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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녀석들"에서 이어지는 아저씨 전대물 그 두번째. 세번째로 이어질 "즐거운 인생"과 많이 비교될 듯한 느낌이었지만, 이 작품을 보고 "즐거운 인생"의 예고편을 보니 나름의 차별성이 있을 듯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나도 잘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는 점은 잊지 못할 듯. 가장 높히 쳐주어야 할 것은 단연코 원톱 주연 백윤식의 연기력. 정년 퇴직을 앞두었고 사회 진출을 앞둔 아들을 둔 그야말로 "우리 아버지" 역할을 백윤식 특유의 전형적이면서도 개성넘치는 말도 안 될 정도로 좋은 연기력으로 완벽하게, 아니 그 이상으로 소화해내면서 보는 이의 마음을 웃고 울렸다. 때로는 절절한 우리 아버지의 감정으로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더니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피똥 쌀래?"로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로 이 역할에 그가 아니었다면 그 누가 그렇게 잘 소화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이토록 완벽한 캐스팅은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다. 완벽한 주연을 받치는 많은 조연들의 연기도 일품. 이제는 가볍고 귀여운 역할도 너무나도 잘 맡아주고 있는 박준규와 영화배우로서 입지를 완벽하게 다져나가며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임하룡, 많은 장면에 나오지는 않지만 적절한 분량을 완벽하게 소화한 임병기에 큰 역할은 아니더라도 작품의 윤활유 역할을 수행해 준 이소연까지. 어떤 작품은 각각의 배우가 모두 각자의 개성을 완벽하게 드러내주어야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원톱을 더욱 돋보이게 해줄 조연들의 활약이 너무나도 좋았다. 뻔한 이야기는, 뻔한 걸 알아도 감동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뻔해지도록 반복되는 것이다. 그리고 진실되게 우리를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동감하도록 만드는 소재는 너무나도 뻔하디 뻔해서 지겨울 정도로 일상적인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는 법이다. 바로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을, 맨날 봐서 뻔하고 지겨운 일상적인 모습을 이 영화는 그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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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근 부장 조 부장, 왕년엔 미8군에서 아가씨들깨나 울렸던 나름의 스타. '조 드럼'은 음악의 꿈을 접고 취직한 후, "받는다, 받어!" 로 끓는 속내를 감춘 채 30년을 꿋꿋이 버텨낸다.
"만년 부장은 아무나 되는 줄 알아? 것도 눈치코치 있어야 되는 거야 임마! 내가 하나님 버금가는 말씀 한 토막 해줄 테니까 들어봐. 조 부장이 가라사대... "
"30대에는 아무리 더럽고 치사해도 눈치코치로 사는 거고, 40대에는 알아도 모르는 척, 50대에는 들어도 못 들은 척 이렇게 버티는 것이다. 그러면 정년 보장은 너끈히 받는다. 뭐 이럴라 그러셨죠?"
순간 조 부장의 말을 가로채는 박 과장. 항시 조 부장의 심중을 꿰뚫기에 묵시적 '형제애'를 쌓아 온 조 부장의 심복이자, 사는 게 뭐 있겠느냐는 너스레 맨. 기러기 아빠인 그는, 퇴근 후 록(RocK) 밴드 연주와 귀가 후 유일한 식구 갑득(애완용 거북)과 일과를 나누면서 무료함을 달랜다.
"대단하다. 이렇게 버티고 있었던 거구나?"
"싫은 소리도 들어보고, 칭찬도 듣고, 아부도 해보고, 그렇게 30년이라... 내가 없어져도 회사는 잘만 굴러 가겠지? " "한창 일할 나이에 정년퇴직 당하지, 자식들 대학에 입학금 등록금 결혼이다 뭐다 해서 돈 더 쓰지, 평균수명 늘어서 좀처럼 죽지도 않지, 이게 현대판 3대 비극이야."
영화를 가득 채운 현실과 관록이 묻어나는 연기는 생의 답답함을 너무 생생하게 그리고 있어서 짜증이 날 정도다. 인생이 스며있는 연기, 삶이 녹아 꿈틀대는 연기는 내 인생이 드라마 같은 건지, 내 인생 같은 드라마를 만든 건지 헷갈리게 한다. 그 어느 쪽인들 어떠하랴, 어차피 아픈 현실은 매한가지인 것을.
"그딴 돈이 회사를 버릴 만큼 중요한 거야, 이 자식아!"
"회사라... 30년 근속에 젊음 바쳐 일하고, 눈치나 보고, 술로 위로하고, 그래서 남는 게 뭡니까? 10만 원짜리 감사패요? 난 그렇게 못 합니다. 더러운 돈이라 그랬나요? 그래, 더러운 돈이지... 꼬~옥 끌어안고, 푸~욱 파묻히고 싶은 더러운 돈이지! 그 돈이 어때서, 예?
비록 조직 내부의 경쟁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의 준엄함이라 할지라도, 안하무인 하면서도 승승장구하는 '시건방 파'는 어딜 가나 밉상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항상 착한 사람을 제물로 삼고 약한 사람들을 계단으로 이용하여 사리사욕을 채우곤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가끔은 순진하디 순진한 '무기력 파'가 '진실의 승리'를 거두기도 한다는 사실이겠지만, 그저 안타까울 뿐, 현실과는 동떨어져도 한참이나 멀어졌다는 느낌이 아닐 수 없다.
설령 그랬다 하더라도, 아직도 이 땅에는 서럽게도 순박한 소시민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욕심 없는 소박한 꿈을 꾸면서도 여전히 넉넉한 웃음과 함께 알콩달콩 콩 볶아대는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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