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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이기적인 사람/사랑의 인스턴트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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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과 임수정의 베드신으로 눈길을 끌었던 영화.시한부 인생의 여자와 나쁜 남자의 조합으로 눈물 꽤나 쏟을 듯 했던 영화.하지만 어떻게 영수는 나쁜 남자고 은희는 좋은 여자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둘 모두, 아니 어쩌면 인간이란 모두, 그저 이기적인 사랑을 했을 뿐인데.황정민의 영수가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것은 많은 관객들이 동감할 것이다.그는 망가진 몸을 이끌고 찾은 요양
"[Movie] 이기적인 사람/사랑의 인스턴트 "행복"" 내용보기
황정민과 임수정의 베드신으로 눈길을 끌었던 영화.
시한부 인생의 여자와 나쁜 남자의 조합으로 눈물 꽤나 쏟을 듯 했던 영화.
하지만 어떻게 영수는 나쁜 남자고 은희는 좋은 여자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둘 모두, 아니 어쩌면 인간이란 모두, 그저 이기적인 사랑을 했을 뿐인데.

황정민의 영수가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것은 많은 관객들이 동감할 것이다.
그는 망가진 몸을 이끌고 찾은 요양원에서 만난 은희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 헌신하는 은희를 몸이 나은 후 버려두고 서울로 돌아온다.
그는 모든 것을, 사업도 말아먹고 애인과는 헤어졌으며 몸은 망가졌으니, 잃었다.
그리고 어떻겐가 그 모든 것을 되찾을 수 있게 되었을 때는 은희가 앞을 막고 있었다.
한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고 작은 사랑 하나만을 갖게 되었을 때,
그리고 다시 삶 전체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그 사람의 앞에 놓여졌을 때.
영수는 은희의 사랑을 저버렸기에 이기적인 사람이지만 나쁜 사람은 아니다.
당신은, 당신 삶의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사랑 하나만을 잡을 수 있는가?

모두가 한없이 착하다고만 하는 은희의 사랑도 이기적인 사랑에 불과하다.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셨고 자신은 폐가 40%밖에 남지 않은 임수정의 은희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단 하나 갖게 된 영수와의 사랑을 절대 놓지 못한다.
은희의 영수에 대한 헌신과 관심은 자기 희생의 절정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자는 스스로를 희생할 것도 아무것도 없는 사람인 법이다.
은희는 어찌보면 이미 영수와의 사랑이 어떤 결론을 맞이할 것인지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난생 처음 갖게된 무언가를 놓기 싫어 집착하고 또 집착한다.

또한 은희는 그런 하찮은 자신의 모습을 영수에게 사랑해 달라고 강요한다.
옆 침대를 쓰던 아저씨가 자살했을 때 영수가 얼마나 고통스러워했는지 잘 보았으면서
한 침대를 쓰던 자신이 죽는 모습은 옆에서 지켜봐달라고 말하는 은희의 모습은
남겨질 자의 고통 따위는 생각지도 않고 자신의 행복만을 위해 타인을 희생시키는 것 뿐이다.
또 은희는 영수가 헤어져달라고 말하자 산길을 달려가며 자살을 시도한다.
고통 없이 헤어져줄 바에는 차라리 자살해서 그 남자의 가슴에 깊은 기억이 되고자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기에 자신의 목숨 또한 간단히 내버리며 영수에게 상처를 주려 한다.
그냥 슬퍼서, 하염없이 슬퍼서 뛰고 싶었을 뿐이고, 다만 죽고 싶었을 뿐일지도 모르지만,
그런 생각 역시 자신 이외의 사람의 감정은 생각하지 않는 어린 생각일 뿐이다.

이 영화에는 은희 말고도 영수를 기다리는 여자가 한 명 더 등장한다.
아무 것도 갖지 못한 은희와 정반대로 많은 것을 가진 수연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공효진의 수연은 잘 나가는 직장에 돈도 많고 자기 아파트도 멋지게 꾸며놓고 사는 사람이다.
영화 초반에는 영수를 하찮게 차버리지만, 끝내 그를 잊지 못하고 시골까지 찾아온다.
그리고 오랫만에 만난 영수의 앞에서 펑펑 눈물을 흘리며 기다렸다고 말한다.
은희가 영수를 기다린 시간보다 수연이 영수를 기다린 시간이 훨씬 길고,
은희가 영수를 사랑한 시간보다 수연이 영수를 사랑한 시간이 훨씬 길다.
수연의 사랑이 은희의 사랑보다 값어치 없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은희를 버리고 수연에게 돌아간 영수의 선택이 비현실적으로 나쁜가?

영수도, 은희도, 수연도, 모두 그저 이기적인 사랑을 했을 뿐이다.
영수가 모든 것을 잃자 수연은 그 사랑을 거두었고 은희는 사랑하게 되었을 뿐이다.
왜냐하면 수연은 많은 것을 가졌고 은희는 아무 것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저 자신과 비슷한 색깔의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게 되었을 뿐이다.
모든 것을 잃었다가 다시 되찾은 영수의 삶이 은희에게서 수연으로 돌아온 것은
어떤 것이 더 행복한 것인지가 아니라 다만 그 때의 조건이 맞았기 때문일 뿐이다.

작품 속 재활원에 들어가면 몇 가지 규칙을 지켜야만 한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남은 규칙은 "인스턴트 음식은 절대 금지"라는 말이었다.
그 규칙을 알려주었던 사람은 은희에게 영수와 사랑에 빠지지 말 것을 이야기한다.
왜냐하면 가진 것이 원래 없었던 은희와 가진 것을 잃어버린 영수의 사랑은
영수가 삶을 다시 찾을 때까지만 유효한 인스턴트 사랑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럼 정말로 영수와 은희의 사랑은 행복한 결말을 맞이할 수 없었던 것일까?
그 두 사람의 사랑은 너무나도 이기적이어서 절대로 함께할 수 없었던 것일까?

사람은 누구나 너무나도 이기적이어서 봉사나 희생마저 이기적이다.
비록 물질적으로 엄청난 손해를 보더라도 정신적으로 그에 준하는 가치를 얻는다면,
그 가치는 허영을 채워주는 명예일수도 있고 숭고한 이웃사랑의 정신일수도 있지만,
그것으로 인간은 만족할 수 있기에 이기적인 이유가 아니라면 봉사와 희생마저 없는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사랑하고 사랑이 행복을 주는 것은
그 이기적인 조건이 딱 맞을 때만, 그야말로 인스턴트처럼 아주 잠깐 동안일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 사람일 수 있는 것은 그런 이기적인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이기적이지만, 또 그것을 깨닫고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깨닫는다면 짧은 사랑의, 행복의 순간을 점점 더 길게 늘려나갈 수 있다.
설혹 현실은 좀 더 냉혹하고 차갑다 하더라도, 적어도 그렇게 믿고 싶다.

영수는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한 번 재활원으로 돌아간다.
단순히 생각하면 또다시 망가진 자신의 몸을 추스르기 위함일지도 모르지만,
소연과의 삶과 은희의 죽음을 경험한 후 이기적인 자신을 깨달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이후로 어떻게 되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한없이 이기적이었던 자신을 깨닫고 변화하고자 선택한 길이라면
다시 돌아간 하얀 눈밭의 재활원이 영수에게 행복의 길을 알려줄 지도 모른다.


덧. 아침에 일어나서 글 쓰려니 정말 엉망진창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r********5 2008.02.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