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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를 읽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사람들은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서 해맑아지지 않은 사람들이 몇 있을까 생각해본다. 동시 속에는 우리의 어린 시절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이 동시집이 그렇다. 다행이다. 이 동시집을 만난 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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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간해서는 동시를 읽지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 나와 아이가 무척 재미있게 읽은 동시집이다. 그동안 어른들의 작위적인 동시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던 터라 주로 아이들이 지은 어린이시를 주로 봤었다. 물론 임길택, 권태응, 김용택 선생님 등의 동시는 좋아하지만 말이다. 사실 동화책이나 그림책 등과 비교했을 때 동시를 읽는 비율은 5%도 되지 않는 것 같다. 아이들 국어 교과서에 보면 시가 참 많이도 나오건만 쉽게 다가가질 못하겠다.
그런데 모처럼 '재미있다'고 할 만한 동시집을 만났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시를 하나하나 읽으면서 내가 공감하는 내용도 있었고 간혹 우리 아이 모습이 그려져서 웃음짓기도 했으며 때로는 보편적인 아이들 모습이 떠올라서 맞장구쳤다.
'휴가'라는 동시를 읽으며 정말이네를 연발했다. 아이에게 들려 주니 아이도 동감한다.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지 않게 보는 것, 또는 그 뒤에 있는 어떤 것을 보는 것, 이런 것이 바로 시인만이 가질 수 있는 감성이라는 것인가 보다. 우리는(적어도 나는)휴가라는 것을 자주 가면서도 이렇게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었으니까. 그저 앞으로 갈 곳만 생각했지 집에 남아 있을 것들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또 '매미껍질'이라는 시를 읽으며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아이를 다시 불러 놓고 너와 똑같지 않냐며 은근히 반성하기를 강요하기도 했다. 아이도 눈치가 있는지라 얼른 시인한다. 그러면서 그림을 보고 다시 한번 웃는다. 그렇잖아도 아침에 아빠에게 옷을 아무데나 벗어놓는다고 한 소리 들은 후였으니 얼마나 마음에 와 닿았을까.
내겐 시가 어렵다. 마치 뒤에 숨어 있는 근사한 의미를 찾아야만 할 것 같고 뭔가 대단한 것을 느껴야 할 것 같은 부담감 때문이다. 그러나 이 시집을 읽다보면 그런 부담은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 주위에서 보고 듣고 느낄 만한 것들을 좀 더 세심하게 관찰하고 좀 더 느끼기만 하면 된다. 때론 아이들의 현실을 동정하기도 하고 때론 매정한 현실을 날카롭게 바라보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로지 도시 모습만 그리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시골 모습만 그리는 것도 아니라서 가끔은 시골을 연상하며 읽을 수 있었고 때로는 지금 내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며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맨날 말로만 동시를 읽혀야 한다느니 중요하다느니 할 것이 아니라 이런 동시집(아이들이 좋아하고 공감할 만한)을 찾아 읽혀야 겠다. 아니면 밤마다 하나씩 읽어줘도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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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적엔 동시가 얼만큼 가까웠었을까.......노란 표지의 수줍은 얼굴을 한 큼지막한 덩치의 아이가 아마도 '짝꿍'이 아닐까...하며 나의 어린시절 막연히 동시를 가까이 했었던 기억에 잠겨본다. 아마도 그때는 동요를 즐겨부르던탓에 원고지에 동시도 자주 짓는 숙제를 해갔던 기억이 난다. 또 교과서에 나오는 동시들을 막무가내로 외우기도 했던....
그에 비하면 초등학생인 딸아이를 보면 그다지 동시와 가깝지않은 것도 같고.... 더구나 동요도 그 옛날처럼 즐겨부르지도 않고 고작해야 일부러 들려주는 동요 몇 곡이 전부이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동요보다는 가요를, 동시보다는 개그프로의 우스갯소리에 더 익숙한 요즘아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노오란 동시집이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짝꿍이 다 봤대요>라는 표지글에 '혹시 학교나 교실에서의'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놓았나하고 펼쳐본 책에는 모두 3부로 나누어진 시들이 담겨있다.
가만히 시들을 읽어보면 할아버지 농사짓는 풍경, 흙냄새 풀풀나는 시골 들판풍경, 짠 바닷내음 풍겨오는 갯벌풍경, 새 순이 돋아나는 봄과 땡볕이 내리쬐는 여름, 단풍이 물들어가는 가을, 흰 눈이 소복히 쌓인 겨울까지의 계절이야기에 나의 마음은 어느새 추억속으로 빠져든다. 지금의 딸아이에게는 오로지 엄마의 추억으로만 들릴지도 모르는 흙냄새, 땀냄새, 먼지냄새 가득 품은 동시들이 얼마나 느껴질까......
그나마 딸아이는 어렵지 않은 말들로 꾸며진 짧은 동시에 짧은 이야기를 듣는듯 그 의미를 알아챈다. 그러다 새로 전학온 짝꿍 이야기나 시험때문에 지루하게 문제집 푸는 내용이나 편식하는 누에 그리고 핸드폰이 등장하는 시에는 공감을 하는 표정이다.
내용과 잘 어울리는 그림과 동시들에 오랜만에 나와 딸아이의 정감이 가까워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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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시골 내음이 가득~]
노란표지에 순진한 아이의 모습 ,그 아이에게 대롱대롱 메달려서 놀이터 삼아 놀고 있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친구에 대한 동시가 가득하겠구나 싶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친구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정겨운 시골 내음이 가득 베어있는 동시가 대부분이었다. 저자를 살피니 충남 서산의 작은 마을에서 시를 쓴면서 아이들과 함께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 시에는 어린아이들의 시선으로 보는 정겨운 마을의 모습이 담겨있다.
총 3부로 나뉘어 1부와 2부는 재미나고 정다운 동시가 많이 실렸다. '쪼그만 오리"를 읽으면서는 농촌에서 농약을 치지 않고 오리로 벼농사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알까 싶었다. 이 시는 특히나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 농부 할아버지를 따라서 줄줄이 가는 오리들이 저마다 열심히 논일을 하는 모습에 빙그레 미소짓게 된다. 그리고 "똥"이라는 동시는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데 내용 역시 읽는 아이들이 웃어재낄만 하다.
마루 밑에서 신발 물어뜯고 노는 흰둥이야, 네가 시치미 뚝 떼고 있어도 다 안다. 감나무 밑 파헤치고 있는 어미닭아, 네가 안 그런 척 딴짓 해도 다 안다. 너희들 들어가지 말라는 마늘밭에 갔었지? 초록 연필심처럼 올라오는 마늘 싹 밟고 다녔지? 누가 말해 줬냐고? 저기 보이는 너희들이 누고 다닌 똥이지 누군 누구야.
제가 눈 똥을 뒤돌아 보고 있는 흰둥이와 어미닭의 모습의 삽화가 동시를 더 맛깔스럽게 하는 것 같다. '매미껍질'에서는 매미가 우화를 해서 남겨놓은 껍질을 보고 마치 제가 옷을 휙휙 던져두는 버릇하고 똑같다고 여기는 아이의 마음이 재미나게 담겨있다.
히힛! 어쩌면 내 버릇하고 똑같니?
라는 말에 너만 아니고 나도 그래라고 말할 아이들이 한 둘이 아닐 것 같다. 이렇게 재미난 동시외에 3부에서 소개된 '홍수','있으나 마나','날이 저물자'같은 동시에는 시골 마을의 아픈 모습도 담고 있다. 홍수가 지난 다음 온갖 살림살이와 가축, 몇십 년만에 밖으로 나온 눈 먼 할아버지까지 모두 눈시울을 적시면서 그렁그렁 모여있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 또한 있으나 마나라는 동시에서는 자식이 주고 간 핸드폰이 있어도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통화가 안되는 할머니와 집나간 부인과 연락되지 않는 아저씨의 모습에 담긴 있으나 마나 한 핸드폰 이야기, 빈 광주리에 하나 남은 모과를 팔지 못해 모과를 지키고 있는 할머니와 그런 할머니를 걱정하는 마지막 남은 모과의 마음을 노래한 '날이 저물자'에는 잔잔한 감동이 전해진다.
평소 동시를 많이 읽는 편이 아니지만 이번 시집은 짧은 글 속에 긴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시와 어울리는 삽화가 한 몫을 톡톡히 했고 무엇보다도 순진한 아이의 시각으로 어렵지않게 동시를 담은 작가의 힘이 컸으리라. 어려운 표현이 아니라 말하듯 자연스럽게 이미지를 담고 있는 동시라서 읽는 아이들도 편하게 대한 것 같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가끔 동시집을 옆구리에 끼고 긴 산문에서 벗어나 시의 정서를 느끼게 해 주어야겠구나 싶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