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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27살이고, 밝고 명랑하고, 따뜻하고 이해심 많고, 친절하다. 하지만 물론 사람들은 제미마 존스를 볼 때 그런 점을 못 본다. 그저 지방만 볼 뿐이다.
주인공 제미마는 뚱뚱한, 아주 뚱뚱한 여자다. 그녀의 재능도, 그녀의 아름다움도, 그녀의 성격도... 모두 그녀의 지방에 의해 가려진다.
그녀의 인생의 유일한 위한은 음식이다.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면서... "그래 내일부터 다이어트야" 를 중얼거리면서 한꺼번에 먹어치워 버리고...
살만 빼면 자신이 아름다워 질꺼라고 믿는...
세상에!! 제미마 존스는 나를 약간 과장되게 부풀려 놓은 아가씨였다!! 나는 그녀의 일상에 그렇게 살그머니 동참하게 되었다. 열심히 공감하고, 또 제미마를 응원하면서...
잠깐 당신이 잡지에서 나오는 사진을 오려낸 것이 아닐까, 실제로는 뚱뚱한 것이 아닐까 걱정했었거든.
인터넷에서 만나게 된 잘생긴 부자 남자 브래드!! 메일로 보내어진 브래드는 정말 아름다운 남자였고 제미마는 자신의 사진을 보낸다.
물론 컴퓨터를 이용해 볼을 깎고 머리카락에는 하이라이트를 주고 몸은 잡지모델과 합성을했지만... 자신의 사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JJ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제미마는 다이어트에 돌입하게 되고, 사진보다 더 매력적이고 아름답게 변신한다. 브래드를 만나기 위해 런던에서 캘리포니아로 날아간 제미마에게는 아름다운 앞날만이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제미마 존스는 자신이 나무 숟가락을 입에 물고 태어났다고 믿어왔다. 또 자극적이고 멋진 인생 같은 것은 절대 자기자신에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어왔다. 하지만 그녀는 몰랐다. 때로는 인생에서 스스로 뭔가가 일어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낡은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기만 하면 인생이 변한다는 것을, 설령 제대로 된 길에 있다 하더라도 그냥 앉아만 있으면 바보가 된다는 것을 말이다.
뚱뚱하고 열등감 많은 사람이 그러하듯 제미마는 매사에 자신감이 없었다. 잘난 사람 앞에서는 항상 위축되었다. 뭐... 주위에서도 그렇지 않은가?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예쁜사람이 하는 것과 못난사람이 하는 것의 결과는 다르다.
가령 날씬한 사람이 녹차를 마시면 "아~ 저래서 날씬하구나, 역시..." 이러지만 뚱뚱한 사람이 녹차를 마시면, "뚱뚱한 주제에 저런건 왜 마셔?" 라며 색안경낀 시선을 주는 것처럼... 분명 둘다 별 뜻 없는 행동일 것인데... 외모가 바뀐 제미마는 행동이 바뀌었고 바뀐 행동은 그녀의 삶의 방향을 긍정적으로 이끈다. 살이 쪘던 시절에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나는 지금 내가 받는 관심과 날씬한 몸과 금발 머리가 좋다. 하지만 내 인생이 그렇게 많이 바뀌었나?물론 더 나은 기분이 들고 자신감도 늘었다. 하지만 내면의 나는 여전히 같은 사람이다. 자신에게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다. 우습게 들리겠지만 뚱뚱했을 때의 불안감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브래드와 만난 뒤로, 아니 살이 빠진 뒤로 그녀는 배우처럼 정해진 역할을 해온것 처럼 느낀다. 과거 자신의 뚱뚱했던 모습과 현재의 아름다운 모습 둘다 자신의 모습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듯했다. 뚱뚱하고 초라한 과거의 제미마... 그것은 제미마가 숨기고 싶은 그리고 지금의 자신조차 이해할수 없는 모습이니까...
브래드가 자신을 성공을 증명해 줄 전리품, 금발의 날씬한 여자로만 여긴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을 때 생각보다 제미마의 상처가 덜했던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아직까지 살찐 제미와 날씬한 JJ는 동일인물이 아니었다.
금발에 날씬한 몸매로 완벽해지면 자동으로 행복해질 줄 알았는데, 삶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실망할 일 투성이였다. 지금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의 대부분의 생각이지 않을까? 살만 빼면 다 잘될꺼야...
간혹 다이어트 사이트 자유게시판에 들어가보면 많은 여성들이 거식증과 폭식증에 시달라는 것을 본다. 표준체중보다 훨씬 낮은 체중을 유지하면서도 끊임없이 다이어트에 목을 매는 그녀들을 보면 많은 컴플렉스와 낮은 자존감을 느낄수 있다. 그녀들에게는 절대로 행복이 오지 않는다. 끊임없이 다이어트의 소용돌이에 휘말려들어가다 자멸해버릴 것이다... 하지만 그녀들과 똑같은 꼴인 내가 그녀들을 신랄하게 비난하자니 우습기만하다. 모순이고 역설이다. 제 얼굴에 침뱉기다. 쳇........
예전에 한때는 겁에 질렸지만 지금은 시작하고 싶어서, 새로운 여정을 떠나고 싶어서 기다릴 수 없었다. 이번에는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였다. 제미마에게는 뚱뚱한 시절부터 그녀를 소중하게 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자신을 남자들의 여자라고 생각하는 제럴딘에게 제미마는 첫번째로 여자들과의 우정은 나누는 기쁨을 되찾게 해주었다. 제미마의 아름다운 변신이 가능했던 것은 제럴딘 덕분이었다. 브랜드와의 만남도 벤과의 재회도 제럴딘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으리라... 제미마와 제럴딘은 서로가 인생에서 중요한 존재로서 자리잡음 하게 되었다. 옛 직장 동료인 벤은 제미마의 짝사랑 상대였다. 벤은 제미마를 여자로서가 아니라 친구로서 굉장히 좋아했다. 절친한 친구에게도 하지 못한 이야기를 제미마에게는 털어놓는걸 보고 느낄수 있었다. 한가지 씁쓸했던 점은... 뚱뚱한 제미마가 벤에게 편한 친구같은 존재였다면 날씬만 제미마는 벤에게 이상형의 존재였다는 것이다. 분명 내부는 같은 사람인데도 어떤 외모냐에 따라서 자신의 위치가 달라져버렸다. 요즘 읽고 있는 자기개발서에도, '외모는 다가 아니지만 남이 나를 평가할때 90%이상의 영향을 미친다'고 적혀있었다. 외모에 대한 사회적 통념은 그리고 현실은 어쩔수 없나보다.
어쨌든 벤과의 재회로, 두사람의 감정, 제미마의 짝사랑과 벤의 동성같은 편안함이 서로에 대한 사랑의로 결실을 맺을때, 과거의 제미마와 현실의 제미마는 하나가 된것 같다. 더이상 제미마는 과민하게 먹는것에 집착하지 않았다. 뚱뚱했던 시절이나 날씬했던 시절 둘다 제미마는 먹는 것에 집착했던 것 같다. 뚱뚱했던 시절에는 마구마구 먹어댐으로서, 날씬했던 시절에는 마구마구 절제함으로서 자신을 괴롭혀대었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원하는 만큼 마음껏 먹어도 저절로 건강에 해가 되지 않을 만큼 식사량이 조절이 된다. 먹는다는 그 즐겁고 축복받은 행위가 단순히 저작작용으로 격하되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제미마의 이야기는 결코 영국의 런던에서만 일어나는 이야기가 아니다. 요즘 여자들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흔들며 공감하게 만들 이야기였다.
우리는 누구나 제미마이다. 제미마는 주저앉지 않고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나아갔다. 나도 용기를 내어 일어서 보았다. 지면을 내딪는 발걸음이 어색하고 무섭지만 한걸음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생각이다. 나도 나를 사랑하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