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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불만에 대한 반격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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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친한 직원이 내게 출장 보고를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 있다. 고된 노동을 자주 하면서 내가 이런 일을 하려고 고등 교육을 받았나 싶을 때가 있다는 것. 전공이나 본인이 가진 자격증을 보면 내가 생각해도 이러고 있을 사람이 아니다 싶은 고급 인력이다. 다행히도 본인이 꿈꾸는 일을 실현하기 위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그 과정이 좀 힘든 것이다. 인생 선배랍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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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친한 직원이 내게 출장 보고를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 있다. 고된 노동을 자주 하면서 내가 이런 일을 하려고 고등 교육을 받았나 싶을 때가 있다는 것. 전공이나 본인이 가진 자격증을 보면 내가 생각해도 이러고 있을 사람이 아니다 싶은 고급 인력이다. 다행히도 본인이 꿈꾸는 일을 실현하기 위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그 과정이 좀 힘든 것이다. 인생 선배랍시고, 살짝 한 마디 했다. 현실에 대한 불평불만은 힘을 빼는 부정적인 에너지다. 좋은 날이 올테니, 힘들어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 요지는 이랬다.

 

책에서 불평에 대해 읽은 기억이 났던 거다. 불평은 현실에 대한 해석이다. 본인이 만든 이야기일 뿐이다. 문제는 부정적인 판단이라는 거다.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리 없고, 부정적인 감정으로 살게 한다. 그렇게 살면서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 기대하기 힘들다. 이런 당연한 사실을 떠올리기만 해도 불평할 일을 줄일 수 있다. 그게 잘 안되서 투덜투덜하게 되는 일은 어찌할 수 없나보다. 투덜투덜하면 본인도 힘들어지지만, 보는 이들에게도 부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한다. 블라인드 앱에 올라오는 글을 접할 때 느낌이 그렇다.

 

반대로, 감사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쑥쑥 올려준다. 감사했던 일을 매일 다섯 개씩 적게 했던 그룹이 불만을 적은 그룹보다 미래에 대해 더 긍정적이었고, 건강 문제도 적었으며, 운동에 더 많은 시간을 썼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불평이 내 안에서 일어날 때, 감사할 일을 떠올리며 반격해 볼 일이다. 물론 감사함이 단순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반복해서 저절로 내 안에서 힘을 발휘하는 건 아니다. 어떤 현실에도 감사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현실에 대한 감각이 깨어있어야만 한다. 삶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내가 무엇보다 강하게 느끼는 감정은 고마움이다. 나는 사랑했고, 사랑받았다. 남들에게 많은 것을 받았고, 나는 조금쯤은 돌려주었다. 나는 읽고, 여행하고, 생각하고 썼다. 세상과의 교제를 즐겼다.  ...... 무엇보다 나는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지각 있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 살았다.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특권이자 모험이었다. (29쪽)

 

이 책 <고맙습니다>는 내가 읽고 있던 책에서 감사에 대한 주제를 다루다가 인용한 책이라 구입해서 보게 됐다. 제목 자체로 감사를 주제로 다룰 만한 책이다. 이 책에서 다른 차원의 감사함을 접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던 이유가 있다. 작가가 불치병 진단을 받고 쓴 글들을 모은 책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주 이런 사실을 떠올린다. 살아있는 자체로 감사하다고. 맞는 말이지만 그리 실감나지 않는다. 물에 빠져본 사람이 공기의 소중함을 깨닫고 감사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처럼, 죽음 앞에 서보지 않는 이상 그렇게 하기 힘들다.

 

그리고 지금, 죽음이 더이상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너무도 가까이 느껴져서 외면할 길 없는- 엄연한 현실로 느껴지는 인생의 현 단계에서 나는 다시 한 번 꼬마 때처럼 영원의 작은 상징들인 금속과 광물로 나 자신을 둘러싸고 있다. (36쪽)

 

불평하며 살 것인가, 감사하며 살 것인가. 삶을 깊이 체험하고 통찰한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안다. 보통사람들은 미지근하게 잠든 것처럼 살다보니 이랬다 저랬다 한다. 죽음을 앞둔 사람의 심정을 평생 단 한 번은 경험하겠지만 그 순간의 깨달음은 늦어도 너무 늦은 게 된다. 그 전에 깨어나야 살아있는 동안 힘을 실을 수 있다. 그게 힘들다 보니 먼저 체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다. 그런 이야기에 접속해 있는 동안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기준이 선다. 아주 단순하고 명확한 지혜가 생긴다. 과제는 하나다. 그냥 감사하고 살면 된다는 것.

YES마니아 : 골드 l*****j 2022.04.23. 신고 공감 9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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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 주셔서 더 고마워요--- [과학-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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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다. 4편의 에세이. 병으로 곧 죽을 것을 알고 있는 상태로 글을 쓰는 마음은 어떠할까. 한 달 두 달도 아니고 '곧'이라고 하는데 이런 때도 글을 쓰고 싶어질까. 글을 쓰는 게 죽기 전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될까. 나는 4편의 글을 읽는 짧은 시간 내내 작가의 마음을 헤아리느라 벅찼다. 그래, 이 또한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이 작가의 능력 정도 되어야 가능한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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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다. 4편의 에세이. 병으로 곧 죽을 것을 알고 있는 상태로 글을 쓰는 마음은 어떠할까. 한 달 두 달도 아니고 '곧'이라고 하는데 이런 때도 글을 쓰고 싶어질까. 글을 쓰는 게 죽기 전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될까. 나는 4편의 글을 읽는 짧은 시간 내내 작가의 마음을 헤아리느라 벅찼다. 그래, 이 또한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이 작가의 능력 정도 되어야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몇 살이 되면 죽음을 쉬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런 나이가 있기는 한 걸까. 오래 살면 오래 사는 대로, 젊으면 젊은 대로 생을 향한 욕망은 간절하기만 할 테니, 죽음 앞에 초연하다는 태도는 어쩌면 위장일지도 모를 일이다. 무서워도 참는 것이겠지, 어쩔 수 없어 포기한 것이겠지, 그럴 수만 있다면 하루라도 더 살고 싶은 게 우리네 보통 사람들의 바람일 텐데, 나는 이제 이런 글이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하는 문제는 삶을 어떻게 가꿔 나가는가 하는 문제와 잇닿아 있다고 했다. 평온하다면 둘다 평온한 것일 테고 요란하다면 둘다 요란한 것일 테지. 죽음 앞에 서면 정말 어떤 마음이 들까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기만 한데, 요즘처럼 매일매일을 나 자신에게 집중하면서 살다 보니 사는 것이나 죽는 것이나 같은 태도에서 비롯되는 일임은 알겠다. 물론 죽음을 아는 것과 죽음에 부딪히는 것은 또다른 문제이겠지만. 

 

작가가 남긴 마지막 글들, 애틋하다. 이렇게 남겨 놓아 줘서 고마운 마음이다.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하는 게 아니고 '나 이렇게 살아서 좋았다'고 하니 나도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게 그저 고맙다. 살아 있다는 게 이토록 고맙고 고마운 일인 것을, 주변에 있는 병든 영혼들의 악다구니는 끝날 날이 있을지. 적어도 이 작가보다는 더 겸손해져야 하는데 내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YES마니아 : 로얄 j***6 2019.02.13.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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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올리버 색스]
"[고맙습니다-올리버 색스]" 내용보기
올러버 색스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책을 주문하고 읽었다. '온더 무브'부터 읽어볼까하다가...역순으로 읽어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는데...사실 순서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 에세이를 즐겨 읽지만, 썩 좋아하는 분야가 아닌 이유는...더러, 넘쳐나는 그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여 오버하고 있는  꼬라지를 보면 불편하기도 하고,별 대단치도 않는 신변의 잡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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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러버 색스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책을 주문하고 읽었다. 

'온더 무브'부터 읽어볼까하다가...역순으로 읽어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는데...

사실 순서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 


에세이를 즐겨 읽지만, 썩 좋아하는 분야가 아닌 이유는...

더러, 넘쳐나는 그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여 오버하고 있는  꼬라지를 보면 불편하기도 하고,

별 대단치도 않는 신변의 잡스러운 일들도 묶어서  책으로 만들어 내는 그 뻔뻔함이 토할 것 같기도 하도, 

또 요즘은....스타일리쉬 하게 "있어(?)"보이는 듯한 글쓰기도 조금 밥맛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백만권마다 한 권 정도 만날 수 있는 좋은 글을위해서,  이렇게 에세이 읽어보는 것일 게다. 


어쩌다, 올리버 색스를 이제서야 알게 되었을까. 

달랑 네 편의 글이 실려 있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느낌이 좋았다. 


다 늙어서 글을 쓰는 사람이 범하기 쉬운 무용담 나열도없었고...

별 볼일없어 보이는 인생에 감사했다는 노린내나는 이야기도 없어서 나는 좋았다. 

마지막 에세이집일텐데...마치 이 책 이후에 다른 이야기들이 더 나올 것처럼 

깔끔하고 담백하였다.  


좋은 글을 쓴 작가가 이미 몇 년전에 저 세상으로 갔다는 것만이 기가막힐뿐. 


불혹의 나이에 들어서고 나서는...어떻게 삶을 살다가 마무리를 해야할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하게된다. 

시간의 소중함도 새로 느끼게 되고....

소시적에 중요하게 생각했던...우정, 사랑, 의리 같은 것보다는...그냥 내 삶의 마지막까지 잘 이어 나가고 마무리를 하고 싶다.  어느 마지막 순간이 왔을때...이런 글들을 쓸 수 있게 된다면 좋겠는데.  


책의 말미에서처럼, 나역시 책장 한 구석에 올리버 색스를 위한 코너. 작가의 전 작품을 읽기를 시도할지도 모르겠다. 



덧붙임. 

하지만...이런 삶이 과연 가능할까? 

일단, 사회적 기반을 탄탄하게 구축해놓았고,  경제적으로 큰 문제도 없어 보이며,  비록 성적소수자이긴 하지만 연인도 있고 비서도 있는데....흠. 그런 면에서 살짝 보편적인 사람들에게는 이루고 싶은  꿈같은 느낌도 있다. 

그래서,...뭐 이건 그냥 내 생각이지만....월세방에 살면서,  종종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받는다는 황인숙 작가의 글이 어쩌면 더 현실적으로 와닿는 것 같기도하다. 

c******m 2019.02.18.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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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멀지 않음을 느끼게 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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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죽음을 알고 미리 주변을 정리하는 작가의 짧은 수기들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특히 평범한 일상에도 감사하는 마음에서 행복 이란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주변의 좋은 사람들을 되새기는 마음도 본받을만 하다. 본업이 의사이다보니 수많은 죽음을 목도했을 텐데, 그 안에서의 깨달음과 고찰이 있었던 것일까… 죽음을 앞두고 쓰는 삶을 정리하는 글이라는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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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죽음을 알고 미리 주변을 정리하는 작가의 짧은 수기들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특히 평범한 일상에도 감사하는 마음에서 행복 이란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주변의 좋은 사람들을 되새기는 마음도 본받을만 하다. 본업이 의사이다보니 수많은 죽음을 목도했을 텐데, 그 안에서의 깨달음과 고찰이 있었던 것일까… 죽음을 앞두고 쓰는 삶을 정리하는 글이라는 생각을 하니 흔한 감사의 말에서도 깊이와 무게감이 느껴진다.
N*****3 2026.01.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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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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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사람의 저자인 올리버 섹스의 마지막 책입니다.  투병생활중에 쓴 책이라는 것을 알고 읽으니 더 감동입니다.  영어본 이북을 구입했는데 마음에 깊이 와닿지 않아서 번역본으로 다시 구입했습니다.  원서와 비교하며 읽어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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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사람의 저자인 올리버 섹스의 마지막 책입니다.  투병생활중에 쓴 책이라는 것을 알고 읽으니 더 감동입니다.  영어본 이북을 구입했는데 마음에 깊이 와닿지 않아서 번역본으로 다시 구입했습니다.  원서와 비교하며 읽어볼 예정입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j******1 2024.09.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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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색스 저서라는 이유만으로도 읽고 싶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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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올리버 색스의 책을 여러권, 적어도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나 "모든 것은 그 자리에" 정도는 읽고 이 "고맙습니다"로 오게되는 것 같습니다. 또 색스의 자서전을 읽고 난 후에 이 책을 읽으시는 것도, 순서상으로,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고맙습니다"는 다른 책에 비해 내용이 적습니다. 길지 않은 수필 4편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 글들을 쓸 때에 저자인 올리버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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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올리버 색스의 책을 여러권, 적어도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나 "모든 것은 그 자리에" 정도는 읽고 이 "고맙습니다"로 오게되는 것 같습니다. 또 색스의 자서전을 읽고 난 후에 이 책을 읽으시는 것도, 순서상으로,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고맙습니다"는 다른 책에 비해 내용이 적습니다. 길지 않은 수필 4편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 글들을 쓸 때에 저자인 올리버 색스는 본인도 병으로 고통받는 시기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글에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아주 가는 체에 쳐서 걸러져 나온 현명한 말들만 담겨있는 그런 느낌입니다. 

 

"고맙습니다" 안의 글들은, 너무나 현명하고 지혜로운 조부모가 따뜻하게 남겨주는 글 같이 읽게됩니다.  올리버 색스의 책들을 통해 용기를 얻으신 분들은, 꼭 또 한번 읽어보게 될만한 글 입니다. 책이 작고 글이 많지 않다고 건너 뛰지 마시기를. 

h******y 2021.03.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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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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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얇은 책인데 읽고나면 굉장히 묵직한 울림을 줍니다.올리버 색스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도 모르시는 분이라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죽음을 앞둔 의학자가 경허하게 삶을 돌아보고 고맙다고 말하는 것이 참 깊은 울림이 되네요. 죽음이 무섭거나 끔찍하지 않게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됩니다.글이 어렵지 않고 진솔해서 참 좋습니다.읽고나면 누구에게라도 고맙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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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얇은 책인데 읽고나면 굉장히 묵직한 울림을 줍니다.올리버 색스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도 모르시는 분이라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죽음을 앞둔 의학자가 경허하게 삶을 돌아보고 고맙다고 말하는 것이 참 깊은 울림이 되네요. 죽음이 무섭거나 끔찍하지 않게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됩니다.글이 어렵지 않고 진솔해서 참 좋습니다.읽고나면 누구에게라도 고맙댜고 말하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y***8 2018.08.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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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 죽음을 앞둔 올리버 색스의 감사함을 담은 에세이
"고맙습니다 - 죽음을 앞둔 올리버 색스의 감사함을 담은 에세이" 내용보기
<고맙습니다>에 실린 올리버 색스의 에세이 4편인' 수은', '나의 생애', '나의 주기율표', '안식일'은 저마다 독특한 존재인 우리 인간을, 그리고 삶이라는 선물에 대한 감사를 노래하는 따뜻한 송가이다. 자서전 <온 더 무브>가 올리버 색스가 추구했던 끝없는 모험과 중단없이 나아가는 삶에 대한 뜨겁고 생생한 회고록이었다면, <고맙습니다>는 생의 마지막 순간 사랑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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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에 실린 올리버 색스의 에세이 4편인' 수은', '나의 생애', '나의 주기율표', '안식일'은 저마다 독특한 존재인 우리 인간을, 그리고 삶이라는 선물에 대한 감사를 노래하는 따뜻한 송가이다. 자서전 <온 더 무브>가 올리버 색스가 추구했던 끝없는 모험과 중단없이 나아가는 삶에 대한 뜨겁고 생생한 회고록이었다면, <고맙습니다>는 생의 마지막 순간 사랑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인사다.

 

올리버 색스는 에세이 '수은'에서 노년을 차츰 암울해지는 시간, 어떻게든 견디면서 그 속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시간으로만 보지 않는다고 말한다. 노년은 여유와 자유의 시간이며, 이전의 억지스러웠던 다급한 마음에서 벗어나, 무엇이든 내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탐구하고 평생 겪은 생각과 감정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시간이기에, 여든 살이 되는 것이 기대된다는 올리브 색스의 글이 깊은 울림을 준다.

 

"여든 살이 된 사람은 긴 인생을 경험했다. 자신의 인생뿐 아니라 남들의 인생도 경험했다. 승리와 비극을, 호황과 불황을, 혁명과 전쟁을, 위대한 성취와 깊은 모호함을 목격했다. 거창한 이론이 생겨났다가 완강하게 버티는 사실들에 못 이겨 거꾸러지는 모습을 보았다. 이제 덧없는 것을 좀 더 의식하게 되며, 아마도 아름다움까지 보다 깊이 의식하게 된다. 여든 살이 되면 이전 나이에서는 가질 수 없었던 장기적인 시각과 자신이 역사를 몸소 살아 냈다는 생생한 감각을 갖게 된다. 나는 이제 한 세기가 어떤 시간인지를 상상할 수 있고 몸으로 느낄 수 있는데, 이것은 마흔이나 예순에는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올리버 색스는 에세이 <나의 생애>에서 차분하고 담담한 어조로 죽음을 앞둔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다. 올리버 색스는 삶을 마치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것처럼, 일종의 풍경처럼 바라보며, 지금 자신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삶에 초연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삶의 모든 부분들이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느낌을 더욱 절실히 받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자기만의 삶을 살고, 자기만의 죽음을 죽는 것이라는 올리버 색스의 글은 삶과 죽음, 존재에 대한 그의 따뜻한 시선을 엿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마지막 생애에 사람들을 향해 고마움과 사랑을 담은 올리브 색스의 글은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를 보여주어 인상적이다.

 

"나는 지난 십 년가량 또래들의 죽음을 점점 더 많이 의식해 왔다. 내 세대가 퇴장하고 있다고 느꼈다. 죽음 하나하나가 내게는 갑작스러운 분리처럼, 내 일부가 뜯겨 나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가 다 사라지면, 우리 같은 사람들은 더는 없을 것이다. 하기야 어떤 사람이라도 그와 같은 사람은 둘이 없는 법이다. 죽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대체될 수 없다. 그들이 남긴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저마다 독특한 개인으로 존재하고, 자기만의 길을 찾고, 자기만의 삶을 살고, 자기만의 죽음을 죽는 것이 우리 모든 일간들에게 주어진-유전적, 신경학적-운명이기 때문이다.

두렵지 않은 척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내가 무엇보다 강하게 느끼는 감정은 고마움이다. 나는 사랑했고, 사랑받았다. 남들에게 많은 것을 받았고, 나도 조금쯤은 돌려주었다. 나는 읽고, 여행하고, 생각하고, 썼다. 세상과의 교제를 즐겼다. 특히 작가들과 독자들과의 특별한 교제를 즐겼다.

무엇보다 나는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지각 있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 살았다.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특권이자 모험이었다."

 

올리브 색스는 에세이 '나의 주기율표'에서 꼬마 때부터 소중한 사람들의 죽음에 대처하기 위해서 비인간적인 것으로 시선을 돌리는 법을 익혔고,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무렵 여섯 살 나이로 기숙 학교에 보내졌을 때는 숫자가 친구가 되어주었다고 말한다. 올리브 색스는 열살에 런던으로 돌아온 뒤에는 원소들과 주기율표가 친구였고, 살면서 스트레스를 겪는 시기에 자신은 늘 생명이 없지만 죽음도 없는 세계인 물리 과학에게로 귀향했다고 이야기한다. 올리버 색스는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자신이 좋아하던 주기율표의 이야기를 건낸다.

 

"비스무트는 83번 원소다. 나는 살아서 83번째 생일을 맞을 것 같지 않다. 그러나 주변에 온통 '83'이 널려 있는 것이 어떤지 희망차게 느껴진다. 어쩐지 격려가 된다. 게다가 나는 금속을 사랑하는 사람들조차 눈길 주지 않고 무시하기 일쑤인 수수한 회색 금속 비스무트를 각별히 좋아한다. 의사로서 잘못된 취급을 받거나 하찮게 여겨지는 환자들에게 마음이 가는 내 성격은 무기물의 세계에까지 진출하여, 마찬가지로 여기에서도 비스무트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 것이다."

 

올리버 색스가 에세이 '안식일'에서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펼쳐 놓는 동시에 죽음을 앞두고 영적인 것이 아니라 훌륭하고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한다는 그의 글에 깊은 존경심이 느껴졌다. 삶 뿐만 아니라 죽음 직전까지 자신이 지닌 결핍을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으로 드러낼 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한 떳떳한 가치를 실현시킨 올리버 색스의 글이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솔직히 나는 연인 빌리와 함께 정통 유대교 친척들을 찾아가는 것에 대해 다소 걱정하고 있었다. 어머니 말이 여태 머릿속에서 울리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빌리도 따뜻하게 환영해 주었다. 정통 유대교 신자들 사이에서도 태도가 얼마나 크게 바뀌었는가 하는 것은 로버트 존이 빌리와 내게 안식일을 여는 첫 식사를 자신의 가족과 함께 하자고 초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날 안식일의 평화, 세상이 멈춘 평화, 시간 밖의 시간이 주는 평화는 꼭 손에 잡힐 듯했다. 주변 모든 것에 평화가 스며 있었다. 나는 어쩐지 노스탤지어에 가까운 애석한 감정에 젖어서 자꾸 '만약에'를 떠올렸다. 만약에 A와 B와 C가 달랐다면 어땠을까? 만약에 나는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어떤 삶을 살았을까?"

 

"2014년 12월 나는 자서전 <온 더 무브>를 마무리해 출판사에 원고를 넘겼다. 그때만 해도 불과 며칠 후 내가 9년 전에 눈에 발생했던 흑색종으로 인한 전이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나는 그 사실을 알기 전에 자서전을 마무리한 것이 기쁘다. 그리고 평생 처음으로 세상을 숨김없이 마주해서 내 내면에 죄책감 어린 비밀을 가둬 두지 않은 채, 나의 성적 취향까지 솔직하게 밝힐 수 있었던 것이 기쁘다.

2월이 되자 암에 대해서도 내가 죽어 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솔직하게 털어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야기를 쓴 글 '나의 생애'가 <뉴욕타임스>에 실리던 날 나는 병원에 있었다. 7월에도 같은 마채에 글을 썼다. '나의 주기율표'는 물리적 우주에 대해서, 또한 내가 사랑하는 원소들에 대해서 이야기한 글이다.

그리고 이제 쇠약해지고, 호흡이 가빠지고, 한때 단단했던 근육이 암에 녹아 버린 지금, 나는 갈수록 초자연적인 것이나 영적인 것이 아니라 훌륭하고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로 생각이 쏠린다. 자신의 내면에서 평화를 느낀다는 게 무엇인가 하는 문제로, 안식일, 휴식의 날, 한 주의 일곱 번째 날, 나아가 한 사람의 인생에서 일곱 번째 날로 자꾸만 생각이 쏠린다. 우리가 자신이 할 일은 다 마쳤다고 느끼면서 떳떳한 마음으로 쉴 수 있는 그날로."

YES마니아 : 로얄 s*****0 2023.01.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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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색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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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중에 가장 얇은 책이다. 하지만 깊이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깊은 울림과 함께 진실된 고백으로 묶여진 네 편의 에세이는 올리버 색스의 노년과 죽음에 대한 생각의 아주 깊은 곳까지 가 닿게 한다. 힘든 내면의, 고통의 골짜기를 건넌 자의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보석같은 사색이 담겨있다. 그로 하여금 여든을 기대하게 하고, 죽음 앞에서도 초연하게 하며,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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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중에 가장 얇은 책이다하지만 깊이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깊은 울림과 함께 진실된 고백으로 묶여진 네 편의 에세이는 올리버 색스의 노년과 죽음에 대한 생각의 아주 깊은 곳까지 가 닿게 한다힘든 내면의고통의 골짜기를 건넌 자의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보석같은 사색이 담겨있다그로 하여금 여든을 기대하게 하고죽음 앞에서도 초연하게 하며무엇보다 죽음 앞에서 가장 강하게 느낀 감정이 고마움일 수 있었던 이유가 거기에 있을 것이다
  
신경정신과 전문의인 올리버 색스는 꼬마 때부터 소중한 사람들의 죽음에 대처하기 위해 비인간적인 것들에 시선을 돌리는 법을 익히면서 원소들과 주기율표를 친구삼게 되었고정통 유대교 가정에서 자랐지만 점차 자신의 성 정체성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부모로 인해 종교의 편협함과 잔인함을 깨닫고 종교를 떠나게 된다신대륙으로 이주한 그는 자살에 가까울 정도로 암페타민에 중독되며 내면의 깊은 고통의 시간을 겪는다그러한 그가 만성질환 병원의 환자들을 만나면서 점차 회복을 이루고 그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는 것을 사명이라고 생각하게 된다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의 베스트셀러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도 그렇게 세상에 나온 책이다
  
깊은 결속력과 사랑을 갈구하는 자는 사랑을 쏟을 존재들을 만나면서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삶의 열정과 자신의 살아있음을 확인하게 되고전에없던 사랑이 샘솟기도 하면서 자신의 비전과 사명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자신의 사명을 확실하게 붙잡은 자의 인생은 아름답다는 것을 올리버 색스를 통해 다시 한번 더 확인하게 되었다
  
종교를 떠난 이후 처음으로 애인 빌리와 정통 유대교 친척들을 만나게 되면서 그들의 따뜻한 환영에 비로소 종교와 화해하는 장면은 아직도 따뜻하게 마음을 적신다
  
그날 안식일의 평화세상이 멈춘 평화시간 밖의 시간이 주는 평화는 꼭 손에 잡힐 듯했다주변 모든 것에 평화가 스며 있었다안식일(p.55)
  
오직 감사함으로 삶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그에게는 사랑과 일이 있었다그 안에서 그는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면서 이토록 아름다운 에세이들을 쓸 수 있었던 것이다노년의 아름다움과 쇠락함을 동시에 누리고 인정할 줄 알았던 그는 암으로 인한 죽음 앞에서도 자신이 할 일을 다 마쳤다고 느끼면서 떳떳한 마음으로 쉴 수 있는 그날을 고대하며 인생을 마감했다누구에게나 노년은 비켜갈 수 없고죽음 또한 피해갈 수 없다그 노년과 죽음 앞에서 나는 어떤 고백과 감정으로 서게 될지 궁금하다하지만나도 올리버 색스와 같이 고백하기를 기대한다

두렵지 않은 척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내가 무엇보다 강하게 느끼는 감정은 고마움이다. 나는 사랑했고, 사랑받았다. 남들에게 많은 것을 받았고, 나도 조금쯤은 돌려주었다. 나는 읽고, 여행하고, 생각하고, 썼다. 세상과의 교제를 즐겼다... 무엇보다 나는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지각 있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 살았다.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특권이자 모험이었다. 「나의 생애」(p.29)


d*****6 2018.04.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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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 페이지 남짓 네 편의 산문에 깃든 여든 생의 마지막 흔적... 올리버 색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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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출근을 할 때 그리고 퇴근을 할 때 엄마를 모신다. 해가 바뀌어서 엄마는 일흔일곱 살이 되었다. 어느 날 옆 자리에 앉은 엄마에게 지금이 아니라 몇 년 후를 대비하면 좋겠다는 요지의 말씀을 드렸다. 할 수 있는 일이 지금보다 더 줄어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때는 또 그때대로 그때에만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고, 바로 그때를 위해 지금 무언가를 하시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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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종 출근을 할 때 그리고 퇴근을 할 때 엄마를 모신다. 해가 바뀌어서 엄마는 일흔일곱 살이 되었다. 어느 날 옆 자리에 앉은 엄마에게 지금이 아니라 몇 년 후를 대비하면 좋겠다는 요지의 말씀을 드렸다. 할 수 있는 일이 지금보다 더 줄어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때는 또 그때대로 그때에만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고, 바로 그때를 위해 지금 무언가를 하시면 좋겠다고 했다. 엄마는 그저 의아한 표정으로 옆자리의 나를 잠깐 바라봤고, 나는 애써 모른 척 하였다.


  “... 여든 살이 된 사람은 긴 인생을 경험했다. 자신의 인생뿐 아니라 남들의 인생도 경험했다. 승리와 비극을, 호황과 불황을, 혁명과 전쟁을, 위대한 성취와 깊은 모호함을 목격했다. 거창한 이론이 생겨났다가 완강하게 버티는 사실들에 못 이겨 거꾸러지는 모습을 보았다. 이제 덧없는 것을 좀더 깊이 의식하게 되며, 아마도 아름다움까지 보다 깊이 의식하게 된다. 여든 살이 되면 이전 나이에서는 가질 수 없었던 장기적인 시각과 자신이 역사를 몸소 살아냈다는 생생한 감각을 갖게 된다. 나는 이제 한 세기가 어떤 시간인지를 상상할 수 있고 몸으로 느낄 수 있는데, 이것은 마흔이나 예순에는 할 수 없었던 일이다...” (p.20, <수은> 중)


  책에는 <수은>, <나의 생애>, <나의 주기율표> <안식일>이라는 네 편의 산문이 실려 있다. 길지 않은 글들이라서 책을 만든 이들이 쓴 들어가며, 라는 장을 모두 합하여도 육십 페이지 남짓이다. <수은>은 2013년 7월, 올리버 색스가 여든 살 생일을 며칠 앞두고 쓴 글이다. 여든 살이라는 나이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여든 살이라는 나이에 대해 어떤 기대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나는 지난 십 년가량 또래들의 죽음을 점점 더 많이 의식해 왔다. 내 세대가 퇴장하고 있다고 느꼈다. 죽음 하나하나가 내게는 갑작스러운 분리처럼, 내 일부가 뜯겨 나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가 다 사라지면, 우리 같은 사람들은 더 없을 것이다. 하기야 어떤 사람이라도 그와 같은 사람은 둘이 없는 법이다. 죽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로 대체될 수 없다. 그들이 남긴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저마다 독특한 개인으로 존재하고, 자기만의 길을 찾고, 자기만의 삶을 살고, 자기만의 죽음을 죽는 것이 우리 모든 인간들에게 주어진 - 유전적, 신경학적 - 운명이기 때문이다.
  두렵지 않은 척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내가 무엇보다 강하게 느끼는 감정은 고마움이다. 나는 사랑했고, 사랑받았다. 남들에게 많은 것을 받았고, 나도 조금쯤은 돌려주었다. 나는 읽고, 여행하고, 생각하고, 썼다. 세상과의 교제를 즐겼다. 특히 작가들과 독자들과의 특별한 교제를 즐겼다.
  무엇보다 나는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지각 있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 살았다.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특권이자 모험이었다.“ (p.29, <나의 생애> 중)


  2015년 초, 올리버 색스는 안구 흑색종이라는 자신의 병이 간으로 전이됐다는 사실, 살 수 있는 날이 6개월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온 더 무브》라는 제목의 자서전 원고를 마무리한 다음이었다. 그는 <나의 생애>라는 글을 썼고, 삶의 연장을 위한 치료를 결정하고 수술실로 들어가면서, 이 글을 뉴욕타임스에 보내달라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글 받고 이틀 뒤에 지면에 실었고,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으며, 올리버 색스는 다행스럽게도 회복되었다.


  “비스무트는 83번 원소다. 나는 살아서 83번째 생일을 맞을 것 같지 않다. 그러나 주변에 온통 ‘83’이 널려 있는 것이 어쩐지 희망차게 느껴진다. 어쩐지 격려가 된다. 게다가 나는 금속을 사랑하는 사람들조차 눈길 주지 않고 무시하기 일쑤인 수수한 회색 금속 비스무트를 각별히 좋아한다. 의사로서 잘못된 취급을 받거나 하찮게 여겨지는 환자들에게 마음이 가는 내 성격은 무기물의 세계에까지 진출하여, 마찬가지로 여기에서도 비스무트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 것이다.
  내가 (84번째) 폴로늄 생일을 맞지 못할 것은 거의 확실하다. 강하고 살인적인 방사성을 띤 폴로늄을 주변에 놓아두고 싶은 마음도 없다. 하지만 한편으로 내 책상, 즉 나의 주기율표 반대쪽 끄트머리에는 아름답게 절삭된 (4번 원소) 베릴륨 조각이 놓여 있어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곧 끝날 내 인생이 얼마나 오래전에 시작된 것이었는지를.“ (pp.49~40, <나의 주기율표> 중)


  수술을 받고 삼 개월 정도, 2015년 5월과 6월 그리고 7월초, 올리버 색스의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나의 주기율표>는 그 시기에 씌어졌다. 원자번호 50번은 주석, 원소기호는 Sn 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주석으로 만들어진 잔을 하나 살 작정을 했다. 십년도 더 된 유리잔에 맥주와 소주를 적당히 타서 마시고는 했는데, 잔을 바꿔줄 때가 되었다, 그 주석 잔을 이용할 때마다 올리버 색스를 떠올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리고 이제 쇠약해지고, 호흡이 가빠지고, 한때 단단했던 근육이 암에 녹아 버린 지금, 나는 갈수록 초자연적인 것이 영적인 것이 아니라 훌륭하고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로 생각이 쏠린다. 자신의 내면에서 평화를 느낀다는 게 무엇인가 하는 문제로. 안식일, 휴식의 날, 한 주의 일곱 번째 날, 나아가 한 사람의 인생에서 일곱 번째 날로 자꾸만 생각이 쏠린다. 우리가 자신이 한 일을 다 마쳤다고 느끼면서 떳떳한 마음으로 쉴 수 있는 그날로.” (p.56, <안식일> 중)


  2015년 8월이 되면서 올리버 색스의 건강이 나빠졌다. 발병과 치료 그리고 재발, 여든 살이 넘은 나이, 모든 것이 그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그는 다시 회복되는 일이 쉽지 않다고 여겼을 수도 있다. 그래도 그는 무언가를 쓰는 일을 멈추지 않았고, 이 시기에 쓴 글이 바로 책에 실린 <안식일>이다. 그리고 그는 이 글이 발표되고 이주일이 지난 2015년 8월 30일에 숨을 거두었다.

 


올리버 색스 Oliver Sacks / 김명남 역 / 고맙습니다 (Gratitude) / 알마 / 62쪽 / 2016 (2015)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18.01.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