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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외롭다. 나도, 그리고 당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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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상하게 피곤했다. 음식도 잘 챙겨먹고 잠도 잘 자며 꾸준히 운동을 하는데도 그랬다. 밤 10시를 넘기기가 힘들정도로 잠이 쏟아져내렸다. 깨어나면 멍하니 휴대폰을 들여다보다가 알림도 없는 카카오톡의 친구목록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이미 다 구경한 프로필사진을 넘겨보고 또 넘겨보았다. 그리고 잤다. 일어날 시간이 되면 일어나서 같은 단계를 반복하며 출근 준비를 했고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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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상하게 피곤했다. 음식도 잘 챙겨먹고 잠도 잘 자며 꾸준히 운동을 하는데도 그랬다. 밤 10시를 넘기기가 힘들정도로 잠이 쏟아져내렸다. 깨어나면 멍하니 휴대폰을 들여다보다가 알림도 없는 카카오톡의 친구목록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이미 다 구경한 프로필사진을 넘겨보고 또 넘겨보았다. 그리고 잤다. 일어날 시간이 되면 일어나서 같은 단계를 반복하며 출근 준비를 했고 기계적으로 걸어 출근했다. 나쁠 것 없는 일상이었다.

 

데이트하는 연인들, 무거운 백팩을 맨 스터디족들, 정장을 차려입은 직장인들, 무엇 다르기도 하고 비슷하기도 한 사람들 사이에 섞여 걸어가던 중이었다. 문득 '나는 원래 책을 좋아하던 사람'이라는 것을 깨닿고 홀린듯 도서 매대 앞에 섰다. 매대에 펼쳐진 세상은 참 따뜻했다.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그 곳 앞에서 괜히 멍하니 서있었다. 그러다 눈길을 잡았던 책이 바로 <외로움살해자> 였다.

 

'외로움을 죽여드립니다.'라는 다소 파격적인 슬로건에 꽃혀 구입한 책은 펼치자마자 숨도 못 쉴만큼의 몰입을 가져왔다. 작가 스스로 외로움에 흠뻑 빠져 써내려간듯한 문장이 목줄을 채워 끌어당겼다. 간만에 잠이 오지 않았다. 새벽 3시쯤 책장을 덮고 나서 느꼈다.

 

아, 나 사실 외로웠구나.

 

중독현상의 원인은 소통의 부재이며, 기면증의 원인은 현실도피일 수 있다는 문장이 떠올랐다. 사실 인정하기 싫었을지도 모른다. 나 스스로 외롭다고 인정해버리면 정말 외로워질 것만 같아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당신의 시간 중 유일하게 가치없는 시간은 외롭다고 느끼는 시간이다.'따위의 격언을 곱씹으며 정신력을 운운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윤 필과 김 미의 발악을 제 3자의 입장에서 관조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나 자신의 상태를 직면하게 하고 스스로가 스스로를 위한 외살자로 거듭나게 해주는 책인 것 같다.

 

다음에는 일상에 찌든 새벽 3시의 집이 아니라, 눈앞에 탁 트인 바다가 펼쳐진 어느 카페에서 짭조롬한 바다 냄새를 흠뻑 뒤집어쓰며 읽고싶다. 그 때는 비로소 누적된 감정 과잉으로 인해 진득하고 꿉꿉하게 늘어붙은 추억들을, 기억들을, 감정들을 주걱으로 득득 긁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 비용은 사실 소설 속보다 현실이 더 저렴하다. 현실에서는 그냥 이 책 한 권과 커피 한 잔의 값 뿐이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d******5 2016.06.13.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외롭다고 느끼면, 그 외로움을 죽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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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윤재성 <외로움 살해자> 많은 사람들은 살면서 한번쯤은 ‘외로움’을 느낀다. 혼자 생활하는 자취생도 평범한 직장인도 결혼한 부부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외로움에 따른 증상도 다양하다. 외로움이 너무 심해지고 장기간 계속 된다면 편두통이나 불면증, 식욕감퇴 및 체중감소 등도 나타날 수 있다. 어쩌면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이런 외로움에 대처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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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윤재성 <외로움 살해자>

 

많은 사람들은 살면서 한번쯤은 ‘외로움’을 느낀다. 혼자 생활하는 자취생도 평범한 직장인도 결혼한 부부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외로움에 따른 증상도 다양하다. 외로움이 너무 심해지고 장기간 계속 된다면 편두통이나 불면증, 식욕감퇴 및 체중감소 등도 나타날 수 있다. 어쩌면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이런 외로움에 대처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 일 것이다. 외로움을 잊기 위해 혼자서 술을 퍼마실 수도 있고, 친구들에게 문자나 전화를 돌릴 수도 있겠다. 아니면 헬스장에서 운동에 몰입하거나 소설을 읽는 방법도 있다.

 

그래도 외로움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때는 그냥 외로움을 끌어안고 사는 수밖에 없다. 인간은 원래 고독한 존재라고 하지 않던가. ‘외롭다’라는 감정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것이다.

 

없애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외로움

 

작가 윤재성은 <외로움 살해자>에서 이 외로움을 죽이는 사람들을 등장시킨다. 주인공은 ‘(주)외로움살해자’라는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청년이다. 이 회사는 글자그대로 외로움을 죽이는 일을 하고 그 의뢰비를 받는다. 이 회사의 대표는 인류의 가장 큰 과제가 내면에 들러붙은 고독을 긁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외로움을 느끼는 고객이 의뢰를 하면 그 고객을 찾아가서 같이 대화도 하고 밥도 먹고 술도 마신다. 고민도 들어준다. 이렇게 주기적으로 고객을 만나면서 그가 가지고 있는 외로움을 ‘죽이는’ 것이다. 외로움도 단계가 있다. 중증 외로움을 가진 고객은 그만큼 까다로와 진다.

 

작품 속에서 주인공도 이렇게 중증인 외로움을 가진 고객의 의뢰를 받게 된다. 그 대상은 28세의 여성, 일종의 프리랜서로 일을 하면서 혼자 살고 있다. 예전에도 한차례 외로움 제거를 의뢰한 적이 있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두 번째로 의뢰가 들어온 것. 회사에서는 이런 사람을 가리켜서 ‘반송품’이라고 한다.

 

한차례 실패한 고객의 의뢰를 다시 시작한들 성공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아무튼 주인공은 그 고객을 만나서 대화하며 외로움과의 싸움을 시작한다. 그 여성은 주인공에게 말한다. “외로움은 죽일 수 없을 거예요. 그 전에 제가 죽을 테니까”

 

외로움을 죽여서 돈 버는 회사

 

인간이 가진 하나의 감정을 완전히 죽일 수 있을까. 어찌보면 인간은 감정의 동물인데. 외로움도 그 수많은 감정 중 하나고 그걸 느끼면서 사는 것은 당연한 것일 수 있다. 누구나 외로워질 가능성이 있으니까.

 

하지만 외롭다고 해서 ‘나는 외로운 사람’이라고 광고하고 다니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흔히 말하는 ‘애인대행 서비스’ 같은 곳에 의뢰하는 경우는 더욱 보기 힘들 것이다.

 

작품을 읽다보면 생각하게 된다. 혼자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혼자 밥먹고 술마시고 영화보고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그다지 거부감을 느끼지는 않을 것 같다. 자신이 외롭다는 것 조차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아니 그 이전에 외로운 것이 정말 나쁜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외롭게 살고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그런 감정을 가끔씩은 느껴야 살아가는 맛이 있을 것 같다.

t****o 2016.07.26.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외로움 살해자』 윤재성 : 외로움을 완벽히 없애는 게 가능할까요?
"『외로움 살해자』 윤재성 : 외로움을 완벽히 없애는 게 가능할까요?" 내용보기
"사람들은 외로움을 없애고 싶었다." (17쪽) 소설은 현대사회에 뿌리내린 '외로움'을 완벽히 뽑아낼 수 있을까, 하는 물음에서 시작된 것 같다. 그런데 대체 이 '외로움'의 정체는 무엇일까. 어디서 어디까지를 외로움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일까. 외로움의 증세는 다양할 것이다. 홀로 있는 시간을 두려워하는 것, 사람들의 관계에 목매는 것,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갈증을 느끼는 것
"『외로움 살해자』 윤재성 : 외로움을 완벽히 없애는 게 가능할까요?" 내용보기

 

"사람들은 외로움을 없애고 싶었다." (17쪽)
 소설은 현대사회에 뿌리내린 '외로움'을 완벽히 뽑아낼 수 있을까, 하는 물음에서 시작된 것 같다. 그런데 대체 이 '외로움'의 정체는 무엇일까. 어디서 어디까지를 외로움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일까. 외로움의 증세는 다양할 것이다. 홀로 있는 시간을 두려워하는 것, 사람들의 관계에 목매는 것,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갈증을 느끼는 것…… 이런 가벼운 증세도 외로움이라 말할 수 있을까? 나는 평소 '외로움'을 많이 느끼지 않고, 오히려 가끔 찾아오는 '외로움'을 즐기는 사람이라며 자신을 추켜세워왔다. 하지만 종종 느끼는 가벼운 외로움이 진짜 '외로움'일까 하는 의문이 문득 든다. 내게 주어진 모든 소유물과 남아있는 사람들이 없어진다면, 나는 진정 외로움을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무시무시한 상상과 함께 말이다.

 

 그러나 이 소설 속에서 다뤄지는 외로움은 내가 상상하던 정도를 넘어선 무게를 갖고 있다. 이것이 '진짜' 외로움과 고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친구들과 술 한 잔, 아무도 없는 옥상에서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고 나서도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완전히 다른 외로움. 이미 닳고 닳아진, 묵직한 순간들이 돌처럼 얹힌 아주 지긋지긋한 외로움. 아마도 내가 전혀 겪어보지 않았을 지독한 외로움이 책을 온통 감싸고 있다.

 

 이런 외로움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최후의 수단이 소설에 등장하는 '외로움 살해자'다. 살해자라는 이름 때문에 판타지나 스릴러를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것은 (소설 속) 현대 사회에 새롭게 생겨난 '직업'이다. 엄청난 경쟁률로 뽑힌 그들은 외로움으로 고통받는 고객들과 시간을 보낸다. 회사에서 제공된 정보를 바탕으로, 더 깊숙한 곳에 있는 고객의 마음을 캐낸다. 외로움이 발생하고, 그것이 커지고, 손쓸 수 없을 정도가 된 지점들을 파악하고 위로한다. 성공률은 높은 편이다. 간혹 고객의 외로움에 전염되는 살해자가 있기는 해도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외로움 살해자'를 '카사노바' 혹은 '애인 대행' 서비스라고 힐난하기도 하지만, 고객들은 그들을 필요로 한다. 고객에게 그들은 썩은 동아줄이라 해도, 마지막 구원자이기 때문이다.

 

 양날의 검이자, 고객에겐 구원인 '외로움 살해자'의 세계. 소설은 '우수 외살자'와 반송된 (한번 서비스를 신청했다가 실패한) '의뢰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외로움의 본질에 관해 추적하기 시작한다. 누군가가 느끼는 외로움은 어디서부터 왔을까. 어떤 경험에서, 어떤 경로로 그에게 찾아왔을까. 외로움은 '외로움 살해'라는 시스템으로 정말 소멸할 수 있을까. 손쓸 수 없는 외로움이란 존재할까. 건드리지 않아야 할 외로움도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수많은 질문이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을 맴돌게 된다. 그러다가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다음에는, 이 세상 자체가 외로움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벼운 외로움일지라도, 그것을 잊기 위해 안간힘을 써도 공허함이 밀려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일 거라며.

 찝찝하고 끈적이는 외로움을 책 속에서 온몸으로 겪고 나니, 조금은 피로하고 힘이 들었다. 그러나 외로움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풀어낸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인 바람은 지독한 외로움으로 허덕이는 사람들이 있다면, 약간의 틈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소소한 것들 - 조금씩 모이면 '외로움'이라는 것을 짓누를 수 있는 - 이 들어갈 수 있는 아주 약간의 틈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바라게 되었다.

 

 

 

 171쪽,
 "저는 그럴 수 없어요. 지금을 버티기도 힘드니까. 끝을 떠올린 순간 연애나 사랑, 삶의 모든 의미는 허무하게 퇴색돼버려요. 그래서 저는 매일같이 생각을 지워서 현실을 살아갔어요. 그러다 보면 언젠가 내가 나의 존재마저 지워버릴 걸 알면서도."
 미는 잠깐 말을 멈췄다. 필은 앞자리의 대리기사가 귀를 기울이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안경 낀 눈이 룸미러에 비치는 중이었다.
 "가끔은 그런 생각도 해요. 사랑의 유한성만큼 가혹한 게 또 있을까 하는. 그건 하루를 살기 위해 일 년 치 독약을 삼키는 짓이에요."
 필은 외로움살해자로서 답했다.
 "인간은 태어난 순간부터 죽어가는 생물입니다. 우리가 사는 땅 위에 영원한 것은 없어요."
 "하지만 외로움은 영원해요. 죽음이란 완성에 이르기 전에는."

 

221쪽,
 "보통은 1개월에서 2개월, 많게는 3개월, 서비스를 연장한다면 반년가량. 그 기간이 끝나면 우린 사라집니다. 고객의 옆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은 두세 달에 불과해요. 우리가 필사적으로 고객을 파악하고, 원인을 찾아내고, 외로움을 없애려드는 이유도 그겁니다. 그들이 전화를 걸어 온 순간부터 모래시계는 흘러내리기 때문에."

 

265쪽,
 그는 주의 깊게 유도신문을 시도했다.
 "죽는다는 뜻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한데요."
 "말 그대로예요.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 더 이상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것, 남겨질 누군가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심는 것."
 미는 거기서 말을 잠시 멈췄다. 검은 동공은 허공에 멎었다. 그녀는 필을 보면서 필 뒤의 어떤 것을 함께 보는 중이었다.
 "우리는 왜, 살아남지 않으면 사랑조차 할 수 없는 존재들일까요"

 

290쪽
 "그럼 무엇을 기대했습니까? 지금이 2116년이고, 외로움살해자들이 최첨단 주사액과 미래형 권총으로 고독을 제거하는 줄 알았나요? 그런 것은 현실에 없습니다. 외로움 제거는 우물 청소나 다름없어요. 더 깊고 오래된 때일수록 밑바닥까지 내려가서, 오직 수작업으로만 이끼를 닦아내야 하는, 고여 있는 유독가스에 중독되지 않길 바라면서요."

 

 

 

 

p********1 2016.09.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