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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인간은 얼마나,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
"자연에 인간은 얼마나,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 내용보기
환경 문제는 학자들의 영역을 넘어서, 일반 대중들에게도 매우 가까이 다가와 있다. 지구 온난화, 사막화, 열대우림 파괴, 산성비 등... 우리는 인간이 일으킨 수많은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누구나 공감한다. 그리고 인간이 환경을 함부로 다루어 일으킨 환경문제를 인간이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 반대하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녹색 운동'은 20세기 후반 환경 분야에
"자연에 인간은 얼마나,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 내용보기


  환경 문제는 학자들의 영역을 넘어서, 일반 대중들에게도 매우 가까이 다가와 있다. 지구 온난화, 사막화, 열대우림 파괴, 산성비 등... 우리는 인간이 일으킨 수많은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누구나 공감한다. 그리고 인간이 환경을 함부로 다루어 일으킨 환경문제를 인간이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 반대하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녹색 운동'은 20세기 후반 환경 분야에서 핵심적인 키워드로 다루어지고 있다. 한편으로 이러한 녹색 운동을 반박하는 진영도 있는데, 그들은 환경 문제에 대해서 인간이 끼치는 영향은 거의 없으며 녹색 운동에 경도된 자들이 인간의 책임을 과도하게 부풀린다고 말한다. 이러한 '녹색 논쟁' 속에서 일반 대중들은 무엇이 맞는 말인지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다. 



불편한 진실          지구온난화에 속지 마라

                불편한 진실,          지구온난화에 속지 마라

지구온난화를 둘러싼 '녹색 논쟁'과 관련한 두 책.


  이 책 역시 환경 문제를 다룬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환경 문제에 대해서 '녹색 논쟁'의 양 진영의 접근과는 조금 시선이 다르다. 녹색 운동 진영에서는 환경 문제는 현대 인류 문명이 자연을 함부로 다루고 착취한 것이 원인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자연과 인간의 영향 정도를 골고루 살펴 봄으로써, 마치 인간이 환경 문제에서 전적이고 유일한 '용의자'가 아님을 시사한다. 물론 녹색 운동을 비판하는 진영처럼 환경 문제의 원인이 모두 자연적인 변화라고 보지도 않는다. 다만 이 책에서는 자연 혹은 인간에게 전적으로 원인을 전가하려고 하기 전에, 환경 문제에 있어서 자연적인 변화는 어느 정도이고 인간의 영향은 어느 정도인지를 자세하고 면밀하게 정리 및 분석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책의 이러한 시선을 고려하지 않고 통상적으로 접근하면, "그래서 환경 문제의 원인이 자연이야 인간이야? 햇갈리게 하네!"라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는데, "이 책은 '녹색 논쟁'을 위한 것이 아니며(p.5)" 라는 서문의 글을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 관찰되는 사막화는, 주로 인간의 활동과 간헐적으로 계속해서 발생하는 건조 현상이 결합되어 나타난다는 견해가 타당할 것이다. (p.89)


  동물의 멸종에 있어 인간의 역할은 석기시대와 후기 플라이스토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믿고 있다. 그는 선사시대 인류 확산과 큰 동물을 사냥할 수 있는 능력의 향상에 비례하여 동물이 멸종된 것으로 믿었다. (...) 그러나 큰 포유동물이 후기 플라이스토세에 멸정된 것은 최후빙기의 마지막에 있었던 급속하고도 뚜렷한 기후 변화 때문이라는 또 다른 해석도 존재한다.(p.149)


  인간은 현재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자연적인 메커니즘인 태양복사에너지의 방출, 미세한 성간물질의 존재, 지구공전궤도의 변이, 화산 분출, 조산운동, 육지와 해양의 전체적인 패턴 등과 같은 여러 현상들 가운데 그 무엇도 변형시킬 수 없지만, 인간이 전 지구적 기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적인 영역이 존재하고 있다. (p.335)


파일:Aralship2.jpg

과연 우리가 지구에 사죄하는 의미에서 석유를 적게 사용하면, 

지구가 용서하는 의미에서 사막화를 멈추어 줄까?

사진출처 : http://ko.wikipedia.org/wiki/%EC%82%AC%EB%A7%89%ED%99%94


  그럼에도 이 책에서는 인간의 영향을 더 많이 다루고 있다(제목도 'human' impact 아닌가!).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자연에 영향을 주는 인간은 현대 문명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에서는 기존의 환경문제에 대한 '현대 산업사회 책임론'적 접근과는 조금 다르다. 인류가 지구상에 등장한 이후 원숭이와 크게 다를 바 없을 것만 같던 초기 인류부터, 농경이 시작되고 정착을 한 문명사회, 인구가 증가하고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며 산업혁명으로 생산력이 급격하게 증대된 현대 산업사회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류문명은 크건 작건, 고의건 실수건 간에 자연에 영향을 끼쳐왔다는 것이다. 즉 인간은 지구상에 등장한 이후부터 수렵채집, 농경, 산업사회 할것 없이 지속적으로 자연에 영향을 미쳐왔다. 수렵사회의 경우 앞서 잠시 언급한 홀로세 대형 포유류 멸종이 대표적이다. 특히 산업사회에 치중된 녹색 운동 진영의 의견과는 달리, 이 책에서는 신석기 시대 이후부터 농경 문명이 자연에 지속적으로 미친 영향에 대해서 많은 장에 걸쳐 서술하고 있다. 농업은 산업사회 및 도시문명와 대비되는 이미지 때문에, 마치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것처럼 보인다. 농사 짓는 것이 어떻게 자연을 변화하고 파괴했을지 직관적으로는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농업이 시작된 이후부터 자연은 인간에 의해 개조되기 시작했고, 때로는 지역의 경관을 극적으로 변화시키기도 했다. 의외로 넓은 규모에 이르는 경관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고, 오래 전 사건이 현재 우리가 '자연적인'것 처럼 보는 경관에까지 '인위적'으로 영향을 준 것도 있다. 이렇게 이 책에서는 문화생태학적 관점에서 자연 환경에 미친 인간의 역할에 주목한다.


  계획적인 불지르기든 벌목이든 상관없이 삼림의 제거는 오랫동안 존재해 왔으며, 인간이 환경을 변화시킨 중요하고도 지속적인 과정 중의 하나이다. 화분 분석에 의하면, 온대림은 중석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에 제거되기 시작하여 그 이후 삼림 벌목이 가속화되었다. (...) 농경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현 시대까지 세계의 삼림은 50억 ha에서 40억 ha 정도로 감소하였고, 이는 전체 숲의 1/5에 해당된다. (p.67)


  자연 생태계를 경작지로 바꾸는 것을 포함하는 토지이용과 지표피복의 변화는 서식처의 변화를 유발하여 동물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의 다양한 인문경관은 근대 집약적 농업에 의해 변화되었다.(p.141)


  비록 건설, 도시화, 전쟁, 광산 개발 등이 부분적으로는 토양침식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지라도, 토양침식의 가장 주된 원인은 삼림 벌채와 농업 활동이다. (p.196)


  삼림이 경작지로 변화되면 앞서 논의되었던 지표의 반사능 변화는 물론이고 지표면의 조도, 잎 면적과 줄기 면적, 증발산량과 같은 기후 인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p.349)


네덜란드 저지대 해안의 히스(heath) 식생은 사실 과거에 삼림이 무성했던 곳이라고 한다.
인간의 인위적 간섭이 몇천년 동안 이어지면서, 마치 히스 식생이 '자연적'인 모습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자연에 인간이 주는 영향의 시간적, 공간적 규모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추적한다. 단시간에 국지적인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활동이고 그 지역 생태계가 충분히 회복할 만한 탄력성을 지녔다면 이는 심각한 환경 문제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반면에 광범위한 자연에까지 충격이 가해지고, 그 지역 생태계가 환경적 영향에 매우 취약하여 회복이 오랜 시간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심각한 환경 문제로 다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그 지역의 자연환경 특성에 따라서도 다를 것이고, 자연에 영향을 주는 인류집단의 인구 수, 사회문화적 특성, 환경관리 기술, 풍요 정도 등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지구 시스템 과학(earth system science)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환경 문제는 각각을 별개의 현상으로 볼 수가 없다. 국지적 규모의 환경 문제가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게다가 피드백 효과에 의해 세계적인 규모의 환경 문제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광범위하며 오랜 기간에 걸쳐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정작 사람들은 환경 문제의 징후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대책이라고 세워 놓은 것이 오히려 환경 문제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건조 지역에서 염류화가 진행되는 1차적인 원인은 지표 식생의 제거이다. 자연 삼림을 제거하는 것은 수관에 의한 엽차단과 증발산량에 의한 수분 손실을 감소시키며, 이는 결국 토양층으로 더 많은 강수가 침투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로 인해 지하수층이 상승하고 국지적으로는 염분을 다량 함유한 물이 저지대로 누출되는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p.172)


  퇴적물의 정체 현상은 나일 강에 세워진 대규모의 아스완 하이 댐 건설 전후에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 이렇게 퇴적물이 감소하면 홍수 시 농경지에 공급되는 영양염류가 줄어들고 지중해 남동부에서는 물고기의 먹이가 감소하며, 나일 강 삼각주의 침식이 가속화되고, 하상에 퇴적되는 운반 퇴적물이 부족해서 하상침식이 가속화되는 등 여러 가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p.221)


  하지만 인간이 의도적으로 해안침식을 가속화시키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대부분의 해안침식은 다양한 경제 활동 과정에서 생겨나는 예기치 못하고, 환영받지 못한 결과인 것이다. 오히려 해안침식을 줄이려는 시도가 해안침식을 가속화시키는 예를 종종 볼 수 있다. (p.315)


강원도 속초 동해안의 해안침식을 막기 위한 인위적 구조물. 

구조물 설치의 의도대로 해안침식은 줄어들고 있을까?

출처 : 네이버 지도



  그래서 저자는 "어떠한 현상에 대하여 환경영향평가를 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p.501)" 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환경 문제에 대해서 방관하자는 뜻인가? 문제에 대한 면밀한 원인 파악만 하는 것은 아니고, 조심스럽게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책 후반부에는 미래의 환경 문제에 대한 예상을 언급한다. 그리고 환경 문제가 다양한 규모의 여러 지역에 걸쳐 얽혀 있기 때문에,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통합적 접근과 국제적 협력(p.503)"이 요구된다고 주장한다. 소모적인데다가 특정 집단의 정치적 영향력 증대를 위한 '녹색 논쟁'에 휘말리지 말고, 환경 문제에 대해서 인류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함께 노력해 보자는 의미인 것이다. 


  환경 분야는 일반 자연과학, 공학은 물론 사회학, 경제학, 역사학 등에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매우 간학문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지리학에서는 오래 전부터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에 주목해 왔고, 이와 관련하여 형성되는 경관을 추적하고 문제점 및 대안을 파악하는 연구를 해 왔다. 이 책은 그러한 지리학적 관점을 통해서 환경 연구를 종합적으로 집대성하고, 객관적인 시선을 통해 환경 문제의 원인, 현상, 해결책 등을 살펴본다. 이 책은 영국의 자연지리학자가 쓰고, 번역은 우리나라의 여러 자연지리학자들이 자신의 세부 전공(지형학, 수문학, 토양지리학, 생물지리학 등)을 맡아서 하였다. 


  개별적인 환경 변화에 대한 책은 많이 나와 있지만 이러한 내용을 포괄적으로 정리한 책은 아직까지 없다. 어쩌면 지금까지 나온 환경 관련 책 중에서 환경문제를 종합적이면서도 객관적으로 알려 주는 유일한 것일지도 모른다. (p.7)


  대학 전공서적으로 쓰여진 책이기 때문에, 비전공자가 읽기에는 조금 벅찰 수도 있다. 하지만 환경에 관심이 있고, 환경 문제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환경 문제를 바라보는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YES마니아 : 골드 r*****0 2013.08.20. 신고 공감 1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