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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듯 다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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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도 혹~했지만, 앞표지 사진이 참 좋았다. 우리집도 이런 풍경이지~싶은 것이..ㅎㅎ 울 똘망2도 순돌이처럼 집 안에서 키우면 더 좋았을지도..라는 생각도 들고..^ㅎ엄마랑 같은 방에 있는 똘망2를 상상만 해도 피___식 웃음이 먼저 나온다. 목이 쉬도록 소리내어 한글공부하는 엄마와 어제도 하고 아까도 한 걸 왜 또 하냐며 냥냥~거리며 방해공작을 펼칠 똘망2. 급기야 엄마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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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도 혹~했지만, 앞표지 사진이 참 좋았다. 우리집도 이런 풍경이지~싶은 것이..ㅎㅎ 울 똘망2도 순돌이처럼 집 안에서 키우면 더 좋았을지도..라는 생각도 들고..^ㅎ

엄마랑 같은 방에 있는 똘망2를 상상만 해도 피___식 웃음이 먼저 나온다. 목이 쉬도록 소리내어 한글공부하는 엄마와 어제도 하고 아까도 한 걸 왜 또 하냐며 냥냥~거리며 방해공작을 펼칠 똘망2. 급기야 엄마의 책상 위에 올라가 온몸으로 책을 덮어버릴 똘망2에게 버럭~할 울엄마..ㅋ 참 재밌을 텐데.. 엄마는 전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겸방을 허~할 마음은 없어보이신다. 아~쉽.^;;ㅋ

 

 

p.81

연초의 입원 이후 낯가림이 심해진 순돌이. 명절을 맞아 큰집인 우리 집에 친척들이 찾아왔을 때, 베란다에서 오도 가도 못하던 순돌이는 일찍 퇴근한 나를 보고는 구해달라는 듯 울었다. 결국 바에 고양이 화장실까지 갖다 놓고 문을 닫은 채 있어야 했다.

방 안에서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순돌이는 침대 밑에 웅크리고 숨어 있었다. 이렇게 겁 많은 녀석이 버려진 뒤 5개월 가까이 어떻게 길에서 버텼는지, 첫 만남에 적극적인 애정 공세를 펼친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험한 길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애교였나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다.

연휴가 끝나고 우리 가족만 남으니 기분이 좋아졌는지 순돌이는 오전 내내 격한 우다다를 끝내고 곯아떨어졌다. 명절 증후군은 며느리인 엄마나 노처녀인 나만 겪는 줄 알았더니, 고양이도 피해갈 수 없나 보다.

집고양이들은 특히나 손님들이 자주 오가지 않는 집에 사는 고양이에겐.. 흔히 있는 풍경이지 않을까..싶다. 점방냥이인 소심2는 손님들이 오든 말든 자기를 만지든 말든.. 그러거나~ 말거나~ 언제나 딴 세상 고양이 마인드를 갖고 있지만, 그래도 가끔.. 조금 피곤하다 싶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을 때는 자리를 살짝 피한다. 것도 후다닥~ 피하는 것도 아니고, 마치 산책 나가는 고양이마냥.. 사뿐사뿐.^ㅎ

 

 p.87

"어서 들어오시라옹."

두 발로 서서 엄마를 맞이하는 순돌이의 공손한 자세.

ㅎㅎ소심2랑 눈꼽2.. 애기 때가 생각난다. 2층 베란다에 키울 때 집 안에 들어오고 싶어서 저렇게 까치발을 하고서 내내 쳐다보다 조금 용기가 생기거나 간덩이가 살짝 부었을 때는 칸막이를 훌쩍 타넘고 들어왔었는데.. 그때의 그 아이들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p.93

어버이날을 앞두고 엄마께 카네이션 브로치를 선물해드리면서 기념으로 사진 찍자 말씀드리니, 카네이션 색에 맞는 옷을 찾아 입고 자세를 잡아주신다. 엄마 곁에서 참견할 기회를 노리던 돌이도 쓰다듬는 손길에 그윽한 표정을 짓는다.

이따금 카메라를 의식하면 엄마는 조금이라도 더 예쁘게 보이려 나름대로 애쓰시고 사진이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해 하신다. 그런 모습을 보면 여전히 여자로서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을 잃지 않으신 것 같고, 삶에 대한 엄마의 에너지가 느껴져서 어쩐지 안심이 된다.

엄마도 여자니까. 늘 알고는 있지만 가끔은 까먹는다. 그래서 밖에 나갈 때 세수도 안했다며 툴툴거리는 엄마에게 '누가 신경쓴다구?!'라고 아무렇지 않게 내뱉고선 아차~한다. 울엄마는 나보다 더 섬세한 패셔니스타이신데.. 내가 참 무례했군. 내가 너무 했어.ㅡㅡ;;;

 

 p.103

간식 통을 정리하는 엄마 곁에서 간절한 눈빛을 발사하는 순돌이. 처음 만났을 때부터 다 큰 고양이였지만, 덤덤한 우리 가족의 일상에는 순돌이는 언제나 아기 같은 존재다.

두 살쯤 되는 똘망2도, 네 살이 넘어가는 고양이인 척하는 호랑이 소심2도.. 쓰다듬는 내 손길에 "냐~옹", '갸르릉 갸르릉'거릴 때면 영락없이 아가다. 다 큰 우리 아가냥.^ㅎ

 

 p.109

순돌이 어디 있니? 오늘따라 새벽 알람이 울리지 않아 찾아보니, 이불 사이로 살며시 보이는 앞발 하나. 자칫하면 모르고 지나칠 뻔 했다. 이불 속에 쏙 들어가 있던 순돌이는 내가 깨기 전에 다시 잠이 들었다.

ㅎㅎㅎ 비록.. 워너비 이불 속은 아니지만, 가끔 전~혀 상상도 못할 박스나 노란 풀 사이에 살짝 삐죽나온 소심2의 꼬랑지나 발을 볼 때면 급~ 행복감이 밀려온다.

 

 p.137

"그건 좀 아니다옹. 이케 이케 해야 한다옹."

성당 노인대학 숙제로 색칠공부 중인 엄마에게 달려들어 참견하는 순돌이. 앞발로 색연필을 꼭 움켜쥐더지 제가 해보겠다며 실랑이다. 엄마가 하는 일이라면 뭐든 끼어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걸까. 엄마가 책을 읽고 계시면 책장을 앞발로 툭툭 건드리거나 가름끈을 물어뜯으며 관심을 제게 돌리려고 애쓴다.

가끔 자기를 안고 있을 때, 자기는 쿨쿨 자고 있었으면서 내가 책을 보거나 소리 없이 게임을 하면 급 눈을 부릅뜨고 앞발로 방해하는 소심2가 바로 연상되는 사진이다. 세상 모든 고양이들은 참견이 취미고 특기인 듯!ㅎㅎ

 

p.151

입맛이 제법 까다로운 순돌이가 즐겨 먹는 간식이 있는데, 언제부터인가 가족들이 식사하거나 무언가를 먹을 때면 제 것도 챙겨 달라 울곤 한다. 그때마다 엄마는 순돌이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을 꺼내 주신다. 그게 다른 간식에 비해 값도 비싸고 양도 적다는 걸 알자, 엄마는 "이 비싼 걸 이렇게 자주 먹으려고 하냐?"라고 순돌이를 타박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을 보면 기뻐하신다.

순돌이가 아팠을 때도 병원비가 무어 그리 많이 나왔느냐고, 돈 덩어리라며 타박하다가도, 같이 사니 어쩔 수 없다고, 그러니 아프지 말라고 말을 건네셨다. 늘 무심한 듯 말씀하지만, 순돌이를 생각하는 마음만은 한없이 다정하다는 것을 잘 안다.

집에 생활비를 일절 보태지 않지만 고양이와 관련된 비용에 대해서는 무한 마이너스 지갑인 나. 병원에서 기생충 몇 일치만 타와도 몇만 원이 그냥 나가니.. 엄마는 딸래미 주머니가 얇아짐이 안타까워 "저, 저, 돈 덩어리들!"이라고 하시지만, 역시나 냐옹들이 아프면 제일 먼저 연락을 하신다. 병원 데리고 가봐야하는 거 아니냐고~^;;ㅎㅎ

 

꼭 같은 식탁 위에서 밥을 먹고 같은 이불을 덮고 부대끼며 살아야만 가족인 건 아니다. 꼭 핏줄이 같아야만 가족인 것도 아니다. 순돌이와 할머니처럼.. 우리 엄마와 똘망2 그리고 아롱다롱, 울언니와 소심2 & 복덩이처럼.. 서로를 향한 눈빛만 보아도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들의 행복을 위해 무엇이 해주고 싶은지가 떠오르면.. 그것이 사랑이고 그런 사랑이 있는 집을 가족이라 칭할 수 있지 않을까..^ㅎ

 

YES마니아 : 로얄 j*******7 2019.11.27.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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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듯 다정한』_ 엄마와 고양이가 함께한 시간
"『무심한 듯 다정한』_ 엄마와 고양이가 함께한 시간" 내용보기
위의 도서 『무심한 듯 다정한』 의 표지를 보자마자 "이처럼 포근함을 잘 표현한 표지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엄마와 고양이가 함께한 시간'이라는 부제는 그 포근함을 더해준다.고양이 순돌이와 작가의 어머니의 사진과작가 정서윤 님의 다정한 고백들을 도란도란 읽다보면슬며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아쉬운 마음에 찡한 감정이 들었다가정겨운 일상의 모습에 포근함을 느
"『무심한 듯 다정한』_ 엄마와 고양이가 함께한 시간" 내용보기



위의 도서 『무심한 듯 다정한 의 표지를 보자마자 

"이처럼 포근함을 잘 표현한 표지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와 고양이가 함께한 시간'

이라는 부제는 그 포근함을 더해준다.


고양이 순돌이와 작가의 어머니의 사진과

작가 정서윤 님의 다정한 고백들을 도란도란 읽다보면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

아쉬운 마음에 찡한 감정이 들었다가

정겨운 일상의 모습에 포근함을 느꼈다.


지금처럼 차가운 겨울 

따쓰한 이불 속에서 말랑말랑한 마음으로 

위의 도서를 마주한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p.s. 작가 정서윤 instagram ID : fly_y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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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돌이를 찍기 전에는 엄마의 모습을 

애써 찍어야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순돌이와의 예정된 이별에 대해서는 늘 생각하면서, 

정작 나이 든 엄마와의 이별에 대해서는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철없는 나는 엄마가 

영원히 내곁에 있을 거라고 

믿고 싶었던 것 같다. 



결국 순돌이를 담는 사진 작업 덕분에 

엄마와의 남은 시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진 속 백발의 엄마는 여전히 고왔고, 

카메라 앞에 서면 미처 깨닫지 못한 

여자의 모습으로 돌아가 예쁘게 찍히고 싶어 하셨다. 


삶에 대한 열정을 간직한 엄마의 모습을 

더 늦기 전에 기록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순돌이도 엄마도 

세상과 먼저 작별하게 될 대상이기에, 

언젠가 찾아올 이별생각하면 한없이 애틋해진다. 


하지만 일상의 작은 추억들이 모이고 모여 

상실감을 이겨낼 힘이 되리라 믿는다. 


지금처럼 무심한 듯 다정하게, 

엄마랑 연애하듯 소소한 추억을 만들고 

기록하며 남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이 모든 일은 순돌이가 가족이 되면서 찾아온 

선물 같은 깨달음 덕분에 시작될 수 있 었다. 


무엇보다, 어떤 순간에도 

엄마를 웃게 만드는 순돌이가

그 누구도 아닌 우리 가족에게 

찾아와준 것이 고맙고 또 고맙다.



2016 년 4 월 정서윤




     p 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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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돌이가 오기 전에 밍키와 8년을 함께 살았다.


그때는 토끼의 습성도 모르면서 

"희귀한 롭이어 종"이란 설명과 

귀여운 모습에 반해 무턱대고 데려왔다. 


하지만 열악한 분양농장에서 자란 밍키는 

우리 집에 오자마자 많이 아팠고, 

나는 허둥지둥하기만 했다.



처음에는 밍키가 귀엽고 예뻐서 곁에 두고 싶었을 뿐,

반려동물을 데려온다는 게 

한 생명을 책임지는 일이란 걸 실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함께 살아보고서야 깨달았다.

토끼도 사랑과 보살핌이 필요한 여린 생명이고,

사람처럼 고통을 느낄 줄도 알며 

행복해지고 싶어 한다는 걸.


밍키는 2013년 여름부터 시름시름 아프다가,

더운 여름이 다 지났을 무렵 

내 품에 안겨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밍키에 대한 서툰 사랑의 기억이 있기에,

순돌이에게 좀 더 좋은 가족이 되고자 

노력하게 됐는지도 모른다.





이제 밍키는 곁에 없지만 집 곳곳에 

토끼가 가족이었던 흔적이 있다.


밍키의 사진, 직접 사거나 친구들이 

선물해준 토끼 인형, 토끼 얼굴 선인장까지…

모두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가끔 순돌이가 토끼 인형을 갖고 놀면서 

물거나 넘어뜨리면 괜히 마음이 쓰인다.


다른 건 몰라도 토끼 인형만은 예뻐했으면 좋겠다.


예민하고 새침한 누나 밍키와 

붙임성 있고 넉살 좋은 남동생 순돌이가 

서로 그루밍해주며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러니 순돌아, 토끼랑은 무조건 사이좋게 지내렴.




     p 009

        서툰 사랑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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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돌이가 온 첫해 여름 방묘창 공사를 했다. 


방충망에 고양이가 매달리면 

추락사고가 날 수 있다는 

고양이 커뮤니티의 글을 읽고 나서였다. 


작은 창에는 다이소에서 산 철망을 붙이고, 

큰 창에는 아빠가 철물점에서 사 온 

초록색 철망으로 직접 방표창을 만들어 달았다.



공사를 하면서 

'미관상 좋지도 않은 걸 꼭 달아야 될까?'

라는 생각을 잠깐 했다. 


순돌이는 별 말썽을 부리지 않는 편이어서 더욱 그랬다. 

하지만 웬걸, 

창 너머로 새가 가까이 날아오니 그걸 잡겠다고 

방충망으로 몸을 던지는 게 아닌가. 


그 일을 겪고 나서 고양이 커뮤니티에서 본 글이 

괜한 당부가 아니구나 실감했다.



고양이가 창밖을 구경하는 심리는 

사람이 텔레비전 생방송을 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바깥 구경을 하는 순돌이에게 말을 걸면

“이것만 보고요." 

하는 자세로 꼼짝하지 않는다. 


이 장면이 지나가 버리면 다시 볼 수 없으니까.




     p 015

        지금은 생방송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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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가족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는 심리 테스트를 재미로 해본 적이 있다.


예상대로 순돌이는 내가 아닌 엄마를 

제 엄마처럼 생각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긴, 그건 굳이 실험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순돌이는 늘 엄마 곁에 있을 때 

가장 편한 모습으로 잠드니까.



어릴 때 잠들었다가 나쁜 꿈을 꾸면

엄마 곁에 달려가 누웠다.


그러면 아무것도 무서운 게 없었다.


나이 먹은 지금도 마음이 힘들 때 

엄마 곁에 누우면 편안해진다.


내게도 순돌이에게도 엄마는 엄마다.




     p 031

        모두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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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돌이는 머리끈을 격하게 갖고 놀다가 

꼭 가구 밑 틈새로 밀어 넣고 만다.


이런 때를 대비해 제법 많이 사뒀지만,

십여 개나 되는 머리끈이 다 사라지면 

아빠가 만들어준 전용 막대로 

옷장 밑 발굴 작업이 시작된다.


그때마다 엄마 곁에 꼭 붙어서 납작 엎드리고 

'언제쯤 나오나'하고 

유심히 살피는 뒷모습이 귀엽다.




     p 037

        발굴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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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순돌이를 따라다니면 집 안에서

가장 따뜻한 장소를 찾을 수 있다.


엄마는 따뜻한 곳만 잘도 골라 눕는

술돌이가 몹시 똑똑하다며 감탄하다가,

곁에 누워 토닥여주며

'등 지지기 모드'에 돌입하셨다.


이불도 없는 딱딱한 바닥이 불편해 보이지만

순돌이랑 함께라면 마냥 좋으신가 보다.




     p 049

        등지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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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을 앞두고 엄마께 카네이션 브로치를 

선물해드리면서 기념으로 사진 찍자 말씀드리니, 

카네이션 색에 맞는 옷을 찾아 입고 자세를 잡아주신다. 


엄마 곁에서 참견할 기회를 노리던 순돌이도 

다듬어주는 손길에 그윽한 표정을 짓는다.



이따금 카메라를 의식하면 엄마는 

조금이라도 더 예쁘게 보이려 나름대로 애쓰시고 

사진이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해 하신다. 


그런 모습을 보면 여전히 여자로서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을 잃지 않으신 것 같고, 

삶에 대한 엄마의 에너지가 느껴져서  

어쩐지 안심이 된다.




     p 093

        엄마도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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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긴 시간 외출했다.


현관에 들어서니 반가운 순돌이가

배를 보이며 뒹굴뒹굴 애교를 선보인다.


감시하듯 내내 따라다니며

온갖 참견 다 하더니,

격한 우다다와 공놀이를 끌내고

피곤한 듯 집에 들어가 누웠다.


졸음이 그렁그렁 고인 눈은 또 얼마나 귀여운지.


이런 생명체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니

문득 감개무량하다.




     p 095

        감개무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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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 빗는 거 싫다고 빗질 중인 

엄마 손을 살짝 물어버린 순돌이. 


래 오래 안겨 있는 건 싫어하지만, 

어버이날 큰 불효를 저지른 잘못을 만회하려는지 

어쩔 수 없이 참는 눈치다. 


둥개둥개 안아주며 좋아하는 엄마와 달리 

순돌이 표정은 영 떨떠름한 게 이 사진의 감상 포인트.



늘 엄마에게 웃음을 주는 순돌이에게 비하면 

나야말로 큰 불효자다. 


또래 친구들은 벌써 학부형이 됐건만, 

엄마의 간절한 기도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혼이니 말이다. 


얼마전에는 몸이 많이 아파서 

휴직까지 하면서 걱정을 끼쳤으니, 


나에 비하면 순돌이의

불효는 귀여운 수준이구나.




     p 097

        큰 불효, 작은 불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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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 통을 정리하는 엄마 곁에서

간절한 눈빛을 발사하는 순돌이.


처음 만났을 때부터 다 큰 고양이였지만,

덤덤한 우리 가족의 일상에 

순돌이는 언제나 아기 같은 존재다.




     p 103

        얼른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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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길고양이가 예쁜 아기고양이들을 데리고 나타났다.


엄마도 순돌이도, 

길고양이 어미가 살뜰하게 키워낸 

아기들에게 마음을 빼앗겨 구경에 여념이 없다.


자식을 살뜰히 챙기고,

햇볕의 따스함을 온몸으로 느끼고 장난치며

즐거워하는 길고양이들.


길 위의 생명도 잘 살고 싶은 바람은

사람과 조금도 다르지 않을 텐데,

녀석들의 최소한의 존엄이라도

누리고 사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p 105

        응원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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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마무리하는 엄마와 순돌이의 대화. 


잘 놀았느냐, 밥은 먹었느냐, 

질문은 대동소이하지만 

엄마는 그 시간을 은근히 즐기신다.


엄마를 그윽하게 보는 순돌이도 

"어디 갔다 이제 오셨나옹” 묻는 것 같다. 


그런데 화기애애한 눈빛 교환과 달리 

엄마가 하는 말은 

“순돌이, 새벽에 울지 좀 마~” 

이런 내용일 때가 많다.



순돌이 이마에 작은 상처가 생겨 

병원에 다녀왔던 날에 

“순돌아. 아프지 말고 할머니랑 오래오래 살자!" 하셨다. 


여기까진 참 뭉클하고 애틋했는데, 이어진 한마디. 

“순돌아, 아프지 마라 돈 든다.”

그래도 제일 먼저 상처를 발견하고 

얼른 병원에 가자며 재촉한 건 엄마였다.



엄마가 순돌이를 대하는 다정한 모습을 보면 

어린 나를 대하던 엄가 떠오르고, 

나도 저렇게 사랑받으며 컸구나 싶다. 


그런데 저리 그윽한 엄마 눈빛을 

받아본 게 언제였던가,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이 없다.




     p 113

        사랑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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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예전 같지 않은 게 가장 서글프다는 엄마는 

언제부터인가 외출에서 돌아오면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긴 낮잠을 주무신다.


고단한 얼굴로 잠든 엄마가 어디 편찮으신가 싶어

순돌이도 걱정되는지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



나이를 먹으면서 부쩍 감정 기복이 심해져

작은 일에도 좌절하거나 토라지는 엄마를 보면,

좀 더 다정하게 대해드려야지 마음먹는다.


하지만 아이 같은 엄마는 아직 낯설다.


그 모습이 마음으로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늘 엄마를 가르치려 들고 잔소리하게 된다.


엄마에게 받은 사랑을 흉내 내기엔

나는 아직 한참 멀었다.




     p 153

        나이를 먹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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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엄마와,

제 몸 크기에 딱 맞는 창문틀에 앉아

새 구경에 여념이 없는 순돌이.


아침마다 부엌에서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지만,

언젠가 볼 수 없을 날을 생각하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모습이기도 하다.




     p 155

        익숙해서 더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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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순돌이.



'길'의 뉘앙스를 감안하고 발음해보건대 

고양이 순돌이보다는 부를 때 

씬 리드미컬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게 참 묘하다. 


'길'과 '순'이라니. 


'길'은 원래 '역순'과 길한 말이 아닌가. 


어쨌거나 길고양이 순돌이가 지급 집에 있다. 


순하게 집고양이가 되어 우리들 집에 있다. 


우리랑 같이 자고 우리랑 같이 먹고 

우리랑 같이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사진 속 백발의 엄마가 늙어감에도 

여전히 고운 것처럼 사진 속 순돌이도 

연륜을 더해갈수록 여전히 귀엽다. 


곱다 와 귀엽다의 조합, 

그 둘이 진정 만날 때의 귀함.


그렇게 나이 들어갈 때 

가장 완벽할 것이라는 기대는 나의 숭고함일까. 


순돌이는 사진 속 정물이나 풍경처럼 

그대로 있어주는 고양이가 아니다. 


사진 속 정불이나 풍경처럼 

사진으로 남기 위해 존재하는 고양이가 아니다. 


고양이 순돌이를 가만 보고 있노라면 

좋아서 웃음이 나다가도 

삐쭉떼쭉 눈물이 솟는 순간을 

계속 맞닥뜨리게 되고, 

식구라는 입가족이라는 품과 

그 떼려야 뗄 수 없는 정을 다시금 새기게 한다. 


순돌이는 특별한 고양이가 아니다. 


그래서 더 특별한 고양이다.




- 김민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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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Cats
Snowcat 저
무심한 듯 다정한
정서윤 저
고양이 그림일기
이새벽 저
예스24 | 애드온2

b*******s 2017.11.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