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ugely Engertaining!" 이 말은 The Times에서 Nick Hornby의 About a boy에 대해 평가한 말이다. 정말 그랬다. 원서로 읽는다는 부담감도 잠시, 손을 떼놓을 수가 없는 유쾌함이 있었다. 어느 한 부분 지루한 부분이 없었던 것 같다. 나는 가끔 세상에 대해 일부러 무관심한 척 행동할 때가 많다. 물론, 나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러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무언가에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을 기울였는데도 나쁜 결과가 나올까봐 두려워하기 때문일 것이다. 차라리, "그래, 난 관심이 없어서 못하는 것일 뿐이야." 이런 식으로 자위하면서 능력의 한계를 숨기고 싶어서였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인생을 살아온 남자가 있었으니, 바로 Will이다. Marcus 모자가 눈을 감고 피아노 연주와 노래에 심취해 있는 모습을 보고, 그 진지함에 Will은 두려움마저 느끼는 것이다. 세상 어떤 것에도 진지해 본 적이 없는 Will에게 그들의 사소한 것에 대한 열정은 Will에게 충격이었다. 내용은 이런 Will과, 그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Marcus가 만나 서로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책의 초반에는 Will과 Marcus는 흔히 일반인들이 보이지는 않지만 그 나이 또래의 규율을 따르듯이 생활하지 않고, 영역 사이의 선을 넘나든다. 어디에도 소속감이 없는 두 사람이 만나면서 둘이서 서서히 친밀감과 이해를 높이고, 이것은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전해진다. 그리고, 비로소 Will과 Marcus는 자기 위치에 맞는 행동, 성격을 지니게 되고 그 또래 집단에서의 소속감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딱 잘라서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사회에서 또는 또래 집단에서 암묵적으로 받아들이는 규율에 어린 아이가 드디어 무릎을 굽히고 사회적 가치에 편입되는 과정과 같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가 얻는 무언가가 있는 대신, 잃는 것이 있을 것이다. Ellie와 Zoe가 변화된 Marcus의 모습에서 어딘지 모르게 아쉬움을 느끼는 것도 Marcus가 이전에 가졌던 가치를 잃은 데에 대한 안타까움이었을 것이다. 이 소설은 평이하면서도 재치 있는 영어로 쓰여졌다. 시간이 있다면, 그리고 영어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원서의 묘미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읽고 나면 마음이 뿌듯해지는 책이다. |
| A Man, A Single Mom and a Boy!? 오호, 부유하고 잘생긴 남자랑, 아들이랑 단둘이 사는 여자란 말이지. 꽤나 멋있는 인물 설절을 했네. 돈은 많지만 할 일 없는 백수라니..꽤난 신선한 직업을 가진 남잔걸. 게다가 여자 주인공은 뭐야.. single mon? 멋지다. 자고로 현대 여성에게 먹힐려면 더이상 순결을 강요당하고 사는 20대의 꽃다운 아가씨라는 캐릭터로는 어렵지. 주요 인물들로 미루어 보건데, 나는 이 소설이 부유한 백수와 소년의 엄마사이의 로맨스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소년이 매개체가 되어서 남자와 그 엄마가 어쩌고 저쩌고 하게 되는.... 그런 스토리. 그러나 이 소설은 초반부터 기세좋게 내 기대를 무너뜨렸다. 이 소설 어디에도 그와 그녀 사이의 로맨스는 없다. 심지어 그 비슷한 일도 없다. 심지어는 그 모자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다른 모자가 등장해서는 Will의 사랑을 가져가 버린다. 그런데도 남자와 소년의 사이에는 엄연한 관계 형성이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흔히 우정이니 사랑이니 하는 말로 구속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는 확연히 다르지만, 훨씬 더 견고하고 순수한 관계가 그들 사이에는 존재하는 것이다. 작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세상에 규정되어 있는 틀 속에 짜 맞추어 넣으려는 어설픈 시도따위는 하지 않는다. 특별한 로맨스가 없이도, 과장된 감정의 흐름이나 심각한 고민 없이도, 충분한 이해가 흐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무엇이 이 소설 속에는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신선하고 힘이 넘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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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족간의 사랑 - 너무 대 놓고 하는 교훈적으로 보이는 그런 사랑이 아니라, 은근하면서도 언뜻언뜻 보이는 그런, 가족이기에 서로에게 느끼는 서로에게 마음 쓰며 그리워하는 그런 사랑 - 을 다룬 영화를 좋아한다. 솔직히 보기 전에는 어떤 영화가 그런 영화인지 모른다. 이것은 보고 나서야 알 수 있다. 내가 너무나 눈에 띄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내 평생 그런 영화를 몇 번 만났다. 내 안에서 나도 모르게 엄청난 반응을 일으켜 버린 그런 영화. 보면서 눈물, 콧물 다 쏟게 만드는 그런 영화들. 그 이름을 꼽자면 <길버트 그레이프>, <퍼펙트 월드>, <빌리 엘리어트>, <어바웃 어 보이> 등이다. <어바웃 어 보이> 이후에 그런 감동을 또 느껴봤는지 모르겠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길버트 그레이프>에서는 아이들이 거인 엄마에 대한 애정, 엄마가 죽은 후에 웃음 거리가 될까봐 집을 불 태워버리는 것에서 마음 짠한 감동을 느꼈고, <퍼펙트 월드>에서는 케빈 코스트너가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그러나 평생 그리워했던 아빠가 보낸 엽서를 보듬으며 죽어가는 장면(사실 너무 오래되서 잘 기억은 안 난다. 아마 그랬던 것 같다.)에서 나도 모르게 대성통곡을 하고 말았다. 과연 부모는 어떤 존재이기에 한 아이에게 그런 그리움을 주는지... 왜 항상 그런 그리움의 대상인 건지... 옆에서 같이 영화 보던 친구가 당황할 정도로... 그리고 <빌리 엘리어트>에서는 성인이 된 빌리가 무대에서 백조의 호수의 장면을 연출하며 두 팔을 날개치며 비상하려고 하는 장면과 그 장면을 관객석에 앉아 보고 있던 아빠와 형의 코끝이 빨개지고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보면서 같이 눈시울이 붉어져 버렸다. 그동안의 아빠의 희생, 아들의 그리움 등이 같이 느껴져서였으리라. 마지막으로 <어바웃 어 보이>에서는 소년이 학교 축제에서 무대에 올라 엄마를 향해 노래 불렀던 장면. 나중에 책을 읽으면서 나한테 가장 감동을 줬던 이 장면이 책에 빠진 것을 보고 살짝 충격을 받았다.
아무튼 이런 몇 안 되는 영화들의 원작이었기에 이 책을 꼭 읽어 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결과, 강력 추천한다. 이 한권으로 닉 혼비을 인정하게 되었다. 훌륭한 작가, 이야기꾼으로.
각각 부모때문에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는 한 어른과, 역시 부모 때문에 너무나 일찍 어른이 되어 버린 소년과의 이야기이다. 우정이라고 하기엔 너무 심각하고, 동시에 너무 심각한 관계는 거부한다. 엄마의 우울증 때문에 엄마를 보호하려고 하는 소년의 이야기는 정말 마음 아프다. 그리고, 그 소년이 도움의 손길을 뻗는, 그러나 도움을 줄 수 없었던 이 어른의 얘기도 마음 아팠다. 그러나 결국 그들은 새로운 해결책을 발견해 낸다. 새로운 의미의 가족을 찾아낸 것이다. 꼭 결혼이라는 의식으로 묶여지지 않아도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다. 그것이 진정한 가족이 아닐까.
솔직히 말해서 이 책의 영어가 완전히 쉽지는 않았다. 현대물인데도 이해 되지 않는 부분들이 간혹 있었다. 그러나 영화를 미리 봐서 대충의 줄거리를 아는 데다, 솔직히 뜻을 다 몰라도 이해는 되게 되어 있다. 그게 바로 원서를 읽는 매력이다. 다 읽혀지는 한국말로 된 번역물보다 때때로 막히지만 건너 뛰면서라도 작가의 원래 문장으로 읽는 그 맛.
그의 다른 책도 꼭 읽어봐야지 하고 벼르고 있다. 아직 기회는 되지 않았지만. 읽더라도 꼭 원서로 읽고 싶다. 그의 문체를 그대로 만나보고 싶다. 그의 글을 그만큼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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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꼬마아이 하나가 있다. 엄마 아빠는 이혼했다. 지방도시에서 런던으로 이사와서 엄마랑 둘이 산다. 그런데 엄마는 우울증 환자다. 자기 인생 하나 책임지기도 어렵다. 그런데 꼬마는 학교에서 왕따다. 맞고, 새 운동화도 뺏기고, 딱하기 이를 데 없다. 누가 그를 구원해줄 수 있을까?
2. 미혼남도 있다. 아버지가 작곡한 캐롤 인세 수입으로 먹고 산다. 직업이 없이! 연애도 지지부진, 결국 싱글맘이나 꼬셔볼까 하는 생각까지 한다. 그런데 그 계획도 우스꽝스럽게 무산되고, 뜻하지 않게 꼬마의 인생역정에 엮이고 만다. 처음에는 상당히 귀찮은 노릇이라고 투덜거리지만, 결국 꼬마의 물질적, 정신적 패트론 역할을 진지하고 성실하게 떠안는다.
3. 책 표지의 두 사람은, 말하자면, 구제불능 루저들인 셈이다. 구제불능 둘이 모였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그래도 뭔가 위안이 되긴 한다. 꼬마로서는 엄마도 학교도 친구도 해줄 수 없는 '위로와 안식'을 이 어른 남자에게서 얻게 되고, 남자로서는 보편적이지는 않지만 꼬마와 함께 함으로써 나름 가족의 분위기를 향유하며 인생의 의미 비슷한 것을 느낀다. 그러나 참으로 쓸쓸한 이야기다. 싱글맘, 미혼남, 왕따 등등 런던 사람들, 또는 이즈음 우리 세대가 겪고 있는 불안한 징후들 때문에 쓸쓸하다기 보다는, 그것을 극복하고 행복감을 맛보기 위한 사람들 사이의 연결이 썩 갸날퍼 보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소설 안에서는 가족 밖의 사람들끼리 어울려 위기를 이겨내고 위안을 얻는 모습이지만, 그것이 과연 가족을 대체할 수 있을까?
꼬마와 남자의 사이처럼, 우리가 그토록 많은 시간과 지대한 노력을 들여서 공을 쌓는 이른바 타인과의 '소셜social'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일까? 사회에서 쌓는 '인간관계'에서 우리는 가족보다 큰 것을 얻을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사실, 한편으론, 가족이라고 해서 얼마나 굳고 든든하게 '나'와 '너'를 안심시킬 수 있는 것일지, 그것 나름대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4. 사실 심심풀이로 읽은 셈인데, 막상 리뷰는 괜히 무거워졌다...라고 써놓고서, 지금까지 끄적여놓은 내용을 만회할만한 유머러스하고 위트 넘치는 문장들을 인용하기 위해 책장을 넘겨봤는데, 묘하게도, 다음과 같은, 여전히 쓸쓸하기 짝이 없는 것들만 눈에 확하고 들어온다.
Marcus knew he was weird, and he knew that part of the reason he was weird was because his mum was weird. (아들은 빨간 머리에다, 시골티를 내는 것을 책잡혀 얻어맞고 다니는데, 그 엄마는 '취향'은 각자의 몫이라는 원론적인 연설만 해대면서, 정작 본인은 자살이나 시도하는 무대책 이혼녀다)
Nicky and Mark on the Gameboy, Marcus hovering around on the outside. OK, they weren't real friends - not like the friends he'd had in Cambridge, but they got on OK, usually, if only because they weren't like the other kids in their class. (졸지에 왕따가 되어, 그나마 친하던 두 명마저 등을 돌리는 것을 알아챈 순간, 꼬마의 반응)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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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읽는 재미를 또 한 번 느끼게 하는 책이다. 영화를 보지 않았기에 내용은 전혀 모른채 대충 코믹 로맨스?를 예상했다. 먼저 인물들의 설정이 꽤 독특하다. 혼자 애키우는 젊은 엄마들을 노리는(!) Will, 전학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엄마까지 걱정해야 하는 Marcus, 세상에 당당히 맞서는 듯하나 사실 어수룩한 Ellie, 혼자 살기로 결심한 - 또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 엄마들, 다른 짝을 찾은 사람들, 분명 우리네 삶과는 다른 가치관을 보이긴 하지만 수긍이 가는 이야기다. 어느 순간 등장인물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순간 영화도 보고 싶어진다. |
| 직업도 가족도 없이 유유자적 고민없는 삶을 살아가는 Will. 미혼모인 히피 엄마 밑에서 자라 또래의 아이에게 놀림과 괴롭힘을 받는 Marcus. 이 둘은 자신들의 삶이 가진 공통적인 문제점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이들은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을 줄도, 맺어야할 필요성도 못 느낀채 살아왔던 것이다. 그러던 그들이 만나고, 이들이 얽히고 섥히는 사건들 속에서 그들과 그 주변의 사람들은 친구가 되고 인간적으로 성숙해진다는 해피엔딩의 내용이다. 여자만 밝히는 좀 덜된 어른과, 괴짜이면서 상당히 조숙한 소년의 생각을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어 웃음을 자아낸다. 문체도 상당히 간결하고 쉬운 영어로 되어 있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