 들어가지 않고 눈바람을 맞으며 서서 기다린다. 바람 소리가 너무 커서 메이윈이 부르는 소리를 못 들을까 염려되었기 때문이다.
읽으며 내내 마음이 저릿저릿했다. 어쩌면 이 아이들은 이처럼 아름다운 사랑을 할 줄 아는 걸까! 아마 메이윈을 친딸처럼 보듬는 시미의 엄마 같은 사람들이 사는 마을의 아름다운 정서 탓일까? 시미는 그렇게 훌쩍 자랄 것이다.
참으로 잔잔하고 아름다워서 다 읽고 나니 책이 오랜 벗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청소년들은 이처럼 길고 잔잔한 이야기를 지루하다 여길 지도 모르겠다. 나같이 어느 정도 살아본 사람들에게 더 귀하게 여겨질 것만 같아 지레 안타까운 느낌도 든다. 사랑이 원래는 이처럼 고울 수 있음을 요즘 아이들은 자칫 모르기 쉽다는 생각도 든다.
멋진 책, 교훈적인 책, 정보가 가득한 책, 다양한 감동이 있는 책들이 많지만 아름다운 책은 점점 줄어드는 느낌이 있다. 그 어떤 수식어도 다 떼어내 버리고 그저 읽는 것만으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책. 나이를 가리지 않고 어린아이에서 나이 든 이까지 누구에게 읽혀도 거리낌따위가 조금도 없는 책. 그런 의미로 갓 나온 책이지만 이 책은 참 귀하게 느껴진다.
끝으로 한 편의 시이기도 한 이 책의 차례를 소개한다.
나무 위의 잎, 나무 위의 꽃 / 나무 위의 잎은 바로 우리 집 / 바람도 불고 천둥고 치고 / 태양이 강에 떨어지면 나는 집으로 간다 / 바늘 한 개 사고 실 한 뭉치 사고 / 붉은 끈도 사서 우리 누나 머리 땋으라 했지 / 길게 땋은 머리, 짧게 땋은 머리 / 우리 누나는 한 송이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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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은 듯한 소년의 모습, 춤추는 물고기. 노란빛의 수채화를 연상케한다. '사춘기'라는 단어는 자연스레 황순원님의 소나기를 생각나게 한다. 아름다운 자연풍경의 묘사와 그 속에서 하나가 된 시골소년과 서울소녀의 아름다운 우정은 알싸한 레몬 맛이 난다. 저 멀리 지나간 자리에 울고 웃던 우리의 사춘기시절, 그 아름다운 순순함을 만날 수 있을까, 기대를 품게 한다. 마음이 자라는 나무 라는 예쁜 이름의 테마를 가지고 푸른숲에서 출판한 책이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뜀틀을 넘듯 한 번에 넘어가는 아이가 있을까? 이유도 모르는 불평과 불안 두려움이 몰려오고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놀라기도 하는 그 시절. 이성에 대한 호기심, 어른들에 대한 반항, 어른으로 달려가고 싶은 그 때를 떠올린다면 살짝 웃음이 터져나오는 이도 있을 것이다. 짐짓 어른인척, 어른을 흉내내고 있던 자신만의 사진을 하나씩은 간직하고 있을 테니 말이다.
중국의 작은 시골 마을에 문화대혁명의 일환으로 지식청년이라는 이름을 가진 청년들이 집집마다 일손을 돕는 형태로 오게 된다. 강가 작은 시골마을에 대도시에서 많은 청년들이 오는 날, 그 설렘은 모두에게 크기만 하다. 자신의 집으로 어떤 청년들이 배정될까 궁금하기만 한 왁자지껄한 소리가 책 속에서 새어나오는 듯 하다. 작가 차오원쉬엔의 수려한 글은 독자의 머리속에 그림을 그리게 한다. 강가의 많은 아이들, 우리의 주인공 시미의 개구진 모습, 사랑스러운 강아지, 챠오챠오가 꼬리를 흔드는 모습, 시미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붉은 손수건을 가진 메이원.
자신보다 불과 몇 살 더 먹은 어여쁜 누나와의 만남은 시미에게 떨림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이었다. 자신의 집에서 자신과 함께 밥을 먹고 생활한다니 얼마나 좋은지 시미는 자신만이 아는 비밀풍경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갈대들이 제철을 만나 꽃을 피우고, 하루가 다르게 무성해졌다. 보드랍고 큼직한 갈대꽃은 그야말로 끝없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달빛이 닿는 곳마다 눈송이가 보였다. 달빛이 밝아질수록 눈송이도 밝아져 솜같은 갈대꽃이 눈이 오듯 하늘하늘 흩날렸다. 본문76 쪽] 상상해보라, 자신이 좋아하는 메이원누나와 함께 단둘이 갈대꽃의 물결속에 있는 행복한 시미를.
이렇게 예쁜 마음을 담은 시미는 조각에 뛰어나 재능이 있었지만 아무 곳에나 조각을 하기에 그 재능을 알아주는 이는 없었다. 학교 교장선생님인 아빠도 그저 얌전하고 말 잘 듣는 아이이기를 바랬다. 메이원은 시미의 재능에 감탄하고 그 재능을 키워주고 싶어한다. [ 조각하는 재료는 나무였지만, 메이원이 조각하는 재료는 시미였다. 시미가 나무를 보면 손이 근질거려 참지 못하는 것처럼, 메이원도 시미를 볼 때마다 더욱 발전시키고 싶은 열망이 강하게 일었다. 메이원은 자신을 믿고, 또한 시미를 믿었다. 본문 134쪽 ] 메이원은 시미를 통해 자신을 찾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자유분방하던 물고기처럼 살던 시미에게 메이원의 지도는 압박감처럼 느껴졌다. 강가의 마을에서 자란 시미는 그 자체가 물고기였다. 물속에서 자유로이 수영하듯 자신이 원하는 때에 원하는 곳에 조각을 하고 싶었다. 다른 지식청년들처럼 체력이 좋지 못했던 메이원은 시미의 학교 선생님으로 아이들의 지도하게 되고 시미는 그런 메이원을 점점 더 좋아하게 된다. 시미와 메이원은 오누이처럼 다정한 모습이다. 갑작스런 부모님의 사고소식에 아파하는 메이원을 위해 황금물로고기를 잡고 메이원을 놀리는 아이와 힘에 겨운 싸움을 하는 시미. 그것은 시미에게 첫사랑으로 남을 것이다.
사랑으로 불리면 부서질 것만 같은 시미와 메이원의 감정들을 사춘기라는 제목에 맞게 너무 예쁘게 그려지고 있다. 봄, 여름 , 가을 , 겨울의 시간 흐름을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 시기의 변화에 따라 시미의 마음이 자라는 것을 느낀다.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메이원을 시미는 추억으로 남겨둘 것이다. 함께 밤길을 걷던 모습, 갈대숲, 조각을 가르치던 골방, 맨 처음 만난 붉은 손수건.
여물지 않는 감정들은 때로는 더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그러나 반대로 금세 말끔하게 아물기도 한다. 우리들의 아이들은 몸과 마음도 매일 매일 자라고 생각도 부쩍 자란다.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던 우리의 어린 시절과는 다르게 그 세상의 끝을 알고 있는 듯한 아이들의 변화된 모습에 놀라기도 한다. 어른이 된 이에게도 잠자는 감성을 깨우고 명치끝이 아파오는 듯한 성장통을 겪을 우리의 아이들에게 잔잔한 손을 내밀어 주는 참으로 아름다운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