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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는 않지만 내 곁에도 누가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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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우리가 모르는 많은 것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흔히 일상에서 생활하며 듣고, 보고, 마주치는 것, 다시 말해 그저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우리가 느끼지 못하지만 우리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있고, 더불어 살아가지만 전혀 감지할 수 없는 것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외계인이 그렇고, 투명인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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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우리가 모르는 많은 것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흔히 일상에서 생활하며 듣고, 보고, 마주치는 것, 다시 말해 그저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우리가 느끼지 못하지만 우리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있고, 더불어 살아가지만 전혀 감지할 수 없는 것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외계인이 그렇고, 투명인간이 그렇고, 또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초능력자가 그렇다. 그리고 누구나가 한번쯤은 그런 사람이 되기를 꿈꾸어봤을 것이다.

 

나 역시 투명인간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다. 어렸을 때 이야기이지만, 집에 가려면 커다란 개를 키우는 집 앞을 지나야 했다. 언젠가 그 개한테 한번 물리고 나서는, 그 집 앞을 지나지를 못했다. 학교에서 돌아와 그 집 근처에 다다르면 개가 묶여 있는지 살펴보았고, 아님 어른이 지나갈 때까지 길에서 서성거리기 일쑤였다. 모처럼 용기를 내어 살금살금 걸어가볼라치면 어떻게 알았는지 용케도 알고 짖으며 쫓아왔다. 몇 번을 그렇게 당하고나니 아예 누군가 지나가지를 않으면 가질 않거나, 아니면 반대쪽으로 가려고 먼 길을 빙 돌아서 집에 가곤 했다. 그때 생각했던 것이 마법의 옷이 있어서, 그 옷을 입으면 투명인간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공상에 빠지곤 했다. 그러면 개에게 물릴 염려도 없었고, 개를 골려 줄 수도 있을 것만 같아서였다.

 

이처럼 우리의 상상 속에서나 있을법한 투명인간이 우리 곁에 나타났다. 작가 최우근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투명인간은 우리 곁에서 우리와 똑같이 생활하고 있지만,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할 뿐이다. 투명인간이기에 당연히 우리가 본적이 없고, 본적이 없기 때문에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애초부터 투명인간이 아니었기에, 그들의 존재를 눈치 챈 사람들이 있다. 가족들이 그렇고, 주변사람들이 그렇고, 또 빅부라더가 존재하는 세상에서는 투명인간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눈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보이는 것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사회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인 투명인간들, 그렇다면 그들은 소수자 일 수밖에 없다. 보통의 불투명한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부러움의 대상일 수도 있지만, 감시아래 살아가야만 한다면,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의외로 없다. 그래서인지 작가가 그려내는 투명인간의 이야기는 우리 주위에, 아니 내 곁에도 투명인간이 존재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또한 우리가 보지 못하기에 알지 못하지만 소수자로써, 아니 어쩜 루저로써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눈앞에 보일 듯 한다. 가족으로부터 잊혀지고, 그들을 알아보는 사람들에게 이용을 당하면서 불투명인간으로 다시 돌아오려 하지만, 그 방법은 누군가를 죽이거나, 자신이 죽는 수 밖에 없다.

 

그런가 하면 작가가 그려내는 투명인간들 사회에도 권력과 계급이 존재한다. 각자 지정된 향수를 뿌리고 다님으로써 자신의 존재와 위치를 나타내어야 했다. 그리고 스마트폰은 비록 그들이 보이지 않는다 할지라도 언제,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만든다. 어쩌면 작가는 이러한 문명의 이기가 우리를 얼마나 옭매는지, 또는 우리가 얼마나 다른 사람들에게 무관심한지, 그것도 아니라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서라면 이름없는 타인 한 명쯤은 어떻게 되어도 괜찮다는 권력의 속성을 보여주려 했는지도 모른다. 우리들 역시 눈에 보이는 많은 사람들을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투명인간 취급하고 있음을 경고하려 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작가는 우리 곁에 있을지도 모르는 투명인간들을 배려해 주자고 한다. 그들이 오가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아파트 계단에 밀가루를 뿌리지 말고, 혹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에서 향수 냄새가 난다면 간단하게나마 목례를 하자고 한다. 그리고 교통사고가 났다면 투명인간이 그 차에 타고 있었을지 모르니 잘 살펴보자고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우리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이니까 말이다.

 

우연치 않게 읽은 소설이다. 처음 제목만 보고서는 외국소설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막상 책을 꺼내 들고 보니 작가도 생소하다. 하긴 소설가들을, 소설이라는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소설을 읽을 때면 항상 부딪히는 문제이지만 말이다. 책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의외로 쉽게 읽혔다. 그리고 많은 생각들을 떠오르게 만들었고, 또 생각하게 만들었다. 가끔씩은 소설도 읽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k*****1 2015.06.01. 신고 공감 13 댓글 12
리뷰 총점 종이책 주간우수작
안녕, 다비도프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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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이책은> 북극곰 네이버 카페 당첨 도서.   <저자는>  저자 : 최우근 ---발췌하다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철학과 재학 중 문과대 연극반 활동을 하며 문학과 인연을 맸었다. 졸업 후 MBC에서 <경찰청 사람들>을 시작으로, 다큐멘터리 <성공시대> <록 달리다> <복서> <파랑새는 있다> <형사수첩>, 드라마 <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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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이책은>

북극곰 네이버 카페 당첨 도서.

 

<저자는>

 저자 : 최우근 ---발췌하다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철학과 재학 중 문과대 연극반 활동을 하며 문학과 인연을 맸었다. 졸업 후 MBC에서 <경찰청 사람들>을 시작으로, 다큐멘터리 <성공시대> <록 달리다> <복서> <파랑새는 있다> <형사수첩>, 드라마 <강력반> 등을 집필하며 20여 년 동안 방송작가로 활동했다. 2007년 첫 희곡 <이웃집 발명가>를 발표하였으며 2008년부터 연극으로 공연되어 관객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다. 2013년에는 네 편의 작품을 담은 희곡집 『이웃집 발명가』 를 출간하여 그 해 ‘올해의 청소년도서’와 ‘2014 부산국제영화제 북투필름 도서’로 선정되었다. 2014년 11월부터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기획한 7인의 작가전에 초대되어 장편소설 『안녕, 다비도프氏』 를 연재하였으며, 신선한 유머와 기발한 이야기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책읽은 소감>

'안녕'이라는 단어는 만남의 인사에서도 쓰이고 헤어지며 쓰이기도 한다. 그냥 '여이, 반가워' 정도의 느낌으로 '안녕' 하기도 한다. 제목인 안녕, 다비도프씨는 그런 의미에서 불리는 형태다. 불투명인간의 삶에서 결코 원하지 않았는데 투명인간이 되어야했던 다비도프씨의 이야기다. 단순히 투명인간이라면 나쁜 사람을 곤란하게 하거나 혼내줄 때 라는 단순함만을 떠올리기 쉽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필요시만 잠시 투명인간이 되는거라 생각하니까. 큰 오산이라는 건 읽어가면서 깨닫기 시작했다.

 

매사 소심하고 버스에서 뒷자리에 거의 앉으며 그야말로 별 존재감없는 사람. 자신이 존재감없는 거에 대해 개의치 않는 사람. 그런 그에게도 여친이 있었나니 수이. 원래는 수희인데 안나수이 향수를 뿌리고 다니는 그 향수가 가장 잘 어울리는 여자라 생각되기에 수이라 불렀다. 그런 그가 어느날 연극 도중에 갑자기 투명인간이 되어 버리는 불상사이자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증발하듯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으니 자신의 배역은 대타가 하게 되고...수이가 영영 떠났고, 별의별 방법을 다 동원해 불투명 아들로 돌아오게 하려던 부모님마저 귀촌을 했다. 자신의 삶은 자신이 책임질 나이가 되었다면서.

 

누구 눈에도 보이지 않으니 물건을 슬쩍 해도 괜찮을 것 같고, 맘에 안드는 사람은 한 대 패줘도 될 것 같고, 자신의 투명성을 이용해 뭐든 할 수 있을거라 불투명인간인 친구나 후배 등은 위안 아닌 부러움을 슬며시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워낙 소심해서 그렇지 강직하고 정직한 그는 나쁜 일에는 마음이 끌리지 않았다. 부모님 집에서 기거하니 일자리를 찾아 밥벌이를 하지만, 보이지 않는 자신을 채용해주는 곳은 거의 없다. 사설탐정도 아니고 미행이나 하는 등 심부름 센타 직원 비슷이 일자리를 얻으며 나름 만족하려 한다. 투명인간이지만 사회의 일원임이 기껍다.

 

투명인간이라서 미행 등이 용이하나 이게 또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는게 있네. 일단 냄새가 나면 상대가 눈치채기에 땀내가 나지 않도록, 화장품이나 샴푸 등도 무향을 사용해야고, 기침이나 숨소리도 내지 않아야고...햐아! 고문이 따로 없다. 나도 이렇게까지 생각해 본 적이 없기에 투명인간의 삶이 전적으로 자신이 원하지도 않았는데 일방적 운명에 의해 순응해야는 상황이 매우 안타까웠다. 먹는 것도 향이 강한 걸 먹어선 안되고 불투명인간들과 부딪치지 않도록 늘 자신이 먼저 조심해야니 어딜 다니기도 어렵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없는듯 있었는데 앞집 여자가 안은 고양이가 원초적 본능으로 찾아낸다.

 

불투명인간들이 사는 세상에서 투명인간이 살아가기란, 살아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급여도 제대로 못받아도 증명할 방법이 깜깜이요...그러던 중에 익스트림 옴므 씨가 여러 번 보낸 편지를 개봉하기에 이른다. 이름하여 초대장. 필요조건은 다비도프 쿨 워터맨 향수를 필히 뿌리고 올 것. 그곳엔 갖가지 향수를 뿌린 투명인간들이 모여 있었고 자신은 신입회원 다비도프 쿨 워터맨 씨로 소개된다. 그곳의 규칙이 저마다의 향수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다 보니 같은 향수는 없다. 원래 향수를 미사용하지만 그렇게나 많은 향수 이름이 있었던가...병은 알리랬고 과부사정은 과부가 안다던가. 투명인간의 고뇌이자 애환을 모조리 토로할 수 있는 모임에서 다비도프씨는 그나마 위안을 찾는데...

 

이 사회를 살아가자면 좀 무신경해야 그나마 살 수 있으려나. 스마트폰의 등장은 많은 분야에서 놀라운 가능성이나 편리함을 주고 있으나 눈을 마주치지 않다보니 투명인간 아닌 투명인간들이 되어가고 있다. 타인간의 소통을 어쩔 수 없이 해야는 상황들이 있어야 말도 하고, 손짓이든 발짓이든 할텐데, 터치만 하면 다 검색이 되는 구조라니. 기계하고 친해지다 보니 사람과는 소통조차 버거워하는 현대 사람들. 그나마 나이가 내려갈수록 기계적 인간들이 되어간다는 우려가 크다. 모름지기 감정이 있는 동물인 사람이라면 말을 하고, 말을 통해 감정을 가늠해보고 소통이 되어야한다. 현대인들은 저마다의 틀에 갖히기를 원하기에 스마트폰과 친구하며 가족이라 여기며 사는건 아닌가. 이 책은 그런면에서 투명인간의 삶을 들여다보며 불투명인간들이 사람들속에서 잘 지내야함을 꼬집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k******5 2015.05.03. 신고 공감 10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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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다비도프氏』이 남자의 투명인간으로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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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아무도 모르게 모습을 감추고 내가 하고 싶은거 마음대로 살아간다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 누구 눈치볼 필요도 없이 그렇게 살아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적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투명인간이 되고 싶은 기간은 아주 짧았고, 영원히 투명인간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러니까 아주 잠깐의 즐거운 상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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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명인간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아무도 모르게 모습을 감추고 내가 하고 싶은거 마음대로 살아간다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 누구 눈치볼 필요도 없이 그렇게 살아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적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투명인간이 되고 싶은 기간은 아주 짧았고, 영원히 투명인간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러니까 아주 잠깐의 즐거운 상상이었다. 투명인간이라고 한다면 영화속에서나, 문학 작품속에서나 나타나는 것일테다. 투명인간이라는 건 인간의 상상력의 산물이므로.

 

  어느날 갑자기 투명인간이 되어버린 남자가 있었다. 그것도 고대하던 연극 무대에서 첫 주연을 맡았던 때였다. 공연을 막 하려는 찰나 투명인간이 되어 버렸다. 왜, 갑자기, 무슨 이유로 투명인간이 되어버린 것일까. 그토록 염원했던 연극무대에서의 주연인데. 안타깝게도 연극은 조연이었던 이가 이끌어가고 있었고, 그는 투명인간이 되어 사귀던 여자친구 수이와도 멀어지게 되었다. 누가 형체도 없는 자기랑 오래도록 만날까. 같이 살고 있던 부모님마저도 투명인간이 되어버린 그를 견디지 못해 시골로 내려가버렸다. 아파트에서 혼자 지내며 그는 투명인간만이 할수 있는 일자리를 찾았다. 바로 누군가의 뒤를 쫓는 일, 예를들면 불륜을 저지른 사람을 뒤쫓는 일이었다. 

 

  그리고 앞집 여자 안나라는 여자와 만났다. 토토라는 고양이를 키우는 안나는 그가 문을 열고 나갈때마다 나오고 그가 엘리베이터를 피해 계단을 이용하면 계단 중간을 지키고 서 있기도 했었다. 그가 무슨 말이라도 할라치면 그가 대꾸할 겨를도 없이 자신의 말을 하는 여자, 투명인간인 그도 도저히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여자였다. 

 

  어느 날 그에게 초대장이 도착했다. 투명인간들의 모임으로의 초대였다. 그들에게 다비도프 쿨워터맨으로 불려졌다. 모임에 나올때는 다비도프 쿨워터맨이라는 향수를 뿌리고 올 것. 투명인간인 그들에게 정해진 향수를 뿌리는 일은 그의 고유한 존재를 알리는 표시였다. 모두 각자의 향수를 뿌리고 향수의 이름으로 불리워지고, 모임 장소에 온갖 향기들을 내뿜고 있었다. 그는 투명인간들에게 다비도프라 불려졌다. 

 

 

 

  책 속의 이름들은 모두 향수 이름을 갖고 있었다. 갑자기 투명인간이 되어버린 그의 헤어진 여자친구 이름은 수이였다. 안나수이의 향수를 뿌려 수희라는 이름 대신에 수이라고 불렀다. 그의 앞집 여자는 또 어떻고. 안나수이의 안나라는 이름을 따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의 곁에서 있는 한 남자 또한 샤넬 NO.5를 뿌리고 다녀 샤넬 NO.5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졌다.

 

  투명인간인 주인공은 불투명인간으로의 회귀를 위해 은행에서 돈을 슬쩍 해온다던가 하는 행동도 하지 않았다. 투명인간이 되면 아무런 제약없이 돌아다니고 여러가지로 편할 것 같았지만 투명인간들에게도 애환이 있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주변에 투명인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불안해하는 것.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까지도 볼수 있겠다는 불안감으로 인한 것이었다. 안나도 그런 말을 했다. 동등하다는 것은 상대방이 어디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볼 수 없는데 상대방은 나를 볼 수 있다. 어쩌면 내가 숨기고 싶은 치부까지 볼수 있겠다는 불안감이 컸을수도 있겠다.

 

  즐거운 상상을 해볼까. 내가 투명인간이 된다면, 그래서 향수를 써야 한다면 내가 쓸 향수는 내가 고르고 싶은데. 만약 투명인간의 모임에서 다른이가 사용하지 않는 향수를 마음대로 지정해주면 싫을텐데. 나도 샤넬 NO.5처럼 내 마음대로 롤리타 렘피카 포비든 플라워 오드 퍼퓸을 뿌리고 다닐테다. 나란 존재를 다른 이가 지정해 주는 향수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향수를 뿌리고 다니고 싶으므로. 그러다가는 투명인간들의 모임에서 강퇴 당할지도. 제 마음대로 하고 다닌다고. 자신의 존재를 부인하고 싶은 거냐는 질문세례를 당할지도 모르겠다. 모처럼 유쾌한 기분을 느낄수 있는 책이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5.04.29. 신고 공감 10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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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로 산다는 것 [안녕,다비도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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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어쩌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게 자주 벌어지는 곳인지도 모른다." (33p) 맞다. 세상은 그렇다. 상상 이상의 현실을 본다. 설마, 했던 일이 진짜 일어나고 있다. 처음엔 무섭고 기가찼다. 점점 놀라움도 무서움도 두려움도 무뎌진다. 요샛말로 '시크'해졌달까.     이건 생각지 못했던 거다. 투명인간이 되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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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어쩌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게 자주 벌어지는 곳인지도 모른다." (33p)

맞다. 세상은 그렇다. 상상 이상의 현실을 본다. 설마, 했던 일이 진짜 일어나고 있다. 처음엔 무섭고 기가찼다. 점점 놀라움도 무서움도 두려움도 무뎌진다. 요샛말로 '시크'해졌달까.

 

 

이건 생각지 못했던 거다. 투명인간이 되면 어떨까란 상상은 해봤지만 투명인간이 비주류로 뭉칠 수 있을만큼의 인원이 투명인간으로 존재한다? 아, 그럴 수 있겠구나,란 생각. 왜 그 생각을 못했지?

 

 

흔히 말하는 '사회적 약자' 속에 분류할 수 있는 존재들. 투명인간들이 한 두명이 아닌 몇 백명이라면? 그들만의 조직을 만들고 규약대로 움직이는 조직. 투명인간이 되는 순간 그 사람의 정보가 투명인간들의 조직으로 흘러가 조직내로 편입되는 구조. 약자들이 뭉쳐야 주류에게 대항은 못해도 짓밟히는 것은 방지할 수 있을테니까. 투명인간들의 존재는 공식적으로는 없다. 이들의 존재가 언론을 통해 공식화되고 대중들에게 알려지면 이를 불편해할 불투명인간들과 내 옆에 혹시 투명인간이 있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으로 사회가 불안정해질테니까.

 

 

투명인간이 되면 재밌겠다, 정도의 상상만 했다. 투명인간이 되면 불편하겠구나, 란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생활인으로서의 투명인간을 상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친구 중 투명인간이 있다고 하자. 그 친구는 내가 뭐하고 있는지 알고 있겠지만 나는 그 친구가 뭘하고 있는지 모른다. 대화는 하고 있지만 화장실에 간 나를 따라 화장실에 왔는지, 투명인간 친구가 잠시 다녀오겠다고 자리 비운 사이 다른 친구들과 투명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혹시 투명인간 친구가 자리를 비우지 않았을지도 모르고. '"어디있는거야? 어딜 보고 있는거야?"(53p)'라고 외치며 불안해하겠지. 투명인간 친구를 만나면 불편해서 점점 그 친구를 피하게 될 것이다. 우린 동등하지 못하니까. 앞집 여자 안나의 말처럼 "내가 어디 있는지 그쪽이 알고 있는 것처럼, 그쪽이 어디 있는지 내가 아는 거, 그게 바로 동등" (92p)한 것이니까. '다비도프씨' 원인 불명으로 투명인간이 되었다. 동등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만남. 어느날부터 친구들이 서서히 만나주지 않았다. 여자친구는 이별을 통보했고 심지어 부모님까지 떠났다. 그는 "형체를 읽었고, 그와 함께  내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내가 속해있다고 생각했던 모든 대상을 잃었다." (41p)

 

 

거기다 언제부턴가 다비도프는 자신이 불투명한 인간이었다는 사실조차 망각하기 시작했다. 다시 불투명한 인간으로 돌아갈 방법을 전혀 강구하지 않는다. 더 숨고 싶다. 사라져버리고 싶다. 남들이 집요하게 자기를 물고 늘어지며 시끄러운 세상으로 끌고 가는 게 싫다.

 

 

그는 다비도프 쿨워터맨. 향수 이름이다. 투명인간들은 자신의 존재를 향을 뿌려 존재를 보여준다. 향수의 이름이 곧 투명인간의 이름이다. 투명인간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 다비도프가 샤넬넘버5를 만나면서 투명인간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불투명인간의 시선과 판단을 기준으로 자신을 조절해왔다면 샤넬넘버5를 만나면서 자신이 굳이 그럴 필요없다는 것을 생각하기 시작한다. 향수를 더 진하게 뿌리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다.

 

 

소설이 톡톡 튀면서 재미와 반전을 고루 갖추고 있다. 큰 반전은 아니지만 운전 중에 커브를 마구 돌때 몸이 이쪽 저쪽으로 기우는 것처럼, 책 읽을 때 분위기 전환을 시켜주는 요소들이 곳곳에 있어 지루하지 않다. 소소한 유머들도 책을 계속 읽어나가고 싶게 만든다.

 

 

불투명한 인간 세상의 한 모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투명인간들의 세상에 대해 생각하게 되다니. 소설이란 이렇게 새로운 세상을 안내한다. 나의 상상력은 증폭된다.

 

 

 

YES마니아 : 로얄 g********s 2015.05.11. 신고 공감 8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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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안녕 다비도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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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엘리자베스아덴 그린티였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존재감이 떨어져서 데즐링 실버, 버버리 위크엔드를 거쳐 여름엔 아쿠아디 지오와 기분이 꿀꿀할 땐 베르사체 크리스탈이 된다. 좀 변덕스럽지만 한가지로 만족할 수 없다. (다비도프 쿨워터맨과 제목의 색이 잘 어울린다. 일부러 그렇게 했나 싶기도 하고)   언제 어떻게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투명인간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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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엘리자베스아덴 그린티였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존재감이 떨어져서 데즐링 실버, 버버리 위크엔드를 거쳐 여름엔 아쿠아디 지오와 기분이 꿀꿀할 땐 베르사체 크리스탈이 된다. 좀 변덕스럽지만 한가지로 만족할 수 없다. (다비도프 쿨워터맨과 제목의 색이 잘 어울린다. 일부러 그렇게 했나 싶기도 하고)

 

언제 어떻게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투명인간이 되어있었다.

화자의 말대로 언제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투명인간이 된 남자가 있다. 7년간 고생하여 주연을 맡은 연극무대 시작 바로 전에 투명인간이 되어 목소리만 존재하는 남자. 결국 그는 무대를 내려온다. 안나수이를 뿌리던 수이도 그의 영원한 응원군인 부모님도 떠나고 친구들은 그를 불편해한다. 거울 속엔 자신의 얼굴이 아닌 벽에 걸린 '절규'만 보이고..

 

언제 불투명인간이 될지 몰라 나쁜일은 못하겠고, 투명인간이 되고 보니 생각보다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되어있는데 그에게 다가오는 사람은 많다. 불륜 현장 잡는 흥신소 박사장, 투명인간을 그리려는 조화백, 그의 움직임에 불안해하는 고양이 토토를 기르는 앞집 안나 (그녀 역시 안나수이를 쓴다) 어떤 사건이든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최형사 그리고 동네 똥개.

 

한달에 한 번꼴로 우편함에 엽서가 오는데, 아무런 연관성이 없기에 무시한다. (보내는 사람: 불가리 익스트림 옴므/ 받는 사람: 다비도프 쿨워터맨, 무슨 향수 회사도 아니고..) 그런데 흥신소 일로 알게된 샤넬에게 그 모임에 대해 알게 되고, 다비도프를 뿌리고 투명인간의 모임에 나간다.

대장격인 익스트림 옴므는 자신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향기로 자신을 마음껏 드러내보라고 한다. 내가 누구인지 세상에 외쳐보라구? 소심한 그는 어떻게 할까.. 인간의 역사와 더불어 시작된 투명인간의 역사. 하지만 투명인간이 연류된 사건은 결코 언론에 노출되지 않는다. 알고도 쉬쉬.

 

그는 익스트림 옴므의 말보단 샤넬 넘버5의 말이 더 솔깃하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설 자리를 잃은 사람들, 산으로 올라가 아웃도어 웨어족이 되거나 보여지지 않으려 애쓰다 투명인간이 된 사람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버스의 제일 뒤 구석자리 선호하고 그리고 아주 조용하다는 것. 자신도 그들과 같아서 투명인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샤넬을 쫓다 알게 된 김씨가 투명인간이 되는데 갑자기 정체가 드러난다.

 

김씨의 일과 조화백의 고백을 듣고 투명인간이 불투명인간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 그런데 과연 그는 할 수 있을까? 게스 맨나이트를 거부한 샤넬의 선택과 아무도 안 보이는 그를 볼 수 있다는 안나. 그는 어쩌면 사라진게 아닐지도 모른다. 잔향이 남은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무서워진다.. 설마..

s******a 2015.06.09. 신고 공감 5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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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다비도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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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특별한 초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초능력 가운데 단골메뉴 가운데 하나가 투명인간이 되는 것이다. 그만큼 투명인간이 되면, 불투명한 우리들이 하지 못하는 많은 일들을 하게 될 것이라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투명인간이 됨으로 엄청난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사람의 이야기가 여기 있다. 주인공은 연극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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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특별한 초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초능력 가운데 단골메뉴 가운데 하나가 투명인간이 되는 것이다. 그만큼 투명인간이 되면, 불투명한 우리들이 하지 못하는 많은 일들을 하게 될 것이라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투명인간이 됨으로 엄청난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사람의 이야기가 여기 있다. 주인공은 연극배우다. 단역으로 시작하여,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주연배우로서 무대에 오르게 된다. 주인공의 인생 가운데 가장 행복한 시간, 하지만, 그 행복한 시간이 가장 끔찍한 순간이 되어버린다. 무대에서 주인공은 투명인간이 되어 버린 것이다. 배우로서의 시각적으로 관중에게 다가가야 하는데, 투명 그 자체가 되어 버렸다.

 

이때부터 주인공의 인생은 꼬이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연인이 곁을 떠나게 되고, 부모님 역시 그의 곁을 떠나 시골로 내려간다. 심지어 동네에서 잘 따르던 개조차 주인공을 못 잡아먹어 안달이 난 듯 뒤쫓곤 한다. 몸이 보이질 못하니 정상적인 직업을 얻을 수도 없다. 그럼, 투명한 이 능력을 이용해서 뭔가 자신의 유익을 꾀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든다면 은행을 턴다든지 말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왜?

 

“무슨 이유에선지 나는, 내가 그런 일을 하는 순간 정말로 투명인간이 되어버리는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나는 이미 투명인간이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투명인간이 아닌 걸로 그렇게 믿고 싶었던 거다.”(50쪽)

 

투명인간으로서의 능력을 바람직하지 못한 일에 사용하는 순간, 이제 영원히 투명인간으로서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 생각 안에 투명인간이 된 주인공이 자신의 현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는 마음, 황당하고 당황스러움, 대략 난감한 심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런데, 이런 주인공 앞에 강적이 나타났다. 그건 바로 앞집에 혼자 사는 아가씨. 이 여인은 자신의 집 앞에 사는 총각이 투명인간임을 알고는 자신을 철저하게 방어한다. 투명인간이 언제 자신을 훔쳐볼지 모른다는 피해망상과 함께 말이다. 자신의 고양이 토토를 납치했다는 누명을 씌우기도 하고, 심지어 경찰에 신고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주인공은 경찰에 잡혀가기까지. 이런 이 여인의 막 되먹은 모습, 제멋대로인 모습, 상대의 말에는 귀 기울이지 않고 자신의 주장만 내뱉는 후안무치의 모습은 한 대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꽉 막히고 얄밉기 그지없는 마녀 같은 모습이다(하지만, 이 여인에게는 반전이 있답니다).

 

신고에 의해 주인공을 붙잡아가는 최형사는 주인공을 심문하는데, 사실 최형사야말로 주인공을 얽어매는 후안무치다. 최형사가 주인공을 붙잡고 괴롭히는 이유는 여인의 신고 때문이 아니다. 단지 주인공이 투명인간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언제 그 능력, 보이지 않는다는 능력을 가지고 범죄를 행할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괴롭히는 것. 그에게 있어 투명인간은 마땅히 범죄를 저지르게 될 잠재적 범죄자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미안한 얘기지만 자네가 무슨 짓을 하던 그건 중요하지 않네. 모기의 사정 같은 거 묻지 않아. 다른 건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아. 그놈이 모기니까 잡는 거야.”(119쪽)

 

비록 모기가 날 물지 않았다 하지라도, 언젠가 날 물 것이기 모기를 잡는 것처럼, 투명인간 역시 그렇다는 거다. 그러니 투명인간이라는 것만으로 죄가 된다. 이게 바로 투명인간들이 겪는 비애다. 어쩌면, 오늘 이 시대에도 이러한 투명인간들은 여전히 존재할 지도 모른다. 아무 잘못도, 아무 짓도 하지 않았지만, 어느 특정부류에 의해 위험세력으로 규정지어지고, 그로 인해 박멸해야만 하는 모기가 되어버리는 자들이 왜 없겠는가. 우리의 역사 속에도 이러한 투명인간은 허다하지 않았던가.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하는 자로 규정지어져, 온갖 혐의를 뒤집어쓰고 내몰려야만 했던 수많은 투명인간들. 온갖 핍박과 상처에도 불구하고, 억울함을 호소할 수조차 없는 수많은 이들의 비애가 소설 속의 투명인간에게 오버랩 된다.

 

투명인간으로서 홀로 내던져진 주인공은 자신 외에도 수많은 투명인간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들이 하나의 모임을 만들고 있음도. 바로 이들은 자신들의 모임에 각자 고유한 향수를 뿌리게 된다. 그리고 주인공에게 주어진 향수가 바로 ‘다비도프 쿨워터맨’. 그래서 이제 그는 ‘다비도프’라 불리게 된다. 과연 다비도프 씨는 투명인간 모임을 통해, 최형사의 위협과 앞집 여자의 히스테리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이 소설은 무엇보다 무지 재미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투명인간의 비애가 가슴을 울리기도 한다. 투명인간이기 때문에 더 많은 제약을 받아야 하며, 또한 삶의 자유를 박탈당할 그런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수많은 투명인간들. 그러면서도 여전히 기득권인 불투명한 인간들의 쥐 콩만 한 호의를 희망으로 삼고 살아야만 하는 투명인간들의 삶. 게다가 존재 자체가 감춰지고, 어느 언론도 관심을 갖지 않는 투명인간들. 그들의 비애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아울러 이런 투명인간의 슬픔은 오늘 우리 시대의 반영이기도 하다. 오늘 이 땅에도 여전히 이런 수많은 투명인간들은 존재할 것이기에. 기득권의 쥐 콩만 한 호의를 희망으로 착각하고 살아야만 하는 이들.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감에도 그 존재 자체가 감춰진 수많은 사람들. 어느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관심 밖에 존재하는 자들. 그들 모두가 이 시대의 투명인간 아닐까? 이 땅의 수많은 투명인간들의 자아 찾기가 시작되길 소망해본다. 그리고 완벽한 투명 그 자체인 다비도프 씨를 ‘보는’ 앞집 안나와 같은 이들이 이 땅에 많아지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h***r 2015.05.12.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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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에 대한 작가의 상상력에 입이 벌어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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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투명인간은 나에게 온갖 상상을 불어넣어 주던 존재였다. 투명 망토를 걸치고 남의 비밀을 샅샅히 밝혀보리라 다짐해 보기도 했다. 값비싼 놀이공원에 무료 입장도 해보고 비행기타고 해외여행도 해보고 하고 싶은 것이 얼마나 많았던지....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허구였기에 가능한 상상이었던 듯 하다. 투명인간이란 존재로 현실을 살아가는 다비도프를 만나보니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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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투명인간은 나에게 온갖 상상을 불어넣어 주던 존재였다. 투명 망토를 걸치고 남의 비밀을 샅샅히 밝혀보리라 다짐해 보기도 했다. 값비싼 놀이공원에 무료 입장도 해보고 비행기타고 해외여행도 해보고 하고 싶은 것이 얼마나 많았던지....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허구였기에 가능한 상상이었던 듯 하다. 투명인간이란 존재로 현실을 살아가는 다비도프를 만나보니 현실은 역시나 처참했다. 우리나라 문제점을 말할 때마다 붉어지는< 다른> 존재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아 생기는 괴리감(다른 존재는 우리에게 늘 틀린 존재가 되어 버리곤 한다.)이 존재 자체에 대한 거부와 분노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그랬다.

  그저 그런 연극배우였던 그는 처음으로 주연으로서 무대를 장식하던 그때 투명인간이 되었다. 어떻게 된 것인지도 모르고 받아들여야 했던 투명인간으로서의 존재감은 그의 주변 사람들로 인해 분노로 좌절로 바뀌었다. 여자친구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별을 고하고, 친구들은 어느 순간부터 그에 대해 꺼리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가장 오래 버티던 부모님도 그의 곁을 떠나버린다.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기위해 돈이 필요했고 그가 할 수 있고 그를 필요로 한 거의 유일한 일이었던 다른 사람들의 뒤를 밟는 일을 하게 된다. 최저임금도 못 받으면서 .....그리고 그에게 날아온 초대장, 향수 다비도프를 뿌리고 참석하라는 .....흥신소 박사장이 요구하는 김의 뒤를 밟으면서 그는 김이 자신처럼 투명인간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을 한다. 그리고 초대장에 명시된 그날 김은 투명인간이 되어 사라진다. 그리고 그 순간 도착한 문자메시지 궁금하다면 오늘 초대장에 명시된 곳으로 오라는 사넬no.5의 전갈,

  투명인간의 회합이었다. 서로가 보이지 않기에 각자 자신에게 부여된 향수를 뿌리고 그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투명인간만의 룰을 가진 곳, 자신이 쫒던 김에게 흘러나오던 사넬no.5의 정체도 알게되고 자신처럼 투명인간으로 살아가는 존재가 수백명에 이른다는 것을 알고 혼란스러워하던 그때 건수만 있으면 자신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던 최형사가 찾아오고 김의 죽음을 알게 된다. 사넬no.5와 함께 최형사로부터 벗어나 사건의 진실을 쫒던 중 알게된 사실 투명인간이 다시 불투명인간이 되는 방법 두가지, 죽거나 죽이거나......... 그리고 두 사람은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한다.

  소재가 참신해서 정말 순식간에 읽어갔다. 그리고 현실 속 투명인간들에 대한 고민이 남았다. 실제로 존재하지만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투명인간처럼 살아가는 이들이 분명있다. 이주 노동자가 그렇고, 장애우가 그렇다. 보고도 못 본 척 시선에서 지워버린 이들이 있다. 안나의 눈에 투명인간 다비도프가 보였던 것은 그녀는 다비도프를 투명인간으로 인정하면서 모른 척 하지 않았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불안해하면서도 그를 정말로 없는 사람으로 취급하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다비도프가 선택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투명인간으로 살아가기로 한 것은 그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바라봐주는 안나가 있기에 조금 더 쉽게 결정한 선택이지않았을까 싶다.

 

 

YES마니아 : 로얄 m******7 2015.04.22.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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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의 삶도 현실입니다! 『안녕, 다비도프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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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삼아, 혹은 남들 몰래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투명인간이 되고 싶다고 말하곤 했는데, 투명인간의 생활이 이 남자 같다면 정말, 못할 짓이군. 아, 나의 상상과 바람과 희망을 이렇게 꺾어놓다니. 슬프다. 슬프긴 슬픈데, 투명인간인듯 투명인간이 아닌 것 같은 투명인간의 모습이 웃기면서 슬픈 거다. 투명인간이나 불투명인간이나 왜 현실을 살아가는 건 똑같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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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삼아, 혹은 남들 몰래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투명인간이 되고 싶다고 말하곤 했는데, 투명인간의 생활이 이 남자 같다면 정말, 못할 짓이군. 아, 나의 상상과 바람과 희망을 이렇게 꺾어놓다니. 슬프다. 슬프긴 슬픈데, 투명인간인듯 투명인간이 아닌 것 같은 투명인간의 모습이 웃기면서 슬픈 거다. 투명인간이나 불투명인간이나 왜 현실을 살아가는 건 똑같은 거야?! 아 쫌, 판타지 좀, 팍팍 심어주면서 '어이, 여기 이 망토 한 번 걸쳐봐. 네가 그토록 바라던 투명인간이 될 거야. 실컷 즐겨 보게~' 뭐 대충 이렇게 기분 좋은 꿈이라도 꿔야 하는 거 아녀? 아니면, 꿈 깨라고 일부러 그런 거야?

 

투명인간과 불투명인간이 존재하는 세상. 불투명인간의 세상에서 투명인간이 존재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굳이 드러내서 아는 척하지 않는다. 세상 시끄러워질 일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게지. 주목받지 못한 인생을 살다가 드디어 연극 무대 위에서 주인공을 열연할 기회가 찾아온 주인공. 자신감도 있고 느낌도 좋다. 퐈이야~ 드디어, 주인공이야! 그런데 무슨 마가 낀 건지 처음 공연하는 날, 무대 위로 오른 그는 갑자기 투명인간이 된다. 왜? 나도 모르지. 모든 게 엉망이 된다. 여자 친구는 날아가고, 자신이 주인공이었던 연극은 조연이 주인공이 되어 승승장구하고, 부모마저 자신을 떠나버린다. 그리고 도착한 의문의 엽서 한 장. 불가리 익스트림 옴므가 다비도프 쿨워터맨에게 모임의 초청장을 보낸 것. 다비도프 쿨워터맨은 누구? 바로, 당신. 너라고! 신입 투명인간. 자기만 투명인간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만. 투명인간이 무더기로 있었어. 아니 그럼, 이 투명인간은 어떻게 상대를 알아본단 말이야? 아하, 향수. 그들의 이름은 향수로 표현된다. 오직 그 사람만이 그 향수를 뿌리고 나타나야 한다는 불문율. 그래야 상대방이 누구인지,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으니까. 거 참, 별세상이군. 어쨌든 투명인간 집단에 입성한 것을 축하(?)합니다, 다비도프씨~

 

기존의 투명인간 얘기를 기대했던 건 아니다. 어차피 같은 설정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거라면 다른 버전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투명인간이 되면 제일 먼저 은행을 털어야지, 하는 식상한 생각 말고. 뭔가 기발하고 재밌는 에피소드를 만나고 싶었다고 해야 할까. 의외의 행동이나 발상으로 투명인간만이 보여줄 수 있는 시선을 붙잡고 싶었다. 그런 의미로 보면, 『안녕, 다비도프氏』는 그 기발함과 재치가 읽는 재미를 준다. 특히 앞집 여자 캐릭터 완전 죽여준다. 동등의 개념을 아주 확실하게 써준다. '동등'이란 내가 어디 있는지 네가 알고 있는 것처럼, 네가 어디에 있는지 내가 알기 위해 밀가루를 뿌리는 거다.(아, 이 부분은 책을 읽어보면 안다.) 하는 말마다 주먹이 부르르~ 떨리게 하다가도 '틀린 말 하나도 없잖아?' 하며 인정하게 되는 마력을 가진 여자다. 반박의 여지를 품을 수조차 없게 한다. 이런 캐릭터의 이런 독설(?) 너무 좋아. 흐흐흐~

 

그렇다고 마냥 가볍기만 한 것도 아니다. 투명인간과 함께 사는 부모의 입장에서 하는 말은 '아하' 하는 다른 입장을 살피게 한다. 투명인간 아들과 사는 부모가, 어디선가 계속 CCTV로 나를 감시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은 앞집 여자의 '동등'과 비슷한 맥락이다. 눈앞에 보이지 않는 존재, 반대로 나는 상대에게 보이는 사람. 일방적으로 나의 모든 것이 상대에게 비춰지고, 나는 기본적으로 상대의 동선조차 보지 못하는 입장에서 충분히 가질 수 있는 불편하고 불쾌한 마음일 수 있는... 아, 그럼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아, 나한테는 이게 없었던 게 아닐까? 총… 아니, 이 한 방의 총성…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게 하고 거기서 머물게 하는… 나의 진짜 목소리… 어쩌면 내 손에 언제나 총이 있었는데… 나는 두려워 한 방 쏴보지도 못한 채 살아왔던 거 아닐까….' (246페이지)

 

불투명인간으로 살아가고 있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의 모습들이 씁쓸하고 웃프게 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과 공감을 불러낸다. 곳곳에서 풀어내는 세태를 꼬집는 말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서글픈 인생의 장면을 고발한다. 입사원서에 사진 따위가 뭐가 필요하다고(일만 잘하면 되지 외모로 뽑아?), 진실을 풀어놓겠다는데 왜 포털 게시판의 글을 블라인드 처리를 하는 거며(검색 순위도 조작이 가능하다는 거 정말이야?), 세상에 진실이 너무도 많아서 저마다의 입장에서 다 끼워 맞출 수도 있는데 그중 살아남는 진실은 힘 있는 자의 진실이라는 거... 약자에게 행해지는 윽박지름, 어느 곳에서나 사람이 모이면 조직이 되고 사회 질서를 위해 규범이 생긴다는 진리. 무엇보다 인간이 나약해지는 틈을 타 들어오는 온갖 절망들이 사람을 어떻게 만드는지 보여줄 때는 섬뜩했다. 어쩌면 투명인간이 된 것도 어쩔 수 없이 정해진 길을 가는 느낌? 샤넬No.5가 투명인간이 될 소지가 보이던 인물들을 관심 두고 봤던 것처럼 결국 정해진 운명이라는 건가? 그게 아니면 참 좋겠는데 어째 흘러가는 분위기가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혹시 이러다가, 나도 투명인간이 되는 거 아닌가 몰러.

 

'누구는 투명인간이 되고 싶어서 그런 줄 아냐?' 라고 울부짖고 싶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닐 텐데, 그렇다고 다시 불투명인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건만, 인간으로서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 듯했다. 누군가에게는 그 방법이 쉬울 수도 있지만 말이다. 이 소설에서 계속 이어지는 에피소드와 설정, 주인공의 방향이,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에 참 많은 시선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다비도프씨와 그의 부모, 말로는 이길 수 없는 앞집 여자, 사건 해결에 시나리오가 완성되어 있는 최형사, 왠지 사기당한 기분이 들게 했던 조화백, 그리고 가장 마음 갔던 인물 샤넬No.5까지. 기발함과 상상력이 풀어내는 이야기는 재밌었지만 블랙코미디 같았다. 웃기지만 슬픈, '이건 그냥 판타지잖아.'라고만 생각할 수 없는... 한편으로는 정말 내 주변 어디선가 나를 지켜보는 투명인간이 있는 거 아닐까 싶은 의심도 들고. ^^ 투명인간으로의 삶이 무엇을 고민하고 관찰하며, 그들의 일상은 어떻게 흘러가는지 볼 수 있었던 작품. 이게 현실이든 판타지든, 우리는 또 그렇게 살아가는 수단을 취해야 한다는 게 진리인 듯하다.

 

그나저나, 앞집 여자 캐릭터 완전히 닮고 싶다. ㅎㅎ

 

 

n******i 2015.04.22. 신고 공감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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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다비도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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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다비도프씨   주인공 투명인간이 나온다. 사실 책을 보기로 한 이유가 바로 투명인간이라는 부분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반전이 있다. 보통의 투명인간과 달리 소설 속의 주인공은 힘이 없다. 일례로 똥개에게도 도망 다녀야 하는 처지이다. 크크크크! 이 부분을 보고 무슨 투명인간이 이처럼 약해빠졌나 하면서 웃었다. 나는 몰랐는데, 다비도프가 해외 명품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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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다비도프씨

 

주인공 투명인간이 나온다. 사실 책을 보기로 한 이유가 바로 투명인간이라는 부분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반전이 있다. 보통의 투명인간과 달리 소설 속의 주인공은 힘이 없다. 일례로 똥개에게도 도망 다녀야 하는 처지이다. 크크크크! 이 부분을 보고 무슨 투명인간이 이처럼 약해빠졌나 하면서 웃었다.

나는 몰랐는데, 다비도프가 해외 명품 향수 브랜드라고 한다. ~! 주인공의 이름이 그냥 단순하게 지어진 것이 아니구나. 사실 여기에서 주인공의 이름이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이름 대신 향수를 대신 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향수는 코로 느끼고 맡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여기에서 다비도프씨가 투명인간을 뛰어넘어 인지의 대상이 된다. 맞나? 그냥 그렇게 느낀다.

아니면 어쩔 수 없다. 개인적인 느낌이니까 말이다.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되었다. 하기는 투명인간을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투명인간을 볼 수 있는 안경? 혹은 직접 손으로 만져야 할까? 어떻게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만 뭐라도 진행을 할 수가 있다. 존재하는 지도 모르면 서로 엮일 수가 없다.

안녕, 다비도프씨! 그래서 제목이 안녕, 다비도프씨인 것 같다.

책 속의 투명인간은 나름의 고충이 있다. 보통 투명인간을 생각하면 좋은 점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여기에서는 단점이 자주 등장한다. 그리고 그 단점이 현실을 적나라하게 꼬집고 있다. 가족과 선거의 이야기를 들먹거리면서 말이다. 사실 가족과 선거를 떠올릴 때 우리는 간혹 투명인간이 되고는 한다. 항상 옆에 있는 가족이고, 항상 선택을 해야 하는 선거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가족들의 주변에서 공기처럼 떠돌 때가 있고, 선거를 통해 사람을 뽑아야 하지만 외면하고 만다. 그리면서 자신의 권리와 선택을 그냥 버린다.

그것이 실제로 투명인간과 다른 점이 무엇일까? 단순한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콕콕 찌르는 부분이 있다. 물론 이런 걸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즐겨도 문제가 없다고 본다.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책의 뒤에 소개하는 부분에 있어 우리 대다수가 투명인간이라고 느끼는 글귀가 있으니까 말이다.

이글은 섬세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글을 읽다 보면 그림처럼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리고 그 그려지는 그림에서 주인공이 힘들어 할 때 절로 웃음이 나온다. 안타깝고 슬픈 장면인데도 왜 웃음이 나올까? 즐겁기도 하지만 다소 씁쓸함이 배어나오기도 한다. 그것은 이것이 현실을 많이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투명인간이 되면 무엇부터 할까? 생각만 해도 즐거웠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주인공이 겪는 수난을 보면 과연 투명인간이 될 필요가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그만큼 주인공이 많이 고통스러워한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대다수 평범한 사람들처럼 말이다. 투명인간이라고 해서 특별하지 않고 보통 사람처럼 아파하고 힘들어 한다. 그리고 그 부분이 앞과 뒤 그리고 중간에 똑같이 나온다.

작가는 투명인간을 통해 무슨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것일까 

책을 읽을수록 많은 걸 느끼고 생각하게 만든다.

 

f*******p 2015.05.1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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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다비도프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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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쓰인 "다비도프"는 다 아시다시피 향수 브랜드이고, 이 소설에서도 그 의미로 쓰입니다. 물론 "향수"는, 소설의 맥락에서 더 깊은 함의를 지니고 있지만. 사람의 감각 중 우리가 가장 깊숙히 의존하는 건 뭘까요. 누구나 다 시각, 즉 눈으로 보고 받아들이는 감각을, 사고의 기반 그 첫째로 평가할 것 같습니다. "눈에 뵈는 게 없나 보다" 같은 말도 있듯, 시각이 원활히 기능하
"안녕, 다비도프氏" 내용보기

제목에 쓰인 "다비도프"는 다 아시다시피 향수 브랜드이고, 이 소설에서도 그 의미로 쓰입니다. 물론 "향수"는, 소설의 맥락에서 더 깊은 함의를 지니고 있지만.



사람의 감각 중 우리가 가장 깊숙히 의존하는 건 뭘까요. 누구나 다 시각, 즉 눈으로 보고 받아들이는 감각을, 사고의 기반 그 첫째로 평가할 것 같습니다. "눈에 뵈는 게 없나 보다" 같은 말도 있듯, 시각이 원활히 기능하지 못하면 대상에 대한 온당한 판단을 행하는 게, 주체로서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내 시각에 문제가 없더라도, 대상이 시각적 상을 내 망막에 맺지 못한다면(혹은, "않는다면"), 그 대상은 우리가 그를 두고 판단을 내릴 수 없는 미지의 존재가 됩니다. 미지의 상태는 곧 경계와 공포의 심리로 전환됩니다. 무엇인가가 "내가 잘 모르는 것"의 범주로 인식될 때, 그것의 실체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그 "모르는 것"을 어떻게 인지적으로 정리하고 내 감정을 추스르냐 하는 문제입니다.

지루하고 비루했던 내 인생이, 한순간에 모두의 주목을 받는 스타로 거듭날 수 있었던 그 순간, 내 몸이 갑자기 투명인간으로 바뀌어 버렸다면? 우리의 주인공 "다비도프 씨"는 생애 첫 주연을 맡은 연극 무대에 등장하는 그 순간 겪은 일이 바로 이것입니다. 어느 날 일어나 보니 유명해져 있었다는 바이런 경처럼 되고 싶었던 그는, 카프카의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처럼, 친구, 여친, 심지어 부모님에게까지 버림 받는 비참한 존재, 아니 "전보다 더 비참해진 존재"로 전락해 버립니다. 모두의 주목을 받아야 할 순간, 이 시간이 지난 후면 이제 모두가 그를 주목하러 극장 앞에 장사진을 치러 오게 될 그 순간, 그는 "존재감 0"의, 종전보다 더 미미한 투명체가 되어 버린 겁니다. 나중에 들은 바로는, 연극이 아니라 희한한 마술 쇼가 되어버린 이 공연이, 주연이었던 자신을 제외하고 관계자 모두가 해피해진 장기상연 아이템이 되었다고 하네요. 정작 히트 상품을 본의 아니게 만든 그만 소외된 채로 말입니다.



이 코믹한 판타지 소설 속에 전개되는 해프닝은 (당연히)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사건입니다. "투명인간"이 현실에서 존재할 수 없어서라는 그런 의미가 아니라, "투명인간"이라는 게 있다면 현실에서 우리 다비도프 씨처럼 무기력하게 질질 끌려다니고, 소외되고, 공권력의 집중 감시 대상이 되고, ... 이럴 이유가 전혀 없다는 이유에서죠. 현실에 투명인간이 (이 소설에서처럼 여러 명이 아니라- 중반 넘어가면 다들 나옵니다) 단 한 명만 있어도, 그 사람은 다비도피씨처럼 "적응을 못 해서 낑낑거리는" 한심한 인생을 결코 살지 않을 것입니다. 그 사람은 자기에게 주어진 "기막힌 능력이자 행운"을 이용해, 하고 싶은 것은 모두 다 이루고 살 것이며, 조금 더 영리하다면 "투명하지 못한 모든 열등자"들을 자기 지배 아래에 둘 것입니다. 거리에 유리 조각을 뿌려 두는 정도로는 결코 막지 못 할 (H G 웰즈의 소설에서처럼) 막강한 수완은, 투명인간의 약점이 아니라 오히려 권위와 능력의 원천일 테니.

이 소설에서 다비도프씨의 투명성은, "차별과 소외의 주홍 글씨"일 뿐입니다. 안나 씨로 대표되는 이웃(연대 의식 결여, 파편화된 개인주의의 쁘띠 부르조아지 상징)은 사사건건 그의 행동을 백안시하며 "이지 빅팀"으로 삼고, 최 형사로 대변되는 공권력은, 소위 말하는 "유주얼 서스펙트"의 명단 최상위에 그를 올려 놓고 건수만 터지면 그를 소환하여 괴롭힙니다. 박 사장으로 체화한 "자본"은, 어떻게 하든 그를 싼 값에 고용, 그의 노동력을 착취하려 듭니다.  우리 시대의 최말단 호구가 된 "88만원 세대"를 포괄 은유하는 "투명인간"은, 마치 우리가 일상에서 업무 무능자, 현실 도피자를 두고 "저 사람은 투명인간 취급해야 돼"라고 할 때, 그 오명으로서의 "투명인간"이지, 영화 <X-MEN>에서처럼 맥락에 따라 자랑스러워질 수 있는 초능력자 같은 게 결코 아닙니다. 초능력자가 될 수 있으면서도 끝까지 찌질하게 기 죽어 사는 투명인간들이라서, 우리는 이 소설을 끝까지 읽는 내내 웃음을 참을 수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은 철저히 "메타포어로서의 투명인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소설은 정말 재미있게 이어지는 내러티브로 가득가득 줄기가 둘러지며 꼭꼭 대궁이 채워지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이처럼 느닷 "투명화의 비극"을 겪으려면, 1) 두 번 정도 여친에게 차이거나, 2) 실직해서 거리를 떠돌거나, 3) 버스만 탔다 하면 맨 뒷 좌석 왼쪽 끄트머리만 골라 앉고, 혹시 거기 누가 앉아 있으면 다른 빈 좌석 놔 두고 내내 서서 가는 사람들이 그 1순위라고 하는군요. 앞으로 버스 탈 일이 있으면, 그 자리를 주시하며 혹시 뜻하지 않게 곤경에 처하는 이웃이 없는지 주시할 일입니다. 만약 이 소설이 외국어로 번역되거나 하면, 해당 나라의 국어로 읽는 독자들이 과연 이 비유가 얼마나 빵터지는 유머인지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비도프 씨가 최형사에 처음 검거당할 때, 그는 사타구니를 최형사의 "야구글러브 같이 큰 손"에 쥐어 잡힙니다. 최형사 말이, "어, 생각보다 키가 컸군?"입니다. 그 다음  제대로 가늠한 손이 위로 더듬어 올바로 나꿔챈 건, 평소의 버릇처럼 "피의자"의 혁대 버클입니다. 이런 장면은 작가의 예사 위트가 아니고선 지어낼 수 없는 장면이겠습니다. 다비도프 씨는 투명화 직후, 친구들과 모여 앉아 노는 자리에서(친구들은 그저 불행한 교통사고 당한 것처럼 그를 대할 뿐입니다. 어디 가서 뭐 좀 훔쳐 달라느니, 여탕에 가서 몰카 찍어오라는 부탁은 짠 듯이 전혀 안 합니다), "어디서 라디오 틀었냐?""말만 하지 말고 노래도 좀 나오게 해 보지?" 같은 대사도, 진짜 투명인간 친구를 곁에 두어 본 사람이 들려주는 말처럼 "실감"이 나는데, 이게 바로 작가만의 상상력이겠습니다.

투명인간으로서 겪는 해프닝만 나오는 게 아니라, 어떤 점에선 살면서 시트콤을 찍고 있는 21세기 서울 시민들의 황당한 풍속도가 더 비중이 큽니다. 투명한 몸으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흥신소 사무 보조인데(여튼 이 소설에선 그렇답니다), 남편의 불륜을 캐 달라는 어느 주부의 청탁을 받고 일주일을 미행한 결과, 그 남편과 다비도프 씨가 함께 발견한 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아이러니였습니다. 투명인간보다, 그 투명인간을 둘러싼 비투명인(정상인)들의 이야기가 더 재미있을 만큼, 이 소설은 현실의 적나라한 풍자입니다.

향수는 투명인간을 식별하는 신분증과 같습니다(소설에 나오는 표현 그대로입니다). 다른 투명인간들의 눈에도 투명인간이 안 보이니(심지어 자기 몸도 안 보입니다), 개개인 고유의 향수를 배정하여 신원을 확인해야만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남의 신원을 사칭, 조작하여 불법한 이익을 취하는 자가 많듯, 향수가 고작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유일한 수단이라니 악용의 소지가 얼마나 많겠습니까만, 이 역시 어느 단계까지는 잘 지켜지는 모습도 큰 웃음을 자아냅니다. 우리의 눈을 믿을 수 없는 그 순간, 영혼의 개성을 숨김 없이 드러내는 고유의 "냄새"로 정직한 소통을 이루자는 은근한 메시지는, 마치 쥐스킨트의 <향수>에서 천민 그루누이가 "모두의 냄새 중 가장 좋은 것만 골라 뽑은 냄새"가 세상을 구원한다는 자못 웅대한 주제를 떠올리게 하더군요.

v*****7 2015.04.26.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