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마천은 명실상부한 첫 통일국가인 한(漢)나라 7대 황제인 무제(BC 141~87)대에 활동한 인물이다. 일반적으로 역사는 지배자를 중심으로 역사를 기록하였지만, 사마천은 왕이 아니라 장수, 재상, 길거리의 의협심 강한 인물, 장사치, 도적, 살인자에 이르는 수많은 인물들의 삶을 통해 그 시대의 역사를 기술하고자 하였다. 그는 치욕적인 궁형(거세형)을 당하면서도 부친의 유언인 ‘뛰어난 역사서를 완성’하기 위해 자결하지 않고 궁형을 받으면서까지 사기를 완성하여 오늘날 뛰어난 역사가가 되어 길이 회자되고 있다. 열전에는 잘 알고 있는 형제애를 보여준 백이와 숙제, 손자병법 창시자 손무 등 익히 알고 있는 인물도 나오고, 만화로 쉽게 그려져 있어 가볍게 넘어가지만 우리에게 전해지는 교훈 만큼은 충실히 다가오는 잘 짜여진 만화책이다. ‘서경’에 이르기를 “덕에 의지하는 자는 흥하고 힘에 의존하는 자는 망한다.” 또, “인망을 얻으면 흥하고 인심을 잃으면 망한다.”고 되어있다. 요즘 MB정부를 보면서 백성을 경원시하고 추진한 일들로 곤란을 겪고 있는 것을 보면서 기원전 얘기한 고전의 진리가 절절히 느껴진다. 권력은 백성으로부터 얻지만 겸손하지 못해 밀어 붙이기 식으로 남용하면 어떻게 된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는 사실인데도 어리석은 사람들은 같은 실수들을 되풀이 하는 것을 보면서, 다시금 고전을 즐겨 읽어야겠다는 반성을 하고 있다. 지식을 전하는 책은 많지만 인격을 다듬는 책들은 고전 속에 오롯이 묻혀 있기 때문이다. 옛날의 공부는 앎과 자기반성을 통한 자기실현 이었지만, 요즘의 공부는 앎에 치우쳐 스스로의 반성없이 아는 것만 습득하여 근본인 사람됨을 점점 잃어 버리는 것 같아 안타까운 까닭이다. |
|
사기 열전은 읽을 때는 재미있는데, 너무 많은 인물들이 나와, 책장을 덮으면 뒤죽박죽이 되어 버린다. 읽으면서도 그런 면이 있다. 모든 얘기들이 독립된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서로 서로 연결된 이야기이다 보니, 앞의 이야기를 모르고 뒤의 이야기를 읽으면, 마치 장편 소설의 중간부터 읽는 느낌이 든다. 의미의 깊음을 제외하고, 이런 사기의 특성 때문이라도 옛 사람들은 수천 번을 읽었는 지도 모르겠다. 이건 아주 개인적인 생각이다. 어릴 때는 삼국지가 좋은 나이가 조금 들면서 사기가 더 좋다. 독자라는 개인이 역사서를 읽을 때는 어쩔 수 없이 처세와 연결시키게 되는데, 그 처세라는 것을, 사기를 통해 살필 때 더 냉정하게 살피는 것 같다. 사기 열전을 만화책으로 내놨다. 캐릭터 하나 하나가 생생히 살아 난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전체 줄거리를 꼼꼼하게 재구성하여 그려내어, 사기 열전의 대략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아쉬운 점도 있다. 책을 읽을 때 깨달음의 많은 부분은 원인과 결과 사이의 과정 속에서 얻게 되는데, 이 만화는 오히려, 수많은 중간 과정의 결과들만 모아 놨을 뿐, 그 사이의 연결 고리들을 생략한 느낌이다. 물론, 이런 단점으로 수많은 장점을 상쇄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사기 열전을 읽다가 전체적인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 사람들은 이 만화의 일독을 권한다. 중학생이나 성인 누구에게나 이로운 책이다. 모두는 아니지만, 사기 열전의 감동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구성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