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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은 또 다른 살인을...<비밀의 계절1.2>
"살인은 또 다른 살인을...<비밀의 계절1.2>" 내용보기
살인사건을 다룬 소설을 보면... 범인이 누구인지를 보여주고 시작하는 경우와 끝까지 범인이 누구인지 알 수없도록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자칫 잘못하면 독자가 흥미를 잃을 수도 있고 지루한 전개가 될 수 있음에도비밀의 계절은 전자의 방식을 취했다. 저자의 자신감이라고 볼 수도 있고,  독자와 저자의 두뇌게임에서 저자가 우위를 차지하고 이야기를 전개하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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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사건을 다룬 소설을 보면... 범인이 누구인지를 보여주고 시작하는 경우와 끝까지 범인이 누구인지 알 수없도록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자칫 잘못하면 독자가 흥미를 잃을 수도 있고 지루한 전개가 될 수 있음에도비밀의 계절은 전자의 방식을 취했다. 저자의 자신감이라고 볼 수도 있고,  독자와 저자의 두뇌게임에서 저자가 우위를 차지하고 이야기를 전개하겠다는 자신만만함이라고 볼 수도 있다.

"92년 출간 되었다가 절판되어서 매니아들로부터 헌책방까지 돌아다니게 만들었다는 책"이라는 문구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괜찮은 작품이다.

29이라는 젊은 나이에 이 책을 썼다는게, 더군다나 처녀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만큼 심리묘사가 탁월하다. 

 

비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숨기어 남에게 드러내거나 알리지 말아야 할 일'이라는 사전적인 의미의 비밀은 관계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와 너만이 알고 있는 그 무엇...

별거 아닌 사소한 비밀로 인해 나와 상대방의 관계과 돈독해 지기도 하지만 그 비밀이 누설되는 바람에 관계가 서먹해 지기도 한다.

흔히들 사람들은 관계를 맺을 때 '우리'와 '그들'로 구분지으려 한다. 우리들끼리만 알고 있는 우리들끼라만 공유한 뭔가가 있을 때 그 그룹은 소속감과 함께 끈끈한 유대감이 더 지속된다.

비밀의 계절은 2명의 살인사건을 통해서 비밀과 관련된 이야기를 탁월한 심리묘사를 통해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게 만든다.

 

켈리포니아의 생활을 접고 뭔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자 선택했던 햄든....

그리스어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줄리언 모로 교수와 일원들의 매력에 빠져서 고전어학과에 지원하게 되지만 거절 당한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함께할 기회를 갖는다.

 고전어학과는 모든 학점은 줄리언 모로 교수의 수업을 통해서만 이수할 수 있는 매우 폐쇄적인 동아리로, 리처드가 들어오면서 6명의 학생과 1명의 교수 이렇게 7명이 함께하게 된다.

다들 개성이 강하고 독특한 매력의 소유자들로 오히려 주인공인 나는 평범하다.

언제나 동그란 안경과 검은 우산을 들고 다니고 그리스어, 라틴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언어 천재 헨리,

마치 백색증이라도 걸린 것처럼 밀가루 같이 얼굴이 새햐얀 그래서 빨간 머리가 더 튀는 프랜시스,

매사 자기중심적이고 무례하며 공부와는 거리가 먼 부잣집 아들 버니,

어렸을 적 부모님을 여의고 할머니 손에서 자란 신비스러운 일란성 쌍둥이 찰스와 커밀러,

켈리포니아에서 의대를 다니다 햄든으로 오게 된 지극히 평범한 극중 화자 리차드 페이펀,

자신의 존재나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고, 세상과 소통하지 않는 초연함을 보이며 베일에 쌓여있는 줄리언 모로 교수

이렇듯 저마다 독특한 케릭터들이 모여서 하나의 사건과 연관되어 또 다른 사건이 이어진다.

 

이 책의 화자이자 관찰자인 리처드를 통해 독자도 함께 끌려간다. 리처드의 시선이 독자의 시선이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방관자에서 사건의 가장자리에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지켜보다가 어느 순간을 계기로, 그 다음에는 적극적인 개입과 함께 어찌할 수 없었음을 시인하면서...

그렇게 밖에 될 수 없었다고 이야기하만... 과연 그러한 방법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을까?!

원인과 결과만 놓고 봤을 때는 누가 가해자고 피해자인지 말할 수 있지만...

그 과정을 주관적인 입장에서 하나하나 검증해보면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는 상황이 되고만다.

처음 도입 부분에서 살인자를 알려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누가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 궁금하게 만든다.

 하나의 진실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 의심은 의심을 낳고, 거짓은 또 다른 거짓을 낳고, 살인은 또 다른 살인을 낳는다.

심리묘사가 굉장히 뛰어나다. 서로를 의심하고, 누구하나 완벽하게 믿을만한 사람이 없다.

처음 시작부분부터 누군가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죽음을 둘러싼 원인과 과정을 시간순으로 차례대로 나열하면서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든다.

등장하는 케릭터들이 하나같이 다 미워할 수 없는 케릭터들이다. 화자인 주인공의 시선을 독자들도 같이 따라가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얄미운 버니역시 내면을 들여다 보면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처음에 첫번째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이뤄지는 일말의 내용들은 <나는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있다>라는 스릴러 영화가 연상됐다.

어쨌든 그렇게 서로를 의지하고 믿었던 이들이 첫번째 살인사건을 계기로 분위기가 묘해진다.

그러다 두번째 살인으로 인해 서로에 대한 끈끈한 믿음이 하나 둘 의심으로 바뀌면서 비극적인 결과로 치닫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느끼게 된게 사람이 살아가면서 인간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인생을 살다보면 이 사람이 내 사람인지 아닌지 흔히들 in과 out을 구분지으려 한다. 그래야 편안함을 느끼니깐...

사람들은 흔히들 한 사건을 가지고 다들 자기만의 방식대로 생각하고 결정해 버린다.

그래서 같은 사건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을 보면 천차만별이다.

핸리와 버니의 입장, 쌍둥이 찰스와 커밀러, 프랜시스와 리처드의 각각의 입장에 서서보면 그들의 행동이 이해가 된다. 하지만 다른사람의 입장에 서서 제대로 그 사람을 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 될까?!

첫번째 살인사건과 그에 연관되어 벌어지는 수많은 이야기들 원인과 결과를 알고 보면 그들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만 전혀 모르는 제 3자의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닌 것이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두려움(페이펀)과 언제나 같은 배를 탔다고 믿었던 동료들에게 따돌림을 당한 듣한 슬픔과 분노(버니), 존경해 마지않던 나의 기둥이 무너져버린 아픔(헨리), 자기만의 영역을 정해놓고 그 세계(줄리언)에서 살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가 젊음과 패기라고 치부해 버리기엔 너무나 큰 2가지 사건으로 인해서 그들의 젊음은 기억속에서 영원히 자기들만의 비밀로 간직하면서 잊지 못한 추억 아니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으로 영원히 함께한다.

 

이 책이 조만간 영화화 될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왠지 즐거워진다.

아주 괜찮은 영화 한편이 탄생할 것 같다. 왜 다 알고 있는 내용이 영화화 되더라도 그 배역들을 어떤사람이 맡아서 어떻게 잘 표현해줄까하는 기대감에서 보고싶게 만드는 그런 영화...

탁월한 심리묘사 스릴러, 동성애적인 요소와 인간의 내면소의 심리, 디오니소스 등 신화적인 요소, 폐쇄적인 모임, 비밀에 대한 막연한 동경, 의심과 믿음 등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매력적인 요소들이 즐비해 있다.

m*****a 2008.01.12.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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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아름답고도 공포스런 한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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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두꺼운 책인데 밤마다 눈을 비벼 가며 후딱 읽어버린 책이다. 한 번 잡으면 손에 놓을 수 없는 소설이라는 평들이 틀린말은 아닌 듯 하다. 처음엔 그냥 미스터리 소설인줄만 알았는데 다 읽고 나니 지나간 청춘, 이제는 지나가버린 아름답고도 공포스러운 계절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든다. 비밀스러워보이는 그리스어 동아리에서 우정과 비밀을 나누는 6명 주인공들의 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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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두꺼운 책인데 밤마다 눈을 비벼 가며 후딱 읽어버린 책이다.

한 번 잡으면 손에 놓을 수 없는 소설이라는 평들이 틀린말은 아닌 듯 하다.

처음엔 그냥 미스터리 소설인줄만 알았는데 다 읽고 나니

지나간 청춘, 이제는 지나가버린 아름답고도 공포스러운 계절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든다.

비밀스러워보이는 그리스어 동아리에서

우정과 비밀을 나누는 6명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너무 생생히 살아있어서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안개낀 청춘을 골목을 그나마 무사히 빠져나와 자신의 젊은 날, 그 비밀스럽고도 공포스러운 한 계절을 이야기하는 리처드의 심정이 아련하고도 가슴아프게 다가왔다. 사랑하면서도, 의심하면서도, 증오하면서도, 그리워했던 친구들도 이제 비밀스런 계절의 끝에서 멀어지고 그들은 이제 각자의 삶의 길 혹은 죽음의 길에서 그 비밀을 추억하며 살아갈 것이다.

표지도 내용도 모두 좋았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책이 될 듯 ~

w**********6 2008.01.08.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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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흥미롭게 읽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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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이란 어떤 것일까. 하긴 좋은 책에 조건이 있을 리가 없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각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른 취향과 문화적 선호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 읽기를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책에 대한 평가에 관해선 상당히 까탈스런 나로서도 가끔씩은 마음에 꼭 드는 책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서평을 후하게 쓰지만 이 책처럼 정말 마음에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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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이란 어떤 것일까. 하긴 좋은 책에 조건이 있을 리가 없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각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른 취향과 문화적 선호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 읽기를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책에 대한 평가에 관해선 상당히 까탈스런 나로서도 가끔씩은 마음에 꼭 드는 책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서평을 후하게 쓰지만 이 책처럼 정말 마음에 꼭 드는 책을 만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가 않다.


이 책은 살인사건에 관한 책이다. 굳이 분류하자면 스릴러 장르에 포함시킬 수 있다. 1.2권을 합친 장장 950페이지에 이르는 긴 분량이 순식간이 읽힐 정도로 재미있는 책이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결말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모르게 하는 긴장감을 유지하는 책이다. 그래서 평소 이런 류의 책을 잘 읽지 않는 나까지도 책을 읽는 몇 일간을 낮선 장르의 책을 읽는 재미에 푹 빠져서 지낼 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여러 가지 중층의 의미를 가진 책이기도 하다. 책을 읽는 사람에 따라서 이 책에서 서로 다른 것을 찾아낼 수 있는 책이다. 어떤 사람은 살인사건이 어떻게 진행되고 마무리되는가에 관한 흥미로움을, 어떤 사람은 서로 모르던 사람들이 만나서 어떻게 친해지고 또 어떻게 미움과 환멸을 느끼게 되는가에 관한 탁월한 심리묘사를,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고전주의적인 학문의 깊은 매력과 동시에 그 학문에 대한 모멸감을 느낄수도 있는 책이다.


책을 읽는 사람이 누구이건 간에 어떤 부류의 독장이건 간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책. 그래서 이 부담스러운 부피의 책이,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그렇게까지 폭팔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었는가 보다. 이 책의 인기의 비밀은 이 책을 읽어본 사람만이 알 수가 있다. “그 책은 그런 책이니까 좋은 거야..”라고 한 두 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책. 그만큼 중층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으면서 읽는 사람마다 다르게 읽히는 책. 그러면서 읽는 사람 모두에게 다양한 감동과 재미를 주는 책이다.


s***g 2007.12.30.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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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데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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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맨처음 받아 들고는 한참 읽겠네 했다.두 권의 만만찮은 두께의 책,게다가 역자인 이 윤기 님이 까다로운 번역을 고쳐야 할 것을 생각하니 징글징글해서 재간 요청을 고사했었다고 하신다.긴장을 했다.장미의 이름을 떠올리면서...그런데,이틀만에 다 읽었다.궁금해서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간만에(?) 재밌는 책이라고 쓰고 싶지만 이 블러그에서 너무 울겨 먹은 탓에 남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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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맨처음 받아 들고는 한참 읽겠네 했다.두 권의 만만찮은 두께의 책,게다가 역자인 이 윤기 님이 까다로운 번역을 고쳐야 할 것을 생각하니 징글징글해서 재간 요청을 고사했었다고 하신다.긴장을 했다.장미의 이름을 떠올리면서...그런데,이틀만에 다 읽었다.궁금해서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간만에(?) 재밌는 책이라고 쓰고 싶지만 이 블러그에서 너무 울겨 먹은 탓에 남발하는 것 같아 포기한다.어쨌거나 재밌었다.흥미진진,긴장도 100%에 분위기 확실하게 잡아주는 제대로 된 스릴러물.작가가 29살에 데뷰작으로 이걸 썼다고 하던데,그보단 8년간에 걸쳐 썼다는 세월을 더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그 정도로 공을 들인 소설이 분명했으니까.

 

햄든 대학의 대학 1년생인 리처드는 그리스어를 배우기 위해 줄리언 교수의 수업을 듣기로 결정한다.제자 달랑 여섯명의 선택된 자들만 모인 수업,고대 문학을 배운다는 공통점으로 뭉친 패쇄적인 그룹에 합류한 가난한 촌뜨기 리처드는 주눅이 든다.하지만 부유하고 우아한 친구들은 그를 친절하게 받아 들이고,차츰 그들과 한패가 되면서 그는 친구들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갈등하게 된다.대단한 부자고 천재지만 예민하고 냉정한 헨리,이복 쌍둥이 남매 커밀러와 찰스,동성애자인 프랜시스,부자라지만 알고 보면 막무가내 빈대 버니,그 속에 끼인 리처드는 차츰 그들 패거리에게 말 못할 고민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는데... 

 

소설은 화자인 리처드가 버니의 죽음을 알리는 것으로 시작한다.그의 죽음에 자신이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면서...살인자의 고백이라,그는 라스꼴리니코프처럼 우리 앞에 대오각성하고 참회하려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단지 어떻게 자신이 살인에 가담하게 되었는지 우리에게 설명할 뿐이다.그리고 그의 담담한 어조를 따라 가다 보면 독자는 자신도 모르게 살인자가 된 리처드를 이해하게 된다.나라도 그 수밖엔 없었을 것이다.이 부분에서 얼마전에 본 영화 심플 플랜 (A Simple Plan)을 생각나게 했다.처음엔 명쾌한 계획이었고,간단해 보였으며,다른 사람에게 해가 될거라 생각되지 않았고,그렇게 끔찍하지 않았다.하지만 눈을 뭉친 공처럼 굴러 갈 수록 일은 커져만 갔고 걷잡을 수 없이 꼬여간다.일의 수습을 위해 최선의 선택들을 하다 결국 친구까지 죽이게 되는 그들,너무 시달린 나머지 죄책감 마저 없었다.그래서...얄미운 친구를 영원히 잠재운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과연 그들은 평온한 삶을 되찾을 수 있었을까?

 

상상력? --만점이다.햄든이란 가상의 대학이 내 눈앞에 실재하는 듯 생생하다.헨리 일당이 벌이는 이야기는 또 어떠한가?이야기 전개에 무리가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바람에 마치 진짜 살인자의 고백서를 읽는 듯했다.

통찰력? --물론 <장미의 이름>에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하지만 29의 나이에 이런 통찰력이라니... 기대 이상이었다.사람의 심리를 묘사하는데 모순이 전혀 없다.작가를 가리켜 천재라고 하는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인간의 악을 이처럼 자연스럽게 이해한다니.부럽기 이전에 섬뜩 했다.그녀가 어떻게 성장했을지 (이 책은 15년전에 나온 것이다.)궁금하면서도 꺼려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소설적인 재미--완벽하다.지루할 틈이 없으니까.다음 장면에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계속 보게 하는  긴장감과 흥미로운 묘사,분위기 압도하는 장면들,적절한 대사,매력적인 사람들과 다양한 인물군상들이 대한 보고까지...다빈치 코드보다 훨씬 격이 있고 재밌었다.헛점을 발견하기가 매우 힘든 책이었다.

물론 걸작이라고 칭하는 책들에 비해 무게감과 균형감은 좀 떨어진다.인간의 내재된 악을 고발하느라 선은 도외시 하지 않았는가 싶다.하지만 그녀가 이 책을 썼을때가 29이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헛점이라고 떠들만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싶다.그보단 장점들이 훨씬 더 많은 책이었으니까.스릴러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강추!

a*******0 2008.01.06.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라스콜니코프와 뫼르소 사이에 비밀의 계절을 간직한 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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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에서 작품은 이미 가해자와 피해자를 밝히고 출발한다. 작가가 자신의 모든 패를 독자에게 보여주고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그런 작품이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 모른다. 이런 작품을 매력적으로 볼 수 있는 포인트는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가해자, 즉 범인이 잡힐 것이냐를 스릴을 느끼며 보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는 그것과 함께 한 가지 더 작가의 의도
"라스콜니코프와 뫼르소 사이에 비밀의 계절을 간직한 이들이 있다!" 내용보기

프롤로그에서 작품은 이미 가해자와 피해자를 밝히고 출발한다. 작가가 자신의 모든 패를 독자에게 보여주고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그런 작품이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 모른다. 이런 작품을 매력적으로 볼 수 있는 포인트는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가해자, 즉 범인이 잡힐 것이냐를 스릴을 느끼며 보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는 그것과 함께 한 가지 더 작가의 의도를 알아내는 것이야말로 가장 매력적인 스릴과 서스펜스를 느낄 수 있는 포인트다.


마지막 장에 가서야 이 작품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두 번째 책 477쪽에 등장하는 죽음에 대해 줄리언이 말하던 것을 리처드가 회상하는 장면이다.


‘파장과 에너지가 아니라면 죽음은 대체 무엇일 수 있는가? 아득한 옛날에 사멸한 별에서 지구로 날아오는 별빛 같은 것이 아니면 대체 무엇일 수 있는가?’


처음부터 예사롭지 않게 시작되는 작품의 종착역은 누구나 품고 있는 죽음이라는 관념적인 고찰에 있었다. 청춘이란 죽음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존재처럼 보이지만 순수하게 죽음에 대해, 그 아름다운 공포에 매혹당하기 쉬운 시절이기 때문이다. 그런 청춘들이 음산한 분위기를 저마다 뿜어내며 만나게 된다.


자신의 위치보다 더 나은 곳에 도달하고 싶어 햄든 대학으로 무작정 와버린 주인공은 그리스어를 배우려 하지만 거절당한다. 그는 그 그리스어 교수와 제자들에 대한 무수한 소문을 들으며 매혹되고 기어코 그리스어 동아리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그는 괴상한 교수 줄리언과 그의 5명의 동기생을 만나게 된다. 음산한 모습의 헨리, 잘난 척하기 좋아하는 버니, 쌍둥이 남매 찰스와 커밀러, 그리고 프랜시스... 처음 이들은 서로를 경계하지만 어느 순간 그것은 무너져 버린다. 하나의 사건을 공유하고 한 명의 적에게 대항하는 동지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처음 이 작품을 읽기 시작했을 때 내 머릿속에 들어온 것은 이 작품을 과연 도스토예프스키의 라스콜니코프와 비교할 것인가 아니면 카뮈의 뫼르소와 비교할 것인가였다. 이 작품의 주인공들은 그들과 동떨어진 인물처럼 보이지만 실상 이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지식은 있으나 인식은 없는, 머리와 가슴이 따로 노는 현대 젊은이들을 묘사하는 것 같아서 한 시대를 대표하는 주인공들과 견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3명은 라스콜니코프적이고 2명은 뫼르소적인 면을 보이고 있다.


라스콜니코프와 뫼르소가 가난한 배경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에서 의외라고 생각될지도 모른다. 그리스어과의 학생들은 모두 부유한 배경을 가지고 있고 자신들을 특별한 존재로 여기고 있다. 또한 화자인 또 한명의 학생도 가난한 배경이 싫어 부유함을 거짓으로 꾸미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정신적으로 가난하다. 열등함을 배경으로 포장하는 인물들이다. 흔히 청춘이 갖는 우둔함이 이들을 가난하게 만들고 있고 교수 또한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것만을 보고 학생들에게서 자신이 바라는 모습만을 바라기 때문에 이들과 다르지 않다. 그들의 비밀의 계절은 가난한 청춘의 계절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라스콜니코프와 뫼르소에 비유될 수 있는 것이다.


미스터리를 표방하는 살인이라는 소재를 품고 있는 비극적 작품은 그 사회와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것은 대학이라는 곳에서 청춘을 보내는 이들의 모습이다. 파티에만 관심을 갖고 술과 마약에 탐닉하는, 아니 그런 것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주변에 널려있는 것이 마치 그 옛날 그리스에서 디오뉘소스 신에게 바치는 축제처럼 난무하게 펼쳐진다. 그 안에 사건이 특별하게 조명을 받은 것뿐이라는 듯, 청춘이라는 불타는 젊음, 붉은 피가 끓는 시절이 그들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너무도 허무하게 죽음처럼, 유령처럼 사라지고 있음에 대한 자조적인 작가의 너스레를 서글프게 나이가 들어 주인공처럼 회상하는 나 또한 한때 디오뉘소스 신에게 바쳐진 공물의 시간이 있었음을 깨닫게 한다. 세상은 변했지만 인간은 변하지 않았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아름다운 것은 공포다. 청춘은 아름답다. 그러므로 청춘은 공포다. 죽음까지도 매력적으로 느끼는, 아니 그럴 수밖에 없는 공포. 그것이 서스펜스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사건은 너무도 일찍 찾아온다. 그리고 서스펜스는 끝까지 독자를 놔주지 않는다. 미스터리 중에서도 고급스러운 미스터리다. 작가의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하긴 카뮈의 <이방인>도 그의 데뷔작이었으니 천재에게 놀란다는 것 자체가 우습게 느껴지지만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살의와 살인은 다르다. 어떤 것은 살의만 존재하고 어떤 것은 살인만 존재하기 십상이다. 비중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데 이 작품은 살의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살인에 대한 타당성을 설명하며 그 뒤에 찾아오는 분열과 공포, 청춘의 사멸에 대해 공들여 이야기하고 있다. 그 어떤 것도 놓치지 않고 그 어떤 것도 간과하지 않고 독자에게 차분히 전달한다.


새해 첫 작품으로 읽기 정말 잘한 작품이다. 마치 독자들에게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 경험하고 있는 것, 탐하고 있는 것, 그것들의 이면에 어떤 것이 있는 지 생각해 봤냐고 묻는 것 같다. 어디 한번 가보라고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만 같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죽음을 만들든, 죽음을 맞이하든 살아 있는 한 우리는 추억이라는 유령과 늘 함께 할 것이다. 그 가운데 우리에게도 비밀의 계절과 같은 일들도 있을 것이다. 가끔 그래도 유령 같은 추억을 반추하는 이유는 그것이 유령일지언정 한때 사랑했던 순간이었고 다시 없을 순간이기 때문이다.


도스토예프스키와 카뮈의 사이에 도나 타트를 끼워 넣어본다. <죄와 벌>과 <이방인> 사이에 <비밀의 계절>을 올려놓고, 라스콜니코프와 뫼르소 사이에 이들을 차례대로 불러 본다. 그러고 싶다. 그러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작품이기 때문이다.

d*****g 2008.01.04.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비밀은 인간의 본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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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는 <픽션들> '불사조 교파'에서 비밀에 대해 정의하고 있다. 비밀은 진부하고, 천박하고, 힘들고, 허황되고, 거짓말처럼 보이지만  세상의 끝없는 변천과 전쟁, 민족대이동에도 불구하고 없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이미 인간의 본능이 되어버렸다고 단정했다. 그만치 비밀은 오랜 세월동안 인간의 내면에서 생성하여 확장되고 고착되어 왔다. 비밀이 없는 인간은 아마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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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는 <픽션들> '불사조 교파'에서 비밀에 대해 정의하고 있다. 비밀은 진부하고, 천박하고, 힘들고, 허황되고, 거짓말처럼 보이지만  세상의 끝없는 변천과 전쟁, 민족대이동에도 불구하고 없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이미 인간의 본능이 되어버렸다고 단정했다. 그만치 비밀은 오랜 세월동안 인간의 내면에서 생성하여 확장되고 고착되어 왔다. 비밀이 없는 인간은 아마 세상에 없을 것이다. 

 

<비밀의 계절>은 버니의 죽음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이런 출발은 장르소설을 표방했다면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살인에 대한 서두른 표현은 아무래도 독자들에게 흥미를 반감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헨리, 쌍둥이 오누이 찰스와 커밀러, 프랜시스, 버니, 그리고 화자인 리처드는 버몬트 주 햄든 대학의 그리스어 동아리 회원이다. 그들은 줄리언 교수의 지도 아래 디오뉘소스의 환상에 집착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은 실제로 광기에 휩싸여 자기도 모르는 사이 살인을 저지르고, 그 살인을 통해 서로 죽음과 맞바꿀 비밀을 공유하게 된다. 비밀을 가진다는 것, 자기 손으로 세상을 다스리면서 산다는 것의 즐거움을 아는 순간, 내 마음으로 내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그런 삶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하권, 380쪽 인용) 헨리의 말처럼 비밀을 가진다는 건 달콤할 때도 있다.

 

그러나 비밀은 간혹 목숨을 담보하기도 한다. 결코 입밖으로 발설해서는 안 되는 비밀은 입안에 든 독약 캡술과 같다. 언젠가는 깨물 것이기 때문이다. 버니의 죽음은 믿음을 주지 못하는 비밀을 가진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가를 보여준다. 얼마나 미묘하고 복잡한 감정의 기복이 살인이라는 행위를 유발할 수 있는 것인지를 깨닫지 못했다. 반드시 극적인 동기가 있어야만 살인하는 것은 아니다. 사소한 것들이다. 모욕, 야유, 피해망상, 그런 것들 때문에 아무런 양심의 가책이나 연민이나 회한의 느낌없이 살인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상권, 398쪽 인용) 러처드의 고백처럼 살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극적이지 않다. 상대에게 모욕을 되갚기 위하거나 비밀의 유지를 위해 살인은 아무렇지도 않게 저질러지고 있다. 나를 지키기 위해 너를 죽이는 게 살인이다.  

 

추리소설에는 살인의 도구로 유난히 독약이 많이 쓰인다. 독약은 죽음을 상당히 비밀스럽게 포장한다.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도 제1차 세계대전 때 적십자사에 지원하여 알게 된 독약을 그녀의 작품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 도나다트 역시 약물과 독약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엿보인다. 그래서일까 <비밀의 계절>은 약물 오남용 사례집(?)같다. 사람들이 시도때도없이 마약과 대마를 흡입하고 수면제와 항정신제를 남용한다. 더러는 감당하기 힘든 비밀이 수많은 날들을 불면과 알코올과 약물에 찌들게 할 것이다. 비밀이 없다하더라도 젊음은 그 자체만으로도 감당하기 힘든 한때인가 보다.  

 

<비밀의 계절>은 장르가 모호하다. 장르문학과 순문학의 경계선에 있다. 천 쪽에 가까운 방대한 분량이지만 살인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비밀을 가진 젊은이들의 방황과 좌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순문학이라고 하기엔 그리스 고전에 대한 깊은 통찰이 보이지 않는다. 장르문학이라 하기에는 딱히 긴장감이나 반전도 없다. 그렇더라도 이 책은 분명 몰입하게 한다. 그 이유는 비밀(^-^*)이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자신이 지킬 수 없는 비밀은 만들지도 말거니와 설혹 알아버렸더라도 절대 발설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한다.

k****j 2008.01.0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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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는 순간 지옥은 시작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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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흔히 대학에 있을 법한 명물.. 아웃사이더인 그리스어과 학생들은 고대 디오니소스 의식을 재연하고자 한다. 그러는 사이 발생한 두 건의 살인사건...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을 다룬 이야기로 화자는 뒤늦게 그리스어과에 합류한 소심하면서도 무덤덤한 화자 리처드의 말로 풀어 내려가고 있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맺는데 2권, 총1000페이지 가량을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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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흔히 대학에 있을 법한 명물.. 아웃사이더인 그리스어과 학생들은 고대 디오니소스 의식을 재연하고자 한다. 그러는 사이 발생한 두 건의 살인사건...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을 다룬 이야기로 화자는 뒤늦게 그리스어과에 합류한 소심하면서도 무덤덤한 화자 리처드의 말로 풀어 내려가고 있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맺는데 2권, 총1000페이지 가량을 소모하고 있다. 물론 읽는 과정이 지루하지는 않다. 오히려 읽으면 읽을수록 속도가 붙는달까... 여기에는 매끄러운 번역의 힘을 보여준 이윤기씨의 저력이 숨어있기 때문이겠지만 말이다.

 

단순한 플롯임에도 내가 집중을 하게 되는 건 등장인물들의 독특한 개성과 그들이 살인 사건을 경험하면서 가지게 되는 감정의 폭풍을 잘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쾌할한 것 같으면서도 냉정하고,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그리스어과 교수 줄리안 모로 아래 뛰어난 문학적, 언어적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묘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헨리, 부유한 집의 단정한 도련님인 게이 프랜시스, 쌍둥이 이면서 묘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찰스와 커밀러, 허세가득하고 변덕스럽지만 또 그런점이 사랑스러운 버니... 그리고 이들 팀에 뒤늦게 합류하지만 잘 섞이지 못하는 방관자인 나 리처드...

그들의 독특한 성격만큼이나 그들의 관계를 얽히고 설켜있어 흡사 서로 물리고 물려있는 먹이사슬을 보는 것 같다. 그들 사이에 위치한 리처드는 집단에서 배제되어 별종인 그들을 관찰하는 관찰자이자, 그들의 관계에 다리역할을 하는 인물로 가장 평범하다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까지 자신을 잘 관리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오히려 그것이 더 무섭다고 해야할까... 다른 친구들의 파멸을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 역할도 담담하게 수용한다.

 

사건의 발단이 되는 디오니오스 의식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것으로 디오니오스 신 자체가 굉장히 매력있는 존재이다. 술의 신으로 인간에게 쾌락을 선사함과 동시에 쾌락으로 인한 파멸과 광기도 선사하고 있는데 이런 매력이 등장인물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광기를 끌어모으는 게 아닐까 한다. 극도의 고난에서 맛보게되는 쾌락, 죽음의 순간에 느끼게 되는 환희... 이런 것도 하나의 맥락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책을 읽는 내내 인간이 가진 호기심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집착, 완전한 존재가 되고자 하는 광기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레오폴트와 롭의 사건>이 머릿속에 떠나지 않았다.

로스쿨을 다니던 두 대학생이 니체의 초인이론에 심취하여 완전 살인에 도전한다.. 이 두 사람 중 롭의 이름이 리처드인 것이 이 두사건을 계속 함께 생각하게 하는 연결고리가 되었다.

완전 살인을 하기 위해 아이의 시신을 훼손하고 협박편지까지 쓴 리처드 롭과 자신들의 살인을 완전히 은폐하기 위해 친구인 버니를 살해하는 헨리와 친구들... 이들은 고통을 그리 느끼지 못하다가 이후 그 사건으로 인해 피폐해져가기 시작한다. 서로를 불신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누구보다 믿고 의지했던 교수가 그들을 버림으로써 그들 존재 자체에 대한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다. 나는 이 부분을 위해 저자가 길고 긴 상황설명과 인물의 성격설명등을 해온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부분에 빠져들었다. 

아무리 많은 살인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후회를 하는 그 순간부터 지옥은 시작된다던가... 이 말이 이 책 자체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버니가 죽고 난 후 대학에서 발생하는 집단 히스테리는 우리의 사회와 별반 다를 것이 없어 오싹하게 만들었다. 왜 가장 무서운 이야기는 귀신이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멀쩡한 얼굴의 이웃 누군가가 아무 이유도 없이 살인을 했다거나, 지하철에 불을 내는 등의 우리와 밀접한 관계 선상에 있는 이야기들이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저자의 그리스어와 프랑스어의 자유로운 사용에 놀랐고, 고대 문학과 여러 방면에서의 배경지식을 글 속에 잘 녹여내고 있어서 놀라웠다. 이윤기씨 역시 그리스어의 번역이 까다로웠다고 하니 말이다. 저자가 빅토리아 풍 집안에서 자랐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소설의 배경과 인물들이 고딕소설의 분위기를 풍겨온다. 그리고 표지의 헨리와 표지 전체에 그려진 작은 소용돌이가 이토준지의 <소용돌이>를 떠올리게해서 흠칫 놀라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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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기

*기시 유스케. <검은집>. 창해

*아멜리 노통브. <적의 화장법>. 문학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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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yes24와 동일하게 올라갑니다.

 

j****r 2008.10.2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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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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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을 좋아한다. 사건자체의 무게 보다 심리적으로 주 인물들의 심리 상태를 이끌어 나가는 장르소설은 더 좋아한다. 그러기에 도나 타트의 '비밀의 계절'은 읽으면서 페이지 수가 줄어드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였다. 그래서 조금씩 야금야금 읽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이틀만에 다 읽게 된 수작에 가까운 장르소설이다. 처음부터 2권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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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을 좋아한다. 사건자체의 무게 보다 심리적으로 주 인물들의 심리 상태를 이끌어 나가는 장르소설은 더 좋아한다. 그러기에 도나 타트의 '비밀의 계절'은 읽으면서 페이지 수가 줄어드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였다. 그래서 조금씩 야금야금 읽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이틀만에 다 읽게 된 수작에 가까운 장르소설이다. 처음부터 2권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긴장감과 그들이 느끼는 두려움, 안도감, 불편한 마음들이 손에 잡힐 듯 느껴진다. 가슴 속에만 묻어두었던 사건을 고백하며 회상하는 리처드의 마음 상태였다가 천재적인 광기에 휩싸인 헨리의 무표정한 얼굴에서 숨겨진 온갖 감정이 느껴지기도 하고 버니의 집요할만큼 끈덕진 조소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읽는 내내 가슴이 쿵쾅거렸다.

 

이야기는 리처드 페이펀이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시작한다. 20살, 21살의 그리스어 고전학과 동아리 맴버들이 겪게 된 두 가지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리처드가 캘리포니아 북부의 시골에서 햄든 대학으로 옮겨오게 되고 그리스어 고전학과의 배타적인 수업을 맡고 있는 줄리언 교수와 자신과는 너무나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근접하기 힘든 분위기의 다섯 학생들 헨리, 버니, 프랜시스, 찰스, 커밀러을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들 그룹의 정신적인 지주이자 아버지의 역할을 하는 줄리언 교수와 나머지 다섯 친구들의 리더이자 사건의 중심에서 알게 모르게 아이들을 지배하게 되는 헨리의 존재는 너무나 큰 것이었다. 다른 멤버들에 비해 가볍고 경망스러웠던 그래서 팀내에서 부담이 되었던 버니는 두 번째 사건의 중심이 되고 그로 인해 다섯 친구들은 삶 자체가 무너져 내리는 고통을 겪게 된다.  헨리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던 다섯 친구들과 두 번의 사건이후 서로에게 환멸과 자괴감에 빠져 들어가는 과정은 가슴이 아플 정도로 잘 묘사되고 있다.

첫 사건의 모호성에 의해 두 번째 사건이 처음에는 여섯 친구들에게 동조하는 마음을 갖게 만든다. 심하게는 두 번째 사건은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사건이었던 것처럼 주 인물들과 함께 정당성을 부여하게 된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첫번째 사건은 사건 자체가 한 사람의 입에 의해 사건이 재구성이 되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동시에 두 번째 사건에 경악하게 된다.

 

작가는 전반부와 후반부에 각기 다른 긴장감과 심리적인 압박을 주면서 이야기는 물 흐르듯이 풀어내고 있다. 그래서 더 매력적인 작품이며 끝까지 안도할 수 없었고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게 만드는 순간이다.

r*****0 2008.02.04.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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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와 광기, 그리고 지성과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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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와 광기, 그리고 지성과 추락 실로 오랜만에 읽는 추리소설이었다. 아니 그냥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엔 무언가 빈약한 표현. 두 권의 책이 빽빽한 글씨 가득 들어있어 읽는 데 꽤 오래 걸릴 것이라는 예상을 뒤로하고 숨가쁘게 읽었던 비밀의 계절인 것이다.문학동네에서 야심차게 준비했다는 말처럼 [비밀의 계절]은 그 첫번째 책이 된 것이 무척이나 타당해보인다.대학 최고의 지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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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와 광기, 그리고 지성과 추락

실로 오랜만에 읽는 추리소설이었다. 아니 그냥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엔 무언가 빈약한 표현. 두 권의 책이 빽빽한 글씨 가득 들어있어 읽는 데 꽤 오래 걸릴 것이라는 예상을 뒤로하고 숨가쁘게 읽었던 비밀의 계절인 것이다.

문학동네에서 야심차게 준비했다는 말처럼 [비밀의 계절]은 그 첫번째 책이 된 것이 무척이나 타당해보인다.
대학 최고의 지성인이라 할 수 있는 그들. 천재들과 생활과 광기 어린 모습과 젊음과 사랑까지 정말 대단한 작가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처음부터 나오는 살인사건. 도대체 무엇 때문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그 다음 또 다시 나타는 사건들과 등장인물들의 반응은 어쩜 글을 이렇게 쓸 수 있을까 감탄의 연속이었다.

처음  책을 읽으며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수 많은 라틴어와 그리스 어, 프랑스어 때문에 재출간을 망설였다는 번역사 이윤기 씨의 말에 과연 어떤 말이 숨어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했던 책.
책을 읽으면서 나오는 자연스런 번역과 다양한 언어를 만나는 것도 이 책을 읽는 가운데 느꼈던 큰 즐거움 중 하나가 되었다.

주인공 리처드 페이펀. 이제 막 풋풋한 대학생이 된 그 주인공을 따라 과거의 살인사건과 함께 10년 후의 모습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처음 발견된 시체 버니. 뜻하지 않게 시체가 눈에 쌓이고 며칠이 지난 후 드러나게 되면서 이상하게 꼬여가던 그들의 생활. 그리고 다시 과거로 돌아가 리처드 페이펀[ 앞으로는 그냥 리처드라고 하겠지만]이 햄든 대학으로 가게 되고 그 곳에서 고전어학과 스터디에 들게 된 내용이 나온다.

그리고 헨리가 리처드에게 자신의 일을 이야기하는 본격적인 대목에서는 숨이 막혀왔다. 도대체 왜? 라는 그 이유도 궁금했지만, 헨리의 고백은 실로 굉장했기 때문이다.

버니의 죽음을 정당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과연 버니의 죽음에 대한 것을 가리켜 정당방위라고 할 수 있을런지 꼭 묻는 것만 같다. 하지만 도대체 어찌 답을 해야 하는 것인지, 내가 그냥 독자라는 사실에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또 버니의 죽음이 결국 완점범죄로 마무리되고, 버니의 장례식에 모두 참석하게 되고 나서 그들은 걷잡을 수 없은 죄책감에 사로잡히며 또 하나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찰스와 헨리, 커밀러의 묘한 분위기.

또한 책을 읽다보면 버니의 죽음으로 시작하며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들의 대학 생활 모습, 줄리언 교수와의 함께 한 강의 시간, 다재다능한 작가의 능력을 말해주듯한 라틴어와 그리스어, 프랑스어와 철학적인 내용까지 40줄에 들어선 지금의 내가 읽으며 나 역시 젊어진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었다. 

남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인 사람. 허영에 들떴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가난한 대학생 리처드의 모습과 주위의 반응과 생활모습을 보며 착찹한 마음도 들었다. 아마도 요즘에도 대학가까지 명품 열풍이 불고 있는 지금의 우리 모습과 묘하게 매치가 되어서였을까!

게다가 동성연애라든가 사랑과 연애, 철학과 헨리의 고백하는 장면같은 환상같은 이야기는 혼자서 이 책을 읽는 것보다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토론할 수 있는 멋진 소재가 될 듯 하다.

최고의 지성인이라 할 수 있는 대학생에서 그들은 10년 동안 어떤 마음으로 지내게 되는 것일까? 작가는 이 책을 쓰면서 독자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본다.
독자들 역시 제각기 책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에 따라 해석이 다르고 반응이 다르겠지만, 그 무엇보다 이처럼 굉장한 책을 또 다시 만나기란 쉽지 않을거란 결론을 맺으며, 작가의 또 다른 책도 우리나라에 소개되기를 바라마지않는다.

n*******4 2008.01.30.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정말 흥미진진하고 내 성격이랑 너무 잘맞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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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이란 어떤 것일까. 하긴 좋은 책에 조건이 있을 리가 없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각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른 취향과 문화적 선호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 읽기를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책에 대한 평가에 관해선 상당히 까탈스런 나로서도 가끔씩은 마음에 꼭 드는 책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서평을 후하게 쓰지만 이 책처럼 정말 마음에 꼭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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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이란 어떤 것일까. 하긴 좋은 책에 조건이 있을 리가 없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각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른 취향과 문화적 선호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 읽기를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책에 대한 평가에 관해선 상당히 까탈스런 나로서도 가끔씩은 마음에 꼭 드는 책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서평을 후하게 쓰지만 이 책처럼 정말 마음에 꼭 드는 책을 만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가 않다.


이 책은 살인사건에 관한 책이다. 굳이 분류하자면 스릴러 장르에 포함시킬 수 있다. 1.2권을 합친 장장 950페이지에 이르는 긴 분량이 순식간이 읽힐 정도로 재미있는 책이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결말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모르게 하는 긴장감을 유지하는 책이다. 그래서 평소 이런 류의 책을 잘 읽지 않는 나까지도 책을 읽는 몇 일간을 낮선 장르의 책을 읽는 재미에 푹 빠져서 지낼 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여러 가지 중층의 의미를 가진 책이기도 하다. 책을 읽는 사람에 따라서 이 책에서 서로 다른 것을 찾아낼 수 있는 책이다. 어떤 사람은 살인사건이 어떻게 진행되고 마무리되는가에 관한 흥미로움을, 어떤 사람은 서로 모르던 사람들이 만나서 어떻게 친해지고 또 어떻게 미움과 환멸을 느끼게 되는가에 관한 탁월한 심리묘사를,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고전주의적인 학문의 깊은 매력과 동시에 그 학문에 대한 모멸감을 느낄수도 있는 책이다.


책을 읽는 사람이 누구이건 간에 어떤 부류의 독장이건 간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책. 그래서 이 부담스러운 부피의 책이,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그렇게까지 폭팔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었는가 보다. 이 책의 인기의 비밀은 이 책을 읽어본 사람만이 알 수가 있다. “그 책은 그런 책이니까 좋은 거야..”라고 한 두 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책. 그만큼 중층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으면서 읽는 사람마다 다르게 읽히는 책. 그러면서 읽는 사람 모두에게 다양한 감동과 재미를 주는 책이다.

r********2 2008.01.01.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