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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열전은 읽을 때는 재미있는데, 너무 많은 인물들이 나와, 책장을 덮으면 뒤죽박죽이 되어 버린다. 읽으면서도 그런 면이 있다. 모든 얘기들이 독립된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서로 서로 연결된 이야기이다 보니, 앞의 이야기를 모르고 뒤의 이야기를 읽으면, 마치 장편 소설의 중간부터 읽는 느낌이 든다. 의미의 깊음을 제외하고, 이런 사기의 특성 때문이라도 옛 사람들은 수천 번을 읽었는 지도 모르겠다. 이건 아주 개인적인 생각이다. 어릴 때는 삼국지가 좋은 나이가 조금 들면서 사기가 더 좋다. 독자라는 개인이 역사서를 읽을 때는 어쩔 수 없이 처세와 연결시키게 되는데, 그 처세라는 것을, 사기를 통해 살필 때 더 냉정하게 살피는 것 같다. 사기 열전을 만화책으로 내놨다. 캐릭터 하나 하나가 생생히 살아 난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전체 줄거리를 꼼꼼하게 재구성하여 그려내어, 사기 열전의 대략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아쉬운 점도 있다. 책을 읽을 때 깨달음의 많은 부분은 원인과 결과 사이의 과정 속에서 얻게 되는데, 이 만화는 오히려, 수많은 중간 과정의 결과들만 모아 놨을 뿐, 그 사이의 연결 고리들을 생략한 느낌이다. 물론, 이런 단점으로 수많은 장점을 상쇄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사기 열전을 읽다가 전체적인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 사람들은 이 만화의 일독을 권한다. 중학생이나 성인 누구에게나 이로운 책이다. 모두는 아니지만, 사기 열전의 감동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구성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