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없이 쏟아지는 소설류와 교양서들...안타깝게도 이 책에서는 소설처럼 강한 감동도, 영양가 있는 지식들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선교를 위한 책도 아니고, 강원도 산골 사람들의 생활을 보고 동정하자는 책은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이야기들 하나하나는 우리 가슴속 깊은 곳에 보물들을 심어준다. 내용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단순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산골사람들의 질박한 세상살이이라, 자연과 서로와 더불어 살아가는 참인간들의 몸부림이라 말하고 싶다. 저자 최요안씨는 선교사다. 오히려 예수의 '예'자도 꺼내지 못하고 그냥 부대끼며 살긴 했지만. 그는 그렇듯 제3자의 입장에서 봉사라는 매개로써 시골인들의 삶에 다가가 슬픈, 기쁜, 때론 추한, 때론 아름다운 그들의 삶을 이해하려하기 보다는 그들의 하나가 되어 '느껴'나간다. 가식이라는 허물을 벗고 미산계곡의 물방울보다도 해맑은 삶을 사는 그들...분명 그들은 다이아보다도 밝고 구름보다도 때묻지 않은 무언의 보물을 주고 있다. 외로우면 사람을 그리워하고, 즐거우면 함께 즐기고, 우울할 때는 울고 마는 '인간다운' 인간들... 그냥 이렇게, 이렇게만 살 수 있다면... |
| 사람의 삶이 감동을 줄 수도 있구나... 오랫만에 인간들의 모습과 삶을 읽으면서 따뜻한 온기를 느꼈다. 자서전류나 자신의 신변 잡기를 모아놓은 류의 책은 아~주 싫어하는 나의 책읽기 성향상 나는 사실 이런 류의 책은 거의 절대 보지 않는다. 일 때문에 가끔 누군가의 회고담이나 성공담 책을 잡을 때마다 과연 이런 얘기를 위해 아까운 나무들이 종이로 바뀌어야 했나 하는 회의를 느끼는 경우가 95% 이상이다. 하지만 그런 신변 잡기가 감동을 주는 경우도 아주 가끔은 만나는데 이 책이 바로 그렇다. 사실 이 책에는 소위 모두가 본받고 싶어하는 대단한 사람은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다. 자식들을 줄줄이 서울대나 하버드로 보낸 부모의 교육 성공담도 아니고 온갖 고생을 다 이겨내고 엄청난 재산을 모은 사람의 회고담도 아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는 이 사회에서 불쌍하다는 쪽에는 속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자식들을 앉혀놓고 본받으라고 온 나라 부모들이 부추기고 싶은 그런 삶을 살고 있지 않다. 어찌보면 가장 바보스런 퍼주는 삶을 사는 사람과 그의 이웃들의 이야기. 이 저자가 자신의 그런 삶을 전면에 내세우고 자랑스럽게 '나는 이런 대단한 일을 사회를 위해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면 난 이 책에 대한 서평조차도 남기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그가 썼지만 주인공은 그가 아니다. 그냥 조용히 자기 삶을 사는 사람들. 서로 만나고 부딪치고 그러면서 함께 변화하는 그 모습을 잔잔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은 가치가 있다. 머리가 복잡하고 다 귀찮고 온 세상 사람들이 다 나쁜 사람으로 보일 때 읽으면 딱 좋을 것 같은 책. 여기 등장하는 내린천 사람들의 모습에서 우리를 볼 수 있다면 나의 지나친 비약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