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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따금 내가 생각해도 내가 매우 변태스럽게 학구적일 때가 있다. 나는 팬티의 역사가 너무 궁금하다. 15세기에 만들어진 베리공의 호화로운 기도서를 보면, 2월달에 농가에서 불을 쬐고 있는 아낙네들 그림이 있다. 치마를 들고 불을 쬐는 모습을 보면, 두 여인의 치마 안은 그냥 알몸이다. 왜 이런 것일까?
역사서 읽어가다보면 묘하게도 팬티(팬츠, 넓게봐서 바지 포함)와 여성 억압사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바지를 입었다는 죄목이 추가되어 화형당한 잔 다르크, 스커트 속이 보이기에 승마와 자전거 타기 등 여성의 활동에 제약을 받았던 사실들, 바지는 이교도와 남성의 옷이기에 금지당했던 역사,,,, 이런 이야기를 띄엄띄엄 각종 역사책에서 주워 읽으면서 나는 팬티의 역사를 한 편의 글로 좌악 꿰어 읽기를 원했다. 요네하라 마리의 <팬티 인문학>이 있기는 하지만 내가 원했던 내용이 아니었다. 그런데 검색하다보니 이런 역사를 책으로 이미 써 놓은 사람이 있었다. 역시나 일본 저자다. 다른 급한 작업 제쳐두고 주문해 읽었다. 아, 이런 쓸데없는 호기심이라니.
팬티는 여성용 속옷 가운데 가장 최근에 개발된 것이다. 드로어즈가 개량된 것으로 팬티라는 호칭은 이미 1845년 미국에서 불리고 있었지만 지금처럼 짧은 쇼츠가 나온 것은 1924년 전후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 이전의 여성은 어떤 속옷을 입었을까? 한마디로 말해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여성들은 노팬티 차림이었다. 물론 고대부터 속옷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는 얇은 직물을 입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피부를 보호하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의복이었지 특별히 속옷으로 고안된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속바지라고 할 수 있는 드로어즈는 중세 말기부터 남성들이 착용하기 시작했으며 여성들은 거부감이 심해서 좀처럼 입지 않았다. - 본문 140 ~ 141쪽에서 인용
책 내용과 관련은 없지만 한 마디. 늘 생각하는 건데, 일본에는 참 별별 사소한 역사서가 많이 나온다. 기존 역사서에 중요하지 않게 구석에 잠깐 등장한 이야기들을 모아 한 주제 아래 새롭게 짜내는 책들이 많다. 그럴려면 굵직한 역사서를 먼저 두루두루 섭렵해야 한다. 결국 저자에게는 시간과 양의 싸움이다. 원서로만 봐서는 능률적이지 않다. 원서 한 권 볼 시간이면 번역서 30권은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일본에 이런 대중 역사서를 쓰는 저자층이 두꺼울 만큼 외국 역사서 번역서가 많이 나와있다는 것에 관심이 간다.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 숫자에 대해 들으면, 나는 그들이 자국어로 번역된 세계의 최신 선진 서적들을 접하고 자국어로 연구하고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부럽다. 어차피 공부는 같은 지적 수준에서 출발한다면, 시간과 양에서 승부가 나지 않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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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 셔츠, 드레스, 코트, 때로는 모자와 넥타이 같은 '부속의상'까지. 옷에는 아주 다양한 종류가 있고, 그만큼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다. 사람들은 입기에 편한 옷, 혹은 입고 싶은 옷을 입기 마련이다. 이 점은 특정 시대나 인물의 의상에는 문화적, 사회적, 역사적 특징이 깃들여 있으며, 때로는 의상이 시대를 표상하기도 한다는 뜻이 된다. 하기야 세계 각국의 전통의상만 보아도 다양한 모양과 특출한 개성에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는데, 역사로 눈을 돌리면 얼마나 많은 사연이 깃들여 있겠는가!
<문화와 역사가 담긴 옷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많은 의상을 다루면서 사회와 역사적 함의를 읽어내고 있다. 옛날에는 큰 인기를 끌었지만 오늘날에는 사라진 옷도 있고, 처음의 의도나 연원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형태로 정착된 옷도 있다. 연기가 많이 나는 대포와 총기를 사용할 때에는 선명한 색의 군복을 입고, 현대전에서는 위장색의 군복을 입는 것처럼 전쟁 같은 거대한 사건과 직결되는 옷 이야기도 있다. 각종 그림이 풍부하게 수록되어 있어서, 생소한 옷도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입는 것이었는지 이해하기에 어렵지 않다. 일본인이 쓴 책이다 보니 서양의상이 일본에 처음 도입되었을 때 빚어진 에피소드도 많이 다루고 있는데, 한국인 독자로서 별 위화감이 없는 것이 은근히 신기했다.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는 모습은 어디서나 비슷한 것일까?
옛날의 옷, 특히 유럽 여성들의 옷을 보다 보면 '유행은 정말 이해할 수 없어!'라고 고개를 저을 떄에 많다. 19세기 초반 다리가 비칠 정도로 얇은 모슬린 옷이 유행했더니 감기환자가 속출했다는 것은 그나마 양반이다. 적어도 그 때의 옷은 신체를 구속하지는 않았으니까. 20인치 이하의 허리둘레를 유지하기 위해 밥도 거의 못 먹고 코르셋으로 허리를 졸라맸다든가, 치마 둘레가 3미터를 훌쩍 넘는 드레스가 유행했다거나, 그렇게 부풀린 드레스가 불편해서 개량된 옷이 치마 뒷부분만 부풀린 드레스라던가.... 르네상스 시대의 목깃 장식 '러프'는 또 어떻고. 목도리도마뱀이 떠오르는 목깃 장식은 천에 빳빳하게 풀을 먹인데다 철사로 심을 넣어서 목을 돌리기도 힘들었다고 한다. 국가 의식에 입는 옷이 거창하고 입기 불편한 건 이해하지만, 일상복도 굳이 그럴 건 대체 무어란 말인지. 이쯤 되면 유행은 이해할 수 없다는 말에 '별로 이해하고 싶지도 않아!'라는 말까지 덧붙여야 할 판이다. 그런데 이런 옷들이 이야깃거리로는 재미있게 다가오는 것은 사실이고, 저자의 입담과 매끄러운 글투가 더해지니 더 말할 것이 없다.
번역은 전체적으로 준수하고 매끄럽게 잘 읽힌다. 원문은 일본어로 되어 있지만, 각종 서양 의싱이나 인물의 이름은 일본식 발음이 아니라 알파벳 원음에 가깝게 표기기한 번역가의 노력도 특기할 만하다. 단 하나 걸리는 대목은 바로 '여자 관리'라는 번역이다. 헤이안 시대 열두 겹의 옷을 겹쳐 입었던 주니히토에에 대해 설명하면서 일본의 여자 관리가 입었던 곳이라고 설명했는데, '아무래도 궁녀를 뜻하는 '여관女官'을 풀어서 번역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천 년 전의 일본에 여자 관리가 따로 있었을 리는 만무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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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역사가 담긴 옷 이야기]
문화와 역사가 담긴 옷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지리연구가로 활동 중인 일본인인 쓰지하라 야스오가 동서양 옷의 기원과 변천사를 통해 시대별 문화와 역사를 면밀하게 서술해 놓은 책이다. 물론 일장일단도 있겠다 싶다,굳이 따지자면 우리 나라 저자가 앞서 출간했음 하는 아쉬움이 따르는 책이기도 하다. 아주 지루하지도 아니하고 다소 어려울 듯 싶었던 문체는 아주 매끄럽게 일사천리로 술술 읽혀지더니 이내 내가 궁금해 했던 것들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는 것 같았다. 서문을 여는 '겉옷'은 겹쳐 입는 의복 중에서 가장 위에 입는 옷이라 일컫고 있다. 또한 속옷의 반대 개념이도 하다.게다가 이 명제는 인류의 역사 저 너머 처음 지구에 나타났을때의 모습을 생각해 보자는 과거로의 긴 여행을 제안하기도 한다. 그리고 시대나 문화를 초월해 옷의 기본형태를 자세하게 살펴보는 동시에 중간중간 알아두면 유용한 상식이라는 조각모음이 있어 다소 생소할 것들에 대해 적잖이 흥미를 가미해 주고 있다. 12가지 주제를 나누어 그것이 탄생하게 된 이유,계기등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숨겨진 이야기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새로운 문화의 이해를 돕고 새로운 지식을 경험하는데에 알찬 문화교양서임엔 틀림없는 듯 하다. 적어도 읽은 나에게 있어서만큼은 꽤나 유용가치가 느껴지는 부분들을 포괄적으로 담고 있어서인지 한 번으로 읽고 덮을 것이 아닌 족히 두고두고 보며 읽혀져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그 중에서 희생자를 만들어 낸 코르셋을 보며 스치는 인물이 있었다. 그것을 과감히 파괴해 버린 '코코샤넬'이였다. 코르셋이 등장한 시기는 14세기 말,허리 라인이 들어간 드레스가 유행하면서 그에 적합한 몸매를 만들려고 고안했다는 통설과는 달리 실제로는 가슴을 받치는 것이 목적이였으며 이 코르셋에 중독돼 있던 여성들 중에 식욕 부진,호흡 곤란,혈액 순환 장애,불면증등 괴로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알 수 없는 괴담들이 나돌자 '타이트 레이싱 논쟁'이 일어나기까지 하는데. 실상 현대에도 '조임'패션의 열기는 좀처럼 수그러들지는 않았지만 아무리 반대편에서 S라인을 외친다 해도 주관이 있는 현명한 여성들은 자기 개성에 맞는 옷을 입었을때 비로소 진정한 자아를 가진 자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조심스레 비춰본다. 독창성의 관점에서 과거와 오늘 날 그리고 미래에 있어 돌고 도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반복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모처럼 늘상 입기만 했던 옷을 통해 바라 본 역사적 흐름과 문화들의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 준 책이 앞으로 더 많이 우리들의 곁에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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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쫓겨 나기전 먹은 선악과는 그들의 눈을 뜨게 해주어 알몸으로 있던 서로의 모습에 창피함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 가린 무화과 잎이 최초의 옷이라는 얘기가 있다. 또한 고대 원시인들은 날씨의 변화에 따른 체온의 보호를 위해 조금씩 나체 위에 동물 가죽을 입었다. 하지만 현대에는 이 역활 외에도 자신의부와 신분, 직업 그리고 개성을 보여주기 위해 입는다. 이런 옷의 역사는 어떻게 변해 왔을까?
참 흥미로운 주제다. 매일 접하기에 지나치는 옷의 역사에 많은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다. <문화와 역사가 담긴 옷이야기>는 겉옷과 넥타이, 바지, 치마, 제복, 민속의상, 속옷, 코르세과 브레지어, 팬티, 잠옷, 액서서리, 화장 향수의 열세마당을 펼쳐 우리가 몸에 걸치는 모든 것에 대한 역사 속 뒷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비비안 리의 허리를 19인치로 만드는데 도움을 주었던 허리를 꽉 조이던 고문도구인 코르셋이나 베르듀가뎅을 착용한 패티코드로 인해 풍성해 보이던 거대한 치마 빠니에, 이보다 더했던<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의 치마였던 크리놀린 ( 열여섯겹의 패티코트를 겹쳐 입기도 하고 직경이 큰것은 6m였단다ㅠㅠ)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우스꽝스러운 그 몸짓이 연상이 되어 이 시대의 간편한 옷차림을 입을 수 있음을 감사히 여기게 된다.
학창시절 가정시간에 열심히 외웠던 생소한 드레스의이름과 변천사, 할머니들이 말씀하시는 즈봉의 유래나 교복으로 자주 입는 세일러 복, 이슬람 여자들의 기혼여성의 두르는 차도르 비슷한 형태로 종교가 인권의 탄압이 되어 버린 상징 부르카, 항상 입고 있었을 거 같은 팬티의 역사가 100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 다양한 손수건의 형태가 1785년 마리앙투와네트의 의견으로 정사각형이 되어 버린 일등등 짧지만 재미있는 복식의 역사가 책 읽는 내내 즐겁게 해 준다.
곳곳에 배치되어있는 그림들과 세계 지도로 설명하는 옷의 역사와 특징은 과거 복식명칭과 모습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 대한 배려라 생각된다. 알아두면 유익한 복식상식이나 세계사 상식을 통해 좀 더 넓은 지식에 접할 수 있도 있다. 옷에 대한 문화 뿐만 아니라 함께 변화되어온 풍속의 흐름도 알수 있고 넥타이나 민속의상들이 탄생하게 된 얘기, 바지나 치마의 변화를 통해 그 역활과 패션의 변천사도 시대를 따라 훑어 볼수 있다.
옷의 역활이 점점 다양해 지고 있다. 옷은 나를 타인에게 보여줌과 동시에 타인이 나를 바라보는 쌍방 문화라는 머리글의 말처럼 사람속에서 살고 있기에 자신을 나타내는 하나의 방법으로 선택되어 지는 옷이 현대인의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한 지도 모르겠다. 각 나라의 시대 사회 풍습 그리고 문화까지 모든 것을 담고 있는 말 없는 증거인 옷에 대한 흥미로운 접근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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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엄마의 여성백과를 읽은 적이 있었다. 의복에 관련된 책이었는데 과거 동서양의 의복들에 대해서 그림과 함께 설명해 놓은 책이었다. 어린 마음에도 참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특히나 중세시대의 서양의복이 마음에 들어서 자주 그리고 놀았던 기억이 있다. 세월이 흐르고 보니 많이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문화와 역사가 담긴 옷 이야기]란 책을 접하게 되면서 더 자세하게 옷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우리가 생활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는 의, 식, 주 중에서 문화의 영향을 가장 빠르게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의(옷)’가 아닌가 싶다. 그처럼 옷에는 문화와 역사가 담겨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도 겉옷이야기/넥타이 이야기/바지 이야기/치마 이야기/제복 이야기/민족의상 이야기/속옷 이야기/코르셋과 브래지어 이야기/팬티 이야기/잠옷 이야기/액세서리 이야기/화장 이야기/향수 이야기 등으로 13가지의 주제로 옷과 더불어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 알려 주고 있다. 이야기를 하나하나 읽을수록 재미있는 옷의 변화와 거기에 관련된 여러 에피소드들이 현대의 기성복을 입고 살아가는 나에게는 색다른 경험을 말해 주고 있어서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특히나 속옷 이야기에서 코르셋과 브래지어 이야기는 여자이기에 더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먼 옛날 코르셋 때문에 호흡곤란이나 갈비뼈가 부러져 내장을 찌르는 경우가 많아서 많은 여성들이 고통을 받거나 끝내는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어찌 보면 코르셋은 여성 자신을 위해서기보다는 남성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속옷이라기보다는 억압의 도구였을 것이리라. 다행히 지금의 코르셋은 여성을 위한 속옷이라는 것이 기쁠 뿐이다.
지금은 여성들도 편하게 입고 다니는 바지의 이야기도 눈에 들어온다. 바지의 길이에 따라 귀족과 시민으로 신분의 차이를 나타내주기도 했고 귀족의 상징이기도 한 반바지 형태의 퀼트로 애용자들을 프랑스 혁명 당시 숙청했다는 기록을 보면서 그저 옷이라는 형태에 머문 것이 아니라 한 문화의 상징으로 인식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 이야기인 향수의 기원에 대해서는 조금은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그 당시의 서양의 잘 씻지 않는 문화를 본다면 당연한 일 인지도 모르겠다.
이로써 옷에 담긴 문화와 역사를 완전하게는 아니지만 살짝 들여다본 재미난 시간이 끝났다. 조금은 아쉬운 점은 우리 나라 의복에도 문화와 역사가 담겨있을 텐데 더 자세한 이야기들을 많이 접하지 못한 데에 있다. 다음 번에는 동양 특히나 우리나라를 위주로 한 옷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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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서… 외부의 충격에서 몸을 보호하려고… 멋을 내려고… 단순히 말하면 옷을 입는 이유는 그렇다. 하지만 의복은 물질적이고 상징성을 띠고 있고 계급적인…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 개인적, 사회적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듯 옷은 지극히 개인적인 자기 표현이지만 인간관계 속에서 만들어진 커뮤니케이션이다. [문화와 역사가 담긴 옷 이야기]는 바지, 치마, 제복, 민속의상, 속옷, 코르셋과 브레이지어, 팬티, 잠옷, 엑세서리, 화장, 향수이야기 등 옷과 그에 따른 부수적인 것까지 세계지도와 그림으로 지루하지 않게 편집된 재밌는 책이다.
표지의 화사함과 본문종이의 거칠거칠함이 역사를 표현하는 듯한 느낌으로 일반인들도 한 눈에 복식의 역사와 문화를 알기 쉽게 편집되어져 편안하게 읽혀진 책이었다.
옷이라는 건 입는 이의 성향과 느낌이 바로 전달되어지는 일종의 강력한 자기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코디해야 비로소 그 이미지가 정확히 전달되는 자기만의 개성있는 패션은 한 번쯤 옷의 역사에 관해 호기심을 품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흥미로운건 유럽 옷의 역사가 고대 오리엔트 옷 제작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것으로 디자인, 소재, 제작 방식 등이 아시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복식과 관련된 용어들도 파자마, 숄, 터번, 코튼, 마스카라, 모슬린, 캐시미어 등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들도 유래가 페르시아, 아라비아 등 오리엔트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며 지금은 겉옷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는, 패션계의 새 흐름으로 까지 자리 잡고 있는 팬티의 역사가 100년도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프랑스에서 16세기 경부터 가랑이팬티의 기원인 드로우즈를 입었고 팬티를 보편적으로 착용한 시기는 프랑스대혁명이 끝나고 여성의 사회참여가 점차 늘면서부터였다는데 그동안 노팬티였고 아시아권 여성들도 속저고리, 속곳 등 속옷은 착용했지만 팬티는 없었다는 점 등 흥미롭고 재미있는 내용들로 가득차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복식사가 정치, 경제, 시대상의 심리적인 부분까지 연구되고 있는 요즘 이 책은 문화와 역사를 통해 본 의복의 역사를 포괄적으로 소개되어 간략하게 나마 의복의 기원을 알 수 있었지만 내용의 깊이감이 낮아 아쉬움을 느꼈다는 점이다. 소개되어진 전통의상도, 우리나라 전통 한복에 대한 소개도 고증을 통한 폭넓은 내용을 내심 기대했었는데 현대와 과거 모두를 포괄적으로 많은 것을 보여주고자 했기 때문일까 하지만 아기자기한 편집으로 복식의 흐름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고 내심 후편도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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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는 까만세무치마와 가죽치마가 널부러져있고, 의자마다 토끼, 너구리, 오리친구들의 털외투들이 겹겹히 걸처져있고 (예쁘게 걸려진 것도 아니다. 조금만 흔들리면 바닥으로 곤두박질 쳐질 태세) 발밑에서 지근지근 밟히는 벨벳 원피스와 누빔 원피스들... 그 외에도 무시무시하게 널부러진 옷가지들...
온갖 옷가지들로 혼잡한 옷들의 카오스 속에서 오늘도 나는 "입을 옷이 없어!!!" 라고 처절하게 울부짖는다.
의식주 중에서도 '의'만큼 비실용적인게 있을까? 옷은 나를 타인에게 보여줌과 동시에 타인이 나를 바라보는 쌍방문화라고 한다. 솔직히 집에만 있는날에도 예쁘게 차려입고 있는 사람은 드물지 않은가.
그렇게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 소녀... 옷에 대한 역사책을 만나다...!
이야기 하나. 겉옷
단추가 300개나 달린 옷에서는 웃음이 피식 나왔다. 내가 가진 옷중에 단추 개수가 18개인 코르셋형 실크조끼가 있는데, 다들 그 옷 볼때마다 입고 벗는데에 한나절 걸리겠다고 핀잔을 주곤 한다. 단추가 300개면 이건 정말 입고 벗는데 한나절이겠는데??
하지만 옷 입는 시간에 그만큼 투자할 정도로 여유있는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되고, 그건 이 옷을 입은 사람은 신분이 높다는 이야기가 된다.
아 물론 나는 나의 높은 신분을 나타내고자 단추가 많은 옷을 입은건 아니다. 단지 취향♡
이야기 둘. 넥타이
넥타이는 정말 제복처럼 의무적으로 착용하는 아이템이다.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안하면 예의없는 사람이 되니까...
나는 넥타이는 안하지만 목에 매는 끈이나 목도리를 좋아한다. 얇고 색이 다른 천 두 개를 멋스럽게 목에 두르거나 풍성한 털목도리를 잘 둘러서 예쁜 코사쥬로 장식하기...
나도 멋부리기 용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더 큰 목적은 '목 보온'
이야기 셋. 바지
바지는 남자가 치마는 여자가 입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책에 의하면 남녀불문하고 대체적으로 서양은 치마, 동양은 바지를 즐겨입었다고 한다. 서양에 처음 바지를 애용한건 바지의 활동성에 주목한 하층계급... 그래서 귀족계급은 몸의 라인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퀼로트(반바지)를 즐겨입었다. (아~ 그래서 중세 귀족 남자들 사진에는 스타킹에 반바지 차림이 대부분이구나~)
사람들의 복식은 단순한게 아니었다. 그네들이 왜 긴바지를 입고 반바지를 입었는지에 대해 그 당시의 사회상, 풍토, 인식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흥미로웠다.
프랑스 혁명당시 퀼로트 애용자들을 숙청했다는 사실은 놀라울수 밖에 없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왕당파=퀼로트 애용자 이니 신기할 것은 없지만 내겐 너무나 재미있는 사실이다.
이야기 넷. 치마
나의 치마에 대한 애정은 극과 극이다. 귀여운 형태의 짧은 미니스커트도 좋아하고, 풍성한 천의 팔락임이 매력적인 플레어스커트도 너무 좋아한다. 여성스러운 곡선을 상당히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허리에서 다리사이의 곡선미가 살아나는 미니스커트나, 원단의 하늘하늘한 느낌이 딱 여성스러운 플레어 스커트에 목을 매는 것 같다. H라인의 스커트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중세 복식중에서 팽창스커트는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복식이다. 아~~주~~넉넉한 천에 의해 늘어지는 천의 주름은 사랑스럽다 못해 눈물날 정도로 멋지다. 나도 작은 패티코드를 하나 가지고 있을 정도다. (물론 입을 기회는 거의 없다;;;;)
내가 이 시대에 살았으면 치마에 파묻혀 못걸었을지도;;;
이야기 다섯, 제복
자신의 신분을 가장 노골적으로 느러내는 옷이 바로 제복이 아닐까?
나는 중학교, 고등학교 두군데를 모두 교복이 아주 특이한 곳을 다녔다. 그래서 옷 걱정은 거의 안하고 다녔던 것 같다. 웬만하면 모두 교복을 입고 다녔기 때문이다.
다들 비슷비슷한 교복들 사이에서 독특하면서도 예쁜 교복은 우리학교 학생들의 자랑이자 또 하나의 상징이었다.
이야기 여섯. 민족의상
민족의상은 참으로 아름답고 예쁘다. 동시에 그 나라의 문화와 삶의 방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 나라에서 살기에 가장 적합한 옷이 바로 민족의상이다.
민족의상에 들어가는 고유의 패턴들은 참으로 사랑하는데, 그런 옛것을 바라보고 있자면 마음이 벅차오른다. 고대인과 숨쉬고 공유하는 내 마음이 느껴진다.
민속의상인척하는 무무와 알로하셔츠는 조금 놀람!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군!
이야기 일곱, 속옷
인체의 미 자체를 숭배한 고대에는 속옷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신체가 애로틱한 대상이 되면서 사람은 신체를 가리기 시작하는데, 가려진 신체가 아름답게 '위장'되기 위해 속옷들이 등장한다.
속옷에 의한 극적인 신체의 위장은 신기할 정도이다.
이야기 여덟, 코르셋과 브레지어
현대판 코르셋인 올인원을 나도 2벌 정도 가지고 있다. 슈퍼모델 이소라는 몸매관리를 위해 답답한 올인원을 자면서도 착용한다고 해서 산 물품... 실제로 나도 몇달간 입고 잤다는 부끄러운 고백... 자금은 입지 않고 구석에 고이 모셔져있다.
저 얇은 천조각도 답답한데, 뼈와 철사로 만들어진 코르셋을 입고 생활한 옛 여인들이 너무 대단하다. 아,,, 얇은 허리에 대한 슬픈 로망이여...
이야기 아홉, 팬티
...정말 의문이 드는 한가지. 여자들이 옛날에 팬티를 안입었으면 월경날은 어떻게 한것이며 분비물 처리를 어떻게 한거지;;;
속옷은 몸매를 보정하는 파운데이션 역할도 중요하지만 역시 위생....
이야기 열, 잠옷
난 잠옷이 없다. 외출복으로는 입기 민망하지만 버리기에는 아직 멀쩡한 옷들이 잠옷의 역할을 하고있다. 웅... 그래도 한번씩 네글리제 잠옷에 대한 환상~
이야기 열하나, 액세서리
서로 있어보이는 '척'을 하기위해 비싼 손수건으로 코를 풀어 버렸다던 귀족들이 너무 귀여웠다. 나는 누군가가 실수로 뭘 쏟았을때 우아하게 손수건 내밀어보는게 로망이다^^;;; 그 얼마나 우아하고 여성스런 아이템인가? 손!수!건!
누구나 쓰고 다니자 허영심을 채우는 도구로서의 지위를 잃은 가발은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영조시대에 가채 금지령이 문득 떠올랐다. 허영이라는 것은 결국 자신의 재력과 권력을 시각으로 표출시키기 위한 발악인것 같다.
이야기 열둘, 화장
20살 여름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모교방문을 한 적이 있었다. 같이한 친구는 화장을 했지만 나는 그냥 맨얼굴로 갔었다. 원래 화장을 자주 하는 편도 아니고, 20살 당시에는 아예하지 않았다. 그런데 나를 본 수학선생님의 외마디.
"너 왜 아직도 화장 안하니??"
보수적이셨던 선생님의 말이었기에 아직도 알딸딸하지만 했다.
이제는 20살이 넘은 여자가 화장을 안하면 예절이 아닌시대가 되었다나? 화장한 얼굴이 싫다는 남자에게 그럼 못생긴 여자가 화장안해도 좋냐는 말에 "그개 오크지 사람이냐?"라는 말을 듣게되는 시대가 다가온것이다. (결론은 화장 안한것 같은 화장법인거냐;;;;;;;)
한때 주술적인 의미에서의 화장이란 주제에 빠져든 적이 있었다. 잠자는 사람의 얼굴에는 화장이나 낙서를 하면 안되는데, 왜냐하면 자는 동안 육체를 빠져나간 영혼이 자신의 육체를 알아보지 못해 영원히 돌아올수 없어서이다.
어쩐지 육체라는 것도 영혼이 걸치는 '의복'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야기 열셋, 향수
때로는 시각보다 청각이나 후각에 더 예민하게 반응되는 날이있다. 옷을 잘 입는 사람보다 좋은 향을 지닌 사람이 더 그리운 날도 있다.
잠잘때는 샤넬 no.5만 입는다는 마릴린 먼로의 말처럼 향수는 보이지 않는 하나의 의복같다. 나를 후각으로 표현해주는 향기의 베일...
그래서 몸의 지독한 체취를 가리기 위해 태어난 서양 향수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는 참... 살망이다. 뭐랄까... 향수에 대한 환상을 조금 깨어줬다고나 할까?
한국이나 일본은 은은향 향기를 이용한 향도라는 독특한 문화를 낳았다는 구절이 너무 마음에 든다.
작은 책 한권을 통한 책속 여행이 끝이났다. 복식을 전부 담아내기에는 아주 부족한 분량이지만, 특정부분을 짧고 재미있게 간추려내어줘서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혔다. 처음에는 엄청 두꺼운 복식사 이야기일줄 알고 참 많이 긴장했는데...^^*
아... 옷사러 가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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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 치마, 양복, 넥타이... 모든 옷과 관련된 역사적 유래와 담긴 의미들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담았다. 국어시험 지문에 빠지지 않는 어떤 것의 역사적인 유래를 담은 글들이 많이 들어있어서 논술이나 언어영역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또 글쓰기를 위한 본보기글 교재로도 아주 좋다.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봤을 주제로 그 주제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들을 담고 쓰는 사람의 생각까지 편안하게 쓸 수 있는 방법들을 잘 알 수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유래에 관련된 글들을 이해하는데 훨씬 자신감이 생기리라 생각된다.
한때 역사를 다양한 예술적 주제 - 건축, 미술, 음악, 사진, 무용, 만화, 문학 등 - 으로 엮어서 공부한 적이 있었는데, 그저 딱딱한 역사보다 이해하기 쉬웠던 것 같다. 이 책 역시 옷을 아주 좋아하는 나에게 역사를 그저 사건의 나열이 아닌 생각해볼만한 주제들에 대해서 볼 수 있도록 새로운 관점을 주는 좋은 책이었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은 역사와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내가 지금 입고 있는 옷들을 후세 사람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궁금해졌다. 오늘 입은 가디건에 대해서는 스웨터와 셔츠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옷으로 남, 녀 모두 즐겨입는 옷이었다.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겠지?
책을 읽는 동안 갈수록 새로운 것들보단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더 정확하게 아는 일에, 하나라도 정확하게 아는 일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옷. 그리고 사람을 장식하는 수많은 것들. 갈수록 많아지는 가지수만큼 정말 사람들이 아름다워졌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