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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의학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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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는 의학을 어떻게 생각할까?’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우물 안의 개구리 모양으로 눈에 비치는 동전만한 크기의 하늘이 전부라고 생각해온 탓이겠습니다. 우연히 읽게 된 <철학자 가다머 현대의학을 말하다>를 통하여 저의 좁은 견식을 탓하게 되었습니다. 저자를 소개하는 글을 보면 한스 게오르크 가다머(1900~2002)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독일으 저명한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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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는 의학을 어떻게 생각할까?’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우물 안의 개구리 모양으로 눈에 비치는 동전만한 크기의 하늘이 전부라고 생각해온 탓이겠습니다. 우연히 읽게 된 <철학자 가다머 현대의학을 말하다>를 통하여 저의 좁은 견식을 탓하게 되었습니다.


저자를 소개하는 글을 보면 한스 게오르크 가다머(1900~2002)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독일으 저명한 철학자로서, 1923년 마르틴 하이데커와 만난 후 신칸트주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철학적 해석학을 개척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의술의 영역만큼 근대적인 연구발전이 우리 시대의 사회?정치적 문제영역 안으로 직접 파고든 분야는 없다. 우리 시대의 물리학은 우리가 측정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가르쳐 왔다. 그리고 나는 이런 사실이 강력한 해석학적 관심을 끌 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여 의술이 철학의 관심대상이 되었음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의사와 환자, 그리고 자기 자신의 삶을 이끌어 나가는 방식을 통해 자시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않을 수 없는 우리 모두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했다고 합니다.


목차에서 보는 것처럼 아주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만, 저자는 그리스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의학과 철학에 대한 풍부한 견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질병을 ‘균형을 이루고 있는 신체의 자연적인 상태가 깨지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의술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을, 도구를 써서 제작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발명해 내거나 계획하는 기술이 아니라, 자연의 과정이 교란될 때 그것을 회복하려 하며, 그런 과정에서 건강이라는 자연의 평형상태를 회복하자마자 자기 스스로 기꺼이 사라져 버리는 방식으로 관여하는 전문적인 수행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건강한 사람은 의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의사들은 결코 건강이란 자신들이 단순히 ‘만들어’ 내거나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것이라는 환상을 품지 않는다. 그들은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자신들 또는 자신들이 가진 능력이 아니라 바로 자연이며, 자신들은 자연이 승리하도록 옆에서 도울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는 저자의 말대로 환자가 가지고 있는 치유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근대의학에 이르기까지만 해도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서양의학이 오늘과 같은 발전을 이룩한 것은 수학과 과학 등 연관분야의 눈부신 발전의 성과와 접목하여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은 혹시 병원에서 확률을 인용하는 경우를 보셨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암으로 진단받게 된 환자가 ‘얼마나 살 수 있는지’, ‘몇 년을 살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묻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에 의사들은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답을 하기 마련입니다만, 환자 개인의 체질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른 결과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진단과 치료방식을 결정하는 데에도 통계적 자료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가다머는 의학에서나 의사들의 구체적인 치료행위에서 평균값을 채택하는 것은 위험한 측면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 모든 것에는 엄청난 유동성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질병과 건강의 진정한 차이를 발견하고자 한다면, 표준값을 정함으로써 도출되는 건강 개념과 대조시킴으로써 질병을 규정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측정할 수 없는 주변적 요인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측정 가능한 것들에서 도출된 결과들은 대조를 통해 그 의미를 상실한다. 표준값에 기초해 구성된 개인이라는 그림은 대단히 위험하고 믿을 수 없는 것이다. 건강과 질병의 구분을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할 때라야 오늘날에도 여전히 수련의들이 환자들이 어떤 점을 불편하게 느끼는지 묻는데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최근들이 의사의 진료행위를 정형화하려는 정책입안자들에게 이 책을 읽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된 대목입니다. 의사들의 진료대상이 되는 질병이 모든 환자에서 꼭같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질병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증상 등을 통계적으로 분석하여 진단에 접근하게 되고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치료방법도 환자의 특성에 따라서 결정되어야 함에도 건강보험의 틀안에서 결정하려고 하는 무리수를 너무나도 많이 저지르고 있는 현실입니다.


대표적인 사태가 바로 성모병원의 백혈병진료비 환수 사태입니다. 환자들은 정보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의사 혹은 병원에 부당하게 지불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행정구조입니다. 정부에서 나서서 의사-환자간의 관계를 무너뜨리는 일을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환자진료에 필요한 의사-환자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가다머는 한 걸음 더 나가서 ‘의사-환자 파트너쉽’이라는 단어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신체를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서 의사와 환자가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최근에는 많이 없어지고 있습니다만 의사들이 너무 권위주의적이라는 말을 많이 해왔습니다. 가다머는 권위주의적인 행위는 사라져야 하겠지만, ‘권위’는 인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진정한 의미의 권위는 우월한 지식, 능력, 통찰을 포함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플 때 해당 분야의 ‘권위자’를 찾아가려고 하는 것도 그 의사의 권위에 기대려고 하는 심리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의사의 권위를 지켜주어야 더 큰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y*****2 2010.07.17. 신고 공감 1 댓글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