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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순 시인이 캐나다의 그리핀시문학상을 받은 시집이다. 세계적으로 이름있는 문학상을 우리나라 시인이 받았다고 하니 반갑다. 김혜순 시인이라면 시의 색깔이 뚜렷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시인의 많은 작품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는 < 지평선>이다.
누가 쪼개놓았나
위의 시는 첫행을 읽으면서부터 감탄을 했다. 어느 한 단어를 빼놓거나 덧붙일 수 없을 만큼 완벽해보였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로 김혜순 시인의 시집을 몇 권 읽었지만 사회 비판시들이 많았고 내용이 어려워서 한동안 관심이 덜했다. 그러던 중에 지난 6월초 그리핀시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듣고 수상작인 이 시집을 구입해서 읽었다.
시인은 어느날 지하철 승강정에서 쓰러진 경험이 있다. 이때 죽음과 그 다음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시집은 그날의 기억이 촉발되어 쓴 시들의 모음이다. 마흔아홉편의 시는 모두 죽음과 연관되어있다. 죽음의 소식은 매 순간 우리를 찾아온다. 죽음은 살아있는 사람의 숙명이다. 마흔아홉이란 숫자는 애도의 기간을 뜻하기도 한다. 망자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서성이다가 49일이 되면 영혼의 세계로 떠난다고 하지 않는가.
첫 시는 <출근>이다. 시인의 경험과 비슷한 내용을 담았다. 한 여자가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죽어버리자 곁을 지나는 사람들은 쓰레기 취급을 한다. 여자는 자신의 죽음을 모르고 습관처럼 직장에 가기 위해 바쁘게 길을 간다. 죽어서도 지각하지 않으려고 고군분투하면서. 죽어서도 살아갈 궁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도시의 각박한 삶을 표현한 것 같아서 마음이 서늘해졌다.
그래도 너는 저 여자의 생시의 눈빛을 희번득 한 번 해보다가 네 직장으로 향하던 길을 간다. 몸 없이 간다.
지각하기 전에 도착할 수 있을까? 살지 않을 생을 향해간다.(출근,부분)
시인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죽음을 유심히 살펴서 쓴 시들이라고 하고 시집을 한 편의 시로 읽어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시인의 말'에 남겼다. 하지만 시인의 자유로운 발상을 좇아가지 못한 나는 한 편 한 편마다 죽음의 이야기가 있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겠는데 이해되지 않는 시행들이 많아서 답답했다.
나 같은 독자를 위해 뒷편에 조재룡 문학평론가의 아주 친절한 해설까지 붙였는데 그것을 읽어봐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이 시가 어떻게 영어로 번역되었는지 무척 궁금했다. 출판사에서 번역된 시를 함께 수록해서 재출간한다면 기꺼이 구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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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사람들에게 공포 그 자체이면서, 또한 호기심의 대상이기도 하다. 내가 죽는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의문들은 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상상만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문제일 것이다. 더욱이 죽은 이후의 내 삶을 기록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죽음 이후 49제를 지내기까지의 과정을 상상하여 시로 형상화한 김혜순 시인의 이 시집은 매우 특별하다. <죽음의 자서전>이라는 제목을 통해서 죽음에 대한 생각들과, 그 과정에서 느꼈을 시인의 감정들이 이해될 듯하다.
저자는 ‘시인의 말’에서 ‘이토록 억울한 죽음이 수많은 나라에서 시를 쓴다는 것은 죽음을 선취한 자의 목소리 일 서밖에 없’다면서, 이 시집을 쓰는 동안 매우 고통스러웠음을 호소하고 있다. 이 시집이 처음 출간된 것이 2016년 5월이니, 아마도 ‘이토록 억울한 죽음’에는 그 2년 전에 있었던 ‘세월호’와 관련된 죽음들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2014년 이후, 한동안 무력감에 빠져들어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잠이 들지 않아도 죽음의 세계를 떠도는 몸이 느껴졌’다는 시인의 마음이 그래서 어느 정도 이해될 수 있었다. 물론 지금도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특별법이 제정되고 비로소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지난한 과정이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에 다소 위안이 되기도 했다.
이 시집은 화자 자신의 죽음을 목격한 ‘하루’(출근)에서부터 망자(亡者)의 49제를 치르는 ‘마흔아흐레’(마요)까지의 과정을 시로 써내려간 <죽음의 자서전>이다. 우리는 죽음을 상상하면서, 나와 관계를 맺었던 사물들과 사람들을 떠올려보기도 한다. 그래서 이 시집에는 각각의 하루에 화자가 생각하는 특별한 대상의 제목을 붙여두고 있다. 예컨대 ‘달력’(이틀) ‘사진’(사흘) ‘선물’(서른날) 등의 사물들은 저자의 사람 속에서 긴밀한 관계에 있었던 것들이라 할 수 있으며, ‘물에 기대요’(나흘) ‘간 다음에’(엿새) 등은 화자의 의식 속에 자리 잡은 상황에 대한 묘사를 위주로 하고 있다. 살아있는 사람의 죽음 이후의 자서전은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생각된다.
이 시집을 읽는 내내 화자에게 나를 대입시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여전히 나와는 멀다고 생각되는 죽음을 떠올리기도 쉽지 않았으며, 온갖 상상력이 그 자리를 차지해 나 자신을 왜소하게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나 역시 고통스러운 심정으로 이 시집을 읽었던 것이다. 얼마 전 이 시집이 ‘그리핀 시 문학상’에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는 기사를 읽기도 했다. 이제 시인의 마음속에서 망자들을 탈상(脫喪)하는 날이 빨리 도래하기를 기대해 본다. 그래서 이러한 노래들 다시 불러야 하지 않겠는가.
너는 이제 얼굴을 다 벗었다
하얗고 둥근 달이 동쪽에서 뜬다
동서남북 천 개의 강물에 천 개의 가면이 뜬다 (‘달 가면 -마흔여드레’ 전문)
달이 떠오르면 천 개의 강물에 비친다는 뜻의 ‘월인천강(月印千江)’은 자비로운 부처의 모습을 비유한 표현이다. 다만 그것이 달이 아닌 가면일지라도, 망자들의 모습이 이 세상에서 잊혀지지 얺길 바라는 시인의 마음이 느껴진다고 하겠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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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은 왜 늘 아픈가.(86)' 이 책에서 얻은 한 줄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해야 할지, 이것만 얻어서 섭섭하다고 해야 할지 글을 쓰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쉽게 와 닿지 않았다. 마치 죽음처럼. 내게는 여전히 먼 내 죽음처럼. 딱 남들이 겪는 죽음처럼만 읽혔다. 그만큼의 거리와 그만큼의 상실과 그만큼의 안타까움과 그만큼의 절망으로. 이래서야 공감도 연대도 없는 셈인데, 글자로만 읽히는 죽음의 낱낱과 이미지는 또다른 삶만큼이나 어려운 과제를 던지는 듯했다.
죽는다. 죽을 것이다. 죽기 전까지는 모른다. 그걸 알아차렸다고 말하는 시인. 살았는데도 죽었다고 말하는 시인. 산 사람의 입으로 전해 받는 죽음. 모를 일이다. 정녕 죽어도 모를 일이다. 내가 그런 경지에 이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아무리 많은 죽음을 보아도 아무리 지독한 죽음을 보아도, 나는 살아 있고, 나의 살아 있음에 다행이라고 느낄 것이고,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만다.
적어도 모른 척 하고 살아서는 안 된다는, 양심의 가책을 받을 일이 두려워 이 시집을 읽었다. 그다지 나아진 것 같지는 않다. 자연스러운 죽음만이 축복인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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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순 시인의 『죽음의 자서전』은 죽음과 삶, 그리고 존재의 경계를 탐색하는 강렬한 시집입니다. “네 모든 걸 알고 있는 구멍에게서 밝은 편지가 오리라”라는 구절처럼, 시인은 죽음을 단순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인식의 시작으로 바라봅니다. “죽어서 모두 환하게 알게 된 사람의 뇌처럼 밝은 편지가 오리라”라는 표현은 죽음 이후의 깨달음을 암시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김혜순의 시는 단순한 감정의 나열이 아니라, 존재의 본질을 탐색하는 과정이며, 그 속에서 우리는 삶과 죽음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이 시집은 단순한 애도가 아니라, 죽음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네 뒤에서 네가 되지 못한 나날들이 울며불며 파도친다”라는 구절은 존재의 결핍과 상실을 강렬하게 표현하며, “숨이 턱턱 막힌다, 입술이 벌어지자 수줍은 해골의 이빨들이 식당의 의자처럼 도열한다”라는 문장은 죽음이 우리 삶 속에서 어떻게 자리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김혜순 시인은 죽음을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죽음의 자서전』은 독자들에게 삶과 죽음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죽은 사람들의 끝없는 환영 인사. 내면이란 다 그런 것”이라는 마지막 구절은 우리가 붙잡고 싶지만 결국 놓쳐버리는 것들에 대한 은유처럼 다가옵니다. 김혜순 시인의 시는 단순한 서술이 아니라, 독자들의 감정을 건드리는 힘을 지니고 있으며,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상실과 기억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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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도 시집보다 ㄴ소설이 맞는 체질인데. 이 시집은 작가의 시인의 평판에 솔깃해서 샀는데. 와우. 너무 나랑으 ㄴ맞지 않아서 예스에 되팔았다. 진짜 원래 이런 무거운 주제는 안맞아서 첫 작품만 보고 바로 책을 덮었다.
너무 직관적이고 비관적인 것. 그 틈바구니에서 희망을 찾는 것 자체가 너무나 큰 고통이기에 나 말고 다른이들이 읽으면 한다. 그분들에겐 이 작품들이 알맞길 바라며 보낸 책에 아주 작은 안부를 건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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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죽음의 자서전 김 혜순 시인님의 시집이라 그냥 무조건 구매했다. 아마 첫 장부터 전혀 이해할 수가 없는 시일 것이다. 그래도 읽고 싶었다. 어느 한 구절에서 시인의 강함을 느끼고 싶었다.
출근, 달력, 사진, 물에 기대요, 백야........... 시 제목은 각각 다르지만 49편을 연작시처럼 묶었다. 시인도 그런다.
‘이 시집(49편의 시)을 한 편의 시로 읽어줬으면 좋겠다.’
p10 죽음은 바깥으로부터 안으로, 쳐들어가는 것, 안의 우주가 더 넓다. 깊다. 잠시 후 너는 안에서 떠오른다.
p31 지하철 가득 전화기를 거울처럼 든 사람들의 얼굴은 아침에 증발한 이슬방울들처럼 이미 거기에
전화벨 소리 울리는 거기에 보슬비 오는 아스팔트 바닥을 펄떡거리는 열대어처럼 혓바닥은 이미 거기에
죽음, 죽음...... 시인은 죽음의 자서전을 쓰면서 몇 번이나 죽었을까..... 시집을 넘기고 또 넘기다보면 시인의 죽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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