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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과 병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은 마음 빗장부터 닫게 만든다. 유익하기는 하겠지만 그 딱딱한 이야기 속에 뭔 재미가 있을까 하는 선입견이 치밀어 오른다. 하지만 문체를 달리한 소설이라면 의외로 쉽게 마음 속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듯 하다. 제목과 표지만큼이나 달콤한 책이 나의 눈에 띄었다. 눈에 띈만큼 내용도 매력적이었다. 이미 알고 있는 상식과 알지 못한 내용들이 이야기 속에 잘 응축되어져 있는 <달콤한 나>란 책이다.
당뇨병에 관한 책이다. 현대 물질문명 속에서 가장 빠른 증가를 보이는 병이다. 들어서 너무 익숙한 병이지만 들은만큼 방심해서는 안되는 현대인들의 전유물인 듯한 병, 당뇨병. 발병보다는 후유증이 더 심각한 병, 한 순간이라도 방심해서는 안되는 민감한 병이다.
30대 중반의 신체건장한 한 남자에게 갑자기 닥친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 당뇨병임이 진단받은데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당뇨병이란 첫 진단을 받은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나 자신에게 비통하게 자문할 것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왜 하필 나인가?' 그리고는 다른 사람과 자신의 삶을 비교한다. 다른 사람보다 더 충실한 삶을 살아왔는데.... 왜 하필이면.....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 하지만 그 현실 속에서 마냥 허우적거릴 시간이 없다. 한달간의 교육입원과 식단재검토, 인슐린 주사, 원인불명의 체중저하, 식품교환표와 단위에 근거한 식단 ........... 당뇨병에 관한 많은 용어들이 들락날락한다. 그리고 한 남자의 처절한 혈당조절과 식사조절을 하는 노력이 눈물겹도록 펼쳐진다. 좋아졌지만 다시 원인 모를 혈당의 갑작스런 상승과 2형에서 1형으로의 당뇨병 type의 전이는 남자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바쁜 아내와의 불화, 잦은 스트레스..... 책의 흐름이 내용면에서 단순하지만 빠른 전개와 적당한 강약조절은 전혀 무미건조한 이야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당뇨병에 관한 해박한 지식이 없더라도 이야기 자체만으로 병에 관한 심각함을 다루기보다 병을 충분히 다스릴 수 있으며,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자신의 마음 먹기에 따라 그 병의 노예가 아닌 주인으로 살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느끼게 되었다. 특히 3끼 음식으로 혈당량을 조절하는 부분에서는 내 마음과 생각이 분주했다. 식품영양과를 나온 탓에 어떤 병에 대한 식단 짜기와 식품교환표에 따른 계산법과 음식과 음식간의 대체식품.... 많이 실습했고 들은터라 이해가 빨랐다. 책을 보면서 낯설지 않음에 좋았다.
갑자기 선고 받은 병으로 인해 지극히 평범했던 한 셀러리맨의 일상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참 기가 막히고 당황스럽고 괴로운 일임을 책에 고스란히 잘 표현된 듯 싶다. 그리고 자신뿐 아니라 가장 사랑하는 가족에게조차 이것은 동반해서 같이 짊어지고 나갈 뼈아픈 고통임을 주인공의 마음과 바라보는 관점으로 많이 와 닿는 듯 하다. 결국 속속들이 알지못하는 나와 같은 사람은 그들의 고통과 불편함을 이해한다고 하면 참 이기적인 사람이 되는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들이 되어보지 않는 이상 그들의 병과 분리된 삶과 고통은 온전히 느끼지 못할 것이다.
책이 유쾌한것은 당뇨병으로 인한 쓰라린 고통과 아픔과 상처가 끝까지 헤어나오지 못할 '저주의 병'이 아니란 것이다. 축복과 저주는 함께 온다라고 얼핏 들었는데, 정말 그랬다. 몸은 더 힘겹고 불편하지만 마음은 자신이 원하고 꿈꿨던 것을 이룰 수 있는데까지 도달한 것이다. 이야기(소설) 습작하는 것을 좋아했고, 그 소설이 결국 우리나라의 신춘문예과 같은 곳에서 대상으로 당첨이 된 것이다. 이것은 또다른 의미의 기쁨이다. 축복과 저주의 바퀴는 결코 따로이 오지 않음을 보여준다.
우리네 삶도 그렇잖아. 궂은 날이 있으면 햇빛 쨍쨍한 날이 있듯... 문제는 자신의 삶을 마주하는 자세가 아닌가싶다. 아무리 삶이 고통스럽고 힘겨운 현실과 마주하지만 그 삶이 사람에게 영원히 운명처럼 재단되어지지 않는것이다. 삶의 문제와 고통 이면엔 또다른 비켜나갈 문들이 열려있는것이다.
"천국과 지옥, 아주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그것은 필경 신이 밸런스를 맞출려고 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기 인생의 행운과 불운의 총 합계가 플러스가 되어있는지 어떤지 하는 것이다"
늘 달콤한 것을 향해 전력질주해 달렸건만, 거기엔 전혀 달콤하지 않은 쌉쓰러함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쌉쓰러한 삶 너머엔 또다른 달콤한 인생이 기다리고 있었다. 깊이 패인 굴곡진 삶이 결국 종착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희망은 언제나 열려있는 것이다. 언제든 다시 시작할 그런 문들이....... 그렇기에, 인생은 충분히 달콤한 것이겠지. 이것도 생각하기 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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