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 다른 작품
거꾸로 선 탑의 살인 죽음의 샘
# 읽고 나서. 일본 작가의 소설인데 배경은 18세기 영국이다. 심지어 영국에 사는 일본인도 아니고, 영국인들. 영국에 살다 오셨나 슬쩍 봤는데, 태어난 곳은 서울? 일본어로 작품을 계속 내신거 보니 따로 영국으로 이민을 가셨던 것도 아닌거 같은데, 이 배경을 선택한게 참으로 신기하다. (어렵지 않나..하는..괜한걱정 ㅋ)
기증받지 못하면 해부학 실습을 위한 시체가 없어 수업을 할 수 없는 18세기 영국. 종교적 이유로 해부학 자체에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던 시기라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도굴꾼들로 부터 시체를 몰래 사야만 했다. 하지만 그렇게 어렵게 얻은 시체를 막 해부하려던 차에 익명의 신고를 받고 달려온 치안대의 방문을 받는다. 비밀 장소에 잘 숨기고 그들을 맞은 후 다시 해부하려던 차, 숨겨놨던 장소에서 의외의 시체 한구를 더 발견하고, 도굴꾼들에게 산 두 시체중 한 구의 시체가 그들이 설명해줬던 시체와 다르다는데 놀란다. 이 시체들의 정체는?!
"이 시신은 위범행위로 구한 것 아닌가요?" "우리 해부학자에게 충분한 연구 재료를 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지." 이 화제가 나오면 대니얼은 상대를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달려들지 않고는 버티지 못한다. 울분이 쌓이고 쌓인 탓이다.
필요하다 인정하지만 시체를 다루는 사람들이라 두렵기도 했을테고, 영광스럽게 여겨지지 않았던 직업이었을 거다. 지금이야 CSI 같은 TV 프로그램 덕에 그나마 인식이 나아졌지만(아마도?) 여전히 빛을 보는 직업인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역시 소명의식을 가지고 열심히인 사람들이 있었고, 이 소설 속에서는 그 소명의식이 너무나 투철해서 일이 벌어진다.
제목 Dilated to meet you (Glad to meet you 대신)과 어처구니 없는 해부송에서 보이는 유머코드. 해부학교실의 제자들의 돈독한 관계. 해부학에 관련해서는 오타쿠 스러운 스승. 유쾌하고 가벼워 보이는데 실제로 그들이 하는 일은 가볍지만은 않다. 중간 중간 쉬지 않고 당시 해부학자들의 고충, 정치인 혹은 부자나 귀족들의 만행을 고발하고, 당시 재판시스템에 대해서도 비튼다. 처음부터 굉장히 곧은 인물로 그려진 장님 치안판사도 크게 영광을 받지 못한다. 그들이 그리 존경하던 스승도 물론. 악인을 위한 살인이라도 엄연한 살인인데 반이상은 영웅처럼 그려진것은 좀 거슬렸지만, 전체적인 상황이 이리 저리 뒤틀려서 결국 옳고 그름의 흑과 백이 정확히 나눠지지 않은 것 같은 설정이란 느낌을 받았고, 그부분은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페이스가 좀 느려서 단숨에 읽는 소설은 아니었는데, <사형 집행인의 딸> 시리즈나, 캐드펠 시리즈, <장미의 이름> 같은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ㅎㅎㅎ
+ 창문세 : 영국에서 1696년부터 1851년 사이 창문 개수에 따라 부과했던 세금 이런게 있었다고 함.?! 헐!
** 그 외 밑줄첬던 내용 "즉 선생님은 저와 나이절의 재능을 사랑하는 것이고, 재능을 잃으면 살아 있다 해도 가치 없는 사람이 되는 거라 생각하시는 거군요." "그리 몰아세우지 마라. 솔직하게 대답한다면 그렇다고 할 수 있겠지만."
"저는 무신론을 받아들일 정도로 강하지 않습니다. 신의 존재를 부정하면 삶의 기반을 잃을 테니까요. 하지만 신과 교회는 달라요. 반면 네이선은 신과 교회를 동일시했고요.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죽어서 내 피부가 책이 되면 좋겠다. 심홍색으로 물들여 금박으로 장식하면 아름답겠지. 아름다운 것은 더러움에서 탄생한다. 관 속 육신의 피부가 조금 모자란다 해도 하느님은 용서하시리라.
가진 거라곤 옷 한 장뿐인 제 모습을, 한때 투옥되었던 사실을, 그리고 도와달라고 매달리는 것을 부끄러워할 여유는 이미 없었다. 허세 따위는 집어던졌다.
"불행과 마찬가지로 행복 역시 사람을 자살로 내몰지. 아니, 행복한 사람이 자살하는 경우가 더 많아. 어째서일까? 막연한 행복에 적응하는 데 지쳤기 때문이야. 가혹한 불행이 그나마 견디기 쉬워."
하지만 정의를 돈으로 사고파는 나쁜 풍습은 더욱 성행했다. 배심원들은 돈에 간단히 매수된다. 검사와 판사도 대부분 돈으로 움직인다. 변호사 역시 교활한 수단을 써서 유죄를 무죄로 탈바꿈시킨다.
어째서 오른손이 숨긴 비밀을 왼손으로 폭로했나?
+ 부록으로까지 등장한 ... 해부송 A는 Artery(동맥), 왁스를 채우자 B는 Beldam(추한 노파), 해부하기 지겨워 C는 Cartilage(연골), 말랑해도 질기지 D는 Diaphragm(횡경막), 이따금 떨려
E는 Embryo(태아), 유리병 안에 잠들어 F는 Fracture(골절), 물푸레나무로 부목을 G는 Gaieties(난리법석), 신나게 마시자 H는 Head-ache(두통), 선생님, 과음했어요
I는 Ileus(장폐색), 우리에게 맡겨 J는 Juice-head(알코올 중독), 술독에 빠져 꼴까닥 K는 Kidney stone(신장결석), 쓸모없는 돌덩이 L는 Liver(간장), 거위 하면 푸아그라
M은 Muscle(근육), 차갑게 굳네 N은 Nerve(신경), 뒤죽박죽 실타래 O는 Opium(아편), 바보가 손대지 P는 Pistoll(피스톨), 잠이 싹 달아나는 한 방
Q는 Quacks(돌팔이 의사들), 줄줄이 죽이네 R은 Rag-and-bone(넝마주이), 뼈도 삽니다 S는 Scalpel(외과용 메스), 찔러 죽이기 안성맞춤 T는 Tourniquet(지혈대), 목 졸라 죽이기 안성맞춤
U는 Ulcer(궤양), 십계도 못이겨 V는 Victory(승리), 버턴스가 해냈네 W는 Wooden spoon(꼴찌), 숟가락이나 빨아 X는 X(정체불명), 이게 뭐람?
Y는 You all(여러분 모두에게), 사랑을 바치노라 Z는 Zanies(어릿광대들), 이제 그만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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