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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식물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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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 눈에 가장 익숙한 것이 식물이면서도 사실 식물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가로수 앞의 조그만 틈에서 피어오르는 풀에는 언제 다정한 눈길 한 번 줘보지 못했습니다. 내 몸이 조금만 아파도 병원을 찾으면서 아스팔트 사이를 뚫고 나오는 민들레의 생명력에는 감탄하지도 않았습니다   식물들은 너무 흔해서 예쁜 장미나 우리에게 이득을 주는 사과나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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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 눈에 가장 익숙한 것이 식물이면서도

사실 식물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가로수 앞의 조그만 틈에서 피어오르는 풀에는 언제 다정한 눈길 한 번 줘보지 못했습니다. 내 몸이 조금만 아파도 병원을 찾으면서

아스팔트 사이를 뚫고 나오는 민들레의 생명력에는 감탄하지도 않았습니다

 

식물들은 너무 흔해서

예쁜 장미나 우리에게 이득을 주는 사과나무나 배나무

밭에서 자라는 채소만이 이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하나로 모아서 몽땅 초록색으로 묶어버렸습니다

 

“그게 그거지 뭐! 먹지도 못하고 쓸모도 없는데…….”

하지만 권오길 선생님은 제게 식물들의 이름을 알려 주었습니다.

못쓰는 식물은 없고, 어떤 식물이건 필요하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 세상에 나온 것이라고 알려주십니다.

 

식물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식물의 이름은 너무도 쉬었습니다.

우리가 얼굴이 둥근 아이를 넙죽이, 키가 큰 아이를 꺽다리라 별명을 지어주는 것처럼

겨울에 잎을 다 떨어트린 나무 위에 파란 나무가 있다면 겨울을 살아내는 나무란 이름의 겨우살이,

얼굴에 핀 버즘처럼 생겼다해서 버즘나무,

이렇게 생김을 보고 이름을 주었습니다

 

이름뿐이었다면 이렇게 재미있게 읽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인간보다 오래된 버섯의 역사와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한 선인장의 잎과 줄기

매년 봄이면 먹으면서도 씨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딸기의 드러난 씨

이 책을 읽는 동안 제 머리 속에는 어린 시절의 수많은 기억이 숲이 되고 들판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길거리에 있는 초록에 다정한 눈길을 보내고 이름을 불러보는 것이 제 소중한 일과가 되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수많은 초록에 이름을 나누어주지 않으실래요?

YES마니아 : 로얄 p*****f 2007.12.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