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비석의 소설은 그의 초한지를 통해 처음 만났다. 그리고 우연히 만난 당연히 허구의 이야기가 당연한 홍길동전. 그러나 약간의 기대가 있었던 것은 그것을 재구성했을 작가의 글솜씨(?)였다. 그리고 그 내용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뻔히 알고 있는 내용을 소설로 만들어 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을지 그리고 모험이었을지 짐작이 간다. 그러나 이 책은 홍길동을 전통의 홍길동 이야기를 손색시키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현실감이 넘치는 사람으로 만들어냈다. 분신술과 도술을 쓰는 홍길동이 아니라 한 시대를 열정적으로 그리고 소신있게 살아간 한 사내 홍길동으로 다루고 있다. 활빈당을 만들어 연산군의 폭정과 탐관오리들을 응징하여 혁명을 일으키는 내용은 어쩌면 기존의 홍길동과는 많이 다를지도 모르겠다.(실제 홍길동전은 세종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태평성대를 누렸다고 알려져 있는 세종대왕 시대에 홍길동이 등장하는 것에 대해 어색함을 느꼈던 나로써는 그 설정과 그 전개가 너무도 재미있었다. 홍길동의 비현실적인 이야기들은 부풀려진 소문으로 정리하고, 그가 행한 놀라운 일들은 뜻있는 백성들의 활동들로 정리했다는 점이 놀랍다. 나라를 바로잡은 것이 힘을 가진 자들이 아니라 백성들 자체였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민심은 천심이라 했던 옛 선인의 이야기를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 어떻게 백성들을 괴롭힐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사람을 벌할 수 있는 사람은 백성들 밖에 없다는 것은 이 시대를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지 않을까.. 쓸데 없이 삽질만 하고 힘이 있고 돈 있는 것들만 대우하고 백성들의 힘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 시대의 치정자들에게 정비석의 홍길동전은 일침을 가하고 있는 것이리라... |
|
TV 방송국 드라마의 사극 붐이 대단하다. 2006∼2007년도에 국민드라마로까지 인기를 끌었던 <주몽>을 비롯하여 2007년의 <대조영> <태왕사신기>, 그리고 현재 <이산> <왕과 나> 등이 인기리에 방송 중에 있다. 또한 2008년도에도 <대왕 세종> <쾌도 홍길동> <일지매> <선덕여왕> 등 사극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 중 KBS 수목드라마 <쾌도 홍길동>의 실제 원작 소설 내용을 모르는 한국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홍판서의 서자로 태어나 나라를 위해 간신을 벌하는 활빈당의 행수가 된 홍길동이 바로 주인공이다. 탐관오리를 벌하기 위해 홍길동은 뛰어난 무예와 비상한 머리를 가진 인물로 등장을 한다. 홍길동의 내용은 교과서 뿐만 아니라 취학 전 아동들을 위한 동화책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인물이므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친근한 내용이다.
따라서 제목에 홍길동 이름이 들어가는 책은 이미 백권을 넘었다. 그 중 <홍길동 1,2>(열매출판사,2008)은 <손자병법>,<초한지>의 작가 정비석의 작품이란 점에서 차별화 된다. 역사 소설 대가의 작품답게 물 흐르듯 유장하고 원숙한 문장과 생생한 정황묘사로 홍길동에 빠져들게 된다.
역사 소설이지만, 이해가 쉽게 쓰여져 10대이상은 누구나 읽을 수 있다. 또한 홍길동이 활빈당이 되기로 마음먹은 뒤부터의 상황이 자세히 쓰여져 그의 활약을 자세히 알 수 있다. 게다가 무술 능력의 뛰어남 뿐 아니라 정치적 능력의 예들이 보여지고 있어서 새로운 면모도 접할 수 있다.
2008년 한국은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하게 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7대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 되었기 때문. 진정 국민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민주주의의 원칙을 다시한번 새기며, 홍길동처럼만 해주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