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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을 펼쳤다. "폭염이 몰려왔다. 책상에 앉아 인터넷서핑을 하다가……" 불온한 상상력이 나를 부추겼다. 둘째 페이지를 넘기라 부추겼다. "그 자식이랑 잤어? 궁금해? 궁금하면? 전화 바꿔줘?……" 팽배한 상상력이 나를 휘감았다. 그렇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태양이 마라톤 중계를 하는 헬리콥터처럼 계속해서 하늘을 떠다녔다." 어느 결엔가 나는 마지막 문장을 읽고 있었다.
굳이 르네 지라르의 '욕망의 삼각형'을 운운치 않더라도 인간의 욕망을 빚어낸 순정한 비극이 오래토록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첫소설집 『때론 아내의 방에 나와 닮은 도둑이 든다』도 그랬지만 안성호 작가의 불온한 상상력은 현재진행형이 분명하다. 무한대임이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