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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에 웬만큼 밝은 분들도, 남북조 시대, 그리고 그 중 남조를 구성하는 송제양진의 4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들 황조의 역사에 대해서는 일차로 정사인 송사, 남제사 등이 있겠지만, 우리 조상님들은 이보다 더 쉬우면서도 품격
가득한 텍스트를 골라 읽었습니다. 바로 사마광의 <자치통감>입니다. 자치통감은 사마광 자신의 시대를 기준으로, 그
앞까지 이어진 모든 황조의 역사를 다 포괄하는 통감체 역사 기술의 대표작이자, 세계 역사학에서 뚜렷한 이정표로 평가되는 거대
역작입니다. 보통 <삼국연의>를 읽고 나서 정사의 컨텐츠에 목말라하는 분들은, 이 <자치통감>의 삼국시대
편을 읽고 내용을 정리하기도 합니다.
송 제국은 오대 십국의 오랜 혼란(당 말부터 기준을 잡아야겠지요)을 정리하고
중원을 통일한, 중국 민중으로서 반가운 체제였습니다. 당말부터의 혼란이 이민족 침략과 군벌 난립의 모순에서 비롯했으니만치, 송
제국은 중화 민족 중심, 유교적 통치 이념 확립이라는 기초를 다져야만 했고, 이는 송 제국이 역대 어느 왕조보다 폐쇄적, 국수적,
민족주의적 색채를 띠는 데에 일조했습니다. 사마광 역시 마찬가지로, 종래 중화 민족이 소중한 유산으로 간직하던 일체의 이념적,
문화적 가치를, 정제된 체계 안에 집성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그는 사실 딱히 "역사책"을 저술한다는 기분보다, "(통)치"의
"(자)료"로 삼을 거대한 교훈을 한 체계에 모은다는 기조였습니다. 이 책은 그래서, 한 자 한 자에 교훈과 엄정한 평가를 담은
도덕적 문명 비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송(그가 소속한 제국과 이름이 같으나, 창업자의 성과 시대가 다른
유송입니다)나라의 역사는, 그래서 특히 주목할 가치가 있습니다. 중원에서 밀려 호시탐탐 본토 수복을 노렸으나 결국 좌절한 동진이
망하고, 어느 정도는 냉혹한 현실을 받아들이며 지방 정권으로서의 성격이 보다 짙어진(황제의 권위도 따라서 떨어졌습니다) 최초의
황조. 이 나라의 창업자인 무장 유유는 대단한 전공과 실력을 보유한 인물이었으나, 그보다 더 긴 내력과 좋은 평판을 지닌 귀족
세력에 밀려, 제대로 된 위엄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그 후계자들 역시, 애초에 자질이 부족했던 황자, 자질도 없고 윤리적 태도나
마음가짐 역시 형편 없는 자들이 많았습니다. 북위로부터의 끊임 없는 위협이 있었던 데다 시스템도 불비하고 군주의 기량마저
부족하니, 이 왕조가 오래갈 리 없었습니다. 사마광은 철저히, 반성적이고 비판적인 태도로 이 시대를 통찰합니다. 어느 장에서나
그가 강조하는 것은, 냉철한 현실 직시와 윤리적 청렴성에의 경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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