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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제나 바보 늙은이였던 건 아니야/알렉상드르 페라가/열림원/세포는 늙어도 마음만은 청춘~~
백세인생이기에 노인비율이 늘어서인지 요즘 노인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 늘고 있는데요. 영화이자 소설인『창문넘어 도망친 백세노인』이 인기를 끌더니 소설『오베라는 남자』도 영화화 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죠. TV에서도 노인들이 운동을 통해 근육을 단련해서 청춘처럼 살아가는 모습이 자주 보였는데요. 나이는 들어가도 마음만은 청춘이라는 듯 몸으로, 행동으로 보여주는 건강한 노인들의 모습을 보면 역시 세포는 늙고 피부는 주름살 가득해도 마음은 언제나 청춘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처럼 건강한 노인들의 이야기나 유머 감각 넘치는 열혈 노인의 이야기는 이젠 인기 코드인 듯 합니다.
내가 언제나 바보 늙은이였던 건 아니야! 제목에서 느껴지는 호탕한 기질과 당당한 유머가 어떤 소설일 지를 짐작하게 했는데요. 역시나 인생을 재미있게 살았던, 위풍당당한 노인들의 이야기가 유머러스해서 읽는 재미가 있었답니다. 나름 색다른 인생을 살았던 노인들이기에 나이가 들어서도 전혀 기죽지 않은 삶을 보며 누구나 나이 들면 소설 속의 누군가와 비슷한 모습이지 않을까 싶었답니다.
소설은 요양원에 입소한 노인들의 이야기이기에 늙고 병든 노인들이 주인공입니다. 기관지가 약했던 소년에서 자라면서 세상에 적응해갔던 노인 레옹, 망각불능의 시시콜콜한 것까지 기억해서는 끝없는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풀어놓는 까뮈 부인, 문학과 재즈에 대한 대화를 즐기고 식도락을 즐기며 매일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집념의 로제, 죽는 게 무서워 매일 가상의 여인과 춤을 추면서 독서를 즐기는 잭, 아무 것도 그리지 않으면서도 늘 캔버스 앞에서 무엇을 그릴까 고민하는 화가 노인 페르나, 늘 외출복 차림으로 누군가를 기다리는 라빌 부인 등 요양원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노인들의 이야기인데요. 책 속의 그림처럼 주름살 속에서 꽃같은 미소가 흘러 넘치는 노인들의 기죽지 않은 활기찬 모습이 인상적이었답니다. 각기 다른 청춘을 살았던 이들이 모였기에 요양원에서 보여주는 노년의 삶도 각기 다른 것을 보며 역시 세살 적 버릇은 여든까지 가는구나 싶기도 했답니다. 노년이 되어서도 제버릇 남주지 못하고, 젊어서의 취향도 쉽게 버리지 못하는구나 싶었답니다.
소설의 묘미는 아파트에 화재가 일어나면서 극적으로 구출되었고, 휠체어에 실린 채 앵초꽃 요양원에 입소한 주인공 레옹 파네크의 현재와 과거를 들여다보는 일이었는데요. 뱃사람이자 사기꾼, 노상강도, 은행강도 등 파란만장한 과거를 가진 노인 레옹이기에 지금의 요양원 노인 친구들에게도 재밌는 화젯거리를 선사하거든요. 어쨌든 요양원 직원과 의료진, 이웃 병실의 노인들이 엮어가는 좌충우돌의 요양원 이야기가 신선했답니다. 나의 노년의 모습은 어떨지 그려보기도 했던 소설, 쉽게 변하지 않는 인생이지만 누구나 추억을 먹고 사는구나 싶었던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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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는다는 것은 행복이다.' 이 말은 왠지 반어적이거나 풍자적인 뉘앙스가 깃들어 있다. 특히 청년들에게 이 말이 가슴에 와닿을지 의문이다. 나부터가 '청춘'이 좋다. 늙어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예찬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청춘과는 다른 황혼의 품위와 멋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말이다. 풍채좋은 백발의 노신사와 곱게 늙은 호호 할머니가 불러 일으키는 그런 낭만적인 이미지처럼. 현대사회는 청춘과 활력을 예찬한다. 영악한 자본주의가 끊임없이 재생산하는 다양한 스타일의 '청춘 헤게모니'에 맞서 싸우는 그런 일들이 간혹 여름날의 천둥번개처럼 벌어지기도 하지만 어쩌면 그런 이벤트성 노인 활극도 여전히 영원한 청춘과 활력이라는 헤게모니의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아무런 이해타산도 없이, 일말의 악의도 없이 진심으로 늙음을 예찬하는 이가 있다면 그는 분명 죽음을 앞둔 시한부 인생의 청춘이거나 아니면 손자손녀들의 재롱에 즐거워하는 건강한 노인일 것이다. 특히 시술로 주름진 얼굴도 없고, 관절염도 없고 임플란트로 갈비를 맘대로 뜯을 수 있는 그런 건강한 노인 말이다.
"우리는 생명을 부여받는 동시에 죽음도 함께 부여받는다. 그래서 언제나 그 둘 사이를 요령 있게 헤쳐 나가야 하는 것이다. 후회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가 내린 결정들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으니까.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그저 작은 하나의 점일 뿐이니까. 맞다, 그뿐이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런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육체가 버티는 한 우리는 계속해서 무언가를 선택하고, 결정하고, 그에 대한 평가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늙는다는 것은 행복이다. 그 모든 것이 결국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86쪽) 노인이 등장하는 소설 가운데 유머감각을 감초처럼 활용하는 서구작품은 제법 많다. 그러나 요양원을 배경으로 삼아 전반적인 코미디 톤으로 노년의 철학과 노인의 삶을 재현하는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페라가의 소설『내가 언제나 바보 늙은이였던 건 아니야』(열림원, 2016)가 바로 요양원에 있는 노인들의 삶을 유머와 풍자를 가미해 넣어 재구성한 재미난 작품이다. 노인 요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저자의 경험이 녹아든 처녀작이라고 한다. '인간미 넘치는 아름다운 요양원' 프리므베르(앵초꽃)에서 우리는 선천적으로 폐가 안 좋은 우리의 주인공 레옹과 더불어 육감적인 간호사 마릴린, 심장이 안 좋은 현학적인 탐서가 잭, 망가진 콩팥과 투석에도 불구하고 소시지와 치즈에 와인을 소비하며 행복한 자살을 실천 중인 로제, 자기 과거사를 시시콜콜 늘어놓는 카뮈 부인 등을 만나게 된다. 일흔여덟 살의 레옹은 전기 누전으로 인해 일어난 아파트 화재에서 구출된 후 프리므베르 요양원에 들어오게 되는데, 그의 요양원 이전의 삶은 가난, 좀도둑질, 노상강도, 여성편력 등으로 얼룩진 부랑자의 것이었다. 노인은 자주 잉여의 존재로 간주되곤 하는데, 잉여가 결코 잉여일 수 없는 그런 감동적인 얘기를 레옹과 그의 패거리들에게서 들을 수 있다. 레옹의 파란만장한 과거를 다룬 이야기의 폭을 대폭 늘렸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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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서 가장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노인은 부모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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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인것인가? 최근 들어 노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들이 꽤 보이고 있다. 노인이 주인공이라, 인생의 끝자락 삶을 마무리하는 노인을 내세워 조금은 무거운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소설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최근에 나온 소설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노년의 쓸쓸함, 가버린 시간의 아쉬움을 이야기 하며 우리를 우울함 속으로 빠져들게 하지 않고, 오히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엉뚱하고 유쾌한 이야기로 노인을 바라보는 시각을 180도 바꾸게 하며, 책읽기에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100세 시대, 누구라도 뒷방 늙은이가 되어 삶을 마무리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70대, 80대 청춘이라는 말처럼 활기차게 노년을 보내고 싶은 게 모두의 마음일 것이다. 나 역시도 언젠가는 노인이 될것이다. 그러나 어정쩡한 노인은 되기 싫다. 아침마다 출근길 집앞 골목을 지나갈때면 골목 길 중간쯤 놓여진 의자들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을 구경하는 것인지, 아니면 멍하니 시간을 때우고 있는 것인지 알수없는 노인 몇분을 자주 본다. 그분들을 보고 지나칠 때면 다짐을 하곤 한다. 나는 나이가 들어도 저러지는 말아야지, 갈곳 많고, 볼곳 많은 세상. 좀 더 즐겁게 노년을 맞이할 것이라는 다짐.
그런 다짐을 더욱 하게 끔 만드는 게 바로 최근 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바로 이런 소설들이다. 창문을 넘어 도망친 노인에 이어, 은행을 털겠다고 나선 할머니에 이어, 이번에 만난 소설은 [내가 언제나 바보 늙은이였던 건 아니야]다.
통제불능 사고뭉치의 노인 레옹 파네크, 과거의 화려함을 감추며 조용히 좀 살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한다. 그가 가는 곳은 언제나 사고가 따른다. 어느날 평범한 사람이라면 전혀 그렇지 않을 텐데, 레옹은 하필 재수 없게도 커피머신으로 인해 살고 있는 아파트가 불이 나고 거기에 더해 어깨 탈구와 골반 골절로 인해 8주간 재활치료를 받기위해 요양원으로 가게 된 사고뭉치 의 통제불가 노인 레옹 파네크와 요양원에서 따분함을 친구삼아 지내는 사람들을 꼬드겨 모두를 깜짝놀라게 만들 대단한 계획을 세우게 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는 마지막까지 키득키득 거리게 만들며 책읽는 즐거움을 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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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고 엉뚱한 7080대들의 다양한 인생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는 색다른 소재의 흥미로운 소설인 것 같습니다. 과학의 발달인지 인류의 진화인지는 몰라도 수명은 점점 더 늘어나고 노후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어떻게 살아 가야하는지 인생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겨보게 만드는 작품인 것 같네요. 무거운 주제 일수도 있는데 유머러스하게 잘 그려내고 있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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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살의 레옹, 그를 통해서 무엇을 바라볼 수 있을까? 내가 언제나 바보 늙은이였던 건 아니야 라는 제목으로 늙은 남자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띈 채 오토바이 위에서 달리고 있다. 나이 먹어서도 활기차게 멋들어진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집에 불이 나서 탈출하지 못하고 늘 얼간이 같다고 평소 생각해 오던 이웃 사람에 의해 구조된 레옹은 부상 당한 몸을 이끌고 요양원 프리므베르에 입소한다. 노인들의 세계, 그들의 생각이야, 마치 유치원의 어린애들처럼 제 몸하나 혼자 힘으로 건사하지 못하는 약한 몸을 가진 불완전한 사람들의 모습 뿐 아닐까?
등장인물들, 책을 좋아하는 잭, 몸에 생명 유지를 위한 장치를 꽂고 다니는 리제, 이들과 알고 지내며 요양원에서 지내는 이런저런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언젠가 다가올 피할 수 없는 시간들에 함께 할지도 모를 사람들의 모습이 작가의 세밀한 묘사력으로 탄생한다.
알고보면 레옹의 일생은 평탄한 삶이 아니었다. 성인이 채 되기도 전에 가출에 가출을 거듭하며 소년 보호소에서의 고통스런 삶과 불량배, 마약 운반 역할등 온갖 나쁜 경험을 해 온 파란만장했던 삶이 그려지고 있다. 평범하지 못했던 그의 삶을 통해서 마지막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맞이해야 할 지 독자에게 은근히 질문을 던져 주는 것 같다. 젊은 이 시간에 도무지 상상할 수 없게 하는 노년의 삶을 미리 들여다 보며 인생의 한 순간, 현재의 소중함까지도 이끌어 낸다.
얼마남지 않은 시간을 원하는 곳에서 죽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레옹을 통해서 삶이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인가도 생각해 보게 한다. 무엇보다 새겨 둘 만한 명언 처럼 다가오는 작가의 필력에 끌렸기도 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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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제나 바보 늙은이였던 건 아니야 알렉상드르 페라가 이안 옮김
어른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하며 행했던 내 행동들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바보 늙은이를 대하는 것처럼 느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제목.
뒷표지의 삽화 딸기가 "할머니"하고 부르던 삽화다. 책 속에는 바보 늙은이가 아닌 이런 꽃할배, 꽃할매들의 삽화가 그려져 있어 책을 읽다 한숨 돌린 틈을 준다. 책은 78살의 주인공 레옹이 화재로 골반 골절을 입고 요양원에 입소하는 이야기로 시작해 레옹의 평탄치 않았던 과거 이야기들과 요양원에서 지내는 지금의 이야기들이 교차로 이어져간다. 레옹이 살아온 다소 무겁고 어려운 지난 날의 이야기들보다는 요양원에서 지내는 지금의 이야기가 더 흥미롭고 쉽게 읽혔다. 오히려 더 지루하고 궁금할 것 도 없을 것 같다 짐작했던 요양원에서의 이야기 어쩌면 내 머리속에선 나이 든 어르신들을 책 제목처럼 바보늙은이라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닐지... 읽고나니 꼭 나이듦이나 죽음을 이야기하려 한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역시나, 우리 모두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는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죽음과 가까운 나이의 삶 죽음과 가까운 상황의 삶이지만 그들은 또 그들만의 지금을 즐기며 살아가는 것이라고 일러주는 듯 하다.
나는 지루한 데서 기쁨을 느끼거든. p. 89
중요한 건 늙은 걸 무서워하지 않는 것이다. P.51
로제가 살려 달라고 외치거나 도와 달라고 소리치는 걸 들은 사람은 이 병원에 아무도 없소. 그러니 이건 납치가 아니라 소풍이오. p.300 얽매이지 않고 그들만의 즐거운 소풍으로 마지막을 맞았을 이들. 이들을 누가 바보 늙은이라 하겠는가. < 본 포스팅은 해당 업체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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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제나 바보 늙은이였던 건 아니야 알렉상드로 페라가 지음│이안 옮김│열림원 刊
우리는 늙었습니다. 그게 바로 우리가 이룬 위대한 업적입니다라는 도입부 멘션에 열렬
낯설지 않은 데자뷔다. 복잡다단한 모바일 시대에 정신적 퇴행을 막고싶다면 정보를 차
스마트 시대에 적당히 어리숙해질려면 책을 봐야하고 자연을 찾아가면 좋다. 그도 여의
그러나 스스로가 무식하다면서 장황한 화법을 구사하는 주인공 파네크 노인이 골칫 덩
늙은이의 주접을 해학과 골계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프랑스인 작가는 늙지 않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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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마음처럼 몸이 움직여지지 않아 "본인도 모르게" "실수로" 집에 불을 낸다.
그 때 맘에도 없는 이웃집 청년이 구해주나, 갈 곳이 없어 요양원으로 가게 된다.
이 책은 거기서 만난 많은 사람들과 얽히고 얽힌 관계,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레오이라는 한 남자의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려서부터 약해서 부모님의 온갖 걱정을 온몸으로 받고 살던 레옹.(이것마저도 진짜 본명은 아니다.)
그는 여러가지 이름으로 여러 곳에서 여러가지 일을 닥치는대로 하며 살았다.
그리고, 요양원에서 불만에 가득찬 삶을 보내다가, 주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다.
죽을 때가 다가온 친구에게 그 친구가 가고 싶어하던 곳, 그 폭포로 떠날 수 있게 납치 아니 탈출 계획도 세우고 그걸 실행에 옮긴다.
누가 이들을 노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 이 책은 정확하게 나와 동갑인 청년이 썼다.
그는 요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노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삶에 대해 이렇게 멋지고 주옥같은 통찰력이 담긴 문장들을 쏟아낸다.
누가 이 글을 쓴 작가가 30대라고 생각했을까!
또 이 책에는 아주 예쁜 파스텔톤의 삽화가 들어있다.
누가 누군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모두가 아름답다.
그래서 더 내용에 관심을 기울이고, 집중하면서 읽을 수 있다.
부드러운 미소를 짓게 한다.
삶에 대한 여러가지 태도를 알려주지만, 그러한 진중한 내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참 신나고 유쾌하게 읽었다!
6쪽
그들은 우리의 늙은 세포가 여러 기회를 가졌던 젊은 세포였다는 것을 모르고, 우리가 처음부터 인생의 환혼기에 도달한 몸을 하고 이곳에 왔을거라 생각한다. 노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노인일 뿐, 병원 침대에 묶여 있는 할아버지에게도 유연한 동작으로 공을 날려 보내던 시절이 있었다는 걸 상상하지 못한다.
7쪽
노인들이 길게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은 절대로 다른 이들을 귀찮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자신이 경험한 좋고 나쁜 순간들을 모두 잊지 않기 위해서다. 자기에게도 인생이라는 것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늙은 몸뚱이가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기 때문이다.
53쪽
이 빌어먹을 지구 위에는 영양실조로 죽어 가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생명 연장 장치에 의존해 영양 과잉 상태로 하루하루 죽음의 날을 뒤로 미루는 노인들이 있다. 굶어 죽는 아이들과 불멸을 꿈꾸는 노인들이라니! 참으로 훌륭하다. 죽어야 하지만 죽을 수 없는 노인들과 살아야 하지만 살 수 없는 아이들이 이렇게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하나의 코미디이다.
85쪽
이번 생에서 나는 더 이상 기대하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 젊은이들처럼 활기찬 두 친구를 보니 다시 웃을 힘이 생기는 것 같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웃을 수 있는 힘, 나쁜 습관으로 망가진 몸과 폐 속 무거운 공기의 공격에도 웃을 수 있는 힘 말이다.
86쪽
우리는 생명을 부여받는 동시에 죽음도 함께 부여받는다. 그래서 언제나 그 둘 사이를 요령 있게 헤쳐 나가야 하는 것이다. 후회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가 내린 결정들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으니까. 좋지도 않고 나쁘니도 않은, 그저 작은 하나의 점일 뿐이니까. 맞다, 그뿐이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런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육체가 버티는 한 우리는 계속해서 무언가를 선택하고, 결정하고, 그에 대한 평가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늙는다는 것은 행복이다. 그 모든 것이 결국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89쪽
"얘야, 나는 물고기들한테는 관심이 없단다.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유를 누리려고 여기에 와 있는 거야. 나는 지루한데서 기쁨을 느끼거든. 다른 사람들은 그냥 지루해하는 것이고."
150쪽
"자식들은 우리를 잊었지만, 우리는 결코 그들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아닌가요?"
152쪽
"친애하는 친구들, 우리는 늙었습니다. 그게 바로 우리가 이룬 위대한 업적입니다."
157쪽
말이란 참 묘한 힘을 갖고 있다. 때로 이렇게 사람을 소름 끼치게 하니까.
"마릴린, 상대가 누구이든 그가 당신을 모욕하게 내버려 두어선 안 돼요."
158쪽
"아무도 당신을 모욕하게 내러벼 두어선 안 돼요. 시간이 흐르면 눈물 마를 날이 오고, 그때가 되면 당신이 싸워야 할 적은 양탄자 밑에 낀 먼지나 양말에 난 구멍처럼 불행과는 거리가 먼 일들이 될 테니까."
163쪽
육체가 인생을 살며 어떤 경험들을 하게 되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다. 인간의 기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무뎌진다. 그러나 몸은 잊지 않는다. 작은 모욕이든 큰 기쁨이든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다.
165쪽
나는 나 자신의 심판관이자 유일한 증인이었다.
173쪽
불행은 삶의 일부다. 그래서 삶이 끊임없이 즐겁기만을 바랄 수도, 어느 날 예고도 없이 머리 위로 떨어지는 똥을 막을 재간도 없다.
223쪽
떄로 추락은 숨겨져 있던 진실을 밖으로 드러낸다.
264쪽
중요한 것은 언제든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다.
269쪽
병이 많은 것을 앗아 가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선택의 여지가 남아 있어. 군소리 없이 병이 모든 걸 앗아 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든가, 아니면 병이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를 좌지우지하게 내버려 두진 않겠다고 결심을 하든가, 둘 중 하나라는 말이네. 로제는 분명 병을 앓고 있지만, 병이 곧 로제는 아니니까.
290쪽
인생은 우리가 공연하는, 공연해야만 하는 대희극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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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노인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들이 많이 출판되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고령화 시대에 발맞춘 작가들의 의식 변환일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꽃다운 청춘들만이 주인공이 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인생의 출발점에서 멀어진 노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을 조금 접해보았지만 프랑스 작가의 소설은 처음이다. 프랑스 지성들의 노인들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물론 한권의 책 만으로, 또 한명의 작가의 생각만으로 유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프랑스에서의 노인의 위치등을 엿볼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페라가 가 오랜 시간 요양원에서 직접 봉사하고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라고 한다. 이 소설 전개는 요양원에서 즐겁게 살아가려는 레옹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현재 부분과 일흔이 넘은 노인 레옹이 회상하는 과거 부분으로 나뉘어 전개된다. 요양원의 생활을 다루고 있는 현재 부분에서는 주인공과 함께 재미난 일들을 벌이는 잭과 로제를 통해 주인공 레옹 파네크의 심리를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프랑스식 유머들에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현재 부분은 웃음을 준다.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재미나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즐기는 세 노인들이 멋지게 보인다. 그리고, 다른 한 갈래길은 주인공 레옹의 과거 속으로 향하고 있다. 그 곳에서 난 레옹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통해 우리들의 아버지를 볼 수 있었다. 전쟁을 겪은 레옹의 할아버지처럼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겪으신 우리들의 할아버지,그리고, 몸이 약한 레옹을 위해 전시중에 반역적인 노동으로 돈을 번 주인공 레옹의 아버지. 그리고, 자식들의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시고 쓸쓸한 노후를 맞이하고 계시는 이 땅의 모든 아버지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쓸쓸한 뒷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언젠가는 나의 뒷 모습이 될 그 뒷모습을 본다. 이야기는 숨막히는 긴장감도 , 가슴 철렁하는 반전도 없이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펼쳐져 간다. 과거속의 레옹이나 현재의 레옹이나 별 무리 없이 표현되어있다. 카뮈부인과의 관계가 조금은 흥미롭게 전개되어지는데 어떤 일이 펼쳐질지는 직접 만나보는게 좋을것 같다. 일흔살이 넘은 레옹과 카뮈 부인에게 무슨일이 벌어 질까? 가볍게 읽기에 좋은 책 인 듯 하지만 지금도 아버지의 뒷 모습이 보이는듯 해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책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