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전쟁 세대가 아니다. 하지만 엄마나 아빠 그리고 우리 시어머님께서 가끔 들려주시는 6.25 전쟁은 우리가 앉아서 상상하는 것 이상일 때가 많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생각한다. 그 시대에 내가 태어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구나... 전쟁을 경험한 적 없는 내게 사진 자료나 책은 머릿속에 상상을 자극하지만 적어도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엔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어쩜 이건 누구나 다 하는 생각이 아닐까? 전쟁으로 인해 누군가를 죽이거나 상처 입혔다면 전쟁이 끝난 후에도 심리적 압박감은 상당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전쟁이라는 거친 풍파 속에서 내 가치관은 얼마나 흔들리지 않고 바로 세울 수 있을까?
1968년 4월 4일. 한 남자가 시체로 발견된다. 그는 2차 대전 당시 독일에 저항했던 저항군으로 전직 노동당 당수이자 정부의 고위 관료였던 하랄 올레센이다. 사건은 자살을 가장한 타살로 밀실살인이었다. 수사를 맡은 골비외른 크리스티안센 경감은 사건해결을 위해 하랄 올레센의 아파트 주민들을 조사하고 그 과정에서 2차 대전 당시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이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더 이상 수사의 진전이 없을 때 경감이 어릴 때 알고 지내던 보르크만 교수의 딸 파트리시아를 소개 받는다. 사고로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18세의 천재 소녀는 현장에 있지 않지만 사건을 꽤 뚫어 보는 능력이 있다. 그녀의 조언을 들으며 다시 아파트 주민들을 수사하기 시작하고 경감은 범인에게 다가가는데...
전쟁은 많은 영웅들을 낳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진실이 은폐되기도 한다. 전쟁하면 군인과 군인의 싸움이라 칭하고 가능하면 민간인들은 죽이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실제 그런 것들이 정확하게 지켜지지는 않는다. 민간인을 죽인다고 해서 누구 하나 손가락질 하지 않고, 또한 민간인을 다른 군인이 죽였다고 말해버려도 진실을 알 사람들이 많지 않다. 그런 일련의 진실 은폐가 때론 누군가의 인생을 발목 잡는다. 전쟁이 끝난 뒤에는... 더군다나 그 사람이 그 나라에 정치적인 입지를 굳힌 사람이라면 더욱 불안하지 않을까?
전쟁은 많은 사람을 고통스럽게 한다. 전쟁으로 태어난 아이, 전쟁으로 고아가 된 아이, 전쟁으로 몸의 일부를 잃은 사람, 이념이 달라 전쟁 후 또 다른 상처로 숨죽여 사는 사람..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마음에 담고 상처를 가진 채 그렇게 살아간다. 전쟁이 이슈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그리고 그 안에서 복수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가진 비밀을 누군가 발설 하지 않을까 사람의 마음을 공포로 만들고, 불안하게 만든다. 기억이란 그래서 무섭고도 아픈 것이다. 파리인간. 삶의 안 가운데에서 무언가 특히 힘들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던 사람들은 세월이 지나도 그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해요. 즉 파리 인간은 시간이 지나도 과거의 경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그 비슷한 상황에 자신도 모르게 뛰어들게 되거나 스스로 그런 상황을 무의식적으로 재현하는 사람을 말하는 거죠. 쓰레기 더미에 모여드는 파리 떼를 떠올리면 감이 잡힐지도 모르겠군요. (99-100)
그래서 기억은 무섭다. 가능하면 좋은 기억, 행복한 기억을 많이 남기고자 하는 사람들의 의지(?)를 알 것 같다. 노르웨이 작가하면 요 네스뵈를 떠올렸는데.. 앞으로는 다양한 작가를 생각하게 되면 좋겠다. 경감과 18세 소녀 파트리시아의 명콤비를 다시 보게 되면 좋겠다. |
|
[리뷰] 한스 올라브 랄룸 <파리인간>, <위성인간> 범죄소설을 읽다보면 두 명이 콤비를 이루어서 사건 수사를 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셜록 홈즈의 옆에는 왓슨이 있었다. 네로 울프에게는 아치 굿윈이, 에르큘 포와로에게는 헤이스팅스 대위라는 조력자가 있었다. 그 중에는 남녀 콤비도 있다. 스카페타 박사의 곁에는 피트 마리노 경감이 있었다. 그리고 아멜리아 색스는 전신마비탐정 링컨 라임의 손발이 되어서 함께 사건수사를 이끌었다. 데니스 루헤인은 켄지와 제나로를 콤비로 만들어 냈다. 이들은 사소한 일로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콤비 플레이를 하며 수많은 사건을 해결해 간다. 하긴 사건 수사를 하기 위해서는 혼자 활약하기 보다, 믿을 수 있는 누군가와 함께 활동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노르웨이의 작가 한스 올라브 랄룸도 작품 속에서 이런 남녀 콤비를 만들어 냈다. 노르웨이 오슬로 경시청에 근무하는 중년의 콜비요른 크리스티안센 경감과 18세의 민간인 파트리시아 보르크만이 그 주인공이다. 파트리시아는 하반신이 마비된 상태다. 눈길 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해 휠체어 신세를 지고 생활하고 있다. 강력범죄에 맞서서 활약하는 남녀 콤비 이들은 작가가 2010년에 발표한 첫 작품 <파리인간>에서 처음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그 이후로도 함께 범죄수사를 하며 여러 살인사건들을 해결해간다. 굳이 역할 분담을 하자면 파트리시아가 일종의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하고, 크리스티안센 경감은 그것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방식으로 추리하며 범인을 추적한다. <파리인간>은 1968년의 노르웨이 오슬로를 무대로 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2차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차대전 당시 저항군으로 활동했던, 그래서 노르웨이에 들어온 독일군에 맞섰던 한 인물이 자신의 자택에서 총에 맞아 죽는다. 그는 전쟁 이후에 많은 재산을 모았다. 2011년 작품인 <위성인간>도 2차대전과 연관이 있다. 노르웨이의 최고부자라고 일컬어지는 인물이 가족모임 자리에서 식사를 하는 도중에 사망했다. 돌발적으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 의도적으로 살해한 것이 명백한 상황. <위성인간>의 피해자 역시 전쟁 당시 저항군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두 작품 모두 수사의 핵심은 둘 중 하나. 범인은 단순히 돈을 노렸을까 아니면 전쟁 당시에 생긴 어떤 갈등 때문에 일종의 복수를 하려고 했을까. 전쟁이 노르웨이 사람들에게 남긴 상처
<파리인간>, <위성인간>의 공통점이라면 저항군 출신의 피해자가 남긴 재산을 둘러싸고 자식과 주변인물들이 갈등을 겪는다는 것. 돈이 너무 많아도 문제인 셈이다. 작품 속 등장인물은 ‘파리인간’, ‘위성인간’이란 단어에 대해서 이런 말을 한다. 파리인간은 삶의 한 가운데에서 전쟁처럼 무언가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던 사람들, 하지만 그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그런 상황에 다시 뛰어들게 된다. 쓰레기 더미에 모여드는 파리떼 처럼. 위성인간은 평생동안 한 사람의 주위를 맴돌면서 사는 사람을 의미한다. 장애아의 부모는 그 자식의 곁을 떠나지 못한다.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에게 의지해서 사는 사람들이 있다. 한 사람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의미다. 역사학과 사회학을 전공한 작가는 자신이 고전추리작가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말을 하고 있다. 애거서 크리스티를 흉내내서 악한 본능을 가지고 있는 여러 명의 등장인물을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인간의 운명과 삶을 조합해서 작품을 구성했던 조르주 심농의 집필방식도 추가해 보았다. 작가는 이 작품들을 시리즈로 발표하고 있다. 평화로울 것 같은 북유럽의 복지국가 노르웨이에서 또 어떤 범죄가 발생할지 궁금하다. 그리고 하반신이 마비된 18세 소녀 파트리시아의 몸이 과연 회복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
|
'노르웨이'의 추리소설 그러면...'요네스 뵈'가 떠오릅니다.. 그런데 '요네스 뵈'의 소설이 어두운 스릴러라면...이 책은 순수한 본격추리소설입니다.. 탐정인 천재소녀는 일명 '안락의자형 탐정'이구요...잔혹하지도 않고 어둡지도 않는...분위기니다..
'하랄 올레센' 그는 2차 세계대전때 독일군에 점령당한 노르웨이에서 저항군을 이끈 전쟁영웅입니다. 그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살해된채 발견되는 장면으로 소설은 시작됩니다.
아파트에서 총소리가 나고, 동시에 달려간 세명의 사람들...창문들은 굳게 잠겨있었고 열려 있었다고 해도, 도저히 뛰어내릴수 없는 상황이였죠.. 그리고 현관으로 달려온 사람들도 누군가 도망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밀실상태에서 벌여진 범죄..
보통..총소리 나면 겁나서 도망치거나 숨을법한데..총소리에 달려간 사람들 보고 용감하다는 생각을 아님...저자가 밀실을 만들려고 그랬을수도 있죠..실제로 달려가려나요?
우야동동...전쟁영웅이자 저명한 정치인의 살인사건은 주목을 받고 젊은 경감인 '크리스티안 룬드'가 이 사건을 맡습니다.. 상사들이나, 늙은 경감들에게 사건을 빼앗기지 않고, 자신의 사건이 되었음을 흥분한 경감 그러나...곧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일단, 말 그대로 현장은 밀실이였고, 아파트 주민들의 알리바이는 거의 완벽한 상황 주민들의 관계는 너무 좋았고, 모두 서로에 대한 칭찬 일색이였죠.. 점점 사건이 미궁에 빠져들 분위기에 전화 한통이 걸려옵니다
어릴때 친하게 지냈던 '랑나르 보르크만' 교수...그는 사건에 도움을 줄수 있다고 말을 합니다
'보르크만'교수는 부모에게 기업과 유산을 물려받은데다가. 교수로서도 이름을 날려 부와 명성을 다 가지고 있지만, 걱정이 하나 있었죠.. 아름다운 아내에게 아이가 없었던 것이죠..
늘 근심하던 차에...아내가 45살이란 나이에 늦게 임신을 합니다.. 그리고 늦게 얻은 딸 '파트리시아'는 놀라운 천재성을 띱니다 어릴때부터 각종 외국어를 섭렵하고 거기다가 스케이트선수도 잘해서.. 각종 신문에서 '파트리시아'에 대한 기사를 내고.. 부모들 또한 그녀의 이름이 언젠간 여러분야에서 이름을 날리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의 기대는 한순간에 무너집니다 교통사고로...ㅠㅠ 아내는 죽고 '파트리시아'는 불구가 되죠.. 그리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집니다.
'보르크만'교수는 '크리스티안'경감에게 자신의 딸을 만나달라고 하고 어릴적 친분에 거부하지 못하고 18살이 된 '파트리시아'를 만납니다.. 별 기대를 안하던 '크리스티안' 앞에서.. 신문과 뉴스의 보도만으로 '파트리시아'는 밀실트릭을 풀어버립니다.
내내로 읽으면서 '밀실트릭'이 넘 궁금했는데...정말...이건...ㅋㅋㅋㅋㅋㅋ 생각치도 못했던 함정을 ...
그녀의 놀라운 추리력에 감탄한 '크리스티안'은 사건정보를 알려주고... '파트리시아'에 의해 아파트 주민들의 알리바이도 깨져 버리고.. 그들에게 비밀들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휠체어에 탄 천재소녀 '파트리시아'는 사실, 어쩔수없는 안락의자형 탐정이겠죠 그러나, 추리소설과 범죄학책들로 무장한 그녀의 두뇌는.. 서재에서 모든 사건을 꿰뚫어보지요...
제목인 '파리인간'은 작가가 만들어낸 말입니다 탐정인 '파트리시아'가 지어낸 말로 그녀가 생각한 범인상이지요^^
'한스 올라브 랄룸'의 소설은...한국에는 처음 소개되는걸로 아는데..ㅋㅋㅋㅋ 넘 기대되는 작가입니다.. 말 그대로 '아가사 크리스티'풍의 본격추리소설...이구요 조만간 후속작들도 출간 예정이라고 하네요^^ |
|
역사학을 전공한 노르웨이 작가 한스 올라브 랄룸의 추리소설 <파리인간>은 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살인사건을 담당하게 된 형사 크리스티안센을 주인공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어서 그런지 소설 초중반부터 범인의 윤곽이 조금씩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리인간>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은 아마 파트리시아라는 18살의 천재 소녀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의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같은 일을 반복하게 되는 ‘파리인간’이라는 비유를 한 장본인이기도 하지요. 조금 예의 없어 보이는 성격을 가졌긴 하지만 그녀의 천재적인 지적능력 때문에 그런 결점들은 오히려 당연한 요소가 아닌가 싶을 만큼 파트리시아는 앉은 자리에서 사건의 진상을 척척 파헤쳐냅니다. 저 개인적으로 범인이 누구인지의 여부보다는 인물들 각각의 사연들이 더욱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 사건을 통해서 여러 사람들의 사연을 엿볼 수 있고 또 그것들이 결국 하나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이 흥미로웠지요. 역사학과 사회학을 전공했던 작가님이라 그런지 그런 부분에서 섬세하게 내용들을 이어낼 줄 아시는 것 같습니다. 고전 추리의 현대적 탄생이라고 불리는 <파리인간>을 읽다보면 크리스티안센과 파트리시아의 모습이 셜록과 왓슨을 보고 있는 기분도 들더군요. <위성인간>과 <촉매살인>이라는 후속 시리즈도 있다던데 조만간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
|
우리의 문화들이 때로 유행을 타는 것처럼, 추리소설의 경우도 최근 등장하는 많은 작품들이 과거에 선보였던 내용들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는듯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엘러리퀸, 애거서 크리스티 등과 같은, 고전추리작가들의 명작들은 그런 추세와 별도로 많은 독자들의 뇌리에서 점차 사라져 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여전이 적잖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럴까 일부 독자들이 예전의 그러한 역작들에 대한 향수를 느껴보고 싶은 것처럼, 고전추리를 다시 찾아보는 독자들도 제법 있을 것으로 본다. 이 작품은 표지의 그림도 그렇지만 ‘파리인간’이라는 다소 독특한 제목과 함께, 또 그 내용에 있어서는 역사고전추리의 형식을 따르고 있기에, 예전의 추리소설들을 즐겨했던 독자에게는 반갑게 다가서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고전추리소설이 독자들에게 주는 묘미는, 아무래도 작가가 작품 속에 교묘하게 펼쳐놓은 여러 장치들을 통해서, 독자들이 그 진실의 부분이 어디 일까를 찾아내는데 있다. 다시 말해 작가와 독자들 간의 보이지 않는 치밀한 눈치, 혹은 두뇌싸움을 벌이는 식의 형태로 전개되는 것이 바로 그 특징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이 작품을 읽은 독자의 입장에서, 이 작품 역시 이와 비슷한 형식의 줄거리와 고전특유의 흐름이 적절하게 조합되어 있어서,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있다면, 한번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작품 속 사건의 배경이 시작되는 곳은 1960년대 말 노르웨이의 어느 작은 아파트단지다. 경적을 깨트리듯 ‘탕’ 하는 소리와 함께 현장에는 가슴에 총을 맞은 한 노인의 주검이 발견된다. 긴급한 전화를 받고 출동한 크리스티안센 경감은, 주변 상황을 조사한 결과 좀처럼 보기 힘든, 외부 침입이 전혀 없는 전형적인 밀실살인 사건으로 규정하고, 즉시 근처 이웃탐문에 나서 나름대로의 심문을 펼쳐보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아파트의 주민들은 모두 7가구였고, 저마다 수긍할만한 알리바이들이 있었으며, 더불어 사건현장을 세밀하게 조사했지만, 사건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그 어떤 증거물이나 특이사항은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 곤란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 얀센 경감은, 이 사건을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난감한 처지에 놓이지만, 마른땅에 마치 단비가 내리듯 그에게 도움을 주는 한 여성이 문득 등장한다. 그녀의 이름은 파트리시아로 불의의 사고로 횔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몸이지만, 4개 국어에 능통하고 빠른 판단력과 놀라운 논리력을 자랑하는 우수한 두뇌를 지닌 소유자다. 그렇다면 얀센 경감은 그녀와 함께 아무런 단서도 그리고 증거도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 이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 나가게 될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우선 제목에서부터 확연히 눈에 띠었었다. 제목이 사건의 내용에 어떤 복선을 암시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고,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결과는 아니었다. 그러나 작품 전체적으로 보면 왜 이런 제목을 붙였을까 하는 작가의 나름대로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함축된 메시지를 독자들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추리 작품과 달리, 이 작품 속에 전개되는 줄거리를 토대로 몇 가지 주목해 볼만한 부분을 찾아보자면, 먼저 밀실살인사건과 관련하여, 이 사건은 단순한 한 노인의 쓸쓸한 죽음에서 시작하지만, 이와 연관된 내용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작가는 노인의 죽음을 2차 세계대전 당시 발생했던 지울 수 없는 안타까운 에피소드와 연결지어, 작품을 한층 흥미롭고도 애잔하게, 그러면서도 지적호기심을 유발하는 매력적인 내용으로 채워 넣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제목과 관련하여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작품 중간쯤에 ‘파리인간’에 대한 구체적 의미를 설명해 놓았는데, 이 작품을 계기로 독자들로 하여금 인문학적 가치의 소양을 되새겨보게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무엇보다 주목했던 점은, 고전추리소설의 재탄생이라고 할 만큼 그 내용이 치밀하고 논리적이라는 것, 그리고 끝부분에 가서야 비로소 범인의 윤곽을 알아낼 수 있을 만큼 군더더기가 없는, 중간 중간 추리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적절하게 배치해놓아 흡인력 있는 스토리의 구성을 이루어 냈다는 것이다.
이 작가의 작품은 아직 국내 소개된 적은 없는듯하다. 그래서 아마 독자들에게는 이 작품이 처음 대면하는 것이고, 그래서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자국에서는 이미 상당한 호평과 함께 대중적인 추리작가로서의 명성을 얻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작품을 계기로 국내 추리독자들에게도 좋은 호응이 뒤따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 작품은 실제 있었던 역사의 사실에서 동기를 얻어 구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지 언론을 통해 나타난 그의 평가를 보면, 이번 그의 작품은 정통고전추리소설의 맥을 이어가는 어쩌면 새로운 시도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마치 유에서 유를 창조하듯 하나의 사건을 두고 천천히 한 발자국을 내딛으며, 마침내 결론을 향해 내닫는 작가의 정교하고 세밀한 배려가 돋보이는 이야기 전개와, 추리의 내용을 역사의 배경 속에 녹아내어 신선하면서도 흥미롭게 펼쳐낸 이 작품에, 많은 독자들의 관심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또한 이 작품을 시작으로 추후 그의 작품이 시리즈 형태로 소개 될 것으로 보여 그 귀추가 주목된다. 애거서 크리스티, 아서 코난 도일 등 유명추리작가의 여러 작품들이 우리에게 추리를 읽는 즐거움을 준 것처럼, 이번 ‘파리인간’을 시작으로 아직 소개 되지 않은 그의 작품들이 출간되어 독자에게 선보였으면 싶고, 개인적으로 이후 작품에서 사건 해결에 주인공이 되는 얀센 경감과 파트리시아의 활약이 어떻게 펼쳐질지 자못 궁금해진다. |
|
노르웨이 작가의 첫 번째 추리소설이다. 2차 대전 당시 있었던 실화를 소재(?)로 한다. 평범해 보이는 인간들과 일상적이고 건조해 보이는 삶과 관계가 살인사건을 계기로 한꺼플씩 벗겨지고 그 실체가 드러나게 된다.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그들. 당연스럽게도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스타일인데, 그렇지만 좀 건조하고 유머도 없고 반전도 없다. 이야기와 기사가 합쳐진것 같고... 크리스티안센 경감과 파트리시아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한 태래씩 풀어주는 인물로 한발 뒤로 물러서 있는것 같다. 의도적이겠지만... 책을 읽다보니.. 그때는 스웨덴-노르웨이 연합체제가 붕괴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거든요. 그래서 스웨덴내에서는 노르웨이에 대한 반발심이 상당히 컸습니다. 특히 보수적인 노인네들 사이에선 더했습니다. 뭔 소린가 하여 네이버에서 찾아보니..... <A)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관계(근세부분만) 20세기 초 스웨덴의 최대 과제는 노르웨이의 분리문제였다. 노르웨이는 국민감정이 덴마크에 가까워 스웨덴과 완전 분리하기를 강력히 요구하였으며, 1905년에는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언하였다. 스웨덴 국내에서는 무력저지론도 있었으나 결국은 분리를 승인하였으며, 이 무렵부터 스웨덴의 민주정치는 안정되어 책임내각제가 확립되고 보통선거와 비례대표제도 채택되었다. <B> 2차 세계대전시 스웨덴은 왜 독일의 침공을 받지 않았나 스웨덴은 나폴레옹 전쟁이후 즉 1815년 이후부터 유럽의 그 어떤전쟁에도 참가 하지 않고 중립을 유지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스위스처럼 약소국이냐? 나름 강대국입니다. 주위의 덴마크나 핀란드랑은 비교도 안대는 강대국이었습니다. 2차대전이 발발하자 스웨덴은 전쟁의 결과보다는 무기팔기에 더 집중을 합니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자기나라를 침공하지 않으면 아무곳에도 간섭하지 않겠다고 직접 천명합니다. 처음에 히틀러는 안전하게 러시아로 진격하기 위해 덴마크랑 핀란드는 이미 점령하였고, 스위스나 스웨덴도 치려도 하다가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가 없어서 침공을 안하는 겁니다. 스위스는 약소국이어서 금방 점령 할수 있었지만 스위스의 벼랑끝 전략(알프스 통로를 스스로 파괴하겠다고 협박함)으로 동맹국인 이탈리아와의 교통로가 차단될게 무서워서 치지 못하고 스웨덴은 나름 군사강대국이라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스리 침공을 안합니다. <C> 2차 세계대전시 노르웨이는 왜 독일의 지배를 받게 되었나 스웨덴 군사력은 객관적으로 평가했을때 2차대전당시 폴란드만도 못한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독일이 노르웨이를 공격점령한 이유는 노르웨이가 해안선을 따라 펼쳐져있는 국가였기 때문이죠. 이 해안선을 따라 연합군이 스칸디나비아 반도를통해서 네덜란드- 벨기에 쪽으로 건너오게되면 순식간에 베를린이 압박당하는 생각하기싫은 사태가 벌어지는데, 이런상황을 방지하기위해서 노르웨이를 점령하고 해안을 요새화시킨 겁니다. 노르웨이를 공격할때는 상륙부대와 공수부대의 강습을 통해 노르웨이 북쪽과 남쪽에 거점을 마련한후 중앙으로 강하게 치고들어가는 전격전을 사용했습니다. 동시에 독일은 스웨덴에게 철광석을 수출할것과 독일과 동맹국들의 군사통행을 보장해달라는 요청을 하게되죠. 옆나라 노르웨이가 털리는걸 보면서 스웨덴이 그리 강하지않은 군사력으로 독일에 저항하겠다는 생각은 도저히 할수가 없었고 결국 중립을 선포하게되죠.(걍 스페인 프랑코가 중립선포했는데 친독일성향이었다는것과 비슷한 맥락임) 독일역시 스웨덴에서 먹을게 많은것도 아니고 하니까 굳이 군사력낭비하면서 칠필요도 없었고요. 이런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스웨덴은 독일의 침입을 피할 수 있었던 겁니다. <D>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14세기 후반, 노르웨이왕 호콘 6세는 덴마크 발데마르 4세의 딸인 마가레테(Margarethe)와 결혼을 하였는데, 그의 사후 마가레테 여왕은 덴마크와 노르웨이를 함께 통치하게 되었다. 그는 스웨덴 마저도 통치하여 3국 간 연합을 이루어내었다. 그 후 연합왕국의 왕은 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의 원로원 간 합의를 통하여 선출하였는데, 덴마크 에릭왕(King Erik)이 연합 1대 왕으로 즉위하였다. 스칸디나비아 3국이 왕실 간 친인척 관계로 복잡하게 연결되었으며, 이러한 연합왕국은 3국이 문화적으로 유사하고 독일 세력에 공동으로 대처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에 성립이 가능하였다. 덴마크왕이 다른 두 나라 왕을 겸하는 국가연합인 칼마르 동맹은 그 후 120여년 간 지속되다가 1523년 크리스티안 2세의 폭정에 항거해 스웨덴의 구스타프 바사(Gustav Vasa)가 봉기, 크리스티안 2세를 축출하고 스웨덴은 독자적인 국왕이 즉위하게 되었다. 스웨덴이 독립함으로써 3국 연합은 와해되었으나 덴마크 왕에 의한 노르웨이 지배는 19세기까지 지속되었다. 나폴레옹 전쟁 시 덴마크 지배 아래 있던 노르웨이는 덴마크와 함께 나폴레옹 진영에 속하게 되었다. 나폴레옹 전쟁이 종료되는 해인 1814년 스웨덴은 덴마크를 침공, 킬(Kiel)에서 강화 조약을 체결하였다. 이 조약에서 덴마크는 노르웨이를 스웨덴에 양도하였다. 킬 강화 조약에도 불구하고 노르웨이는 에이츠볼(Eidsvold)에서 독립을 선포하고 1814년 5월 17일 당시 유럽에서 가장 진보적인 헌법을 채택하였다. 이에 스웨덴의 왕 칼 14세는 노르웨이를 전격 침공하였고 노르웨이는 스웨덴과 연합 정권을 수립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르웨이는 당시의 헌법을 유지하였으며 노르웨이인이 제정한 헌법을 바탕으로 19세기에는 민주화가 급속히 진행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노르웨이의 덴마크와 스웨덴 지배 (두산백과, 두산백과) <E> 어느 분의 개인 경험으로는 노르웨이는 덴마크로 부터 독립하려는 와중에 스웨덴에게 기습을 당했습니다. 덴마크에 대항하여 공동전선을 폈던 동맹국 스웨덴이 갑자기 보호자를 자처하면서 노르웨이를 속국으로 삼고 무력으로 노르웨이의 군대를 해체하며 외교권을 박탈았지요... 15년전 쯤 노르웨이 혈통의 노랑머리 미국인과 대화한 적이 있는데 그들은 아직도 스웨덴에 대해 적개심을 보이더군요. 워낙 세계사와 지리에는 엉망이라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이 거기서 거기 인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노르웨이에 대해 알아 보자면 경제 전 국토의 겨우 3% 정도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며 산업인구의 11.9%가 제1차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따라서 식량은 자급자족이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어업은 활발하여 대구·청어·정어리 등의 어획고는 세계 수위를 다툰다. 이 나라에서 발달한 원양 포경업은 최근에는 쇠퇴해 버렸지만, 북부 르흐딘에 포경기지가 있다. 1971년부터 북해 유전이 개발되어 1975년 산유국 대열에 진입하였으며 수력발전과 어류 및 산림·광물자원이 풍부하다. 이 나라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외국 무역을 높이는 방법 이외에는 없으며, 현재 세계에서 제7위의 무역액을 보여주고 있다. 노르웨이의 상선보유는 세계 제4위로서 세계 제9위의 해운 수입을 올리고 있어 이 나라의 수입 초과에 대한 큰 뒷받침이 되고 있다. 노르웨이는 석유, 천연 가스, 석탄, 목재, 해산물 등이 풍부하며, 지형을 이용한 대량의 수력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자원 매장량은 엄청나 2011년 기준으로 세계 3위의 천연가스, 5위의 석유 수출국이기도 하며, 관련 산업이 GDP의 2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자원에 힘입은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세계에서 제일 크며, 규모는 현재 한화 650조에 달한다. 세계 주식시장의 1%를 보유하고 있다. 무역은 항상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2011년 기준으로 흑자 규모는 한국의 2배에 달한다. 석유가 발견되기 전인 1970년에는 스웨덴의 총 경제규모의 1/3밖에 되지 않았으나 결국 자원에 힘입어 2009년 역사상 처음으로 인구가 2배에 달하는 옛 종주국 스웨덴을 총 경제력마저 추월하였다 국민소득 노르웨이는 석유가 발견되기 전인 1970년 이전엔 그다지 부유한 나라가 아니었다. 스웨덴이 1960-70년대에는 노르웨이보다 월등히 부유했으나 이제는 역전되어 스웨덴 크로나가 노르웨이 크로네의 환율에 비해 약 85% 수준이고, 많은 스웨덴 젊은이를 포함한 스웨덴 인들이 노르웨이에 일자리를 찾아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구매력평가 기준 국민소득은 2010년 기준으로 52,012달러이다. 자원 노르웨이의 주 수출품의 45%가 원유와 가스이고, 이것들이 20% 이상의 GDP를 차지한다. 세계 4번째 원유 수출국이자, 세계 3번째 가스 수출국이다. 또한, 노르웨이는 중국에 이어 세계 어획량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스웨덴 노르웨이는 스웨덴과 이웃국으로서 관계가 깊으며, 역사적으로 스웨덴이 노르웨이를 점령해서 반감정이 있기도 하나, 지금은 같은 서방 일원으로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노르웨이는 중립을 선언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치 독일에 의해 5년동안 점령당했다. 이때 독일에 협조했던 나치인 비드쿤 크비슬링은 전후에 반역죄로 총살당했다. 1949년, 노르웨이는 중립을 끝내고 NATO의 창립멤버가 되었다. 1960년대 후반 인근 바다에서 석유와 천연가스가 발견된 뒤로, 노르웨이의 경제 발전이 가속화되었다. 1972년과 1994년, 유럽 연합 가입 총선거가 치러졌지만, 두 번 모두 가입이 무산되었다. ----- 보르크만 가족은 나이를 막론하고 얽히고 설킨 사항들에 대한 요약정리에 큰 소질이 있는 것 같았다. 가끔은 홀로 앉아 여러 사항들을 논리적으로 끼워 맞추는 것이 더 쉬울 때가 있어요. 현장에서 보고 들은 사항들은 우리의 오감이나 두뇌 움직임에 혼란을 주기도 하거든요. “제가 혼자 지어낸 말인데, 사실 전 파리인간이란 단어를 꽤 자주 사용해왔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삶의 한 가운데에서 무언가 특히 힘들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던 사람들은 세월이 지나도 그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해요. 그래서 저 나름대로 이런 사람들을 두고 파리인간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즉, 파리인간은 시간이 지나도 과거의 경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그 비슷한 상황에 자신도 모르게 뛰어들게 되거나 스스로 그런 상황을 무의식적으로 재현하는 사람을 말하는 거죠. 쓰레기 더미에 모여드는 파리 떼를 떠올리면 감이 잡힐지도 모르겠군요" 장인어른의 재산은 약 4백만 크로네 정도 됩니다. 그 가운데서 3백만 크로네는 전쟁 중 점령군을 상대로 장사를 해서 번 돈입니다. 그 당시 장인어른 회사의 매출과 이윤은 기록적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분이 전쟁 중의 행위로 형을 살거나 사람들의 입방아에 올려진 적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닙니다. 그런 일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베룸의 공장 소유주를 걸고넘어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드람멘에서 아들 하나와 홀로 살아가고 있던 여자에게 손가락질이 끊이지 않았지요. 부끄러운 역사입니다. 전쟁과 사랑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말도 있지않나요 하랄 올레센의 과거 행적 가운데 저항군의 일원으로 매우 큰 역할을 하면서도 단 한 번도 적에게 노출되지 않았다는 점은 매우 흥미로웠다. |
|
어느 나라나 전쟁으로 인한 상흔은 씻을 수 없는 역사의 아픔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많죠..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그렇겠죠.. 특히 2차 세계대전의 여파는 아직까지도 세계 곳곳의 나라의 아픔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굳이 나라끼리 전쟁을 일으키지 않더라도 내부적인 전쟁과 아픔으로 고통받은 이들은 지금 이순간에도 수없이 팽창해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보면 참 인간이라는 존재가 주는 무서움과 공포감이 현실세계속에서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는데도 인간은 인간으로서 인간다움을 인간스럽게 토닥여대고 인간이길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처럼 눈가리고 아웅을 해대고 있는 모습들이 우스운겁니다.. 뻔히 아는 결과와 역사의 반복속에서도 멍텅구리처럼 늘 변함없이 쳇바퀴돌 듯이 서로에게 죽으라 외쳐대고 있는 꼬라지가 진정 우리의 모습인게죠...
누구의 말마따나 하 수상한 지금의 작태에 딱히 안녕치 못하다보니 조금 격한 서두로 시작을 했습니다만 언제나 지 잘난 권력자들이 애국이라는 개념으로다가 국민을 볼모로 수상한 짓거리를 해대는 통에 짜증이 좀 났습니다.. 재미진 소설 읽고 이상한 신세 한탄을 할 필요는 없겠지요, 본격추리소설인데 상당히 재미진 북유럽발 밀실살인을 다룬 추리소설입니다.. 노르웨이네요... 요즘 북유럽발 장르소설들이 엄청 잘 나갑니다.. 물론 대박으로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는 아니지만 꾸준히 위력을 과시하고 있기는 합니다.. 노르웨이하면 일단 요 네스뵈의 해리 흘레의 나라이기도 하죠.. 그리고 요즘 장르쪽에서 잘나가는 스웨덴의 옆나라이기도 합니다.. 물론 바이킹의 나라입죠.. 오딘과 토르의 세상입니다... 근데 그동안 이 동네에서 출시된 작품들이 대체적으로 스릴러 위주의 미스터리 소설인 반면 이번에 제가 읽은 이 작품은 고전추리소설류의 밀실살인을 다룬 본격추리물입니다.. 작품속에서도 나오지만 고전 추리소설의 이야기도 심심찮게 등장합니다..
며칠만에 끄집어내어 다시 독후감을 쓸려고 하니 생각이 안나네요.. 된장할, 줄거리가 어떠했더라,,,, 시작은 이러합니다.. 과거의 어느시점에 한 경찰이 자신이 담당하게 된 사건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죠.. 살인사건이 발생했는데 그 날이 아마도 마틴 루터 킹이 저격당한 날이니 어떠니하면서 말이죠.. 그렇게 노르웨이의 유명인사인 하랄 올레센이라는 할아버지가 살인을 당합니다.. 그는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밀실살인을 당하죠.. 살인이 벌어진 당시 살인자는 올레센의 집에서 쉽게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건물안에는 총소리를 듣고 바로 달려온 주민들이 있었으니까요.. 이 크렙스가 25번지의 아파트에는 경비를 맡고 있는 란디 한센이라는 여인과 각층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있습니다.. 3층의 살인사건이 벌어진 올레센씨의 옆집은 미국대사관에서 근무하는 데럴 윌리엄스라는 사람이 거주합니다.. 2층에는 스웨덴 유학생인 이쁜 여대생 사라 순크비스트라는 여인이 거주하죠.. 그리고 옆에는 룬드 부부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1층에는 택시 운전사인 콘라드 옌센이 거주하고 옆집에는 안드레아스 귤레스타라는 장애인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총 6~7명의 거주민이 살인사건의 용의자이자 중심 인물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어떻게든 하랄 올라센과 어느정도의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입니다... 물론 살인자도 이들중에 있을 확률이 높겠죠.. 사건이 발생했을때에는 타인들이 아파트내에 있었는지 조차 파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요... 그들이 밝히는 알리바이들이 조금씩 처음과 틀어지기 시작하면서 사건을 미로속을 헤매게 됩니다... 그들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사건을 회상하는 듯한 문체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렇다보니 상당히 간결하고 탁탁 끊어지는 느낌이 좋습니다.. 오히려 집중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문체가 톡톡히 해냅니다.. 그리고 화자인 경감 크리스티안센의 서술로서 진행되는 이야기의 형식이 무척이나 자연스럽기 때문에 머리 아프게 하질 않습니다.. 무엇보다 이 사건을 풀어내는 천재 탐정의 역할을 담당하는 부유한 집안의 파트리시아는 사고로 인한 하반신을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를 가지고 있으나 안락의자 탐정의 천재적 재능을 아직 미성년임에도 불구하고 거침없이 선보여줍니다.. 상당히 잘 짜여진 본격추리소설로서의 잔재미가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역시 억지춘향격의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작품이었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습니다..
일단 너무 일반적이지만 흔한 우연과 필연이 공존하는 아파트의 주민들의 이야기는 작가가 보여주는 문장적 집중도와는 별도로 조금 어색할 수 밖에 없었지 않나 싶습니다.. 파트르시아의 추리조차도 기본적인 재미는 있지만 수긍가능한 방법으로 독자들의 이해력을 충분히 납득시켜주기에는 조금 부족한 상황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구요.. 저만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지만 사건을 만들기 위해 너무 한 공간속으로 우겨넣은 느낌을 중간 이후부터 지울 수가 없더라구요.. 물론 전문 장르소설 작가의 작품이 아니라 원래 사회적 유명인사에다가 역사학자이신 한스 올라브 랄룸 선생님이 처음으로 집필한 본격추리소설이다보니 조금은 그런 어색함이 묻어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이어 시리즈로 만들어진 파트리시아 시리즈는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하니 기대는 해볼만합니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노르웨이의 2차 세계대전시 독일에 점령당한 당시의 암울한 역사와 연관된 상황적 연결고리로 구성된 추리적 의도는 상당히 칭찬해줄 만하구요, 작가가 회상적 느낌으로 전달해주시는 간결한 문체와 문장이 주는 집중도가 이야기의 재미에 한 몫 톡톡히 하는 부분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꼬 난 생각합니데이..
일본 추리소설류에 작 적응되신 독자분이시나 본격추리에 대한 기본적 재미을 느껴보시고 싶은 분들에게는 추천드려도 욕을 듣지 않을만한 그런 작품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사실 군더더기 없는 이야기의 진행과 단순하고 명료한 용의자들의 색출방법들도 독자들을 이야기속으로 끌어들이는데에는 전혀 무리가 없으니 말입니다.. 조금 억지스럽고 우겨넣기라도 뭐 어떻습니까, 이정도면 충분히 재미있는게 아닌가라고 하실 독자분들도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왜냐, 정신 상그럽게 하지는 않거덩요, 체계적으로 추리를 해나가고 거짓말이 있으면 바로 파악해서 왜 거짓말을 했느냐, 또 하면 정말 당신의 진실은 뭐냐, 자꾸 이런식으로 경찰 놀리면 나 기분 나빠.. 하면서 진실을 찾아나서는 부분이 상당히 좋습니다.. 또한 주인공인 경감의 어설픈 추리로 인한 오판도 나름 귀요미의 모습을 갖추고는 있으니 즐거운 추리소설로서의 잔재미는 어느 정도 갖추었다고 보는게 좋을 듯 싶네요.. 땡끝
|
|
노르웨이 오슬로의 크렙스 가 25번지 아파트에서 2차 대전 당시 저항군으로 활약했으며 이후 정부의 고위관료로 재직하기도 했던 하랄 올레센이 시신으로 발견됩니다. 콜비외른 크리스티안센 경감이 수사에 나서지만 현장은 밀실이나 다름없었고 단서와 탐문 역시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합니다. 우연히(?) 사건에 개입하게 된 18살의 장애 천재소녀 파트리시아 덕분에 크리스티안센 경감의 수사는 급물살을 타게 되고, 입주민들에 대한 탐문과 하랄 올레센의 일기장을 조사한 결과 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 초중반의 노르웨이 저항군의 역사가 사건 자체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음을 깨닫게 됩니다.
북유럽의 뉴 페이스를 만날 때마다 독특한 개성과 문체를 만끽했던 경험 때문인지 어딘가 문학적인 제목과 낯선 작가의 이름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기대감과 호기심으로 만나본 ‘파리인간’입니다. 최근 들어 2차 대전의 상처를 미스터리와 스릴러 속에 녹인 작품들이 심심찮게 출간됐고, 그 가운데 넬레 노이하우스의 ‘깊은 상처’나 요 네스뵈의 ‘레드브레스트’처럼 매력적인 작품들이 준 좋은 느낌들 덕분에 비슷한 시공간적 배경을 지닌 ‘파리인간’이 더 끌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차 대전의 상흔을 소재로 삼은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파리인간’ 역시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역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떠밀렸던 힘없고, 나약하고, 불행했던 개인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춥니다. 모든 등장인물은 시대가 던져준 아픔을 고스란히 맨몸으로 받아들여야했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그 상처 때문에 잠 못 이루거나, 여전히 아파하고 있습니다.
‘파리인간’이라는 제목은 그런 맥락에서 지어진 제목입니다. 작가는 파트리시아의 입을 빌어 ‘파리인간’의 정의를 내립니다. “삶의 한 가운데에서 무언가 특히 힘들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던 사람들은 세월이 지나도 그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해요. (중략) 즉, 파리인간은 시간이 지나도 과거의 경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그 비슷한 상황에 자신도 모르게 뛰어들게 되거나 스스로 그런 상황을 무의식적으로 재현하는 사람을 말하는 거죠. 쓰레기 더미에 모여드는 파리 떼를 떠올리면 감이 잡힐지도 모르겠군요.” 크리스티안센 경감과 파트리시아의 수사를 통해 새로운 진실들이 드러날 때마다 ‘파리인간’의 정의가 문득문득 떠오르기도 하지만, 작가가 굳이 이런 쉽지 않은 제목을 정한 이유는 사건의 실체와 진범이 밝혀지는 마지막에 순간에 이르러서야 제대로 납득할 수 있게 됩니다.
비슷한 시공간적 배경을 지닌 다른 작품들에 비해 역사가 남긴 상처에 좀더 노골적이고 직접적으로 접근한 덕분에 ‘파리인간’은 그것만의 차별성과 개성을 갖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지니게 되는 아쉬운 점도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가장 큰 아쉬움은 ‘건조함’입니다. 소설보다는 논픽션을 통독한 느낌이랄까요? 크리스티안센 경감과 파트리시아는 인간미가 엿보이는 주인공이라기보다 중립적인 해설자 또는 수사 경과를 설명하는 내레이터 역할에 충실한 캐릭터들입니다. 본문 역시 장문의 수사일지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전쟁역사학자라는 작가의 이력 때문일 수도 있지만, 딱딱하고 고전적인 ‘사건 중심의 내러티브’를 추구하다 보니 주인공에 대한 응원이나 연민의 감정을 자아내기 쉽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크리스티안센 경감과 파트리시아의 캐릭터입니다. 나름 저명인사의 피살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수사는 온전히 크리스티안센 경감 홀로 진행합니다. 팀원은 없고, 보고받는 상사는 이름도 없이 짧게만 등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티안센 경감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수사나 추리보다는 장애 천재소녀 파트리시아의 ‘지시’대로 움직이는 수동적인 캐릭터에 가깝습니다. 많은 미스터리와 스릴러에서 볼 수 있는 콤비 플레이와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우연치고는 좀 과하다는 느낌을 주는 등장인물들의 인연이라든가 마지막에 드러나는 진범과 사건의 진실 역시 조금은 아쉬운 면이 없지 않지만, 파리인간에 대한 다양한 시선 ? 연민, 동정, 애정 등 ? 을 묘사하려 했던 작가의 노력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상쇄될 수 있는 정도의 아쉬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 표지에 보면 ‘한스 올라브 랄룸 범죄 스릴러 시리즈 1’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데, 두 번째 시리즈가 언제쯤 출간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크리스티안센 경감이 조금은 더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수사를 펼치는, 멋진 주인공 캐릭터로 컴백하기를 기대해봅니다. |
|
책 이야기를 하기전에 먼저 표지에 대해 언급을 안할수가 없을것 같다. 일단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기엔 충분할만큼 독특하고 다소 엽기적인 느낌이 든 표지였는데... 책을 읽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책내용과 표지가 미스매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표지로만 본다면 얼핏 그로데스크하거나 엽기적인 내용이 나올거라 기대했는데..전혀 다른 내용에다 시대적 배경조차도 2차 대전과 1968년이 배경인 역사추리에 가까운 내용이기때문이다. 작자가 역사학과 사회학을 전공했다는데 자신의 이력을 잘 살려 역사적 사실에다 살인사건을 접목시킨 이 추리소설에는 두 사람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브레인의 역활을 하는 18세의 소녀이자 아마도 표지의 주인공으로 간주되는 파트리시아와 그녀의 부탁아닌 부탁을 받고 몸소 몸으로 뛰어 다니며 수사를 하는 수사관 콜비요른 크리스티얀센 두 사람의 콤비가 서로의 부족함을 서로 보완하며 멋지게 사건을 해결하는데 아마도 시리즈로 나오지않을까 생각된다.
1968년 4월 4일 부활절 휴가가 시작되기 직전... 사회적인 지위가 있고 전쟁당시 독일군에 대항하던 저항군으로 활약해서 국민들로부터 전쟁영웅 대접을 받고 정치계에 입문해서 한때 정치인으로 활동했던 하랄 올레센이 피살당했다. 그것도 자신의 아파트에서 모든문이 닫힌채 총에 의해 살해를 당했는데 총소리를 듣고 몰려든 아파트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때 외부인은 단 한사람도 없었다고 한다. 이제 아파트 전체주민이 용의 선상에 오르지만 처음의 진술에는 의심할 만한 사람이 없고 대부분의 사람이 알리바이가 있으며 무엇보다 중요한건 죽은 하랄은 그 누구와도 원한 관계를 가질만한 사람이 아니라는것이다. 사건을 처음 알게 맡게되어서 기뻤던것도 잠시...사건의 심상치않음을 깨닫고 허둥대는 나에게 오래전에 알고 지낸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오고 뜻밖의 도움의 손길을 받게 된다. 너무나도 영특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 마비라는 불운을 겪은 파트리시아와 대면하고 그녀의 지적으로 사건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사건해결에 한발 다가서는데...
책제목인 파리인간이라는 단어는 책 내용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어쩔수없이 한가지것에 얽매여 앞으로 나아가지못하고 그곳을 빙빙 도는 인간..마치 음식물앞을 떠날수 없이 빙빙 맴도는 파리처럼...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는 파리인간이 많이 등장한다. 어느 한순간..여기에선 2차 대전을 의미하지만 당시의 사건으로 인해 전혀 다른 유형의 사람으로 변해버리고 만 사람들의 비극적인 삶이 그려지는데..자신도 모르는 새 어떤것에 얽매여 떠나지도 외면하지도 못한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잘 그려놓았다.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건인지를 정하는 건 분명 본인이지만..이렇게 전쟁이라는..인간의 힘으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커다란 운명의 소용돌이 앞에서 한낱 인간의 힘이란 얼마나 미약한지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것이 비틀려 버린 한 사람이 결국엔 잔혹하고 치밀한 범죄를 저지르는 살인마가 되고 만 사연이 안타깝게 그려진다. 얼핏 아무 상관 없어보이던 아파트 입주자들의 숨겨진 비밀과 욕망 그리고 그 내면을 파헤쳐 몰아가 죽은 사람과의 연관관계를 끄집어 내는 솜씨가 좋았다. 역사적인 사건과 이야기를 잘 섞어 놓은 역사추리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좋아할만한 내용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다소 엉뚱하지만 상당히 재미있는 이 조합의 파트너가 다음엔 또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해본다.
|
|
요 네스뵈로만 각인되어있던 노르웨이의 추리소설을 또 다른 이름의 작가로 드물게나마 만나게 되었다. 작가 한스 올라브 랄룸의 첫 추리소설 <파리인간>을 읽기에 앞서 역사학과 사회학을 전공한 노르웨이 인문학자이며 특히, 전쟁역사학자로 모국에서는 언론에 자주 언급되는 유명인사로 설명되고 있는 저자의 이력은 그가 좀 유별난 사람인 것 같다는 점, 그리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수시로 일을 벌이는 공사다망한 성격일 것 같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왜 뜬금없이 추리소설을 냈을까 라는 의문도 당연히 포함되면서 그의 첫 데뷔작은 그의 소감대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 뻔 했지만 다행히도 성공을 거두었으며 향후 차기작 2편이 국내에 소개될 예정으로 되어 있다.
1968년 노르웨이 오슬로 크렙스가 25번지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2차 세계대전 중 나치에 대항하여 저항군으로 맹활약했고 종전 이후 정치적 입신까지 이룬 하랄 올레센이라는 인물이살해되었다. 크리스티안센 경감이 사건해결을 위해 출동한 곳은 3층짜리 평범한 아파트였다. 살인동기와 범죄에 사용된 무기, 용의자와 관련된 단서까지 발견되지 않은, 결정적으로 범인이 어떻게 살인현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는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는 밀실살인의 전형이다. 크리스티안센 경감은 어떤 계기로 장애로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지만 명석한 지능을 가진 열여덟 살 천재소녀 파트리시아의 도움을 받아 공조수사를 펼치게 된다. 전혀 진전이 없이 미궁에 빠질 뻔한 사건은 크리스티안센이 현장을 누비고 그의 설명을 들은 그녀가 추리해내는 전형적인 안락의자 탐정방식이다.
확실히 파트리시아의 총명함은 크리스티안센 경감의 부족한 2%를 꼼꼼히 메워나가는데 지대한 역할을 해낸다. 오히려 크리스티안센 경감의 멀쩡한 육신은 그녀의 지혜 앞에서는 빛이 바랠 정도니. 때때로 경감의 수사방식은 초보적인 면이 많아 그 직책에 오르기까지의 능력에 대 한 의문이 들 정도로 한심할 때도 있기는 하다. 이제 두 사람은 아파트 주민들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일대일 심문에 들어간다.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였던 망자와 주민들은 결국 어떤 인연의 끈으로 맺어져 있었다.
각자가 가진 사연들은 역사라는 과거가 현재에도 어떤 식으로 진행중이며 남들에게 말 못한 수치스런 개인사들이 거짓으로 위장되어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과거 특정시대의 사건은 노르웨이의 실제 과거사를 인용했을 뿐만 아니라 등장인물조차 저자의 주변인물에게 설정을 신세지고 있음도 고백한다. 파트리시아의 말처럼 과거의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유사한 상황에 자신도 모르게 뛰어들거나 무의식적으로 재현하는 사람들을 비유하는 있는 파리인간이란 표현은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그러나 과거와 현재의 시점을 오가는 방식은 과도한 대화(마치 또 다른 존 버든 스타일을 보는 것 같은)로 채워지면서 알지 못했던, 알고 싶지 않았던 비밀들까지 따옴표와 설명으로 풀어내고 있어서 지루함이 증폭된다. 게다가 생뚱맞은 로맨스, 그리고 누가 범인인지 쉽게 예상할 수 있었던 후반부는 아쉬움이 상당하다. 크리스티안센 경감이 치밀하지 못한 탓에 범인을 조기 검거할 수 없었던 이유가 범인의 입으로 납득되어야 하니 그 허술함은 앞으로도 경감이 소녀의 협조 없이는 난국을 헤쳐 나가기 힘들 거라는 불완전한 미래가 뻔히 보이는 것이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두 사람은 다시 만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