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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가 보진 않았지만 정겹고 의미 있는 나라다. 처음으로 책을 통해 관심을 가지게 된 나라이기 때문이었다. 그 책의 이름은<연을 쫓는 아이>이다. 중학생이었을 당시 복잡하지 않고 가벼운 일본소설을 좋아했던 내겐 부담스럽게 보였던 책이지만 일단 한 번 읽으니 읽을수록 그 맛에 빠져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읽었던 책이다. 처음으로 접한 종류의 책이었고 낯선 나라에 빠지게 됐다. 이 책을 읽고 깊은 감동을 받았기에 언제까지고 이 책을 기억하고 아프간을 기억한다. 그래서 나는 TV든, 책이든, 신문이든 어디서든 아프간이야기가 나오면 귀를 쫑긋 이고 눈을 번뜩인다. 그것은 펜촉의 힘이라 할 수 있다. 이 책도 <연을 쫓는 아이>의 인연이 이어져 만나게 됐다. 단지 아프간에 관한 이야기라 선택했지만 책을 읽어보니 탁월한 선택이었다. 아프가니스탄에 파병간 저자는 그 곳의 상황과 여러 에피소드를 들려주는데 읽는 맛이 쏠쏠하여 가랑비에 옷 젖듯이 읽어갔다. 아프간은 작년 교회에서 그 나라에 봉사하러 갔다가 탈레반에 잡혀 고액의 몸값을 요구함으로 크게 이슈가 됐었다. 그 때문에 탈레반이 더욱 유명해졌을 것이다. 저자는 아프가니스탄에 사령부 협조 장교로 파병을 명받고 그 곳에서 5년간 근무하게 된다. 그곳에서 겪은 다양한 이야기들이 글 속에 남아있어서 그곳의 실황을 알게 됐다. 다양한 일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진하게 기억에 남았던 정규군장 창설때 대통령의 연설, 배움의 의지와 희망, 오리 싸움이 목숨을 앗아갔던 것들, 위대한 지도자이며 아프간 민족의 영웅인 마수드의 인터뷰 때 카메라가 폭발했던 일 등등...좋은 내용도 있었지만 안타까운 내용들도 많았다. 마수드가 그때 기자로 빙자한 탈레반에게 카메라 폭탄으로 목숨을 잃지 않았더라면 아프간은 지금 쯤 더 발돋움 한 나라가 됐을 텐데.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내 마음을 아프게 했던 것은 오리싸움이 목숨을 앗아간 내용이다. 아프간은 오랫동안 전쟁을 한 나라이기에 주민들은 집집마다 총이 장전돼 있다. 그래서 가벼운 오리 싸움이 목숨이 오갈 정도이다. 무기가 없다면 맨손으로 다투다 끝이 나겠지만 무기가 있으니 죽음까지 이르게 된다. 그 대목을 읽고 전쟁은 참으로 잔혹하다 느끼었다. 그래서 더욱 일어나면 안 될 일이다. 전쟁만큼은... 아프가니스탄 정규군장 창설이 됐을 때 대통령의 연설은 그간의 설움이 느껴져 찡 하고 감동이 몰려왔다. “이제 어느 놈이 우리나라를 감히 넘보겠는가? 우리를 우습게보고 덤비는 놈들은 이렇게 때려 부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말을 잇지 못하고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눈물이 햇빛에 반사돼 반짝거렸다. 그동안 힘없는 나라, 가난한 나라의 과도정부 수반으로서, 돈 한 푼 없는 정부, 군대도 경찰도 없는 정부의 대통령으로서 얼마나 서럽고 한스러웠을까. 이렇게 늠름한 군대를 보고 목이 메지 않고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 p80 천막 하나에 칠판을 두고 빽빽하게 자리 잡은 아이들. 그들은 연필도 없이 오로지 칠판 하나에 의지하여 수업을 듣는다. 가난하고 못 사는 나라지만 배우려는 의욕은 누구보다 강하다. 그 옛날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대에 그랬듯이.... “여러분도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여러분 중에서 여기계신 선생님처럼 훌륭한 선생님이나, 저 같이 나라를 지키는 씩씩한 군인이 나올 수 있습니다. 여러분 중에서 언젠가는 여러분이 존경하는 위대한 마수드 장군 같은 사람도 나올 수 있습니다. 언젠가는 여러분도 어려운 나라를 도와줄 날이 올 것이고, 또 반드시 그래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희망을 버려선 안 됩니다. 희망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여러분 가슴에 희망을 꼭 간직하고 있어야 합니다.” - p56 희망, 이 얼마나 거룩한 단어인가. 전쟁의 상흔으로 인해 폐허를 연상케 하는 황량한 벌판에서도 희망은 피어오르는구나... 수십 년 전쟁 속에서 인간성이 파괴되고 무시되는 순박하기 짝이 없는 무지한 농투성이들에 대한 연민과 분노, 어쩌면 수십 년 전 우리가 겪었던 전쟁과 기아의 아픔을 겪고 있는 그들에 대한 남다른 동정심이었을 지도 모른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그리고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이 겪었을 가난과 인권 유린의 현장을 남들보다 더 눈물 많고 정 많은 우리 민족이 그냥 지나칠 수 없음이리라. 옆에서 로켓 포탄이 떨어지고 차량폭탄이 폭발하고 동료 대원들이 납치당해도 그들의 발길은 끊어질 줄 몰랐다. 사랑하는 가족과도 떨어져서도 슬퍼하지 않았고 제대로 먹지 못하고 씻지 못해도 그들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그들의 숨은 목적이야 어떻든 그들의 가슴속에서 뿜어 나오는 뜨거운 인간애의 사랑으로 온 몸을 바쳐 희생하고 봉사해왔다. - 에필로그 (여기서 말하는 그들은 한국인 봉사자들이다.) 아프가니스탄이 행복할 그날이 얼른 왔으면.... 살람 알레이쿰, 아프가니스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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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척박한 땅에 건조하고 날카로운 모래바람이 휘몰아치듯 이곳에 아귀다툼이 일어난다. 같은 민족끼리 총을 맞대고 겨누는 풍경이 그들에겐 전혀 생소하지 않다.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신들만의 영역을 보호하고 지키려는 정말 별 것 아닌 일에 목숨을 건다. 어차피 아프간 모두다 그들 땅인데도 말이다.
책은 한국의 ‘채수문’ 이라는 육군 중령이 군인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아무도 섣불리 지원하려 하지 않는 아프간을 향해 어설픈 비행기 안에 몸을 실어 떠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아프간 어린이들과의 만남에서, 건설현장에서 하루하루 버는 가난한 사람들 앞에서, 사소한 일에 전투에 임하려는 그들의 싸움을 중재하면서 그는 “신의 뜻 데로 하소서” 라는 뿌리깊은 종교적 사상의 악영향에 물든 절망적이고 무기력한 그들에게 삶은 개척하는 것이며 전쟁은 절대적으로 불필요한 것이라고,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라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그들 삶에서 채수문 중령은 그들과 비슷한 경험이 있었던 전쟁의 참혹함을 딛고 일어섰던 우리 한국인의 모습을 본다. 수많은 죽음을 겪고 슬픔을 채 느낄 겨를 없이 가난과 굶주림에 허덕이던 우리 나라의 뼈아픈 과거가 눈에 아른거리기 시작한다. 전쟁이 낳는 가장 끔찍한 상흔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실은 더하다. 고위관리자, 하위관리자할 것 없이 앞다투어 부정부패와 비리를 저지르고, 인간의 비도덕적인 행동이 난무하고 억압된 여성인권은 짓밟혀져 있다. 이 책을 통한 아프간의 이러한 실상을 눈으로 밖에 읽지 않았지만 직접 그곳 아프간 땅에 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듯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착각에 빠졌다. 얼마전 아프간으로 피랍된 우리 나라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한 국민들의 관심이 모였던 때 분노를 느끼며 그들을 비난했던 내가, 이제는 그들에게 동질감을 느끼며 더 살가운 시선으로 아프간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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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사진이 많이 있고, 활자도 커서 읽기에 지루하지 않고,
아프간 현지의 따뜻한 이야기를 직접듣는 것 처럼 재미(?)있다.
앞으로 과거의 영화를 되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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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세상을 만들었다. 일주일 동안 땅도 만들고, 손으로 쓱쓱 긁어서 산과 들, 강도 만들었다. 지구만 있으면 외로울까 봐 별도 달도 만들었다. 풀과 나무와 동물도 만들고, 자신을 닮은 인간도 만들었다. 이렇게 일주일 동안 작업을 하다 보니 당연히 쓰레기도 나왔다. 그 쓰레기를 버린 곳이 바로 아프가니스탄이다. "
나는 사실 아프간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 뉴스를 떠들썩하게 했던 그 일련의 일들 외에 아프간에 대한 지식은 백지와도 같다. 그래서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고 싶었다. 그들의 삶은 어떠하다는 것인지, 그들의 역사가 어떠하길래 지금의 아프간 모습을 만들어낸 것인지 그냥 궁금해졌다. 애정이나 따스한 관심 그런 것에서의 비롯됨이 아니라 단순한 호기심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아프가니스탄은 서남아시아에 위치한 이슬람 국가이다. 1979년 구소련군이 침공하여 전쟁에 휘말렸고, 이때 무자히딘으로 불리는 반소련 저항세력들이 나타나 구소련의 군대와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1992년 구소련군은 물러갔지만 무자히딘 파벌 간의 군력다툼으로 내전이 발생하였고, 1996년 오마르가 이끄는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 폭압적인 독재정치가 시작되었다. 2001년 탈레반은 미국과의 전쟁으로 쫓겨나게 되지만 , 여전히 그 잔당들은 저항과 테러를 일삼으며, 탈레반의 평화를 짙은 안개 속에 묶어두고 있다.
저자는 2003년 아프가니스탄 동맹군 연락단장으로 아프가니스탄과의 인연을 시작하였다. 그 인연의 기록이 바로 이 책으로 태어난 것인데, 그가 만난 사람들과 경험했던 일들이 독자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프간에는 학교 건물이 파괴되어 천막으로 된 학교에서 공부를 한다고 한다. 우리내 아버지와 어머니가 경험하셨던 그 일들이 아프간에서는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일인 것이다. 전쟁으로 혹은 난민으로 아프간에서는 남자를 보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여인과 아이들이 생계를 책임져야 하고, 구걸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다반사라고 한다. 외세와의 전쟁, 종파 간의 전쟁, 군벌 간의 전쟁으로 총을 소지하고 다니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고, 그래서 오리 한 마리가 싸움의 빌미가 되어 살인이 나는 경우도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23년간의 전쟁과 7년간의 탈레반 학정, 5년간의 가뭄으로 고향을 떠나 방랑하는 난민 수가 늘었으나, 전쟁이 끝난 후 600만 명이 넘는 난민들이 돌아오고 있다고 한다. 유엔 난민 고등판무실에서 그들에게 정착금과 수용소를 제공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선 며칠 전, 미국의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쓴 책을 통해 읽은 기억이 난다. 유엔의 도움 속에 난민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열악한 수준이기에 그들의 고통은 끝나지 않아 보였었다.
아프간엔 한국인 처녀가 운영하는 고아원이 있다고 한다. 민간인들의 그런 사랑의 노력이 아픔과 고통 속의 그들에게 얼마나 큰 힘과 희망이 되어줄 것인가 생각하면 절로 존경스러운 맘이 든다. 지뢰로 인해 팔과 다리를 절단당한 여인의 이야기는 전쟁이 주는 슬픔 중의 가장 큰 안타까움이 아닐까 싶어, 마음이 스산했다. 유물을 팔아 부를 이룰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 중에 박물관 직원들이 보여준 행동은 큰 감동으로 기억된다. 그들은 전쟁으로 파괴되고 소실될 유물 몇 점을 대통령궁 지하에 숨겨 아프간의 역사와 문화를 목숨을 걸면서까지 지켜내었다.
이 책을 통해, 아프간에 대한 호기심이 조금은 풀렸다. 세계 곳곳 우리들의 도움 손길을 필요로 하는 나라들이 있다면 그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우리가 받았던 도움을 다시 다른 나라의 사람들에게 되갚는 일은 사명이며 소명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제 아프간이 밤새 안녕이란 불안한 아침맞이가 아닌 평화의 햇살 위에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날이 되길 희망하게 된다. 우리들의 관심이 그들에게 평화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싶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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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람 알레이쿰, 아프간. 오랜동안의 전쟁. 가난함. 그리고 많은 죽음들... 그동안 아프가니스탄하면 이런 말들이 제일 먼저 떠올랐어요. 저자 채수문씨는 이렇게 얘기하죠. 저주받은 땅, 아프가니스탄에서 희망을 보았다고 말이예요. 매스컴을 통해서 보기만해도 탈레반이다, 암살범이다 눈살이 찌푸려지고 온통 사막천지..인 것만 같은 정말 답답하기만 한 곳인것 같은데 이 책의 내용이 무척 궁금해졌어요.
아프가니스탄. 서남아시아에 위치한 인구 3,200만 명의 이슬람 국가. 오랫동안 영국의 지배를 받다가 1919년 독립하지만 1979년 구소련군의 침공으로 또다시 전쟁에 휘말리게 되죠. 그 뒤 1992년 구소련군이 물러나지만 파벌 간 권력다툼으로 인해 내전이 발생해 전쟁이 끊이지 않다가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하면서 탈레반의 독재정치가 시작되었죠. 지금은 2001년 미국과의 전쟁에서 권자에서 쫓겨난 탈레반 잔당들의 저항과 테러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나라.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역사를 요약하면 이렇다고 해요. 휴~정말....오랜동안 전쟁과 테러가 많았던 나라이죠.
저자는 전쟁을 경험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진정한 군인이라 할 수 있겠냐며, 전역하기 전 전쟁터 한복판에서 진정한 군인이 되어 군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아프가니스탄 동맹군 사령부 협조 장교로 그곳으로 가게됩니다.
책을 보면 곳곳에 아프가니스탄의 다양한 사진과 그곳을 경험한 저자의 진솔한 얘기가 들어있어요. 우선 놀란 것은요, 뉴스를 통해서 볼때..아프가니스탄은 황폐한 사막밖에 없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더라구요~ 아프가니스탄이 한 때 세계적으로 유명한 등산 관광국이었다고 하더니.. 비옥한 논밭이 펼쳐진 콘두즈 마을하며,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반디아미르, 봄이 찾아온 힌두쿠시 산맥 등등.. 넘 아름다운 곳도 많더라구요.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 봉사활동을 갔던 한국인이 탈레반에 피랍되어 두분이 돌아가시고 많은 분들이 납치되어 힘들어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온 일이 있었죠. 그 보도를 보고서, 전 막연히 왜. 그곳엘 가서 그렇게 여러 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드냐. 그런 생각도 들었었는데요.. 이 책 읽고서, 그런 분들. 정말 많은 봉사자들이 있었기에 아프가니스탄이 조금씩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3년째 아프가니스탄에서 고아원을 지키는 한국인 처녀 두명. 비록 자신은 남의 집에 조그만 방을 하나 얻어 살고 있지만 아픈 아이들을 오토바이로 태워 병원까지 데려다 주는 피터 아저씨.등등.
이게 바로 저주의 땅 아프가니스탄에서 피어나는 희망의 힘이 아닐까해요. 그리고 또 하나, 언젠가 뉴스에서 본 기사 하나가 이 책에도 있더라구요. 아프가니스탄에서 30년 만에 국제 미인 대회에 참가한 사마드자이. 그녀는 미인대회에 참가후 많은 비난과 질타를 받았지만 당당하게 얘기했죠.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이미지를 바꾸어 주고 싶어요'
이렇게 점점 진보하는 아프가니스탄 사람, 개개인이 바로 저주의 땅에서 피어나는 희망 아닐까요.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정말 세세하게 알 수 있어서 넘 좋았어요. 그리고, 앞으로의 남은 내 생을...봉사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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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온 국민의 눈과 귀를 한데 모으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막과 내전만이 가득한 저주의 땅이라는 아프카니스탄에서 탈레반이라는 무장조직에 의해 벌어진 한국인 납치사건은 우리 국민들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경악시키는 사건이 된다. 뜨거웠던 여름 값비싼 희생을 치르고서야 사건은 정리가 되었지만 아프카니스탄이라는 나라는 그렇게 우리에게 더욱 고난과 고통의 땅이라는 이미지 이미지만을 남긴채 기억되고 있다.
그러나 그 생과사가 공존하는 공간에서 직접 그들과 부딪히며 그러한 험난함 속에서도 그들의 삶을 함께했으며 희망을 엿보았고 평화라는 내일을 준비했던 한국인이 있었다. 그가 바로 이 책 <살람 알레이쿰 아프칸>의 지은이 채수문 전 육군중령이다. 그는 2003년 1월부터 1년여동안 아프칸주둔 유엔대표부 군사고문단장으로 정부가 수립되는 혼란한 상황에서 각 군벌들의 무장해제를 돕기도 하고 빈번히 충돌하는 그들을 중재하기도 하며 때로는 주민들의 인권유린을 감독하기도 하는 바쁜 나날을 보낸다. 이 책은 그렇게 그가 아프칸에서 보냈던 숨가쁜 일정의 기록이다. 그리고 그 기억들은 혼란만이 존재하던 그 땅에서 그가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체험했던 생생한 현장의 기록이기도 하다.
전쟁이 살아숨쉬는 땅 그것은 저주의 땅이었다. 그는 아프칸에 부임하던 비행기아래로 보이던 모래사막, 불에 탄 듯한 산등성이와 골짜기등을 보면서 가장 먼저 저주라는 단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아프칸 역시 소련의 아프칸 침공이후로 국제세계에서 버려진 땅, 그저 테러와 내전만이 공존하는 희망이 없는 땅이었다. 인류의 역사속에서 단하루도 전쟁이 없는 날이 없었을 것이다. 전쟁은 생존과 파괴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권력과 이념이라는 수단을 실현시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또한 인류의 구제와 자위라는 열강들의 부딪힘이 있는 것이 바로 전쟁이다. 우리가 과거 그러한 길을 겪었고 또한 그 아픔을 치유하는데 너무나 오랜 세월이 걸렸기에 그 누구보다도 전쟁이 주는 그 공포감과 공허함을 알고 있을 것이다. 아프칸이라는 곳은 그러한 모든 아픔이 현재에도 공존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를 무릅쓰고 그 전장에 우리의 병사를 파견하는 정당성이 존재하기도 한다.
책 속에는 다양한 모습들의 아프칸 사람들의 생활이 소개되고 있다. 오리 한마리 때문에 두 마을에 서로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하고 겨우 안정이 되었다고 생각한 곳에 새로운 총성이 울리기도 하며 지역의 유력한 군벌의 아들이 어이없이 살해당하기도 하는등 여전히 전쟁의 공포가 살아 숨쉬는 어두운 곳이기도 하다. '아프칸 사람의 땅'이라는 뜻을 가졌다는 아프카니스탄, 전쟁후의 폐허와 상흔만이 남아있지만 분명 그 땅에도 희망을 꿈꾸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비록 기나긴 절망과 가난이라는 아픔만이 공존하고 있지만 그들은 천막밖에 없는 맨바닥 교실에서 바닥에 글씨를 쓰며 내일을 꿈꾸는 아이들이 있고, 카불에서 보았던 껌팔이 소녀 카리니의 장사수완처럼 희망이 살아나고 있는 땅이기도 하다. 또한 부르카속에 짙은 화장을 한 아프칸 여인들의 아름다움이 살아있고 그것은 30년만에 미인대회에 참가하여 아프칸여인들의 아름다움을 서방에 알리는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기도 한다. 사마드자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녀는 비록 아프칸 입국을 거부당하기도 했지만 카메라 앞에서 당당히 이야기한다. "아프카니스탄은 정말 아름다운 나의 조국입니다. 올바른 교육제도와 경제체제를 발전시켰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세계 어디서든지 아프카니스탄 여권을 내밀때 자부심을 가질수 있었으면 해요."
이제 당분간 아프칸에서 한국인의 구호활동은 볼 수가 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 열사의 땅에서 흘린 한국인들의 땀방울과 자취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들이 어떠한 목적으로 갔든 그곳에서는 모두 사랑을 베푸는 봉사를 몸으로 보여주었고 한국인이라는 긍지를 잊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도 찾지않는 오지를 찾아 사랑을 실천했고 그들에게 진정으로 다가서려 했던 이들이 바로 한국인이었다고 한다. 저자는 그것을 숭고함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또한 그것이 영웅주의든 다른 목적이 있어서였건 우리는 아름다움과 사랑이라는 마음을 실천했으며 이제 우리는 그것을 돌아보며 새로운 사랑을 준비하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것이야말로 그 땅에서 사라져간 사람들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는 것이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