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마 출판사를 좋아합니다. 거기서 출간 된 올리버 색스의 책들도 좋아합니다. 올리버 색스의 마지막 책이라기에 예약판매 때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받았는데요. 많이 당황했습니다. 우선 정가 26,000원이 어떻게 계산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손바닥 만한 작은 크기(127*178mm)의 판형에 놀랐는데 구성을 보고는 울고 싶어졌습니다.
굳이 탓을 하자면 너무 성급하게 주문을 해버린 저한테 있는 거겠지요. 아무리 예약판매라고는 하지만 책에 대한 정보가 나와있었는데 꼼꼼하게 짚어볼 걸 그랬습니다. 맨 앞에 이 책을 출간 한 두 사람(올리버 색스와 가장 가까운)의 인사말이 있고 짧은 에세이가 네 편 들어있습니다. '수은'이 세장 반이고 '나의 생애'가 세 장입니다. 원래 이렇게 구성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받아본 책은 이 두 편이 두 번 나옵니다.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요? 그 뒤로 '나의 주기율표'가 4장, '안식일'이 6장 반입니다. 그 다음에 옮긴이의 말, 올리버 색스를 오마주했다는 그림이 다섯 장, 그리고 그 다음이 번역되기 전의 영문입니다. 말하자면 본문이 이 작은 판형으로도 20장이 채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성급했던 저는 일반판이 있는지도 모른 채 특별판을 주문했습니다. 일반판은 정가 6,5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다행히 올리버 색스의 에세이는 두고 두고 읽어 볼 만큼 내용이 좋습니다. 이 좋은 내용에다가 출판사는 왜 이렇게 두꺼운 가격의 덧칠을 해버린 걸까요? 예약판매로 책을 산 사람 중에 저혼자 이렇게 당황해 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앞으로는 아무리 커다란 호감을 갖고 있던 출판사나 저자의 책이라 하더라도 좀더 꼼꼼하게 살펴본 후 사게 될 것 같습니다. 예약판매에도 선뜻 줄을 서지 못할 거 같고요. 다른 분들의 좋은 리뷰가 있으면 그걸로 위안을 삼아볼까 싶습니다.
|
|
한
사람이 자신의 생애를 이렇게 마무리하는 것은 얼마나 멋진가? 올리버 색스의 마지막 인사, 『고맙습니다』를 읽으며 든 생각이다. 네
묶음의 글을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리고,
적지 않은 시간은 그의 글들을 다시 뒤적였다. 죽음을 앞두고 흔히 있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감정의 과잉도 없고, 자신은 ‘격정적인 사람’이라고 했지만, 그 어떤 격정도 느낄 수가 없었다. 차분함만 있다.
암의
재발을 통보받기 전 이미 생애를 정리하는 자서전(『온 더 무브』)은 완성해 놓은 상황에서 다시 생애를 되돌아본 얘기를 할 필요가 없었으리라.
그래서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친구들에게 전하듯 죽음을 앞둔 마음을 얘기하고 있다. 그 마음은 제목대로 고마움이기도 하고, 조금의 아쉬움이기도 하고, 또한 당연히 두려움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그런 감정이 분출되지 않고, 조용하게 읊을 뿐이다(분량에 비해 엄청난 가격의 한 요소가 된 뒷부분의 영어 원본을 읽으면 더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 원래 그의 글들이 그랬었는지 모르지만, 여기의 글들은 수사가 많지 않다. 담담함이 느껴질 뿐이다.).
색스의 글을 읽으며, 삶을 정리하는 자세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답은 없다. 색스는 누구의 방법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삶을 마무리했다. 내게 만약 1년 정도의 시간만이 주어진다고 했을 때, 그것도 보장할 수 없다고 했을 때, 과연 어떤 방법으로 삶을 마무리할까? 두렵고, 막막하다. 색스는 어떻게 이렇게 담담할 수 있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