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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데이트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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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ly Date and Other Flirtations :: Alexander McCall Smith가족이 아닌 사람을 만나는 건 한달에 한 두번 밖에 없어서, 만나러 나가는 날은 늘 긴장이 된다. 손에 꼽을 정도의 인맥이긴 하지만 한 사람씩 돌아가며 만나다보니 겨우 1년에 서너 번 만나는 꼴이 되어 만날 때마다 그 사람이 새롭다. 그렇게 만나는 지인 중엔 말많은 타입이 없어서 늘 내가 더 얘기를 많이 하게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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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ly Date and Other Flirtations :: Alexander McCall Smith

가족이 아닌 사람을 만나는 건 한달에 한 두번 밖에 없어서, 만나러 나가는 날은 늘 긴장이 된다. 손에 꼽을 정도의 인맥이긴 하지만 한 사람씩 돌아가며 만나다보니 겨우 1년에 서너 번 만나는 꼴이 되어 만날 때마다 그 사람이 새롭다. 그렇게 만나는 지인 중엔 말많은 타입이 없어서 늘 내가 더 얘기를 많이 하게 되지만, 나 역시 변화가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인지라 한시간 남짓 떠들고 나면 더이상 할 얘깃거리가 없어지고 만다. 그러면 그때부터 둘이 묵묵히 시간만 보낸다. 한두명이 더 껴서 어울리면 그런 침묵 상태야 없겠지만 나는 그래도 다수의 만남보다 일대일의 만남을 더 선호한다. 말이 없어도 불편하지 않은 관계, 그냥 가만히 함께 있기만 해도 좋은 만남이 좋기 때문이다. 말이 끊어져도 어색하지 않고 마음 배려를 한답시고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관계란 건 그만큼 믿음이 두텁고 서로를 좋아한다는 의미 아닐까?

사실 바깥을 나다니지 않고 집에서만의 생활이 오래 되다보니 점차 외출 자체에 무기력해지고 흥미를 잃게 되었다. 천성에 역마살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여행이나 관람에 흥을 못붙이다보니 한두시간 정도의 거리만도 쉽게 지치고 번거롭게 느껴지고, 사람 관계도 재미보다 괴로움을 더 자주 느끼다보니 나가야 될 목적마저 상실해 버렸다. 처음엔 관성적으로 나가던 버릇이 있어 혼자 있는 게 견디기 어려웠지만 갈수록 '이러다 외로움에 적응 되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섬뜩한 기분도 드문드문 들 정도로 집에서 혼자 지내는 게 편해져 갔다. 그래서 모처럼 약속을 잡으면 익숙해진 그 기분 때문에 나가기 직전까지 '이 약속을 취소할까 말까' 를 갈등하기도 했다. 가족에 매여있는 주부의 처지라 외출 후의 자잘한 번거로움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보니 더더욱 나에게 있어서 바깥에서의 만남 이라는 건 그 사람이 진정 좋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 되어갔다.

그런데 그렇게 복잡한 마음을 안고 나가더라도 막상 상대를 만나고나면 그런게 다 불필요한 고민인 마냥 눈녹듯이 씻겨 내려갔다. 돌아오는 길에는 항상 '괜한 말을 했다' 거나 '이상한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는 자책감이 딸려오곤 했지만 그래도 '만나길 잘했다' 고 주먹을 꽉 쥘 정도의 감동 같은 게 꼭 있었다. 어떤 때는 그 자책감마저도 고맙게 느껴졌다. 집에 처박혀 머리로만 나 자신을 안다고 착각했다가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게 얼마나 폭좁은 생각이었나를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눈으로 보기만 해서 편견을 갖고 혼자 끙끙대던 문제도 직접 만나 얘기를 하고나면 사소롭기 짝이 없는 것이 되었고, 정체 되어 고여있는 생각에 새로운 안목을 선사 받게 되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을 만나며 혼자 있을 때의 자신이 얼마나 모르는 새 날카롭게 심을 갈았나를 자각할 수가 있었다.

바짝 깎은 연필심은 쓸 때 아무리 조심한다해도 끝이 조금은 부러지기 마련이라 살짝 뭉툭했을 때가 오히려 쓰기에 좋다. 열심히 쓰다가도 닳을 때가 되면 또 한동안 박혀서 심을 갈고, 너무 날카롭지 않게 갈렸을 때 또 줄줄이 쓰러 나오고, 만남 이라는 건 그렇게 '공책에 써내려 가는 연필' 과도 같은 게 아닐까. 바싹 깎아 필통에 가지런히 늘여놓는 강박증을 즐긴다한들 직접 쓸 때 부러지는 낭패감을 어찌 피할 수 있으랴. 아예 그 상태로 쓰지 않고 전시만 해둔다면 그것도 선택 나름이겠지만 그러면 그 연필은 별다른 가치없이 본래의 사명마저 소실해 버리는 게 아닐까. 닳을 정도의 만남 중독도 피곤한 일이겠지만 깎아만 놓고 쓰지 않는 쪽이 훨씬 미련스러운 것 같다. 그러니까 만날 때마다 내 날선 심이 부러지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는 나는 좀더 많은 만남을 가질 필요가 있는 거겠지.

데이트, 즉 만남에 관한 단편들이라길래 처음엔 소소한 로맨스를 기대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누워 읽었다가 초반의 두 편만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 말았다. 그야말로 편견에 허를 찔렸달까. 남녀간의 데이트 얘기면서도 흔히 생각할만한 데이트 얘기는 전혀 없다. 평범한 데이트의 정경이라해도 돈많은 노인들의 데이트, 비만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의 데이트, 어느 중년 남성과 어린 남창 아이의 데이트, 심지어 천사와의 데이트까지 대상부터가 독특하다. 데이트 한번이 인생을 말아 먹을 수 있다거나 혼자 잘 살 수 있는데 남들이 한다고 덩달아 데이트 했다간 괜한 일을 당할 수도 있다는 블랙코미디적인 교훈담도 있고, 데이트를 하는 태도로 그 사람의 진면모를 파악할 수 있다는 진지한 고찰과 주장을 담은 내용도 있다. 특히 존 쿳시, 도리스 레싱처럼 아프리카를 이야기 하는 작가로서 알렉산더 매컬 스미스의 진면모와 아프리카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불라와요에서] 같은 단편은 이 단편집의 백미다.

생각해보면 연애를 목적으로 하는 데이트나 우정을 목적으로 하는 데이트나 똑같이 영화를 함께 보거나 카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는 식의 내용 자체엔 별다른 차이가 없긴 하다. 그런데도 '데이트' 라는 단어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좋아하지 않으면 만날 수 없다' 는 의미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주 약간의 호감이 되었든, 자기 가치를 알아주길 바라서든 상대에 대한 기대의 마음이 없어서는 '데이트' 라는 말이 성립될 수도, 사용할 수도 없다. 그렇게 마음이 담긴 말이라 좋다. 그래서 '우리 만나요' 라는 말보다 '우리 데이트 해요' 라는 말을 듣는 것이 훨씬 기쁘다. 누가 나에게 기대하고 있구나, 누군가 나를 좋아해주고 있구나 하는 그 설레임과 고마움 때문에.
YES마니아 : 로얄 q****e 2008.08.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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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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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데이트]   알렉산더 매컬 스미스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단연 그를 베스트셀러로 올리게 한 '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시리즈'를 누구나 손꼽아 말할 것이다. 데이트라 하면 가장 먼저 '첫 만남'을 연상케 한다.것도 모자라 부푼 꽃망울처럼  금세라도 터질 것처럼 그런 모양새로 사람의 마음을 민들레 홀씨처럼 흩날리게 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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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데이트]

 

알렉산더 매컬 스미스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단연 그를 베스트셀러로 올리게 한 '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시리즈'를 누구나 손꼽아 말할 것이다.

데이트라 하면 가장 먼저 '첫 만남'을 연상케 한다.것도 모자라 부푼 꽃망울처럼 

금세라도 터질 것처럼

그런 모양새로 사람의 마음을 민들레 홀씨처럼 흩날리게 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이러한 설레임도 그리 오래 반기지 못한 채 이내 '천국의 데이트'로 나를 스스럼없이 허락했다.

첫 데이트인 원더풀에서는 조금은 난해한 설정들이 나를 다소 긴장 시켰으나 책장을 넘길수록

그 난해함 속에 곧 또 다른 우리네의 모습을 담고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서기도 했다.

실상 저자를 아는 이는 입을 모아 말한다,어찌 이렇게 일상적인 평범함 속에서 이야기를 끄집어

내어 자기만의 독특한 색으로 덧칠하는 놀라운 필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기에 이  책 역시 읽기

전 이미 많은 상상을 더해줬는지도 모르겠다싶다.

내 기억 선상에서 잊혀지던 첫 데이트를 꺼내기에는 너무 흐릿해져 그 윤곽만이 드러날 뿐 그

이상의 잔상들은 나를 반겨주지 않았다.

허나 '데이트의 병리에 대한 소고'를 보면서 이색적인 세 환자의 상담 사례들을 접하면서 데이트가

사람들의 개인적 병리를 어떻게 보여주는지에 대해 세세하게 펼쳐지고 있다.

한스를 보면서 현 시대에 머무르고 있는 그 어딘가에 수없이 존재할 수 있는 한스의 모습을 우리는

그냥 쉽게 지나치고 있는지도 모른다.나는 한스를 가엾이 생각치 않는다.그에겐 또 다른 자신이

존재하고 있었기에.저자의 글이 참 까탈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는 부분이였다.묘미라면 묘미겠다.

실로 궁금했던 것은 표제를 장식 한 '천국의 데이트'였다.

나를 위해 만들어 준 데이트가 아니겠나 하는 착오를 불러일으켰다.

다소 엉뚱한 발칙한 내게 선사해 준 이 데이트 속에는 아버지와 딸 엠마를 통해 이탈리아라는

나라를 한 번쯤 가보고 싶도록 만든 일부이기도 했고 우연히 산책을 나가 교회로 이어지는 길에

들어서면서 만난 친퀘첸토 회화에 나올듯한 이 청년과 달콤한 소풍을 하면서 이례적인 존재감이

그녀의 영혼까지 침범하면서 열정을 짚히기에 이르면서 임신을 하게 되는데 더더욱 황당하기보다는

독특한 설정에 몸이 소스라칠 무언가가 느껴지는 것을 느낄 정도의 대사들이 연이어졌다.

의사가 엠마에게 말하길

'정말 죄송합니다.몹시 실망스럽겠지만 아기가 기형인 것 같습니다.'

그 기형은 아기 등에 무언가 있다는 것,그 무엇은 바로 '천사의 날개'였던 것이다.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다,이 흥미진진함은 맛 보지 않고서는 모를게다.

 

단편소설이긴 하나 꽤나 탄탄한 스토리 전개와 쉽게 책장을 넘기지 못하게 하는 마력이

내재되어 있는 '천국의 데이트'는 그 외에 포르투갈, 호주,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각기 다른

목소리로 데이트에 관한 노래를 하고 있다.

 

아직 부치지 못한 엠마의 편지를 기다리며...

 

 

 

k*****5 2008.01.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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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혹은 데이트에 관한 단상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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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편소설집이지만, 단순히 여러 단편 작품을 묶어놓은 책은 아니다. 그렇다고 연작소설집도 아니다. '데이트'라는 하나의 소재를 가지고 쓴 아홉 편의 소설을 묶어놓은 책인데, 각각의 이야기들이 참으로 독특하다. 이 하나의 소재로 이런 이야기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할 정도로 하나하나의 작품이 보여주는 데이트의 풍경은 실로 다양하다. 그러나 어느 작품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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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편소설집이지만, 단순히 여러 단편 작품을 묶어놓은 책은 아니다. 그렇다고 연작소설집도 아니다. '데이트'라는 하나의 소재를 가지고 쓴 아홉 편의 소설을 묶어놓은 책인데, 각각의 이야기들이 참으로 독특하다. 이 하나의 소재로 이런 이야기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할 정도로 하나하나의 작품이 보여주는 데이트의 풍경은 실로 다양하다. 그러나 어느 작품이든 읽고 나서 생각하게 되는 것은, 그래, 이런 만남도 있구나, 남자와 여자의 만남이라는 게 참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또 그 만남이 나 개인을 변화시키기도 하고 내 삶에 정말 큰 영향을 주기도 하는구나, 하는 것이었다.

이 책에서 정말 재미있게 읽은 작품은 <뚱뚱한 데이트>와 <데이트의 병리에 대한 소고>였다. 뚱뚱한 신체 조건 때문에 쉽게 연애를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비슷한 조건에 있는 남녀를 서로 만나게 해주는 소개업소를 통해 만나게 된 두 주인공이 데이트를 즐기면서, 뚱뚱한 사람으로서 겪게 되는 부당함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가 다투게 되고, 식당 주인의 뚱뚱한 사람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에 둘이 다시 의기투합하게 되는 이야기가 한 편의 시트콤 같다. 마지막 장면을 읽으면서는 나도 모르게 폭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데이트의 병리에 대한 소고> 같은 경우 정신과 의사인 주인공이 임상 사례로 드는 인물들의 사례 자체가 정말 엉뚱하고 기상천외한데, 남녀관계에서 개인이 지닌 병리 증상이 드러날 수 있다는 전제가 참 흥미로웠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재미있었다.

이외에 <작고 예쁜 데이트>와 <불라와요에서>를 읽으면서는 참, 뭐랄까, 가슴 한쪽이 아릿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씁쓸한 느낌을 받았고, <원더풀 데이트>를 읽고 나서는 그냥 기분이 좋아졌다. <천국의 데이트>를 보고 나선 다시 이탈리아 시에나에 가보고 싶어졌다.

표지에 쓰여 있는 것처럼 이 작가는 정말 '이야기의 마술사'인가보다. 한편으로 보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 자체를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그가 만든 이야기가 나에게도 즐거움을 주는 것이겠지. 이는 예전 이 사람의 작품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를 봤을 때도 느꼈던 점이다. 다 읽고 나서 남자친구에게도 한번 읽어보라고 건네주었다. 받게 되는 느낌이 나와 비슷할지 아니면 서로 다를지 궁금하기도 했고, 함께 이 작품에 나오는 만남들 혹은 '데이트'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 오랜만에 읽은 기분 좋은 소설이었다.

s*****5 2008.01.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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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데이트...그들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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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알렉산더 매컬 스미스는 최근에 나에게 감동을 전해주는 작가이다. 대표작으로는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시리즈로 유명해지셨다. 하지만 나에게 얼마 전 읽고 가슴이 묘하게 뛰었던 작품이 있었다. 북유럽 신화 속 인물인 꿈의 신 앵거스가 주인공이었던 '꿈꾸는 앵거스' 였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그의 글 속에 살아 숨쉬는 여러 명의 앵거스를 그리워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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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알렉산더 매컬 스미스는 최근에 나에게 감동을 전해주는 작가이다. 대표작으로는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시리즈로 유명해지셨다. 하지만 나에게 얼마 전 읽고 가슴이 묘하게 뛰었던 작품이 있었다. 북유럽 신화 속 인물인 꿈의 신 앵거스가 주인공이었던 '꿈꾸는 앵거스' 였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그의 글 속에 살아 숨쉬는 여러 명의 앵거스를 그리워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바로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이다. 사실 '꿈꾸는 앵거스'가 좋았기에 이번 작품에서 다소 실망을 하게되면 어쩌나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데이트를 주제로 한 9편의 단편들을 읽고는 역시 하는 생각을 했다.

그의 작품 속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나름 독특한 면모들을 지니고 있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친구의 모습을 가지고 있고 또한 나의 별난 모습도 갖고 있다. 그래서 낯설게 느껴지지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우리가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는 본연의 매력으로 읽는 이들로 하여금 책 속으로, 주인공에게로 빠져들게 한다. 9편의 단편들 역시 각기 다른 시대, 환경, 상황 속에서 데이트를 매개로 이어진다. 그러나 결코 하나의 작품으로 연결되는 느낌은 없다. 그만큼 단편들 하나하나가 개성있고 묘한 매력을 지닌다. '원더플 데이트'에서는 상류층 중년들의 작은 일탈이 그려지고 '작고 어여쁜 데이트'에서는 한숨 한번 쉰 후 애처로운 눈빛으로 바라보게 되고, 가장 마지막 장면을 기억하게끔 해주는 '블라아요에서' 는 앤이 안전하지만 더 나아질 게 없는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되어서 숨을 쉴 수 있었다. 앤과 제임스가 떠나는 마지막 그 순간을 기억하자고 약속했던 것처럼 나 역시 그 장면을 기억하고 싶다. '칼와라에서' 는 다른 사람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믿고 사고를 당하게 되는 어리석은 남자로 인하여 짧은 시간 고달펐던 여자의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어리석은 데이트가 이렇게 흘러가지 않을까 싶어 심히 답답했다. '뚱뚱한 데이트' 는 우스운 상황임에도 커다란 소리로 웃을 수 없게 한다. 그저 작은 미소로 그들을 바라보고 싶다. '어머니의 영향력'은 실로 현대판 '마녀'가 나오고 그 세계를 탈출한 십년 늦게 독립한 나이든 소년의 이야기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제목이자 가장 기이한 이야기일 수 있는 '천국의 데이트'가 있다. 어쩌면 작가의 독특한 스타일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다. 기이한 이야기를 결코 기이하다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느껴지지 않게 한다.

그저 그래 그럴 수 있어. 그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고 그렇게 계속 이어질 거야 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어떠한 판단도 감정도 강요하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전해주는 듯한 그의 글이 좋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놀랍고 극적인 일은 드물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삶이 독특하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 말이다.

r*****0 2008.01.26. 신고 공감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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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라는 이름의 느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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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데이트'라는 제목을 접했을 때에는 '이 책은 정말로 달콤한 이야기들로만 가득차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책을 받아서 표지를 본 순간에도 이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고.. 첫 제목을 보고 읽는 순간까지도 내내 그랬다. 나이든 연인들의 조금은 넉넉한 데이트로 읽는 마음까지도 푸근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도 기분좋은 데이트라는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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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데이트'라는 제목을 접했을 때에는 '이 책은 정말로 달콤한 이야기들로만 가득차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책을 받아서 표지를 본 순간에도 이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고.. 첫 제목을 보고 읽는 순간까지도 내내 그랬다.

나이든 연인들의 조금은 넉넉한 데이트로 읽는 마음까지도 푸근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도 기분좋은 데이트라는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러나 뒤로 갈수록 당황스러운 데이트가 이어져서.. 솔직히 읽으면서 제목과는 맞지 않는 내용들로 생각했다. '데이트' 한번으로 공포스러운 상황이 이어지는가 하면.. 뭔가 큰 파도없이 넘어가는 것도 그랬다. 나는 데이트라면 당연히 달콤한 것을 생각했는데.. 사람들의 데이트에는 서로 다른 느낌들이 존재한다는 걸 이때 알게 됐다.

 

그중에 마음에 들었던 것은 처음에 나왔던 나이든 연인들의 데이트였다.

자신들의 형편이 넉넉하다고 해서 남을 깔보는 것도 아니고 적당히 여유를 즐길 줄 아는것도,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 또한 마음에 들었다. 나중에 나도 그런 여유가 있을때 남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데이트는 '칼와라에서'였다. 요즘 같이 자신의 인생을 찾으려는 시대에 가족에 얽매여, 부모님의 생각대로만 사는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의 생각이 있었음에도 추진할 수 없는 것, 또한 자신의 능력을 죽이고 사는 것.. 그건 정말로 싫었다. 내 자신도 추진력이 없어 나를 보는 것 같아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뚱뚱한 데이트'는 읽는 내내 장면이 상상되어서 정말 재미있었다. 한편의 콩트를 보는 것 같았다.

 

작가는 책을 읽을수록 데이트에 대한 여러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해줬는데..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의 틀을 깨는 것 같았다. 이해되지 않으면서도 계속 읽게 되는 것.. 이게 바로 이 작가의 매력(?)인 듯싶다.

나중에 이 작가의 대표작인 '명탐정 에이전시'도 읽어보고 싶다.

y******0 2008.03.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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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데이트] 어떤 만남이 준 특별한 하루
"[천국의 데이트] 어떤 만남이 준 특별한 하루" 내용보기
시리즈 소설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의 저자 알렉산더 맥콜 스미스가 쓴 색다른 단편소설집이다. 여러 나라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데이트’는 유쾌하고 따뜻한 만남에서 다소 섬뜩한 이야기까지 다채롭게 펼쳐진다. ‘뛰어난 이야기꾼’ ‘이야기의 마술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유를 증명하듯 어디에나 있을 법한 우리 이웃 같은 인물들이 겪는 하루를 특별하게 조명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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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소설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의 저자 알렉산더 맥콜 스미스가 쓴 색다른 단편소설집이다. 여러 나라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데이트’는 유쾌하고 따뜻한 만남에서 다소 섬뜩한 이야기까지 다채롭게 펼쳐진다. ‘뛰어난 이야기꾼’ ‘이야기의 마술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유를 증명하듯 어디에나 있을 법한 우리 이웃 같은 인물들이 겪는 하루를 특별하게 조명하고 있다. 스위스, 포르투갈, 오스트레일리아, 이탈리아, 아프리카 남로디지아를 여행하며 온갖 부류의 사람들과 수다를 나눈 기분이다.


원더풀 데이트
취리히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저택에 사는 헤어 블루글리와 마담 데르맛의 어느 화창한 봄날의 데이트. 여느 날이나 다름없는 평범한 코스로 발걸음을 옮기다 커피 향기에 이끌려 새로운 카페에 들어선다. 다양한 젊은이들 속에서 활기를 찾는 두 사람, 그 어느 때보다 즐거운 기분으로 멋진 하루를 보낸다.

 

작고 예쁜 데이트
포르투갈의 호텔에서 매년 휴가를 보내는 남자. 도시의 혼란스러움과 아름다움, 잘생긴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밤 산책을 나선다. 리스본 광장에서 만난 남자가 소개해준 어린 소녀를 데리고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소박한 데이트를 한 뒤 호텔로 돌아오지만 소녀인줄 알았던 아이는 소년이었다.

 

불라와요에서
아프리카 남부 짐바브웨 남서부의 도시 불라와요(Bulawayo). 농장 출신의 어여쁜 앤은 그곳 학교에서 교직을 얻은 잘생긴 남자와 결혼한다. 그러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관계를 맺지 못하는 남편은 부부 생활을 외면하고 질투심을 유발하려던 학생과의 데이트는 과감한 탈출을 감행하는 도화선이 된다.

 

먼 북쪽에서
오스트레일리아 케언즈로 발령받은 여자. 어느 주말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남자와 드라이브를 하기로 하는데 맞는 곳이라곤 없는 사람과 최악의 데이트를 하던 중 악어농장에서 남자가 악어에게 끌려가는 사고를 당한다. 설상가상으로 남자를 밀었다는 혐의를 받는데, 그녀를 구해줄 변호사가 등장한다.


데이트의 병리에 대한 소고

데이트는 원래 구애의식이지만, 데이트를 구애의식으로 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우리는 다른 문화에서 수행되는 구애의식들을 알고 있고, 다른 시대, 다른 종족의 구애의식들을 인정한다. 그러나 데이트에 대해서는 당연하게 여길 뿐, 그것이 얼마나 깊은 의미를 지니는지 깨닫지 못한다. 데이트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
- 「데이트의 병리에 대한 소고」중에서


칼와라에서
오스트레일리아 북서쪽 칼와라의 외딴 농장에는 아버지와 딸 둘이 살고 있다. 어린 나이에 엄마를 여의고 아버지가 지극정성으로 키운 착한 소녀는 그림에 소질이 있어 교사는 대학을 추천하지만 혼자 남을 아버지가 걱정이다. 인근 농장의 아들이 일을 도와주러 오고 자연스럽게 둘은 데이트를 하게 된다.


뚱뚱한 데이트
뚱뚱한 사람들을 위한 소개기관을 통해 데이트를 하게 된 두 사람. 공통취미인 오페라를 관람하고 근처의 유명한 이탈리안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던 중 서로 더 뚱뚱하다는 다툼으로 이어지고 만다. 벌떡 일어난 여자를 따라 일어서려는데 의자 팔걸이에 엉덩이가 끼어버린 남자. 오히려 비난의 화살은 식당 주인에게 향하고 두 사람은 자신들의 푸근함으로 다시 의기투합한다.


어머니의 영향력
시장이었던 남편을 휘어잡았던 어머니는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아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어머니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아들은 친구에게 파티를 열어달라고 부탁하고 그곳에서 매력적인 여성을 만난다. 하지만 데이트를 나누는 영화관으로 어머니가 불쑥 등장하자 독립을 선언한다.


천국의 데이트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교외 주택에 대학에 가기 전까지 머무르며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로 한 엠마. 어느 날 산책길에 늘 가던 버려진 교회 옆에서 아름다운 청년을 만난다. 함께 한 소풍에서 환한 빛 속에 서로 포옹을 한 뒤 임신을 하게 된 엠마는 그가 천사임을 깨닫고 아이를 낳아 천상으로 보낸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이 있고 만남이 이루어지는 데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존재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새삼스럽게 생각해 본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런 기적을 너무 소홀히 여기고 있는 건 아닌지. 데이트 폭력 소식을 들을 때면 방황하는 욕망과 부질없는 집착이 안타깝다. 데이트를 하다보면 매번 비슷한 패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루해지기도 하고 이별로 이어지기도 하는 데이트지만 인간생활에 있어 지극히 중요한 요소임은 분명하다. 만남의 의미를 소중하게 여긴다면 행복한 데이트 시간을 보내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리라. 특별한 하루를 보내는 방법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는 정석만 유념한다면 말이다.

 

 

y*****p 2017.09.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