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4)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5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5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9.0
  • 50대 7.0
리뷰 총점 종이책
욕망을 주시하는 관찰자의 힘
"욕망을 주시하는 관찰자의 힘" 내용보기
‘중요한 것은 타고난 자신의 성격’이라고 콩스탕은 책머리에 못 박고 들어간다. 환경들--집안배경, 교육수준 같은 여하한의 외부조건들은 그러므로 사랑의 발생과 소멸에 중요한 것이 못 된다. 중요한 것은 이미 주어진 감정의 메커니즘, 그러니까 날 때부터 육화되어 나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것들이다. 반성적 자아는 다만 관찰자에 그친다.   아돌프가 사랑에 빠지도록 만든 건 욕
"욕망을 주시하는 관찰자의 힘" 내용보기

 ‘중요한 것은 타고난 자신의 성격’이라고 콩스탕은 책머리에 못 박고 들어간다. 환경들--집안배경, 교육수준 같은 여하한의 외부조건들은 그러므로 사랑의 발생과 소멸에 중요한 것이 못 된다. 중요한 것은 이미 주어진 감정의 메커니즘, 그러니까 날 때부터 육화되어 나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것들이다. 반성적 자아는 다만 관찰자에 그친다.

  아돌프가 사랑에 빠지도록 만든 건 욕망이고 그 욕망은 본능적인 것이지만, 그러나 그 욕망을 관찰하는 내부의 자아는 무분별한 욕망이 만들어낸 낱낱의 행위들을 끊임없이 사회관계망의 좌표 속에 위치시키며 그 세목들에 별점을 매긴다. 관찰자는 다만 관찰할 뿐이지만, 인간에게서 자의식을 거세할 수 없는 한 관찰자는 언제나 권력자다. 관찰자는 힘이 세다.

  엘레노르에 대한 아돌프의 사랑이 서서히 식어가면서, 그들의 사랑은 결국 ‘추억 한가운데’에서만 머물게 되는데, ‘그러나 그 추억은, 이별을 생각하면 괴로움을 안겨줄 만큼 강렬하게 나타났으나, 함께 있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기엔 너무 약했다.’ 진행되지 않는 사랑이므로 이들의 사랑은 이미 파국인 사랑이다. 추억을 곱씹으며 견디는 사랑이란 이미 박제화된 사랑이다. 껍데기다.

  이성으로는 당연하게 인정하고 있는 그들 사랑의 파국을 그러나 아돌프가 끝내 엘레노르의 면전에서 선언하지 못하는 이유는 관찰자 때문이다. 그 관찰자는 자기 몸의 일부인 욕망과는 다르다. 그는 교육받고 길들여진 존재이며, 사회의 인습과 주위 사람들의 평판과 집안의 명예라는 요람에서 자라났다. 그 요람에서 받아들인 최소한의 윤리의식은 엘레노르의 헌신과 희생을 내동댕이치고 그녀에게 결별을 통고할 만큼의 모지락스러움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남은 선택지의 항목은 두 가지다. 아돌프의 관찰자가 거세되거나 어느 한쪽이 죽음으로써 사라지거나. 답은, 누구나 알고 있다.

  엘레노르의 앞뒤 없는 불같은 사랑은 재산과 가족과 명예를 모두 벗어던지고 길 떠나는 자의 모습에서 이미 뚜렷하다. 아돌프는 종내 언저리에서 서성인다. 그는 세속적 생활권의 중심으로 과감히 이동하지 못하며 그렇다고 경계를 넘어 떠나지도 못한다. 무릇 멀리 가지 못하는 이들은 가까이 가지도 못하는 이들이다.

j*****e 2008.01.2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어쩌면 이럴 수 있지?
"어쩌면 이럴 수 있지?" 내용보기
"저기 내 말은, 음.. 어.. 그러니까.." 마음은 그득한데, 제대로 표현되지 않을 때의 답답함이란! 또 거기서 끝나지도 않는다. 어쨌든 얘긴 해야겠다는 생각에 내뱉은 말이 오해의 씨가 되어 소중한 관계가 한 순간에 소원해진 그런 경험은 말 그대로 악몽이다. 더 나쁜 건, 꽤 자주 그런 일을 겪는다는 거다. 가끔은 답답한 표정으로 얘길 듣고 있던 상대방이, "그러니까 네 말은 O
"어쩌면 이럴 수 있지?" 내용보기
"저기 내 말은, 음.. 어.. 그러니까.." 마음은 그득한데, 제대로 표현되지 않을 때의 답답함이란! 또 거기서 끝나지도 않는다. 어쨌든 얘긴 해야겠다는 생각에 내뱉은 말이 오해의 씨가 되어 소중한 관계가 한 순간에 소원해진 그런 경험은 말 그대로 악몽이다. 더 나쁜 건, 꽤 자주 그런 일을 겪는다는 거다. 가끔은 답답한 표정으로 얘길 듣고 있던 상대방이, "그러니까 네 말은 OOO 이거 아냐?"라며 거짓말처럼 표현하려던 생각을 잘 집어내곤 한다. 뱅자맹 콩스탕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언뜻 스쳐버렸던 생각들을 콕콕 찍어낸 것이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쉽게 책장을 넘기지 못한다. '어쩜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거야?' 책을 읽는 내내 떠나지 않던 생각이었다. 사랑얘기? 성장소설? 그러게 부르기엔 가볍다. 심리소설이라 불리는 걸 이해한다. 전혀 그럴 내용이 없는데도, 참 놀라며 읽은 책이다.
a***a 2002.08.1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자신을 지그시 들여다 보고 싶다면, ...
"자신을 지그시 들여다 보고 싶다면, ..." 내용보기
책 읽기를 즐겨한다면, 제 3세계의 숨겨져있는 보석같은, 아웃사이더적인 문학작품들... 을 선정하여 펴낸다는 열림원의 선전문구에 마음이 혹, 하지 않을 수 없을것이다. 이와같은 단어들이 나열되어 있는 서평들을 보고 나 또한 마음이 동, 하여 망설이지 않고서 단번에 그 중 가장 진하게 와 닿는 아돌프를 선택하여 읽게 되었다. 아돌프의 설정은 흔하디 흔한 애정소설이고, 그의
"자신을 지그시 들여다 보고 싶다면, ..." 내용보기
책 읽기를 즐겨한다면, 제 3세계의 숨겨져있는 보석같은, 아웃사이더적인 문학작품들... 을 선정하여 펴낸다는 열림원의 선전문구에 마음이 혹, 하지 않을 수 없을것이다. 이와같은 단어들이 나열되어 있는 서평들을 보고 나 또한 마음이 동, 하여 망설이지 않고서 단번에 그 중 가장 진하게 와 닿는 아돌프를 선택하여 읽게 되었다. 아돌프의 설정은 흔하디 흔한 애정소설이고, 그의 대다수가 그렇듯이 불륜의 코드가 밑바탕에 깔려있다. 하지만, 뱅자맹 콩스탕의 아돌프라는 작품은 둘의 사랑을 둘러싸는 사회적인 인습, 도덕들에 지면을 할애하는 것을 당연한 듯 거부하면서 아돌프 자신과 엘레노르와의 관계에서 오는 심리적인 측면으로 점철되어 있다. 특히나 아돌프가 엘레노르에게 흥미를 가지게 되고, 엘레노르의 마음을 쟁취하여 사랑을 얻게 된 다음, 그 사랑을 버거워하는 과정, 들을 거쳐가면서 그 혼란스러움이 상당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그 서술이 다소 무거워 일견 답답함으로 읽혀지기도 했으나, 그 서술이 사실적이어서 그런지 그 답답함도 아돌프를 읽는 묘미인 듯 싶었다. 특히나 비단 엘레노르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아돌프가 얘기하는 개인적인 고뇌들 전부가 다 나의 고뇌인 것 같아, 그 고뇌를 겪고 있지만 어떠한 식으로 그 고뇌를 표현해야 할지 몰랐을 것들을 어느정도 알게 되어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을 행운으로 여기게 되었다. 앞으로 100권을 목표로 하는 이, 이삭줍기 시리즈가 이렇게 알찬 내용으로 꾸며졌으면 하고 바란다.
b****l 2003.12.1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어느 무위도식자의 연애일기
"어느 무위도식자의 연애일기" 내용보기
처럼 이 소설도 외국으로 망명한 프랑스인에 의해 쓰여진 19세기 초의 작품으로, 두 작품이 공통적으로 프랑스 귀족층의 무위도식한 생활양식을 보여주는 게 흥미로웠다. 시기적으로 혁명기 이후의 작품들이기에 '배경'이 사라졌음에도 여전히 무위도식을 한다는 점이 두드려져 보인 것 같다. 그 내용은 프랑스 낭만주의 문학의 큰 이름인 스탈 부인과 저자의 실제 연애경험을 바탕으로
"어느 무위도식자의 연애일기" 내용보기
<그림자를 판 사나이>처럼 이 소설도 외국으로 망명한 프랑스인에 의해 쓰여진 19세기 초의 작품으로, 두 작품이 공통적으로 프랑스 귀족층의 무위도식한 생활양식을 보여주는 게 흥미로웠다. 시기적으로 혁명기 이후의 작품들이기에 '배경'이 사라졌음에도 여전히 무위도식을 한다는 점이 두드려져 보인 것 같다. 그 내용은 프랑스 낭만주의 문학의 큰 이름인 스탈 부인과 저자의 실제 연애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사실 저자 벵자맹 콩스탕보다도 스탈 부인의 명성이 더 높다는 점도 이 소설에 대한 호기심을 더해주는 것 같다. 하지만 어쩌면 스탈부인에게는 그녀가 가진 명성에 비례한만큼 모욕스러울 수 있을 정도로 이 소설에서 두 주인공 사이의 연애 스토리는 매우 짧은 부분밖에는 차지하지 않으며 (그것도 하나도 '달콤하지' 않게 그려졌다) 내용 대부분이 남자 주인공이 여자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남자 주인공 아돌프는 헐리우드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jerk'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아마도 저자와 스탈부인의 사회적인 위치 때문인지 적당한 점잖음으로 치장하고 있지만 그 내막을 현대식으로 옮긴다면 매우 시니컬한 코미디 (남자 주인공이 우유부단하면 할수록 폭소가 터지는) 내지 유명한 스캔들의 주인공이 노후에 돈벌이로 써낸 회고록쯤에 해당될 것이다. (콩스탕이 스탈부인과의 연애를 시작한 것은 그가 27세 때, 다른 여인과의 비밀결혼으로 그녀와 결별한 게 41세 때, 그리고 이 책을 출판한 것이 49세 망명시절에다. 어쨌든 무려 14년간이나 그녀와의 관계를 지속한 것인데, 이 소설에 진실이 담겨있다면 그는 그녀와 육체적인 관계를 맺자마자부터 마음이 떠나있었던 것이다.) 이 소설을 읽는 여성독자들은 이런 질문을 던져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애초에 아돌프는 왜 엘레노르와의 연애를 시작한 것일까?' 아마도 무료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그는 엘레노르에게 사랑하지 않는다고 솔직히 말하지 못하는 것일까? 우선 비난받는 것이 두려웠을 수 있고, 또 마더 컴플렉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이도 연상이고 이미 한 남자의 부인(소설에서는 첩으로 설정되어 있지만)인 그녀의 노련함은 처음엔 아돌프의 마더 컴플렉스를 자극했겠지만 아들은 어머니로부터 떠나가게 마련인 법. 하지만 엘레노르가 아돌프를 놔주지 않으면서 그녀는 그에게 굴레와 같은 존재가 된다. 그러면서 마더 컴플렉스의 대상은 자식을 잡아먹는 '무서운 엄마'의 신화의 주인공, 퇴치해야 할 괴물이 된다. 소설의 끝에 덧붙여진 허구의 편지에서 '주인공 여성은 이미 타계했으므로 이 책의 출간은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 책이 출간된 것은 1806년이었고 스탈 부인이 타계한 것은 그보다 1년뒤였다. 이 책의 출간이 그녀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한 것은 아니었을까?

[인상깊은구절]
나는 나대로, 엘레노르가 생활에 만족해하는 듯이 보이면 나의 행복을 희생시켜 얻은 처지를 즐기고 있는 그녀에게 화가 나서 내 본심을 냉소적으로 드러내보임으로써 그녀가 즐기는 한때의 행복을 망쳐버렸다.
a*****e 2003.03.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