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은 인생이지만 산다는게 안녕할 일보단 안녕하지 못한 일이 더많다
그래서 어릴 떄는 누군가 안녕하냐고 물어보면 괜스레 부아가 치밀곤 했다
어차피 사는게 고통이란걸 다들 알면서 그걸 숨기려고
저렇게 태연한척 아닌척 하며 인사를 건네는건가
사람들이 타인을 흉보고 시기하고
남의 좋은 일에 배 아파 하는건 평안치 못한 내 삶이 분하고 원통해서
질투하며 사는건데 뭐가 안녕할 일이 있다는건지 놀리는 것도 아니고
라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안녕이라는 말을 들으며 나의 평안치 못함을 누군가의
밝은 말, 미소 그런 것들로 위로 받고 싶음임을 안다
사람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긴지라 나는 오늘도 안녕하다고
우리 다같이 안녕하자고 하는 말임을 안다
그래서 안녕하다
오늘도 나는 안녕하고 안녕하냐고 묻고 안녕하기를 바란다
그렇게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그런 글을 봤다
|
|
표지가 한눈에 들어와 살펴봤더니 작가 소개가 독특했다. 작가의 그림책을 봤던터라 그 따듯한 책을 만든 사람이 어떤 얘기를 썼을지 궁금해서 구매했다. 내가 봤던 그림책도 토끼를 기르는 할아버지 이야기와 야채박스를 끝없이 나르는 아버지의 이야기였다. 이 안녕하다 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어릴 때 나도 봤을법한 풍경들이었다. 읽어나가다 보니, 나 역시 이 책에 나오는 사람이 된 것 처럼, 사람들 사는 모습이 가까이에 느껴졌다. 통증과 위안과 안부와 아름다운 그림이 얽혀 그 어디쯤에 나 자신의 모습도 있는 것 같다. 유년시절부터 지금의 이야기엔 모든 시절을 지내고 난 우리의 모습이 같이 있었다. 그 모습을 작가는 굉장히 위트있게 전해준다. 영화에 나올법한 에피소드도 있는데, 한 가수의 음악을 들으며 그림을 그린 가난한 화가의 그림이 번화가에서 외딴섬 같은 구식살롱에 '딱 붙게'걸리고, 그 그림이 어느 쓸쓸한 기분을 가졌던 가수에게 가서 딱 붙어버린다. 그리고 시간이 아주 오래 지나 이 책에서 그 그림을 그린 화가와 화가가 듣던 음악을 만든 가수가 만난다. 읽으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작가가 성장하며 거쳐간 거리들 속에 언제쯤 나도 있었을 것 같이. 길 위의 수많은 사람들 이야기 속에 퀸의 노래가, 하림의 노래가 들리고, 작가는 묻는다, 안녕한가? 라고. 다 읽고 보니 나는 '안녕하다'싶다. 이 정도면 제법 괜찮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