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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북하면 맨정신으로 자신의 한쪽 눈을 찔러 자해할 정도로 충동적인 면이 있는 화인이다. 자학적이었던 그는 연담 김명국, 오원 장승업과 함께 수많은 기행과 일화를 남겼고, 그래서 그를 상상했을 때, 왠지 까칠하고 날카로눈 인상에 강렬한 눈빛을 지닌 왜소한 사내의 모습이 떠올려졌고, 광기인지 열정인지 가늠이 안되는 에너지를 뿜어낼 것만 같았다. 그런데 이 책의 표지에는 그의 대표작 '무인공산도' 한 쪽에 최북으로 여겨지는 상투를 튼 사내가 자리잡고 있다. 표지 속 최북은 늠름하고 건장해 보이는 것이 작가가 상상한 최북 이미지는 내가 상상했던 그것하고 많이 달랐나 보다.
중인인 산원(算員:회계 기술직 관리)의 아들로 태어난 최북, 그는 호를 호생관(毫生館) 즉 붓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라고 지어 자신을 비하하는가 하면 자는 이름 북(北) 자를 나누어 칠칠(七七)이라고 하고, 스스로를 희화화 하는 것을 서슴지 않았다. 팽팽하고 날이 선 자의식이 견고한 신분제의 벽 앞에 자괴감을 느꼈던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재능에 대한 예인 특유의 자신감을 반어적으로 표현했던 것일까.
'호생관 최북'은 최북의 젊은 시절을 얼개로 짜여진 작품이다. 그림을 그리게 되기까지 신분에 대한 갈등도 녹아있고, 오만에 가까운 자의식과 괴팍한 성정, 그리고 예인 최북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또 신분을 뛰어넘은 사랑 이야기는 허구지만 소설답게 빠지지 않고 있다. 이병연, 심사정 등 최북과 한시대를 살았던 실존 예인들이 등장하고, 실제로 전해지고 있는 일화가 소설속에서 차용되고 있지만 자신의 재능을 알아봐주고 후원해준 부승지 딸 이담과의 사랑은 그녀가 죽는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이 작품을 읽기 전만 해도 최북하면, 고흐가 떠오르곤 했다. 자신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충동적인 예인적 기질. 최북은 술을 마셔야 그림을 그렸다고 하는데 내 상상 속에서 최북은 통음하고 붓으로 휘갈기며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토해냈던 화인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이 작품을 다 읽고 나서는 괴팍하고 충동적이고 광기 어린 최북의 모습은 오히려 흐려졌다. 상투적인 전개로 오히려 그의 모습이 제대로 그려지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앞섰다. 부승지 딸 이담과 사별을 한 최북의 아픔에 공감하거나 작품의 여운에 빠지는 대신 정해져있는 순서를 밟아가는 뻔한 이야기라는 감상이 앞선 것은 최북의 일생을 미리 알고 있어서만은 아니었다.
중인이라는 신분으로 인한 갈등과 반가의 현숙하고 반듯한 여인과의 사랑은 그리 절절해 보이지 않았다. 너무나 정석적이고 전형적인 진행이라 맥이 빠질 정도였다. 생동감이 결여된 에피소드에 예인 최북의 면모도 제대로 부각되지 않았다. 최북은 왜 그토록 방황했던 것일까? 저자거리에서 왈짜들과 어울리면서 시간을 죽이고 재능을 죽였을까? 최북의 깊은 속내까지 파고 들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웠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공산무인 수류화개(空山無人 水流花開- 빈산에 아무것도 없는데 물은 흐르고 꽃은 핀다) 는 싯구. 최북은 왕유의 이 시구절의 경지에 도달했던 것일까. 이 시를 화제(畵題) 삼아 남긴 '공산무인(空山無人)'에는 정자도 비어있고 산에도 아무도 없다. 그런데도 무심하게 때가 되면 피는 것이 꽃이고 흐르는 것은 물이다. 최북과는 상관없이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는 것이리라. 표지를 다시 들여다봤다. 아무리 다시 봐도 선 굵은 얼굴은 최북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자꾸 지친 발걸음을 옮기는 노인의 뒷모습이 떠올랐다. 그의 또다른 대표작 '풍설야귀인(風雪夜歸人)에'에서처럼 바람불고 눈내리는 늦은 밤 집으로 돌아가는 쓸쓸한 노인의 뒷모습. 그렇게 최북은 영원한 아웃사이더였다. 그렇기에 내가 알고 있는 최북, 그에게는 진한 외로움과 삶의 고단함이 배어나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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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태 작가의 열렬팬으로써 이번 작품도 읽는내내
집필중에의 고뇌하시는 모습들이 고스런히 작품에 배어나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항상 그러하시듯이 이번작품에서도
삶의본질에대한 치열한 고뇌와 한계를 드러내면서도 벗어나고픈 인간의
솔직한 모습을 파헤치려는 작가님의 의도를 쫓아 가면서 읽는내내
너무 좋은 시간이되었다..
또 다른 작품으로 작가님과 만날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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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생관 최북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이다. "이담"이라는 고관대작의 외동딸로 아비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그녀와 중인 출신의 최북의 사랑이야기가 주된 이야기다. 없는 자료를 가지고 작가 임영태는 맛깔스럽게 재구성했다. 물론 나도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선전은 예술인의 광기를 강조했지만, 책에서는 넘어설 수 없는 신분의 차이로 방황하는 최북이었고, 예술적 혼은 전연없고, 그냥 평생을 방황만 하는 최북이었다. 그뿐이었다.
보고서의 기승전결를 아주 정직하게 지킨 줄거리가 깨끗하지만 그냥 수박 겉핥기였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한 두권이나 세권정도의 소설이라면 더 잼미있었을 텐데... 아마도 최북이라는 사람의 자료가 많이 없어서 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책속에는 최북이 남긴 두개의 그림만이 실제이고 남어지는 모두 허구인듯하다. 그러므로 작가의 상상을 더욱 발휘해서 보다 역동적인 사건을 많이 첨부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재미는 있는데 많이 아쉬웠던 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