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이 주는 신비함에 끌려 읽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비밀을 담고 있는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해독해내게 이르렀습니다. 스스로의 종(種)의 비밀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고 있는 지구상의 생물입니다. 물론 유전자의 위치나 기능에 관하여 더 많은 사실들은 아직도 미지의 분야로 남아 있습니다.
내과를 전공하시고 자신의 병원에서 환자 진료에도 바쁠 최현석원장님은 이 책을 통 하여 인간의 유전자와 관련되어 연구되어 밝혀진 것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방대한 양의 전문서적들을 섭렵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일 뿐 아니라, 전문적인 사실을 일반이 알기 쉽도록 전달하기 위해서 얼마나 고심하였을까 생각됩니다. 물론 저자가 직접 실험하고 연구한 결과를 발표한 것은 아니나 이러한 자료들을 정리하는 일 역시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모두 열 두개의 장에는 유전법칙과 인류의 진화와 인종을 통하여 가지를 쳐 내려온 유전자에 관한 내용을 시작으로 신체의 부위별로 유전학적 연구성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눈초의 눈길을 끄는 대목을 소개하겠습니다. 니코틴중독에 관한 대목을 보면, 담배를 피우면서 느끼는 기쁨의 정도와 금연능력은 일정 부분 유전적 영향이 있다고 합니다. 흡연의 유전성은 60퍼센트 정도 인정된다는 연구보고가 있다고 합니다. 니코틴을 잘 분해하지 못하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담배를 피우면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는 즐거움보다는 불쾌감이 더하게 되므로 담배를 피우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비만에 대한 유전적 영향에 대한 연구도 재미있는 것이 있습니다. 소아비만에 유전적 영향은 약35~65퍼센트라고 합니다. 여기에는 음식섭취나 신체 활동량에도 유전성 소인이 개입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합니다. 똑같은 칼로리를 섭취하였다고 꼭 같은 양의 체중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저와 같이 근무했던 분 중에 살이 쪘으면 좋겠다는 분이 있었습니다. 꼭 같이 식사를 해도 마른 체형을 유지하고 있어 부러워했습니다만, 정작 본인은 살집이 조금 있었으면 하는 희망이 있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사람마다 섭취한 칼로리가 소모되는데 차이를 보이는 것은 기초대사량이 다르고, 음식 섭취 자체로 발생하는 발열반응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기초대사량은 사람이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도 소모되는 칼로리를 말합니다. 기초대사량이 적은 사람들을 같은 양을 먹어도 쉽게 살이 찌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인류가 수렵으로 생명을 이어가던 시절에는 먹을 거리를 얻지 못하는 상황도 자주 맞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에너지를 아껴서 저축하는 절약유전자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류가 생존하는데 기여를 하였던 에너지의 절약유전자가 먹을거리가 풍성해진 현세에는 오히려 비만을 유발하여 건강을 위협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기근이 심각할 때 신생아 사망률도 높을 뿐 아니라, 체중은 작지만 정상적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먹을 것이 풍성해졌을 때 비만이 발생하는 확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합니다.
질환이 꼭 유전자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환경의 영향으로 독성물질에 의하여 신체가 손상을 받아 질환이 발생하기도 하고, 전염성질환에 의해서도 질환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환경적 요인이나 전염성질환에 감수성을 가지는 것은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유전적 소인과 질환이 관련되는 경우가 많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