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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에서는 성년의 문턱에 막 들어서려는 마르셀의 미숙함과 욕망의 근원적 불확정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마르셀의 발산하는 욕망은 발벡 해변을 거니는 한 무리의 아가씨들에게 마음이 확 끌리지만 정확히 어느 한 사람이었다기 보다 그 중 누구나 사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최종적으로 자신이 선택한 상대의 얼굴에 있는 점의 위치도 매번 다르게 기억하는 부분은 꽤나 흥미로웠다. 또한 마르셀과 마찬가지로 욕망의 불확정성에 좌우되어 그를 유혹해놓고도 막상 결정적인 순간에 부인하는 상대방의 행동도 충분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이렇듯 자신의 미숙함과 감정의 가변성을 겪고 나서 마르셀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가씨들과 함께 얘기를 하고, 함께 밥을 먹고, 함께 놀면서 보낸 오랜 시간 동안, 나는 이 아가씨들이 바다를 배경으로 해서 거닐고는 있지만, 사실 내가 어린 시절 보았던 알레고리 벽화에 그려진 관능적이면서도 무자비한 여자들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요컨대, 우리들이 멀리서 볼 때는 아름답고 신비스러워 보이는 사람과 사물들이 실상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그렇게 신비롭지도 아름답지도 않다는 사실은,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터득하게 되는 경험 중의 하나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관점이 항상 옳다고는 할 수 없으며 그리 권장할 만한 것도 아니지만, 우리가 인생을 뒤돌아보면서 이러한 관점을 취할 때 마음의 고통은 훨씬 누그러들고 죽음의 순간이 와도 보다 평온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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