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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미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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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하고 잔잔한 감동이 몰려왔다. 도서전시회 때 사계절 출판사의 도서목록을 구해와서 집에서 꼼꼼하게 살펴보다가 청소년 추천도서로 올라와 있는 이 책을 바로 구입했다. 책 요약 설명을 보고 바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내 생각이 맞아떨어져서 너무 기뻤다. 거의 다 끝날 때쯤에야 결말을 예측했다는 것은 내 상상력이 부족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기폭이 없는 가운데 반전
"정말 미칠 것 같았다" 내용보기
은은하고 잔잔한 감동이 몰려왔다. 도서전시회 때 사계절 출판사의 도서목록을 구해와서 집에서 꼼꼼하게 살펴보다가 청소년 추천도서로 올라와 있는 이 책을 바로 구입했다. 책 요약 설명을 보고 바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내 생각이 맞아떨어져서 너무 기뻤다. 거의 다 끝날 때쯤에야 결말을 예측했다는 것은 내 상상력이 부족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기폭이 없는 가운데 반전은 훨씬 더 큰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다시 읽으면서 소설 가운데 나온 음악을 죄다 줄쳐 찾아서 듣고 싶은 정도이다. 물론 리플렉스의 음악은 듣지 못하겠지만. 내 여자친구 이야기를 함께 사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곧 사춘기에 접어들 청소년 독자들에게 강권한다. 물론 청소년을 아들 딸로 두신 부모님께도 일독을 권한다.
c*****7 2006.06.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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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사람끼리는 서로 닮는 법이지
"끌리는 사람끼리는 서로 닮는 법이지" 내용보기
크리스티앙 그르니에의 『내 여자친구 이야기』는 피에르 데로의 시각에서 쓴 작품입니다. 피에르가 잔느를 만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서로의 일기장을 건네는 장면으로 끝맺습니다. 폴 니에만이 피에르 데로로, 죽은 잔느 아빠가 위대한 작곡가로, 피에르 데로와 잔느가 공식 연인이 되는 것으로, 말하자면 모두가 제 자리를 행복하게 찾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아울러 잔느의 시각으
"끌리는 사람끼리는 서로 닮는 법이지" 내용보기

크리스티앙 그르니에의 『내 여자친구 이야기』는 피에르 데로의 시각에서 쓴 작품입니다. 피에르가 잔느를 만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서로의 일기장을 건네는 장면으로 끝맺습니다. 폴 니에만이 피에르 데로로, 죽은 잔느 아빠가 위대한 작곡가로, 피에르 데로와 잔느가 공식 연인이 되는 것으로, 말하자면 모두가 제 자리를 행복하게 찾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아울러 잔느의 시각으로 쓴 커플소설도 있다며 작품은 끝나는데 바로 『내 남자친구 이야기』가 잔느의 시각으로 쓴 작품입니다. 따라서 두 작품은 같은 사건이라 해도 각자의 상황과 관점, 감성에 따라서 서로 다르게 체험하고 이야기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우리의 관심을 끌 수는 없습니다. 작품이 발표된 1995년에는 독특한 형식이었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이미 이런 형식이 낯설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우리의 관심은 열다섯 살 소녀 잔느가 이성과 죽은 아빠를 받아들이는 과정입니다.  

 

열다섯 살 소녀, 말하고 나니 같은 나이의 소년이던 때가 떠오릅니다. 처음으로 이성의 감정을 느끼게 된 때. 소녀는 나와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이었고 학교를 가는 길에 종종 마주쳤습니다. 소녀의 집이 학교로 가는 길 근처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침마다 소녀를 보기 위해 설레던 마음이라니! 일부러 소녀를 만나기 위해 서성거리던 때의 두근거림이라니! 소녀를 볼 때마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쿵쾅거려 그것이 소녀에게 전달되지 않았을 리 없건만 우리는 서로 모르는 척했습니다. 내가 기숙학교가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하여 물리적 거리가 멀어진 뒤에야 우리는 비로소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고민하고 고민하다 소녀에게 장문의 편지를 썼던 것. 어렵게 부친 편지에 대한 화답으로 꽃편지 두 장이 바로 날아왔다는 것. 그러나 우리가 과연 사귀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될 수 있는 대로 창가에서 먼 쪽으로 앉았다. 내밀한 구석 자리라 포근하고 안락했다. 그런 상황에 처해 보기는 처음이었지만 은근히 지속되기를 바랐다.

그 순간 내가 기대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지난주처럼 피에르가 손을 잡아 주는 것이었을까? 뭔가 다정한 말을 해 주는 것이었을까?

아니, 처음부터 그런 건 기대하기 어려웠다. 피에르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 남자애들은 정말 때도 아닌데 불쑥 어리석은 짓을 하고, 정작 때가 되면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는 못 말리는 기질이 있다. 실망스럽지만 피에르도 예외가 아니었다. (82쪽)

 

고등학생이 되어 소녀를 만난 내 모습도 피에르와 다름없지 않았을까. ‘정말 때도 아닌데 불쑥 어리석은 짓을 하고, 정작 때가 되면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는 못 말리는 기질’로 다가가지 않았을까. 그리하여 서툰 만남을 지속하다 헤어짐조차 어설프게 끝나지 않았을까. 그러나 우리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달랐습니다. 둘 사이에는 음악이라는 튼튼한 공유의 끈이 있었습니다. 열일곱 살이지만 피에르는 천재적인 음악가였고 한 살 아래인 잔느는 피에르 덕분에 음악의 세계에 빠져들었습니다. 게다가 피에르는 한결같은 정성으로 잔느에게 다가가고 잔느는 음악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 폴 니에만을 추종합니다. 폴 니에만이 피에르와 동일인이고, 잔느의 죽은 아버지가 비범한 작곡가였다는 것은 이 둘의 관계가 끈끈하게 이어지게 하는 보증수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잔느가 피에르와 죽은 아빠를 동시에 받아들이는 장면은 자연스럽거니와 감동스럽습니다. 아름답습니다. 열다섯 살 내 딸 해인이도 이런 경험을 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 정도로 이상적입니다.

 

나는 매료된 채 듣고 있었다. 피에르가 음반 재킷을 건네 주었다. 말러의 ‘한탄의 노래’였다. 눈을 감고 음악에 젖어들었다. 그 곡이 끝나고 곧 이어서 피아노 소리가 들렸는데, 이상하게도 선율의 연결이 아주 자연스러웠다. 조금 뒤에야 문득 그 곡이 아버지가 작곡한 세 개의 미완성 소나타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눈을 떴다. 피에르가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등을 돌리고 있는 그 애의 모습이 보였다. 그 곡들이 원래부터 이어져 있는 것이었을까? 내 정신 상태가 이상했던 걸까? 또는 내가 조금씩 무감각이나 평온에 사로잡혔던 것일까? 나는 다른 세계, 다른 시간 속으로 옮겨 간 느낌이었다. 피아노를 치는 사람도 더 이상 피에르가 아니었다. 얼굴 없는 피아니스트 또는 우리 아버지였다. 아니면 누구인지 알아볼 수는 없지만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면서도 다가갈 수 없는, 그 두 사람을 결합시킨 듯한 어떤 존재였다. (117-118쪽)


YES마니아 : 골드 g*******g 2009.05.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