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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두 지식인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인문주의적인 편지글...
"동서양 두 지식인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인문주의적인 편지글..." 내용보기
‘상실의 시대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는 중국의 철학자 자오팅양과 프랑스의 작가 레지 드브레가 이메일로 주고 받은 대화를 담은 책이다. 1961년생인 자오팅양과 1940년생인 레지 드브레가 만나 이메일로 대화를 주고 받게 된 것은 2011년 5월 제 1차 프랑스 중국 문화 원탁 회의를 계기로 해서이다. 자오팅양은 서양 철학에 능통하지만 자신을 중국의 철학자라 생각하고 레지 드
"동서양 두 지식인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인문주의적인 편지글..." 내용보기

‘상실의 시대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는 중국의 철학자 자오팅양과 프랑스의 작가 레지 드브레가 이메일로 주고 받은 대화를 담은 책이다. 1961년생인 자오팅양과 1940년생인 레지 드브레가 만나 이메일로 대화를 주고 받게 된 것은 2011년 5월 제 1차 프랑스 중국 문화 원탁 회의를 계기로 해서이다. 자오팅양은 서양 철학에 능통하지만 자신을 중국의 철학자라 생각하고 레지 드브레는 젊은 시절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의 초청을 받아 쿠바 혁명에 가담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이다.


이 두 동, 서양의 지식인을 매개하는 끈 같은 역할을 한 것은 혁명이다. 자오팅양의 나라 중국은 문화대혁명이라는 너무도 큰 댓가를 치렀고 레지 드브레는 앞서 말했듯 젊어서 쿠바 혁명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당연히 혁명이 논의의 첫 주제이자 가장 중요한 주제로 등장한다. 그러나 거기에 그치지 않고 두 저자는 다양한 이슈들을 논의의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자오팅양은 혁명에 환상을 품지 않는다고 자신을 표현하는 한편 인성(人性)은 바꿀 수 없음을 강조한다.


자오팅양은 혁명의 매력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것이 추구하는 이상을 완벽하고 적어도 가장 좋다고 믿도록 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이 부분을 접하고 나는 라깡의 정신분석에 의거해 세계의 환상과 유령 등의 개념들을 새롭게 해석해내는 한 정신분석가의 글을 떠올렸다. 백상현 교수에 의하면 “세계의 모든 이미지가 자신들의 확고한 리얼리티를 주장하며 세계의 완결성이라는 허구적 신화를 유지하는 데 전력을 기울인다면, 유령이미지는 그 모든 것이 허망할 뿐이며 초월적인 것으로 숭배되었던 세상사의 진리들은 한갓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드러내며 출현한다.”(라캉 미술관의 유령들’ 15 페이지)


변하는가 변하지 않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으로 변하는가와 어떻게 변하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 자오팅양의 핵심 주장이다. 자오팅양은 이상(理想)이 이끄는 의도된 혁명을 바람직스럽지 않은 것으로 본다. 자오팅양은 하나의 문제를 확실히 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모든 문제로 이어지게 하고 모든 문제는 또한 하나의 문제로 이해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만법귀일(萬法歸一), 일법만상(一法萬象)이란 말을 생각할 부분이다.(만법귀일은 기존旣存의 말이지만 일법만상은 만법귀일에 맞추어 만들어낸 말이다.)


반면 레지 브드레는 한바탕의 자기학대 또는 살육이 끝난 뒤에는 하나의 나라가 혼란 속에서 건설되고 여러 다른 민족과 문화가 하나로 응집되기도 한다는 말로 혁명에 대한 신뢰를 드러낸다. 하지만 드브레는 별의 운행이라는 순환적 의미 밖으로 뛰쳐나온 유일한 혁명은 정치혁명이 아니라 기술혁명이라 말한다. 드브레는 인성을 바꿀 수 없다는 자오팅양의 말에 동의하면서도 야만성의 연속을 원망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드브레는 오히려 인성의 일관성 때문에 옛 사람들과 대화가 가능했다고 본다. 앞에서 유령 이야기를 했지만 드브레는 어떤 이들에게 혁명은 유물이고 다른 이들에게는 무서운 착각일 수 있는 바 모두 박제(剝製)가 되었고 심지어 유령이나 귀신으로도 취급되지 않는다는 현실을 언급하면서(55 페이지) 자신은 그러나 인간에게는 이상과 환상도 필요하다고 결론짓는다.(57 페이지) 자오팅양은 영국식 혁명을 근시안적 실증론으로, 프랑스식 혁명을 개념이 선행하는 것으로 본다.(73 페이지)


자오팅양은 어쩌면 사람들은 분노할 대상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분노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드브레는 서로 다른 정치와 도덕의 기준이 존재하는 현실을 피할 생각이 없고 도리어 불일치와 충돌이 없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드브레는 각 부락의 본질적 정체성을 없애지 못하는 보편 종교는 인간은 대립 속에서만 만들어질 수 있다는 변증법의 냉혹한 진리를 상기시켜준다고 말한다.(94 페이지) 자오팅양을 철학자의 관점에서 보편성에 주목한다고 정의한 반면 자신은 인류학 또는 민속학의 시각으로 차이점에 주목한다고 말한 드브레의 면모(85 페이지)를 다시 확인하게 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자오팅양은 유물론으로 세계를 보든 관념론으로 세계를 보든 (자연) 과학의 정리(定理)는 한 가지일 수 밖에 없기에 자신은 노선 투쟁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인다. 자오팅양은 헤겔과 마르크스가 대립의 변증법을 너무 광범위하게 사용해서 보편적이고 필연적인 원리로 환원시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107 페이지) 자오팅양은 사람들이 생활 경험과 무관하게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환전(換錢)을 하며 실물은 보지 않고 지폐만 보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자오팅양은 지음(知音)과 지심(知心)을 말한다. 지음은 지혜로운 두 친구의 지적 우정을 말하고 지심은 심리적 약점을 토로할 수 있는 친구 사이의 심리적 우정을 의미한다. 자오팅양은 행동에서는 용서하되 가치에서는 관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행동으로 용서하는 것은 평화와 선의를 위한 것이고 가치에서 관용을 베풀지 않는 것은 정의를 위한 것이다.(120 페이지) 드브레는 개인의 이성이 집단 이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자오팅양의 견해에 동의한다.(127 페이지)


드브레는 유럽과 중국이 어떤 이유로 정당한 자부심이 쇼비니즘의 허영으로 변하고 자기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우월감으로 변하는지만 경계하면 된다고 말한다.(132 페이지) 드브레는 미래가 여성의 세기가 되리라 확신한다. 드브레는 자오팅양을 친구로 생각한다. 진리를 찾을 때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드브레의 생각이다. 자오팅양은 조화(調和/ 화해和解)의 화(和)를 동(同)을 반대하고 다양성 사이의 상호 보완과 최적화된 관계를 요구하는 것이라 풀이한다. 양립가능성 또는 라이프니츠의 공가능성도 화에 합당한 풀이이다.


자오팅양은 신에 대해 추측할 수 없지만 신과 인간의 관계는 추측할 수 있다고 말한다.(160 페이지) 자오팅양은 자신이 신을 믿는 것은 기독교를 믿는 것이 아닌 바 자연은 신적이고 역사는 인간의 이야기라 말한다. 자오팅양은 기독교의 천국 신화는 너무 이상적이고, 질박(質朴)함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천국의 순수한 영혼은 영원히 존재해도 생활이 없는 존재는 무의미할 뿐이라는 것이다.(206 페이지)


드브레는 젊은 시절 역사라는 종교를 믿었다고 말한다. 성직자; 당, 복음; 마르크스, 레닌 등의 저작, 의례; 당대표 회의, 대제사: 계율을 따라야 하지만 사실은 종교를 믿지 않는, 열사; 진정한 신도, 동정자, 동조자; 신도라 할 수 없지만 계율을 따르지 않는....(180 페이지) 드브레는 비록 신을 믿지 않지만 명실상부한 인류사회는 어떤 것도 믿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226 페이지)


자오팅양은 인류사회가 착취, 억압, 폭력, 전쟁, 학살, 기만, 독단, 사기, 거짓말, 위선 등 추악한 행위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런 것들은 모두 자기 좌절의 속성을 가지고 있어서 서로를 좌절시키는 행위가 붕괴의 임계점에 도달하면 선이나 공정의 진리가 마지막으로 생명을 구하는 지푸라기가 된다고 말한다.(192, 193 페이지) 상당히 주목할 말이지만 주관적이고 관념적으로 느껴진다. 드브레는 중국사상에서 고유하게 존재하며 서양에서는 아주 필요로 하는 관계이성을 떠올린다.


자오팅양은 드브레가 좋아하는 분석철학이 전형적인 탁상공론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한다.(탁상공론과 유사한 말로 지상담병紙上談兵을 들 수 있다.) 자오팅양은 탁상공론 자체는 잘못이 없고 탁상공론하는 사람이 실제로 일을 한 것이 잘못이라고 말한다. 자오팅양에 의하면 분석철학은 생각을 명확히 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표현 이외의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는 아무런 도움이 못 된다.(237 페이지)


자오팅양은 영미철학은 너무 정확하지만 쓸데 없는 말이 너무 많다는 프랑스, 독일 철학의 비판과 프랑스, 독일 철학은 학술적 은어가 너무 많고 논증 방식도 의심스럽다는 영미철학의 비판을 소개하며 문제는 두 철학 모두 너무 근대적이라고 설명한다. 오늘날 직면한 진정한 난관은 근대성 또는 주체성이 끊임 없이 비판받고 있다는 점이다.(238 페이지) 자오팅양은 인문주의도 근대도 아닌 눈으로 사물을 보는 상상을 시도한다고 말한다. 자오팅양은 수많은 광기 어린 생각은 모두 사회과학의 발흥과 관련된다고 주장한다.


사회과학이 프랑스에서 최초로 발명되었다고 말하며 자오팅양은 사회과학은 끝까지 과학이 될 수 없다고 덧붙인다. 사회과학은 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학문이다. 자오팅양은 그 난점을 치밀하게 제시한다. 사회과학이 올바르게 말했다면 경험한 것을 중복한 것에 지나지 않고 틀리게 말했다면 경험을 오도하는 것이라는 것이다.(241 페이지) 동의할 만하지만 우리가 경험한 것을 명료히 의식하거나 이론화해 지혜로 삼을 수 없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체계를 세우고 명료하게 이론화하는 것은 너무 중요하고 어려운 과제가 아닐지?


자오팅양은 인류의 행위는 욕망, 감정, 신앙, 결정에 더 많이 지배되고 결코 이성과 지식을 따르지 않는다는 드브레의 견해에 동의한다.(242 페이지) 드브레가 동의하는 것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자오팅양의 아내가 말했다는 삼몰주의 즉 베이징은 가망 없고(몰희沒戱), 재미 없고(몰경沒勁), 어쩔 도리가 없다(몰철沒轍)는 견해에 동의하는 것을 넘어 완전 감동했다고 말한다.(264 페이지) 물론 나는 이 동의가 비관주의적이지만 겸허함을 느낄 수 있는 단서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대화의 미덕을 잘 보여준 편지글이라는 생각을 한다. 생각 거리를 많이 풀어놓은 유의미한 책이라는 생각도 아울러 하게 된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이달의 사락 m******1 2016.06.14.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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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사상이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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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상실의 시대,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를 통해서 이 시대에 생각해볼 수 있는 '상실'의 진정한 의미들, 그리고 동양과 서양의 사상적 소통의 이야기, 그리고 사상적 맥락이 통섭으로 이어져서 진정 이 시대를 걱정하고 앞날을 염려하며 겨냥하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특별한 시간을 가져볼 수 있어서 오랜만에 마음과 머리가 모두 뜨거워지는 독서시간을 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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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상실의 시대,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를 통해서 이 시대에 생각해볼 수 있는 '상실'의 진정한 의미들, 그리고 동양과 서양의 사상적 소통의 이야기, 그리고 사상적 맥락이 통섭으로 이어져서 진정 이 시대를 걱정하고 앞날을 염려하며 겨냥하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특별한 시간을 가져볼 수 있어서 오랜만에 마음과 머리가 모두 뜨거워지는 독서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이 책 [상실의 시대,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는 자오팅양과 레지 드브레, 즉, 중국의 철학자와 프랑스의 사상가가 펼치는 근대적인 사유의 힘, 그리고 그 한계에 대한 안목, 또한 그러한 사상적 고뇌들을 통해서 동양과 서양이 그 경계를 허물고 서로 소통하고 사상적 맥락이 맞닿아 있음을 이야기해주고 있어서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이 책의 이야기에 접근하는 저 자신을 발견하고 놀라며 기뻐하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프랑스의 사상가인 레지 드브레는 체 게바라와 같이 혁명을 주도했다고 평가되는 사상가라고 합니다. 그러한 그가 '문화대혁명'을 냉철한 관점으로 이야기하는 중국의 자오팅양을 만나서 그 사상적인 교류를 하게 되는데, 언제나 민중을 길들이고자 하는 '권력'과 '체제'에 대해 어떠한 대응을 할 수 있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도록 만들어주는 책내용이 되어주어서 반가웠습니다. 12통의 편지로 오간 사상의 자유로운 교류와 그로 인한 시너지의 힘! 이러한 특별함이 이 책 내용으로 녹아나왔기에 더욱 특별한 마음으로 이 책을 마주하고 또한 진지하게 책 내용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더욱 이 책의 제목 [상실의 시대,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에 공감하는 마음을 가지며 사상의 자유로운 통섭에 놀라움과 감탄의 느낌을 나눌 수 있었고, 더불어서 사상들이 가지는 본질적이고 원천적인 힘과 영향에 대해서도 곱씹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서 그 무엇보다 반가웠습니다.

이 책 [상실의 시대,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를 통해서 즐겁게 사상과 그로 인한 득과 실, 이 시대에 대한 진단과 앞날을 위한 고민들까지 모두 잘 들여다보고 같이 고민하는 순간을 만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d*******3 2016.06.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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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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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동과 서를 가르기 이전, 지식인이라면 문화권 사이의 건널 수 없는 강을 한탄하기 전에 보편이라는 이름의 배로 무해통항을 향유할 방법은 없는지 먼저 고민할 만합니다. 인류의 공영과 해방, 자유, 평등, 깨끗한 환경의 혜택 등은 누구나 공감을 보낼 수 있는 가치입니다. 혹여 좌파 지식인으로서 젊은 시절 커리어 대부분을 보낸 분들이라면, "혁명", "자유", "민주주의" 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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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동과 서를 가르기 이전, 지식인이라면 문화권 사이의 건널 수 없는 강을 한탄하기 전에 보편이라는 이름의 배로 무해통항을 향유할 방법은 없는지 먼저 고민할 만합니다. 인류의 공영과 해방, 자유, 평등, 깨끗한 환경의 혜택 등은 누구나 공감을 보낼 수 있는 가치입니다. 혹여 좌파 지식인으로서 젊은 시절 커리어 대부분을 보낸 분들이라면, "혁명", "자유", "민주주의" 등의 화두(말 그대로 화두더군요)로 보다 속 깊은 대화를 나눌 수도 있겠습니다.

레지 드브레는 벌써 인생의 황혼기를 한창 넘긴 분이고, 겸손되게 "고령으로 인한 무능"을 스스로 언급할 만큼 지긋한 나이지만, 편지들을 구성하는 문장에서 우러나는 지적 활력은 여느 젊은이 못지 않은 듯합니다. 자오팅양(한국식 독음이라면 조정양)은 중국 철학계를 대표할 만한 리쩌허우 박사의 수제자로서, 학자로서 원숙기에 접어들었다 할 세대입니다(그래서 나이로는 저 드브레의 아들뻘이죠) "트러블 메이커"라는 달갑지 않은 비판도 들어가면서 학계와 독자의 인식 지평을 여러 신선한 시도를 통해 넓힌 공헌이 있는 분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분의 "천하 체계"를 다룬 개념서가 번역되어 나왔고, 이 책에 실린 편지들 중에서 그 개요가 여러 번 언급됩니다.

두 분 다 자신의 속한 체제, 민족, 국가 안에서 이단아처럼 인식되는 면이 있는 지식인들입니다. 드브레는 대학생 시절 체 게바라 등의 혁명 활동에 직접 가담하다 징역형까지 선고받은 이력이 있습니다. 자오팅양은 좀 놀랍게도 "유물론적 변증법"에 과하게 집착할 필요 없으며, 관념론의 출발점에 서서 세계의 인식은 같은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주장을 폅니다. 이런 생각이 현 중국 공산당 수뇌부에 마냥 마뜩하게 받아들여질 리가 없습니다. 정통파 사관에 의하면 어차피 중국사 3대 혁명 중 앞의 두 개는 최종의 단계에 의해 지양될 수밖에 없는 과거의 유물입니다. 허나 자오 박사는 첫째 혁명의 산물인 주 무왕의 체제에서 큰 의의를 찾고, 이것이 현대 국제 정치 체제 확립에도 큰 시사를 준다는 쪽입니다.

한편 드브레 역시, 아들뻘 학자에게 보내는 서신치고는 정말 겸손하고 정중한 어조로(사실 좌파 지식인치고도 대단히 우아한 말투를 구사합니다) 대담하고 속 깊은 소통을 시도합니다. "진-한의 혁명은 그저 궁정 쿠데타에 가깝지 않은가? 그것이 왜 혁명인가?" 아마도 드브레는 자오 박사의 대표작을 진지하게 읽은 후 머리 속에 떠오른 의문을 이처럼 제기한 듯합니다. 하지만 이 질의는 견해의 차이가 아니라 기본 사실을 착오한 면이 없지 않은 것 같네요. 시황제의 진 건국이든, 한 고제의 군국제 확립이든, 혹은 무제의 본격 군현제 실시이든 간에, 이 "혁명"은 기존 봉건제의 근본적 한계를 뛰어넘은, 동아시아 세계 체제의 근본적 요소에 초석을 놓은 말 그대로 혁명적 시도였습니다. 그 이후에 벌어진 위, 진, 수, 당, 송 등의 등장은 궁정 쿠데타로 볼 여지가 있지만 말이죠.

"혁명"이 아래로부터 민중의 참여를 그 필수 요소로 삼는지 여부를 놓고도 두 지식인은 적잖은 견해 차이를 보입니다. 드브레는 처음부터 68 혁명 세대의 일부이므로, 특히 그의 후견인 격이었던 사르트르가 고안한 "연대와 박애 정신에 기반한 폭력"에 대해 매우 우호적입니다. 한편 그는 우둔하고 투박한 하층민이 아무 개념 없이 미신적 국부 신앙 비슷하게 마오를 숭배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합니다. 교육과 인식이 미비한 하층민은, 스스로 좌파 정치 이념을 뿌듯한 각성의 지표인 양 과시적으로 언표하면서도, 그 아득한 조상뻘 원류가 될 마르크스주의에 대해서는 "자신이 그에 대해 무지하다는 이유만으로" 적대시합니다.

이런 드브레에 대해, 자오 박사는 "지금은 cogito가 아닌 facio의 시대"라며 자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물론 "코기토"는 데카르트의 그 유명한 논변에서 나온 용어지만, 사실 20세기 들어 바로 드브레의 스승이자 후견자인 사르트르 자신이 <존재와 무>에서 상당 분량을 할애하여 그 실존적 재해석을 시도한 바 있죠. 자오 박사가 이 점을 의식하고(따라서 다분히 도발적 의도에서) 이 토픽을 꺼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두 사람 다 불꽃 튀는 논쟁의 향연을 벌이기보다는, 너무 정중하고 우아한 담론을 꾸려 가는 모습이라서요.

드브레는 설혹 자유롭고 깨인 지성을 가진 개인이라 해도, 그 소속 민족의 집단적 인식 한계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집니다. 가령 한(漢)족은 얼마나 좡 족(광서 장족)을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는지 같은 다소 정치적으로 민감한 질문까지도 포함합니다. 이에 대해 자오 박사는 "12세기에 동양으로 유입된 유대인들조차 아무 충돌 없이 동화시킨 게 중화의 체질"이라며, 고정된 틀이나 제약 없이 모든 문화 요소를 수용할 수 있었던 지난 역사를 환기시키기도 합니다.

두 사람이 비교적 이론의 여지 없이 합의를 이루는 대목은 "탐욕스러운 자본에 공동 대응하는 지성인의 자세"입니다. 민중은 처음에 신민(臣民)의 지위에서 시민의 위상을, 혁명이라는 과정을 통해 쟁취 획득하였으나, 이제 자본에 의해 강제로 "고객"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는 데 두 분은 거의 충돌이 없습니다. 여기서 자오 박사는 모호하고 위험하며 내용이 거의 박탈되기까지 한 democracy 대신, 자신이 입안한 publicracy 개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드브레 역시, 중세에 가톨릭의 라틴어, 20세기에 마르크스주의의 혁명 신앙(이 말 안에 어느 정도 회의주의가 내포된 거죠. 저는 소위 레지스탕스 신화에 대해 "아름다운 거짓말"로 규정하는 드브레의 이 책에서의 태도를 보고 놀랐습니다)을 대신할 만한 그 어떤 "보편"에 대한 간절한 희구를 표현합니다. 서신 왕래를 통한 지식인들의 의견 교환 역시, 인류가 "더 많은 빛, 광채"를 갈구하는 오랜 전통 속에 유지해 온 아름다운 소통의 장입니다. 앞으로도 영원히.

v*****7 2016.06.1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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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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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철학자 자오팅양과 프랑스의 작가이자 매체학자이자 체 게바라와 함께 라틴아메리카 혁명에 직접 참여한 전적이 있는 인물인 레지 드브레의 열정 가득한 서신을 담고 있는 책으로 무척이나 흥미진진한 내용을 담고 있다.  동서양의 두 학자들은 다소 많은 나이를 뛰어 넘으며 서로의 사고를 솔직하게 서신으로 주고 받았다. 많은 걸 상실한 시대에서 편지도 그 중 하나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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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철학자 자오팅양과 프랑스의 작가이자 매체학자이자 체 게바라와 함께 라틴아메리카 혁명에 직접 참여한 전적이 있는 인물인 레지 드브레의 열정 가득한 서신을 담고 있는 책으로 무척이나 흥미진진한 내용을 담고 있다.  동서양의 두 학자들은 다소 많은 나이를 뛰어 넘으며 서로의 사고를 솔직하게 서신으로 주고 받았다. 많은 걸 상실한 시대에서 편지도 그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 데 그외 무엇을 상실한 채 살아가고 있는지를 이 책을 통해 깨우칠 수  있었다.

이 책은 중국어판 제목과 프랑스어판 제목이 다르다. 또한 한국어판 제목도 보시다시피 다른 데 조금은 대립을 뜻하는 듯한 제목들이란 공통점은 있는 듯 하다.

과거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한 기술과 민주주의라는 허울 좋은 정치이념을 통해서 ​얻게 된 건 실질적인 면에서는 양극화의 문제가 가장 큰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많은 소시민들은 결코 깊게 생각하지 않으며 그저 매일 똑같은 생활을 반복하며 지나치고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민주주의는 누구에게나 공정할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음을 이 책을 통해 확신할 수 있었다.

겉으로 보면 누구나 자유롭다. 허나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저자 자오팅양이 말하길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자유와 자주 개념과 결별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데 이는 자본과 기술이 공모해서 인간의 생활을 통제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거에 비해 현저히 편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더욱 편한 생활을 도모하고 있다. 여기엔 결코 멈춤이 없다는 것이 함정이지 않을까...

나는 자오팅양이 말한 사람들의 이기적 계산 때문에 공동으로 유리한 결과를 만들 수 없다는 것에 전적 동의하며 현재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태반이 이런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두 저자가 들려주는 혁명에 관한 부분도 무척 흥미로웠는 데, 오늘날에 있어 혁명을 대신하는 키워드가 바로 민주주의라는 드브레의 주장은 과히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되어졌다.

두 사람의 논쟁이 담긴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더 깊이 있게 알아야겠다는 내용들도 많았지만 알면 알수록 더욱 분노가 치미는 느낌도 들었다.  개인적으로 자오팅양의 이야기에 더욱 동감을 할 수 있었고 내용도 더 이해하기 좋았던 것 같다.

두 저자의 지적 대화를 통해서 한층 성숙한 소시민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

 

이달의 사락 y****d 2016.06.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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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메디치미디어) - 혁명은 끝났고 민주주의가 그 자리를 대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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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의 평전을 보면서 <레지 드브레>란 이름을 본 적이 있다. 그때는 그냥 그랬다. 체의 자신을 극기하는 삶의 방식에 놀라느라, 그가 그렇게 볼리비아에서 스러졌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다른 부분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이 책에서 <레지 드브레>를 보았다. 반가운 이름이었고 궁금했다. 혁명의 현실에 뛰어든 지식인. 혁명 지도자, 동지였던 체를 잃고,
"상실의 시대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메디치미디어) - 혁명은 끝났고 민주주의가 그 자리를 대체했다." 내용보기

 체 게바라의 평전을 보면서 <레지 드브레>란 이름을 본 적이 있다. 그때는 그냥 그랬다. 체의 자신을 극기하는 삶의 방식에 놀라느라, 그가 그렇게 볼리비아에서 스러졌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다른 부분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이 책에서 <레지 드브레>를 보았다. 반가운 이름이었고 궁금했다. 혁명의 현실에 뛰어든 지식인. 혁명 지도자, 동지였던 체를 잃고, 혁명의 전선마저 잃고 수감되었다 국제적인 지식인들의 구호활동에 의해 풀려나 프랑스로 돌아간 지식인. 그의 혁명에 대한 생각이 궁금했다. 실제 혁명의 현장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혁명에 대한 그의 생각이 어떻게 변했을지도 궁금했다. 자오팅양은 누군지 몰랐다. 처음에는 그저 레지 드브레란 이름 때문에 펼쳐보았다. 사실 펼쳐보았다 덮었다를 무수히 반복하며 읽기 어려워했다. 불편했다. 솔직한 심정은 불편함으로 시작했었다.

 

 상실의 시대... 무엇을 상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 그들이 편지로 나눈 토론을 책으로 엮어 낸 것인 듯 하다. 중국 사상가와 프랑스 사상가의 대화라니 중간에서 번역하는 사람이 가장 힘들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학문 용어를, 그리고 말투를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

 

 

 

 

 

 이 책의 저자들은 독자들에게 아주 친절하다. 서문에서 철학자 자오팅양은 송인재 교수의 번역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며 독자들에게 믿음을 준다. 이 서문만으로도 책에 훨씬 집중 할 수 있었다. 이 책은 프랑스 판으로는 <Du ciel A la Terre> 하늘과 땅 사이 이고, 중국어 판으로는 <두 얼굴의 개념兩面之詞>다. 한국어 판의 이름이 가장 가슴에 와닿는다.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  이 책의 시작은 혁명에 대한 생각에서 시작되었으나 근대화로 민주주의로, 다시 관계이성으로 웹으로 종교로 세상이 모든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첫 번째 편지는 트레이회의에서 살짝 이야기 나눈 '혁명과 반혁명' 문제에 대해 자오팅양이 언급을 하면서 시작된다. 체와 레지 드브레의 볼리비아 혁명을 이야기하며, 중국의 혁명 영웅과 무장 혁명, 문화혁명에 대해 이야기 한다. 혁명에 유혹당하지만 신중히 바라보고, 이성적 판단을 한다는 그는 혁명에 대해 인성의 존재론적 비극성을 이야기 한다. 혁명의 마지막이 항상 비천한 인성으로 인해 성공의 목전에서 결국 후퇴한다고 보고, 개개인의 이성은 인정하나 집단의 이성은 비이성의 결과로 귀결된다 보았다. 이상에 의해 움직인 대규모 집단 행동은 그 자체가 비이성적이라 사회의 대규모 혼란을 야기한다고 보았다. 그는 이제까지 혁명에서 논제로 삼은 것이 '변하는가 변하지 않는가'라 말하며, 자신은 중국 사상서 <역경>의 모든 일은 변화하고 있고, 변화는 모든 사물의 존재 방식이라는 사싱에 따라 어떠한 변화가 합당한 것인가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본다한다.

 혁명의 정의를 고대 중국의 '하늘을 따르는' 혁명의 개념에 따라 중국 역사에는 3번의 혁명이 있었다고 보고, 1911년 3번째 혁명에서 중국이 근대국가로 변모했다 말한다. 하지만 중국의 근대국가로의 국가 건설은 완성되지 못한 것으로 보며 그 이유로 중화 제국의 거대한 유산을 직접 계승함을 든다. 중국이 다민족 다문화 국가임을 말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대가족의 통일성을 수립하려 '천하일가'라는 관념을 이야기한다. 중국의 관점에서 혁명은 충분한 이유가 반드시 필요하다 말한다. 하지만 서양의 혁명은 필연적 이유에 의해 발생한 혁명이 아닌 이상이 이끈 능동적 행위라 말한다. 그리고 의도된 혁명이야 말로 근대성 자체라 한다. 이 근대라는 이름이 준 각종 혁명은 수많은 위대한 성과와 다양한 부작용을 낳았으며, 그 중 하나를 생활이 의미와 생활의 실제가 분리되는 문제임을 말한다. 그리하여 근대의 혁명과 창조성이 인간 자체에 대한 혁명으로 다시 인간 자체에 대한 부정으로 이어질 것을 염려한다.

 

 이에 대해 드브레는 격정에 찬 어투로 혁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자신이 받은 혁명의 역설적 대가는 지적 능력과 정신이 오랫동안 마비 되었음을 말하며, 혁명에는 술에 취하듯 흥분되는 요소와 규율과 진압의 요소도 있음을 말한다. '크메르 루주'의 출현과 문화대혁명의 결과가 본래 이상과는 차이가 있음을 말하며 '혁명은 항상 쇠락할 때 자기 부정을 하며 정반대의 모습으로 변모됩니다.'(p.42)라 말한다. 그들의 혁명에 대한 관점의 차이에 대해 혁명이 일어난지 200년이 지난 프랑스와 아직 혁명의 지점에 있는 중국, 그들이 살고 있는 지정학적 위치에 관련된 문제일 수도 있다 말한다. 자오팅양은 변하지 않는 인성이 비천함에 슬퍼하지만 자신은 인성이 변하지 않음에 기쁘고 안심한다한다.  그는 비이성적 집단행위가 바로 '지성주의'이며, 혁명은 현대사회에서 희열을 느끼는 최후의 원천이자 꿈으로의 최후의 보루라 한다. 유럽에서 혁명은 꿈이 아니다. 어떤 이에게는 유물, 또 다른 이에게는 착각이며 모두 박제가 되었다. 지금도 혁명을 하자는 이가 있으나 이는 이미 끝난 꿈이라 말한다. 그리고 현대사회에서는 이 혁명을 대체할 키워드로 민주주의가 등장했다 말한다. 

 

 

 

 

 두 사람은 다섯번의 편지 교환을 더 하며 편지를 마친다. 레지 드브레의 혁명에 대한 생각이 궁금해서 펼쳐 든 책이었으나 오히려 현대 중국의 모습을, 민주주의를 최고의 가치로 삼는 우리의 현재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민주주의가 기술이지 가치가 아니라 말한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모든 가치의 정점에는 민주주의가 있는 듯한 말을 하고 실제 그리 쓴 책도 본 적이 있는 나로서는 너무나 생경한 의견이다. 그리고 깨달았다. 타인의 생각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면 내 생각을 다른 누군가가 지배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민주주의를 사용하는 사람들에 의해 가치를 가질수는 있지만 민주주의는 정치 기술 중 하나일 뿐이며,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지지는 않는다. 민주주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중국의 역사를 알면서도 무의식중에 중국이 다민족국가라는 생각을 잊었다. 엄청난 수의 소수민족이 모여 있으나 왠지 단일 민족 국가일 것 같은 생각이 무의식 중에 깔려있었다. 이는 아마도 하나의 중국을 말하는 중국의 강력한 정책과 그 과정에서 생산된 수많은 언론들에 의해 뇌리에 새겨져 있어서 그런 듯 하다. 자오팅양은 중국이 다민족, 다문화의 합중국임을 말한다. 서양책이 중국에 번역된 것이 중국책이 나온 것보다 많다고 한다. 그만큼 중국은 서양을 '내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내화일까? 받아들이고 중국에 맞춰 고쳐서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보고 버리고, 사용하기 좋은 것만 가져다 쓴 후 서양을 '내화'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자오팅양은 민주주의가 데모크라시에서 퍼블리크라시로 변모할 것이라 말하고, 레지 드브레는 미디어 크라시 로 변모할 것이라 말한다. 다른 듯 하지만 아주 유사한 두사람의 새 용어에 민주주의의 부정적인 면이 더 드러남을 느끼는 것은 내 착각일지도 모른다. 레지 드브레의 의견에 찬동하면서도 더 쉽게 이해되고, 더 빨리 납득되는 쪽은 자오팅양의 의견임을 느끼며, 유교주의의 사상이 뿌리 깊이 내 내면에 박혀 있음을 느낀다. 한국인의 집단 무의식이 중국인과 비슷함이 있음을 어쩔 수 없이 납득하고야 만다.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것이 '천하일가(天下一家)'사상이라니 일견 모순된 말이나 아시아 인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란 느낌이 드니 말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현대의 사상보다 내 원형에, 내가 가진 집단 무의식을 깨달으며 읽게 된다.

 혁명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해, 세계금융시장에 대해, 그리고 나를 이루고 있는 원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책 <상실의 시대: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 였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b*****y 2016.06.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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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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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4.19와 5.16을 혁명으로 볼 것인지 군사 쿠데타로 볼것인지를 놓고 왈가왈부하던 때가 있었다.결론적으로는 학생과 시민이 중심 세력이 되었던 4.19혁명으로, 정치.사회적문제로 인한 국정불안을 군부가 군사혁명을 도모해 일으킨 5.16군사정변으로자리매김 하긴 했지만 어찌되었든 '혁명'에 대한 사고는 비단 우리나라 뿐만이아니라 세계 여러나라에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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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4.19와 5.16을 혁명으로 볼 것인지 군사 쿠데타로 볼것인지를 놓고 왈가
왈부하던 때가 있었다.
결론적으로는 학생과 시민이 중심 세력이 되었던 4.19혁명으로, 정치.사회적
문제로 인한 국정불안을 군부가 군사혁명을 도모해 일으킨 5.16군사정변으로
자리매김 하긴 했지만 어찌되었든 '혁명'에 대한 사고는 비단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세계 여러나라에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다양한 혁명이 이루어지고
이루어져 왔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는 프랑스 혁명가로 알려진 레지 드브레와 중국
철학자 자오팅양이 세번에 걸쳐 원탁회의를 갖고 미진한 부분에 대해 서신을
교환해 심도있는 토론을 하기로 한 서신으로 그 주제가 바로 '혁명'으로 서로의
사유를 공유하고 공감하는 차원에서 중국어와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역자의
도움으로 이 책은 혁명에 대한 마침표를 찍고 있다고 하겠다.


자연스럽고 문화적인 혁명으로의 발판을 놓은 고대 중국의 혁명처럼 자오팅양은
자신이 사유하는 혁명에 대해 설명하고 혁명의 조건과 혁명이 갖는 의의에 대해
설명하고 자신의 사유에서의 궁금증에 대해 레지 드브레의 의견을 묻고 있다.
레지 드브레는 쿠바 혁명의 주인공인 체 게바라와 함께 혁명의 전선에서 고군분투
하던 인물로 실전적 혁명가이며 살아있는 철학자로 자오팅양과의 서신교환을
통해 우리 시대에서 발생 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좀더 해결 가능한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지적 논쟁을 보여주기에 곱씹을 수록 퍼져 나가는 생각의
꼬리들을 자를 수가 없다.


혁명 역시 변화를 위한 선택임은 두말하면 잔소리 이지만 어떤 혁명이 되었건
정치혁명, 경제혁명, 군사혁명, 교육혁명, 기술혁명, 농업혁명, 상업혁명 등
수많은 혁명이 발생하고 사라지지만 결국 혁명의 발발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과연 무엇으로, 어떻게변화 해야 하는가에 대한 관점을 말하고 있어 변화의
바람직한 기조를 생각해 보게 된다.


과거와는 달리 전지구화(글로벌화)에 대처할 방법과 자본주의와 기술 보편화에
대한 생각할 거리들을 통해 인간이 산다는 것에서 부터 변화를 시작하고 그
변화가 없다면 생명의 순항도 보장 할 수 없고 인간의 욕망으로부터 펼쳐지는
혁명 역시 그 변화의 시초임을 깨닫는다면 현실을 혁명하는 수순을 가져 보는
차원 높은 혁명가가 되어보는것도 즐겁지 아니할까 싶다.

이달의 사락 n********1 2016.06.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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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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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혁명을 통해 변화한다. 혁명이란 권력자가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피 권력자가 권력을 탈취하여 권력을 교체하는 것을 말한다. 역사를 보면 많은 혁명이 일어났지만, 모든 혁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혁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국민들이 동조 해야만 가능하다. 때문에 피 지배계층의 먹고 사는 문제에 빨간 불이 커졌을 때, 일어날 확률이 높다. 이 책은 프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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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혁명을 통해 변화한다. 혁명이란 권력자가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피 권력자가 권력을 탈취하여 권력을 교체하는 것을 말한다. 역사를 보면 많은 혁명이 일어났지만, 모든 혁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혁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국민들이 동조 해야만 가능하다. 때문에 피 지배계층의 먹고 사는 문제에 빨간 불이 커졌을 때, 일어날 확률이 높다.

 

이 책은 프랑스 혁명가와 중국의 철학자가 학술회의에서 만나 서로의 의견을 편지로 남긴 것을 송인재 교수가 옮긴 글이다.

두 분의 대화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가지 혁명에 대해서는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정리 하였다.

우선 중국 문화 대혁명이다. 1966년부터 1976년까지 10년 동안 중국 지도자 모택동 주도로 실시된 극좌사회주의 운동으로, 전근대적인 문화와 자본주의를 타파하고 사회주의를 실천하자는 운동이었는데, 모택동이 홍의병이란 민간조직을 이용하여 정적 제거 및 탄압, 출판, 문화, 학계, 정계 등의 지식인을 대거 숙청하는 계급투쟁을 벌였으나, 경제는 파탄 나고, 부정부패는 만연하는 등 총체적 난국에 빠지며 혁명은 끝났지만, 후대들은 동란의 10년이라고 평가한다.

다음은 프랑스 대혁명이다. 1789년부터 1794년까지 5년동안 시민계층(볼테르, 몽테스키외, 루소 등에 의해 계몽이 됨)들이 불합리한 구제도를 타파하고 정당한 시민의 권리를 찾기 위한 운동에 성공하여, 모든 차별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법 앞에 평등하고, 세계평화를 위한 박애주의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탄생시켰다.

아이러니 하게 대혁명이라는 이름은 같은데, 내용을 살펴보면 본질이 판이하게 다르다.

중국의 대혁명은 반란의 일종으로 보이고, 프랑스 대혁명이 진정한 혁명으로 보인다.

프랑스 대혁명의 결말로 봐서는 혁명 너머에는 민주주의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혁명과 민주주의의 연관성은 얼마나 되고, 혁명이 노동자나 농민들까지 아우를 수 있으려면 적절한 term은 얼마나 될까?

 

자오팅양에 의하면, 혁명은 이상에 근거해서 현실 변화를 강행하지만, 혁명이 성공을 눈앞에 두고도 늘 실패로 돌아간 것은, 실망만 안기는 인성의 현실 때문이라고 하였다. 혁명은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지만, 인성만은 바꿀 수 없다고 하면서, 혁명적 파괴가 반드시 혁명적 건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하였다. 이 말을 정리해 보면, 혁명은 큰 뜻을 품고 시작되지만 초심을 잃게 되는 것은 인성 때문이고, 혁명이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도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경우에만 해야 하다는 것 같다.

 

이에 도브레는 인성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에 상당한 긍정을 부여하였다. 변하지 않는 인성이 일관성과 인류의 기본적 동일성을 유지시키기 때문에 과거와의 대화도 가능 하다고 하였다. 혁명은 현대 사회 공간에서 희열에 도취하는 최후의 원천 중 하나이자 꿈을 이끌어 내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에 필요하다는 것 같다.

 

좁은 소견으로는 자오팅양이 말하는 인성은 혁명할 때 리더 그룹의 인성을 이야기 하는 것 같고, 도브레는 혁명에 동참하는 다수의 Follower를 말하는 것 같다.

철학이나 혁명을 공부하지 않는 독자로 두 분의 심오란 토론이 형이상학적으로 들린다.

중국의 대혁명과 프랑스 대혁명이 다르듯, 두 분의 생각도 다른 것 같다. 동의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의견을 개진하고 있지만, 본인의 주장을 설득하려 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며, 지식의 유희를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악어가 포악하고 길들이기 어렵지만, 악어 사육사들은 악어에 대해 잘 알기에 악어 입에 머리를 넣은 여유를 보이는 것처럼, 이 두 지식인들이 벌이는 유희가 부럽다.

 

중국이란 나라는 지구의 탄생과 동시에 패권을 이어왔던 나라이다. 근대에 이르러 미국이나 영국에게 이백여 년 동안 선두 자리를 내 주었지만, 중국을 통일 했던 진시황처럼 천하통일을 꿈꾸는 걸출한 시진핑이라는 리더가 나타나 중국을 개혁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가 시진핑이라는 리더에 대해 주목해야 할 이유가 있다.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서방국가들은 선거를 통해 리더가 선출되지만, 각 정당이나 언론, 이익단체들의 견제를 받기 때문에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 하기 어렵다. 그러나 중국은 공산당이 만들어지고 나서 홍군이 결성되고, 나중에 중화인민공화국이 생겼기 때문에, 국가주석군사위원회 주석당서기가 권력 순위이고, 때문에 국군이 존재 하지 않는다고 한다.

시진핑의 경우 당 서기, 군사위원회 주석, 국가 주석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으나, 다른 리더들과는 달리 사리사욕보다는 국익을 우선시 하기 때문에 우리가 주목해야 한다.

어쩌면 중국은 자오팅양이 말하는 3가지 혁명보다 시진핑의 혁명이 중국을 탈 바꿈 시켜 패권을 다시 잡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의 내용과 상관없는 시진핑을 언급한 이유는

피를 부르지 않는 혁명은 단 한번도 없었다. 피를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서는 혁명이 아래서부터 일어나는 것 보다는, 훌륭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리더가 혁명을 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m******0 2016.06.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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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사회] 상실의 시대,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
"[교양/사회] 상실의 시대,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 내용보기
<상실의 시대,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는 정치, 문화적 혁명기를 거친 중국과 프랑스의 두 지성 자오팅양과 레지 드브레 교수의 학술 세미나에서 받은 영감을 그대로 우편이라는 형식을 빌려 토론을 이어간 내용을 정리하여 묶었다. 사실 제목에서 느껴지는 헛헛함, "상실의 시대"라는 무거운 주제가 현대의 문화, 정치, 학술 등 인류의 새로운 혁명에 한계를 느끼게 만드는 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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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는 정치, 문화적 혁명기를 거친 중국과 프랑스의 두 지성 자오팅양과 레지 드브레 교수의 학술 세미나에서 받은 영감을 그대로 우편이라는 형식을 빌려 토론을 이어간 내용을 정리하여 묶었다. 사실 제목에서 느껴지는 헛헛함, "상실의 시대"라는 무거운 주제가 현대의 문화, 정치, 학술 등 인류의 새로운 혁명에 한계를 느끼게 만드는 자본 앞에 적당히 공감하게 된다. 두 개의 서문과 여섯 번 그러니까 열두 통의 편지를 묶은 토론 편지다. 형식을 보면 전에 읽었던 일본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와 신경림 시인의 서신으로 주고받은 연작시를 묶어 펴낸 <모두 별이 되어 내 몸에 들어왔다>가 생각난다.

 

 

 

이 책은 첫 편지, 서신을 통한 토론의 시작은 자오팅양의 혁명에 대한 주제로 시작되고 있지만 읽다 보면 어느 정도의 주제에 대한 동류의식은 있지만 자오팅양이 주제를 정하고 질문을 던지면 레지 드브레가 답변과 약간의 사유를 곁들인 정도로 보인다. 난상토론이나 주제에 의한 광범위한 관념적 이야기가 펼쳐지거나 하지는 않다. 어쨌거나 서두에 살짝 언급하고는 있지만 혁명가로서 무언가 일조하고 싶었는지는 몰라도 혁명에 뒤에 숨어 탁상공론을 했다는 자오팅양 스스로의 폄하나 총알이 빗발치는 혁명의 전선에 체 게바라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드브레 교수의 차이부터 혁명이 가지는 관념은 출발이 다르다.

 

 

 

또 자오팅양은 서신에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많은 학자와 선조 고사를 인용하면서 주장을 펼치는데 개인적으로 중국 특유의 역사에 뿌리를 둔 자부심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달까? 암튼 이런 부분 역시 드브레는 부드럽게 그래서는 안된다고 받아친다. 동양과 서양의 여러 혁명을 거치면서 동서양의 공유할 수 있는 문화적 한계를 가감 없이 이야기함과 동시에 현대가 나아가고자 하는 바는 "변화"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변하는 가"가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혁명을 넘어선 현대 문화적 사조에 대한 두 지성인의 토론은 내겐 사실 어려운 주제였음을 미처 깨닫지 못 했다.

 

 

 

"'선조의 진정한 지혜는 사고방식에 있는 것이지 규정과 제도에 있는 것이 아니다. 즉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지혜다. 더 좋은 것을 보고 배우지 않는 것이야 말로 선조의 지혜를 위배하는 것이다.' 한편 근대에 들어서는 줄곧 옛날의 지식을 버리자는 혁명의 외침이 있었습니다." 117쪽

 

 

 

"실제로 저는 선생님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상식을 표현할 때 헤라클레이토스나 헤겔, 그리고 다른 학자의 어록을 인용하면서 이론적 치장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르면서 갖가지 '주의'(선생님 말씀대로 그것들은 의미가 모호하고 천진난만한 추상적 개념들입니다)와 이론 간의 경쟁, 자기과시에 다소 조롱 섞인 냉소를 보냈습니다." 121쪽 

 

 

 

 

 

 

 

글 : 두목

c********u 2016.06.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