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작품의 시대 배경이 되는 1966년부터 1967년까지는 작가의 말마따나 어린이 문화의 아주 중요한 분수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광복 이후에 태어난 새내기들이 비로소 선생님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일제 시대에 일본어를 국어로 배운 선생님들보다 한국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세대가 등장한 셈입니다. 아울러 한글 전용이 시행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선생님들과 어린이들이 노력해서 일본말 찌꺼기를 우리말로 많이 순화했습니다. 더불어 중학교 입학 시험이 없어져 중학교 진학률이 엄청나게 늘어난 시기입니다. 이러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가난했지만 인정과 우정이 넘치던 풍속을 어린이 눈으로 형상화하는데 일정 부분 성공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끼리 최고를 가리는 '맞장뜨기'라든가 맞장을 뜨고 난 뒤 이들이 나누는 진한 우정은 아이들의 심리를 잘 포착해서 드러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작가가 당시를 '아름다운 시절'이라고 부르는 것에 일리가 있다고 동조하게끔 합니다. 그러나 다시 한번 생각하면 그 시대를 과연 '아름다운 시절'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가난한 시대가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가난한 탓에 서로를 보듬고 나누는 공동체 문화가 살아 있음으로써 진한 사랑과 우정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그러한 것이 효과적으로 드러났는지는 의문입니다. 물론 아이들의 우정은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이웃과의 사랑이나 공동체 문화를 그려내는 것은 실패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장님 아버지와 앉은뱅이 할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거지 아이 진수 가족을 삼박골 부자 최 영감이 같은 마을로 불러들이고, 진수를 학교에서 받아들이는 것에서 그러한 모습을 볼 수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너무 작위적으로 그려져 공감하기 어렵거니와 당시의 전형과도 거리가 멉니다. 대통령의 전방 부대 시찰 같은 군사 문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보이지 않는 것도 아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