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분야의 전공자를 제외하고 사실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감상하거나 클래식 연주회에 가서 연주의 질을 느낄 만큼 이른바 문화적인 안목을 갖춘 사람들을 한국에서 찾아보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나름대로 안목을 갖추고 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상당 경우엔 외국 잡지의 리뷰를 외고 있거나 짧은 지식을 바탕으로 다 아는 것인양 떠드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사실 초등학교시절부터 미술관 관람, 연주회 참여와 같은 다양한 예술적 활동을 지원하는 선진국과는 달리 입시에 오로지 매달리는 우리의 교육 현실에서는 개인적인 특별한 관심이나 문화적 안목을 키워주는 가정 환경이 없는 이상 예술에 대한 심미안을 가지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 책 도발:아방가르드의 문화사는 읽기에 쉬우면서도 어려운 책이다. 무크지와 같은 독특한 제본이나 다양한 삽화들은 책을 재미있게 읽게 하는 한 요소로서 독자로 하여금 무척 흥미를 가지게 한다.. 책의 내용들도 사람들이 많이 접해보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아방가르드라는 소재를 작가의 쿨한 문체로 세심하게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문화적 지식의 피폐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해외의 아방가르드 문화 작가들의 치열한 작품들을 접하면서도 다양한 문헌과 자료들을 참고하기를 원하는 작가의 요구는 도서관 시설이 완비된 선진국과는 달리 자료의 열람이 쉽지 않은 우리 나라에서는 다소 불편한 요구가 아닌가 싶기도 하여 씁쓸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