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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심리학을 전공한 엘리엇 애런슨과 캐럴 태브리스가 같이 쓴 <거짓말의 진화>는 정말 제목 때문에 읽기 시작한 책입니다. 아마도 번역을 하신 박웅희님이 ‘옮긴이의 말’의 서두에서 인용한 “잘못을 변명하면 늘 그 변명 때문에 또 다른 잘못을 범하게 된다. 한 가지 과실을 범한 사람이 또 다른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현실은 현실 그대로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것이 가장 유익하다.”라는 세익스피어의 말에서 힌트를 얻은 것 같습니다. 물론 거짓말이 발전하는 과정에 대한 기전을 설명하는 부분도 있습니다만, 대부분은 “자기정당화의 심리학”이라는 부제가 내용을 더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원제인 ‘Mistakes were made (but not by me)’을 “잘못이 저질러졌지만 내가 한 짓은 아니다.” 정도로 해석한다면 제목보다는 부제에 더 가까운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모두 8장으로 구성된 <거짓말의 진화>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기전에 대하여 잘 정리된 교과서와 같은 구조로 쓰여져있습니다. 처음 3개의 장에서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게 되는 가장 핵심적인 기전인 자기정당화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기정당화를 불러일으키는 기전은 ‘인지부조화’라고 합니다. 인지부조화는 심리적으로 상반되는 두 가지 인지요소(사상, 태도, 신념, 견해)를 가지고 있을 때 발생하는 정신적 긴장상태를 말하는데, 그 정도는 사소한 고민수준으로부터 깊은 번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오만하고 편견을 가진 사람은 자기정당화의 노예가 되기 쉽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올리버 웨들 홈스가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을 가르치려 함은 눈동자에 빛을 비추려는 것과 같다. 눈동자는 수축된다.”라고 한 말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강한 빛을 받으면 동공이 수축되는 것처럼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지적받은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바꾸기보다는 오히려 생각을 고수하기 위하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자기정당화를 위하여 기억마저도 바꾸는 경우도 적지않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흔히 기억은 정확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사실은 많은 기억이 잘못 저장되어 있음을 알고 깜짝놀라게 됩니다. 심지어는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기억을 조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기억을 연구하는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에 의하면 어떤 것을 상상하면 할수록 세부내용들을 덧붙여가며 그것을 실제의 기억으로 부풀릴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를 ‘상상팽창’이라고 합니다.
4장부터 6장까지는 각론에 해당될 것 같습니다. 의료계와 법조계 그리고 가정에서 자기정당화가 어떻게 거짓으로 발전하는지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결론부분을 옮겨보면, “반드시 옳아야 한다는 생각을 고집하면 불가피하게 독선에 빠지게 된다. 자신감과 확신이 겸손에 의해, 오류 가능성의 수용에 의해 발효되지 않으면 사람들은 건전한 자기확신과 오만을 가르는 선을 쉽게 넘게 된다. 이 책에서 우리는 그 선을 넘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회복된 기억이 진짜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정신과의사, 자신은 이해충돌에서 자유롭다고 확신하는 의사와 판사, 피의자가 거짓말을 하는지 판단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경찰관, 진범을 처벌했다고 확신하는 검사, 사건에 대한 자신의 해석이 정확하다고 확신하는 남편이나 아내, 자신이 펴낸 역사가 유일한 것이라고 확신하는 국가.” 등을 예로 들어 이들이 왜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지 그 과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 아동성추행의 누명을 썼던 소아과 의사가 과학수사 덕분에 혐의를 벗었다는 신문기사가 있었고(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10/06/2010100600273.html), 최근에는 친딸이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발하는 바람에 성폭행범으로 몰린 아버지가 무죄를 선고받았다는 뉴스(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11220955051&code=940301)도 있었습니다. <거짓말의 진화>에서는 1980~90년대 미국사회에서 유행병처럼 번졌던 아동이나 여성의 성학대에 관한 사건들이 임상심리사들 사이에 유행하였던 기억 회복 요법이 기여한 바가 컸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습니다. 심리사에게 치료를 받으러 간 아동이나 여성들에게 최면을 걸고 기억에 묻혀있는 어렸을 적 성추행경험이 가져온 심리적 불안감 때문에 건강상의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하는 것이 유행이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결론은 심리사들이 환자들에게 적용하는 기억회복요법을 통하여 기억을 심는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로 인한 사회적 파장과 피해가 엄청났다고 합니다.
저자들은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출연자의 거짓에 빠졌던 자신을 더 이상 정당화하지 않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한 오프라 윈프리의 용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지적한 워싱턴 포스트의 컬럼니스트 리처드 코언에게 “때로는 비판이 매우 유익할 수 있습니다. 당신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당신이 옳았고, 나는 틀렸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었던 그녀는 용기있는 사람입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이 책을 통해서 2008넌 제2차 광우병파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과학자들이 왜 그런 입장을 견지했는지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만, 100% 만족스럽지는 못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오프라 윈프리처럼 “당신이 옳았고, 나는 틀렸다.”라고 말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고 다스려야 하겠다는 생각을 다지게 된 것은 분명 큰 수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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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BBK 사건 등 거짓말의 폐해로 얼룩졌던 한 해가 가고 새해가 왔다. 그리고 내 앞에는『거짓말의 진화』가 놓여있다. ‘그들’은 왜 속이고 거짓말하고 정당화하는가. 묻고 싶은가? 그들만이 아니다. 우리도 속이고 거짓말하고 정당화한다.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인 우리는 불완전하다. 그래서일까. 완전함을 추구하며, 변화를 두려워한다. 여기에서 부조리(absurdity)가 빚어진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는 완전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조리한 세계에서 우리를 지탱시켜주는 것은 그간의 삶을 통하여 축적되어 온 신념이다. 자아상(self-images)이 반영된 신념에 대립하는 것이 있으면 우리들은 불안을 느낀다. 그래서 자기 방어적 태세를 취하게 된다. 이것이 페스팅어가 말하는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이다. 부조화는 어떤 상황에서나 불편하지만 자기개념(self-concept)의 중요한 요소(사상, 태도, 신념, 견해)가 위협당할 때 가장 고통스럽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는 상충하는 생각에서 조리를 찾아 최소한 마음에서만은 일관되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자 애를 쓰게 된다. 즉 자기정당화는 자기개념(self-concept), 자기가치(self-worth)의 보존본능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인지부조화’는 자기정당화를 추동하는 엔진, 즉 행위와 결정을 정당화할 필요성을 만드는 에너지,라는 것이 페스팅어 이론의 핵심이며, 이 이론에서 『거짓말의 진화』는 출발한다.
자기정당화는 거짓말이나 변명과는 다르다. 우리가 누군가를 설득할 때에는 자신이 위험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자신을 설득할 때에는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자기정당화가 공공연한 거짓말보다 강력하고 훨씬 더 위험하다. 자기정당화가 있음으로 해서 사람들은 자신이 한 일이 최선이었다고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게 된다.
인간이기에 우리는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그런데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앞서 말했듯 인간은 조화(調和)를 추구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옳다, 내가 틀렸다.”라는 말은 그동안 구축해 온 신념의 탑을 뒤흔들어 심각한 부조화를 낳는다. 그래서 자기정당화를 한다. ‘내가 옳고 당신이 틀렸다.’ 혹은 ‘내가 틀렸더라도 어쩔 수 없다. 나는 그런 사람이니까.’ 그리고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기억을 왜곡하고 상대의 가치를 깎아내리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더 큰 잘못을 저지르기도 한다. 기억의 왜곡, 오만과 편견은 자기정당화의 대표적인 본보기이다. 이 책 2, 3장(章)에서는 오만과 편견, 그리고 기억에서 작동하는 자기정당화의 메커니즘을 다루고 있다.
왜곡은 자기개념을 일관되게 유지할 필요성에 의해 동기화될 때 더욱 강력하다. 기억 연구자들은 니체의 다음 말을 즐겨 인용한다. “내 기억이 ‘내가 그것을 했다.’라고 말한다. 내 자존심은 ‘내가 그것을 했을 리가 없다.’라고 말하며, 요지부동이다. 결국 기억이 굴복한다.”
4장에서 7장까지는 역사를 뒤흔든 자기정당화에서부터 일상적 자기정당화의 사례를 들어가며 자기정당화의 메커니즘 과정을 보여준다.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합리적으로 ‘보이는’ 이면의 실상을 파헤치고 있다.
노스웨스턴 법과대학의 오심연구소(center on Wrongful Convic-tions) 소장 랍 워든(Rob Warden)은 옳은 일을 하기를 원하는 ‘선량하고’ 나무랄 데 없는 검사들 사이에서 직무상 부조화를 관찰했다. 한 번은 오심 번복이 발생했는데, 그 사건을 기소한 검사인 잭 오말리가 워든에게 몇 번이나 묻는 것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납니까?” 오말리는 그 일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선량한 사람이었다. 검사들은 자신과 경찰들을 좋은 사람으로, 피고들을 나쁜 사람으로 생각하는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 워든은 이렇게 말했다. “그 체제에 들어가면 당신은 아주 냉소적인 사람으로 변한다.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리하여 당신은 모종의 범죄 이론을 발전시키는데, 그러면 이른바 터널시(tunnel vision)현상 - 시야가 좁아지는 시야 협착 현상. 심리학적으로는 주로 한 가지 문제나 원인에 집착해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판단을 그르치게 되는 것을 말한다. - 을 겪게 된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무죄임을 입증하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나타나면 당신은 이렇게 생각을 할 것이다. ‘가만, 이 증거가 잘못되었을 수도 있고 내가 잘못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잘못했을 리가 없다. 나는 좋은 사람이나까.’ 나는 이런 심리 현상을 얼마나 많이 보았는지 모른다.”
우리는 모두 ‘부조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맹점을 갖고 있다. 자기정당화의 성격상 스스로의 맹점을 깨우치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자기정당화의 함정에서 헤어날 수 있을까. 마지막 장에서는 바로 그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리 특별하거나 복잡한 것은 아니다. 우리의 행동을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듯 비판적이고 객관적으로 지켜볼 것. 느낌과 그에 대한 반응 사이에 작은 틈을 내어 반성의 순간을 끼워 넣는 법을 배울 것. 그리고 때로는 부조화와 더불어 살 것. 여기서 부조화와 더불어 산다는 것은, 명확하게 부조화하는 인지 요소를 분리해 버리는 것이다. 이를테면, 신뢰하던 친구가 심각한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우리는 그 친구와 절교하는 대신 ‘친구가 잘못을 저질렀다. 그러나 친구는 친구고 잘못은 잘못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생에서 믿을 만한 반대자(naysayer)를 갖는 것이다. 자기정당화 속에서 길을 잃은 우리를 이끌어 줄 비판자. 우리 또한 누군가의 믿을 만한 반대자가 되어주어야 한다.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은 자신을 아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함의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주 스스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한다. 나 자신은 언제나 공정하고, 옳은 선택을 하며, 선량하고, 합리적이라고 굳게 믿으며 살아간다. 『거짓말의 진화』 - 어리석고 고집스러운 우리에게 이 책은 ‘믿을 만한 반대자’가 되어준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것, 과오를 범할 수 있다는 것, 내가 나쁠 때도 있다는 것, 그리고 내가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깨우쳐 준다.
카뮈도 말했듯 인간은 자신의 삶이 부조리하지 않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면서 생을 보내는 동물이다. 적당한 자기정당화는 자존감 유지와 후회스러운 과거 청산에 유익하다. 자기정당화가 없다면 우리는 매순간 후회하고 자책하느라 괴로울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자기기만이 또 다른 부조리를 낳고 있지는 않은지 경계해야겠다. 다른 사람을 의심하기에 앞서 스스로에 대해 건강한 의심을 품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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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상당한 두께로 많은 내용을 다루고 있으나, 막상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처음 소개하는 것은 거짓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대한 개략적인 이야기를 하여 주었고, 잘못이라는 것이 어떤식으로 사람의 마음속에서 영향을 끼치는지 보여주었지요. 심지어 기억조차도 조작이 가능합니다. 자신이 옳지 않다고 여긴다면 말이지요. 여러가지 실 사례를 들었음은 물론 자기의 소중함과 좋지못했던일 사이의 갈등이 벌어졌을때 어떻게 인지부조화를 해결해야 하는지도 잘 짚어주고 있어요.
이 책을 읽기 전에 "설득의 심리학"이라는 서적을 먼저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일관성의 법칙"이라는 토대가 먼저 들어가면 더 쉽게 이해할수 있는 것 같아요^^
좋은 책입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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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은 어떻게 진화할까? 거짓말이 들통나고 큰 망신을 당했을 때 혹은 피할 방법이 없을 때 일단 고민을 하게 된다. 사실대로 솔직하게 잘못했다고 말할까? 아님 그럴듯한 변명 혹은 또다른 거짓말로 이 곤란한 상황을 벗어날까? 솔직히 말하면 나는 후자를 더 자주 선택한다. 그리고는 그 곤란한 감정을 재빨리 다른 생각으로 치환하려 애쓴다. 혹여라도 계속해서 그 거짓말이 소위 말하는 양심을 괴롭히면 내 자신을 대변하는 자기정당화가 나를 대신해 변론에 나선다. "에이 왜 그래? 그 정도는 누구든지 하는 일이라고. 그리고 그건 모두를 위해서 그런거니까 빨리 잊어버려." 이처럼, 누구든지 살아가면서 인지부조화를 완벽히 피할수 있는 사람은 없고, 이를 자기존중감을 해치지 않으면서 해소시키는 자기정당화의 영악함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이러한 메커니즘을 여러가지 데이터와 예제를 들어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다. 나 또한 이 책을 보며 나 자신이 행한 많은 자기정당화의 실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은 부끄러운 것들이지만 어쩌면 인간의 자기존중심에 의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그럼, 이러한 편리한 자기정당화는 당연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로인해 많은 피해자들을 생산하고 오히려 피해자를 더욱 핍박하는 악순환의 동력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편리하지만 피해를 주는 자기정당화를 피하면서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저자들은 무조건적인 자기확신이나 신념에 의한 행동전에 발효시간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즉, 반성의 시간, 의심의 시간, 메시지와 전달자의 분리, 부조화 인지요소의 분리, 오류가능성의 수용에 의한 발효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누구나 실수를 한다. 하지만 그 실수를 변명하고 숨기거나 혹은 인정하고 책임지거나 하는 것은 선택할 수 있다. 그 첫 시작이 자기정당화의 늪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거나 실수를 인정하고 수정하여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거나를 결정한다. 저자들이 주장한 대로 실수가 인생에 있어서 피할수 없다면 인간적 성장과 성숙에 도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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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하면 할수록 느는 것 중 거짓말이 있다. 어릴 적 거짓말을 해서 그렇게 혼쭐이 나고서도 거짓말을 숨기려 또 다른 거짓말에 거짓말을 더하면서 내가 이전에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조차 알 수 없어 더 크게 혼난적이 있다. 언젠가는 밝혀질 거짓말을 가까스로 숨기며 거짓말을 능숙하게 하는 것도 재능일 것이다. 거짓말을 한 번 해본 사람이면 알 것이다. 하면 할수록 곤란해진다는 것을...
얼마전 신문에서도 거짓말을 하며 살아온 여인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았는가? 거짓말을 언젠가 밝혀지게 되어있다. 그걸 알면서도 거짓말을 하게되는 심리가 무었인지...
자신은 거짓말을 하면서도 밖으로는 태연히 다른 사람들에게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고 때론 훈계도 한다. 자신이 하는 거짓말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기방어 수단이다. 일부러 할 의도가 없다는 것이다. 몇몇 특정인은 자신의 이득을 위해 일부러 할 수 있다.
거짓말의 진화라는 책을 집어든건 선의의 거짓말이든 아니든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거짓말에서 뭔가 숨겨진 인간 본성의 어떤 것이 담겨있다는데 그게 뭘까?하며 호기심 일면서 그 비밀을 살짝 엿볼 수 있지 않을까해서였다. 심리학 관련 책들이 가지는 심오함에 대한 관심보다 사람 마음 속에 숨겨진 재미를 이 책에서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해서 선택하게 되었다.
그들은 왜 거짓말을 하는가? 직접적으로 왜 나는 거짓말을 하는가로 바꿔보자 더 깊게 다가왔다. 내가 왜 거짓말을 했는지 책을 통해 알아가며 나도 모르게 하는 거짓말에 숨겨진 자기 정당화를 실감하게 되고 무섭게 느끼게 되었다. 거짓말을 해본 사람이라며 한번쯤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거짓말에 숨겨진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고 화들짝 놀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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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심리학계에선 나름 저명한 엘리엇 애런슨과 캐럴 태브리스가 공동으로 펴낸 <거짓말의 진화>는 최근에 읽었던 그 어떤 심리학 책보다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거짓말과 자기정당화에 대한 풍부한 사례들이 내 단단한 뇌의 외피를 잘 자극해 주어서 고개를 주억거리거나 무릎을 치는 일들이 매우 잦았다. 그래서인지 미주를 포함해 370여 페이지에 달하는 본서를 추리소설만큼이나 빠르게 넘겨가며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인간은 하루 몇 번의 거짓말을 하게 될까." 이 질문에 대한 내 나름의 답은 열 손가락을 쫙 펴는 정도였다. 그러나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평균적으로 인간은 8분에 1번씩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이러한 수치를 놓고 볼 때 하루 평균 200번 정도의 거짓말을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최근 모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이다. '이거야말로 터무니없는 거짓말이 아닐까' 싶을 만큼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인간은 왜 그토록 자주 거짓말을 하는 걸까. 왜 자신의 실수에 대해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는 걸까. 자기정당화라고 불리우는 자기 기만이 작동하는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그것은 한 마디로 자기 존중감 때문이다. 인간은 잘못을 저지를 때 자기존중감을 거스르는 인지부조화를 해소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나를 죽일 수도 있기 때문에 흡연은 어리석은 짓이다'와 '나는 하루 두 갑을 피운다'처럼 심리적으로 상반하는 두 가지 인지 요소가 발생하는 긴장 상태가 만들어질 경우, 이러한 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해 흡연이 생각만큼 해롭지 않고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등의 구실을 들어 흡연에 대한 부작용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자신을 설득하게 된다는 것이다.(p.27) 이것은 아주 작은 예에 불과하다.
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해 자신 혹은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사례들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작게는 개개인의 크고 작은 거짓말에 대한 자기 정당화에서 크게는 수많은 정치인들과 경제인들, 의사들, 법조인들 등 사회 고위층의 자기 정당화 사례까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심지어 우리는 우리의 기억조차 자기정당화를 위해 왜곡시키고 있다. 투표하지 않은 선거에서 투표를 했다고 기억하는가 하면 자신이 실제로 투표한 정치인보다는 당선된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기억한다. 혹은 내가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내 모습에 일치하도록 이렇게 저렇게 자신의 과거 모습을 가공하기도 한다. 문득 영화의 한 대목이 생각난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여주인공이 어느 외딴 곳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다가 어느날 자신이 무자비한 킬러였다는 사실을 기억해 내면서 겪게 되는 정신적 혼동. 오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의 연약함은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는 관대하면서 타인의 실수는 용납하지 못하는 데서 나타나는 것 같다. 우리는 쉽사리 "당신이 옳습니다. 그리고 저는 틀렸습니다."라는 고백을 하기가 어렵다. ('나'라는 말대신 '우리'라고 표현한 것 자체가 자기정당화의 한 사례가 될 것이다.) 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은 거짓말을 하고, 자신을 정당화하며 살아왔을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좋은 책이었다. 마지막 챕터 속에 두 저자는 희망을 준비해 두었다. 짐을 벗고 용서하라는 아름다운 메시지를. '용서하라'는 명령의 메시지는 자신에게도 또 타인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그러나 용서란 용서를 비는 사람에게 힘을 발휘하는 말이다. 끝까지 용서를 빌지 않는다면 돌이킬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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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부부의 조건은 무엇일까? 심리학자인 존 고트먼에 의하면 ‘마법의 비율’이 5대 1이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하는 부부들은 긍정적인 상호작용과 부정적인 상호작용의 비율이 5대 1 이상이라는 것이다. 만약 이 비율이 5대 1 이하이라면 결혼 생활은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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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이 '내가 그것을 했다.'라고 말한다. 내 자존심은 '내가 그것을 했을 리가 없다.'라고 말하며 요지부동이다. 결국 기억이 굴복한다. - 니체
<거짓말의 진화>는 참 흥미로운 책이다. 읽히기도 쉽게 읽힐 뿐더러 드는 사례들이 생생하고 다양하다. 외계인에게 납치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서부터 지구의 종말을 자신들의 신앙으로 막았다고 생각하며 포교를 강화하는 이단자들, 자신이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로 완벽하게 변신한 사람 등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도 발견된다. 우리의 신념과 사실이 다를 때, 자존심과 상황이 일치하지 않을 때 우리는 '인지 부조화'라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처럼 서로 다른 것은 부자연스럽고 불편하므로, 이를 타개하기 위해 자신의 신념을 굽히고 명백한 사실을 인정할 수도 있으나 많은 경우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계속적으로 주장한다. 자신의 신념이 그릇되었음을 인정한다면 지금까지의 자신의 삶이 잘못 되었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위에 인용한 니체의 말처럼 필요할 경우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기억도 왜곡되기 일쑤다. '기억의 일상적인 부조화를 줄이는 왜곡은 우리가 세계와 그 안에서의 우리의 위치를 이해하여 선택과 신념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자기개념을 일관되게 유지할 필요성에 의해 동기화될 때 더욱 강력하다'(109쪽) 이 단계에서 거짓말은 이제 남을 속이기 위한 둘러댐이 아니라, 의식 속으로 체화되어 자기 자신부터 확신하는 수준으로 올라선다. 이런 이유 때문에 폭력은 폭력으로 악순환되고, 선행은 선행으로 선순환된다.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가 풀린 차가 점점 빨리 구르는 것처럼, 일단 조금이라도 자기정당화가 이루어지게 되면 그런 자신을 더욱 정당화하기 위하여 점점 더 크고 강력하게 바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줄기세포와 관련된 세계적인 사기 행각을 지켜보았고, 이라크에서 대량 살상 무기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그간의 인명 피해와 소모된 전쟁 물자 때문에 전쟁을 계속하고 있는 미국 행정부에서 그 어마어마한 대가를 보고 있다.
외계인에게 납치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적어도 남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는다. 그러나 의료 전문가와 사법 전문가처럼 사람의 일생을 좌우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잘못된 자기정당화에 빠질 때에는 큰 문제가 된다. 살인죄로 투옥되었는데 피살자로 지목된 사람이 살아있는 황당한 사례도 있었고, 의사의 오진율은 꽤 높은 수치이며, 기존의 약보다 약효가 높지 않고 위험성이 늘어나는 신약을 처방하는 등 많은 부분에서 자기정당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사랑의 암살자라고 이름 붙인 부부생활에서의 자기정당화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있다. 이는 상호 작용이 필요하므로 자기정당화에서 벗어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것은 아주 편하다. 그러나 진실을 추구하는 것은 중요하다. '마음은 자기정당화라는 향유로 부조화라고 하는 고통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를 원하지만 영혼은 고백하기를 원하는 아이러니'(316쪽) 덕분에 우리는 솔직히 잘못을 시인할 용기를 가질 수도 있다. 이런 선택은 모두 자신에게 달려 있다. 계속되는 거짓말로 결국 파멸하고 마는 양치기 소년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확실하다고 믿었던 기억이 아주 편향되어 있고 사실과는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 왜곡을 거치지 않고 자기정당화를 되도록 피하는 것, 내게는 앞으로 한동안 세상을 바라보는 필터가 되어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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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기인(自欺欺人). 작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이 단어의 뜻은 '자신도 속이고 남도 속인다'라는 뜻이다. 교수신문에서 사회 저명인사들을 상대로 한 해의 사자성어를 선택해달라고 하였는데 모든 이들을 속인다는 뜻의 사자성어가 선정된 것이다. 그리고 작년 굉장히 인기를 끌었던 가요 중에 빅뱅의 '거짓말'이라는 곡이 있었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사건 사고들에는 이 노래의 '다 거짓말~'이라는 가사가 더도, 덜도 말고 딱 들어맞는 배경 음악이었다. 말로는 'I'm so sorry'를 외쳐대지만 그들의 진심이 담기지 않은 사과를 우리는 그저 넋 놓고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작년도는 각종 거짓말들로 정신 없었던 한 해 였다. 신정아 사건, 각종 사회인사들의 학력 위조 사건, 그리고 해마다 터지는 연예인들의 병역 비리 사건 등등. 그저 바쁜 일상에 쫓기는 나 같은 평범한 사람들로서는 그들의 거짓말은 어처구니가 없고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더 화나게 하는 것은 그들의 자기 정당화였다. 마치 자신들이 짜여진 사회의 틀 안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길이라며, 그리고 자신들에게는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며.. 거짓말에 대해서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지만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그럴싸한 자기 변호가 자연스레 뒤따랐다. 심지어 더 심한 경우에는 끝까지 발뺌을 하며 자신이 옳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 이슈들을 바라보며 나는 '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 끝날 것을 저렇게 인정하지 않고, 정당화 시키는 건지'라는 의문을 갖곤 했었다. 정말 자신이 한 잘못을 모르는 것인지, 자꾸 자신의 잘못을 축소화시키려 하는데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지.... 이 책은 나와 같은 궁금증을 가졌던 이들에게 명쾌한 답변을 해주는 '거짓말의 정당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람들은 살아가며 거짓말을 하게 된다. 거짓말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삶의 행위 중 하나인데, 물론 잘못된 행위이기는 하지만 하지 않을 수는 없는 행위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거짓말을 한데에서 그치지 않고 자연스레 자기정당화라는 방패로 자신을 방어한다. 이 책에는 거짓말과 자기정당화는 항상 함께 붙어다니는 요소라고 주장하며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해주면서 왜 그들이 거짓말을 정당화하게 되는지, 이로인해 자신의 기억을 어떻게 스스로 조작하는지를 흥미롭게 제시해준다. 가끔 자신은 정당화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지만 알고보니 스스로 거짓말을 과거의 기억 속에서 나에게 유리한 방향의 기억으로 변환하는 경우였다. 이처럼 인간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정당화라는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신문, 뉴스에 나오는 사람들의 거짓말에 대한 정당화(왜 그들이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그들의 거짓말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우리의 일상 속에서 이루어지는 작은 거짓말이라도 무의식 중에 정당화의 심리가 따른다는 부분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나 같은 경우도 내 성격 중에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내가 이런 성격을 갖게 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 어떤 사건 때문이라고 지금까지 생각해왔었는데, 얼마전 중학교 동창들을 만나면서 그것이 나의 착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중학교 시절에도 나는 그런 성격을 지닌 아이였던 것이다. 아무래도 나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어쩔 수 없이 갖게 되었다고 정당화시킨 것 같았다.
거짓말이라는 행위와 이에 따른 자기정당화라는 심리학적 접근은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흥미로운 연구였다. 책을 읽는 내내 조금 과장된 부분도 눈에 띄기는 했지만 그만큼 인상 깊게 읽을 수 있었다. 거짓말과 자기정당화로 시끄러웠던 작년 한 해. 올 해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수 있는 사회로 다시 태어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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