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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의 그림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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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자 감상평 :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섬뜩한 묘사, 거기에 지지 않는 짜임새있는 스토리] [이 부분은 꼭!  : 은근히 유키노를 대하는 행동이 변하기 시작하는 아오이] [이건 좀 아닌데: 능력없는 히어로가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주는건 식상하지 않아?] '사상 최강의 츤데레가 온다!' 니 어쩌니 하는, 작품의 품격을 손상시키는 가벼운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등장했던 단장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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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자 감상평 :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섬뜩한 묘사, 거기에 지지 않는 짜임새있는 스토리]
 [이 부분은 꼭!  : 은근히 유키노를 대하는 행동이 변하기 시작하는 아오이]
 [이건 좀 아닌데: 능력없는 히어로가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주는건 식상하지 않아?]

 '사상 최강의 츤데레가 온다!' 니 어쩌니 하는, 작품의 품격을 손상시키는 가벼운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등장했던 단장의 그림 시리즈도 이걸로 정발 3권째를 맞이했습니다. 의외로 재미있다?! 는 초기의 감상에서, 최근에는 즐겁게 읽었다는 평이 더욱 많아지고 있는듯한 느낌이 드네요.

 1. 잔혹한 동화의 재구성

 어릴 때부터 들어오던 동화가 실은 무서운 이야기였다, 라는 재해석을 담은 내용이 등장하는 것이 실은 그다지 신선한 일은 아닙니다. 90년대 후반을 전후로 하여 주로 유럽을 무대로 하는 동화들의 실제 모습을 전하는 책은 여러 권 출시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전래동화를 재해석한 공포영화 장화홍련이 제작되어지기도 했습니다. 

 단장의 그림 또한 기본적으로 꿈과 희망의 상징이어야 할 '동화'를 공포스러운 모습으로 현실에 재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포인트를 갖고 있습니다. 공포와 흥미의 선을 적절히 타 넘으며 독자를 자극한다는 개념을 갖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이지요. 그러나 단장의 그림이라는 작품이 뛰어난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이야기'로서 재구성되어있는 완성도가 높다는 점입니다.

 배경과 설정이 제각각인 많은 동화들을 다양하게 집약할 수 있는 하나의 세계를 완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동화라는 소재가 갖는 매력적인 울림 때문에, 우리는 여러 영화나 드라마의 에피소드 중 동화를 연상시키는 갈등 구조를 갖는 스토리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것에는 사람들이 완전히 창조된 이야기에 감동하면서도,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 내용을 연상케 하는 스토리에 끌린다는 공통점이 작용할 것입니다. 수년 후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전작의 주인공들이 조력자로서 출연한다거나 하는 것이 같은 맥락입니다.
 
 반면에, 동화란 것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이니만큼 연결이나 대응이 매끄럽지 못하면, 완전히 창조된 이야기에 비해서 쓴소리를 들을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미얄의 추천 2권에 대해, '꼭 흥부와 놀부일 필요가 있는가?' 라는 아쉬운 감상을 자주 접할 수 있던 것도 이러한 연결을 위한 억지에서 기인할 것입니다. 단장의 그림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이유는 바로 이 부분, 즉 작품의 메인 스토리라인과 '동화'라는 소재의 연결이 너무도 자연스럽고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있다는 것입니다. 

 3권의 경우, 준비되어 있는 이야기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치밀한 캐릭터의 과거 이야기가 맞물려 전편에 비해 더욱 짜임새있는 구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소 우발적인,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 위한 우연의 냄새를 약간이나마 맡아야 했던 1,2권의 에피소드들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스토리는 간간히 등장하는 인어공주의 이야기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독자의 흥미를 돋구어 주고 있습니다. 

 2. 소년, 그리고 싸우는 소녀의 이야기

 NT측에서 사용한 선전 문구에는 조소를 감출 수 없었지만, 단장의 그림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가 뜨겁고도 차가운 소녀 유키노와 평범함을 취미로 하는 소년 아오이의 이야기에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사실 유키노라는 캐릭터를 '츤데레'라고 분류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기는 합니다만, 현재 우리나라에 퍼져있는 이 단어는 워낙에 왜곡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굳이 따지고 드는 것 자체가 피곤한 상황일 듯 합니다.

 1권이 단장을 자각하고 싸우는 기사들의 세계에 뛰어들게 된 아오이를 이야기했고, 2권에서는 고독히 싸우는 유키노의 모습이 클로즈업 되었습니다. 이제야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되는 메인 스토리 라인과 더불어, 두 사람의 관계 또한 과거의 이야기에서 현재의 이야기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품의 초반인만큼 '이쪽 세계'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아오이의 시선으로 서술되는 부분이 많았던 1권의 경우, 유키노에 대한 그의 솔직한 첫인상(아름다움과 두려움이 동시에 존재하는)이 잘 드러나 있었습니다. 한없이 차갑기만 했던 유키노의 태도 역시, 2권의 에피소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의 아오이의 모습을 보고 약간은 변화하게 되었지요.

 아직은 '주인공 커플'이라는 명칭을 붙여주기도 어색한 두 사람 입니다만, 차츰 유키노를 동료로서 이해하고 평범한 여자아이로서 칭찬할 수 있게된 아오이의 모습은 훈훈함을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합니다. 또 한없이 차가운 눈의 여왕 유키노가 그런 칭찬에 살짝 붉어지는 모습을 보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재미겠지요. 연애 감정을 논하기 전에 이미 '커플'로서 등장이 결정된 등장인물들이 판치는 요즈음, 이렇게 제로에서부터 시작해나가는 두 사람을 지켜볼 수 있는 이야기는 분명 매력을 갖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3. 여러가지 의미를 갖는 조연 캐릭터의 활약

 각 에피소드마다 다른 동화를 다루어야 하는 작품의 구조상, 매 이야기마다 각각 다른 조연이 등장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거기에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두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주연급 조연, 즉 카가리야 + 사츠키 + 유미코에 대한 비중 조절입니다.

 세 캐릭터는 설정 설명과 이야기 진행을 위한 보조 화자격 인물로서(카가리야),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를 피할 수 있는 설정적 존재로서(사츠키), 많은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자원적 캐릭터로서(유미코) 제각각 작품에 없어서는 안될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보통 이렇게 설정상 꼭 필요한 캐릭터의 경우, 하나의 캐릭터성을 갖는다기보다 작가가 이야기를 쉽게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단장의 그림 3권에서는, 그러한 인물들의 중심부에 위치한 카가리 마사타카의 이야기를 끌어내어 또다른 속성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카가리야라고 하는 주연급 조연 캐릭터의 과거 이야기와 함께 읽어내려가는 메인 스토리 라인은, 갑작스럽게 등장한 1회용 캐릭터의 에피소드에 비해 훨씬 더 독자의 흥미를 자극할만한 요소가 됩니다. 별로 신경쓰지 않았던 그의 평소 행동과 언행에서 의미를 찾게 되고, 거기서 이번 에피소드와의 연결될만한 부분을 발견하는 것 역시 독자 입장에서 즐겨볼만한 또 하나의 재미 중 하나입니다. 그의 과거의 비밀과 함께 등장한 치에라는 신 캐릭터의 비중 또한, 이러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기에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 될 것입니다.

 단지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동화의 형태로 나타나는 포화의 본질에 접근해나가는 치밀한 퍼즐에 비해, 신 캐릭터가 등장하기만 하면 거의 대부분 의심할 여지없이 포화의 중심에 놓이게 된다는 부분입니다. 이는 마치 김전일이나 코난이 가는 곳마다 사건이 일어나는 것과 비슷한 어색함으로,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에서 조금 더 의심할 수 있는 포화의 범위를 늘릴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면 자칫 식상함으로 발전할지도 모른다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떤 방법으로 해소해 낼 수 있을지, 다음 이야기의 전개 방식을 기대해봐야 하는 부분이 될 수 있을듯 합니다.
s******a 2008.02.16.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