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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는 어렵다.
상대방은 얼굴 가득 꺼져줄래의 포스를 풍기면서 어.. 고마워 한마디 한다. 위로를 한답시고, 주절 주절 충고를 늘어놓자니 상대방은 얼굴 가득 어쩌라고의 포스를 풍기면서 어.. 근데 좀 가라 한마디 한다.
뭐 기타등등.
굳이 예를 들지 않더라도 다들 겪어본 일이기 때문에 잘 알거다.
그리고 이 책은. 위로에 관한 꽤 훌륭한 이야기이다. 해결책 같은 것은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았는데,
그러니까.. 고민이 생기면, 보통은 해결책을 찾아보게 되잖아. 무슨말을 들어도 가슴 답답한 거 아니까. 나도 겪어봤으니까. 어떤 말을 들어도, 어떤 말을 위로로 건내 주어도 성이 안차는 걸꺼야.
터무니없는 전망도, 해결책도 아닌. 수다스럽게, 조심스럽게 들려주는 이야기. 고마워요. 참 재밌었어. 힘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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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아나 야다몽'이란 전작을 통해 접한 작가분의 스타일에 상당히 혹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해질 타이밍에 이 작품을 만났다. 그리고 역시..... 하고 납득해 버렸다. 이 작가분은 확실히 나와 코드가 맞는 분이란 느낌. 더군다는 그것이 뒤틀리거나 꼬인 어두운 부분이 아닌 조금은 긍정적이고 밝고, 또한 유머러스한 부분에서 새삼 나를 미소짓게 하는 부분이라 기쁘기까지 하다. 오지랍 넓은 주인공과 그를 중심축으로 모인 4명의 제자(?)들이 티격태격하면서도 자신들의 핸디캡을 극복하거나 혹은 좀더 담대하게 받아들이게 되면서 일종의 슬럼프를 극복하는 과정이 지루하지 않게 전개된다. 스포일러가 되고 싶지 않으니 꼭 필독하라고 권하고 싶다. 간간히 나오는 신선한 비유들은 정말 참신했다. 또 주인공의 할머니란 분이 존경스럽단 생각이 들었다. 손자와 아웅다웅 하는듯 하면서도 그를 꽉 쥐고 집안일까지 부려먹는 여장부이신데, 상당히 기품있는듯 하면서도 대범한 면이 매력적이었다. 손자가 가출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놔도 태연하게 넘기며 손바닥위에 놓고 굴리는듯 느긋한 모습과 어려서부터 길러던 터라 그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 성인이 되었음에도 아이처럼 대하는 모습은 상당히 귀여웠다. 곳곳에 유머와 위트가 묻어나는 그러면서도 완결성있는 스토리에 감동까지 안겨주는 작품이다. 많은 이들이 읽어보길 권하고픈 멋진 작품이다. 게다가 독자의 이해를 위해 삽화까지 넣고, 보충설명까지 부연한 것은 상당히 성의있는 모습이라 생각되는 배려깊은 책이다.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니 꼭 빛을 보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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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다 빼고 이야기를 하자면..
처음에는.. 무슨내용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틈틈이 시간내서 읽을려고 했는데..
읽다보니.. 끝까지 나를 데리고 가는.. 책이라 할까?
벙어리라고 하기 보다고 말에 자신감이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쓴것인데..
어떻게 보면, 내모습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다^^
정말로 내나이 20대 또래의 친구들이나, 어린친구들에게도 권해 주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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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도 말해도는 라쿠고가인 미쓰바와 그에게 찾아온 4명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 이야기로 내가 느낄 수 있었던건 단순히 재미있는 소설이었다는 감상이 아닌, 작가가 우리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의도였다.
그들은 각자 말과 관련된 고민거리를 하나씩 끌어안고 있고, 그 고민들은 간단하게 해결할 수 없는 무게가 있었다. 그건 나를 포함해 이 세상사람들이 모두 그렇다.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과 같이 지고 있기는 무겁고, 그렇다고해서 떨쳐버리긴 더욱 힘든 고민거리를 가지고 있다.
그걸 사토 다카코 작가는 라쿠고가 미쓰바를 통해, 우리의 그 무거운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힘을 불어넣어주려 한 것 같다.
정작 주인공인 미쓰바 또한 커다란 문제를 안고 있었지만, 그는 본인의 문제보다도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라쿠고교실의 개성있는 학생들을 신경쓰고 심할 정도로 참견하며 도움을 주려 한다.
솔직하고 언제나 당당하고 우렁찬 목소리를 가진 털털한 미쓰바이지만 그 속에는 주위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가만히 보지 못하고 어떻게든 도와주려 애쓰며, 속에 있는 말을 솔직히 다 말하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속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굉장히 생각하는 상냥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가 각자 독특하고 별난 네사람을 만나, 서로 그들의 고민거리를 해결하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여러 일들이 일어나고 또 그들의 마음 속에서 새로운 감정이 생겨나고, 기묘한 관계인 그들 사이에 독특한 우정이 자라난다.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나 또한 가슴속에 퍼지는 따듯한 감동을 느꼈고, 말로 하면 좀 유치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용기와 희망'이라는 느낌에 비슷한 무언가가 내 안에서 솟아났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지금 껴안고 있는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무얼 하면 되는가'에 대한 답을 어렴풋이 찾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또 하나 내가 읽으면서 계속 감탄했던 것이, 사토 다카코 작가의 표현력이었다. 주인공이 라쿠고가라는 직업의 특성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주인공의 시선과 생각, 마음이 굉장히 세세하고 솔직하게 쓰여져 있었다. 나라면 평소에 느끼고 보고 들었어도 쉽게 지나쳐버렸을 일을 그녀는 놓치지않고 책에 아낌없이 옮겨놓은 것 같았다. 왜 그녀가 인기있고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을 받고 있는지 뼈속 깊이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표현력 덕에 재미있는 비유와 스토리로 평소 책을 읽으며 소리내어 웃는 일이 없었던 내가 후후훗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또 막힘없이 읽을 수 있었던 것도 이 작가의 표현력 덕분이었다. 무리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인물들의 얼굴이나 그 상황이 떠올랐다. 내 머릿속의 그 스토리가 때론 우스꽝스럽고 또 때로는 굉장히 애틋하게 느껴졌다. 이야기의 흡수력에 빠져 한번에 몇십페이지씩 읽어버려서 '아깝다'라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사실 그들의 주고받는 말과 고민, 일어나는 일들은 그리 웃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현실적으로는 어둡고 무거워 견디기 힘든 괴로운 일들이다. 그런데도 작가는 이를 그대로 글로 새기지 않고, 약간 가벼우면서 부드러워 편하게 웃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 부분이 나는 참 좋았다. 글 자체로썬 굉장히 솔직하지만 그 속에 항상 옅은 웃음이 함께한다. 그래서 읽는 독자가 책속의 스토리로 마음이 답답하거나 괴로워지는 일이 없다.
자연스러운 재미가 실제로는 밉상스럽게 느껴질지 모를 그들의 성격을 사랑스럽다고 느끼게 해준 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 껴안고 있는 고민들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단순히. 또 약간은 즐기면서 해결하려 해보는 것도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 주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마음속의 고민의 무게가 줄어든 기분도 들었다.
그러나 다시 바쁜 사회속에 살아가면서 새로운 고민이 생겨나고 마음의 주름이 생겨 날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일 것이다. 그 땐 다시 주저말고 이 책을 펼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어야겠다.
또 지금 그런 상황에 닥쳐있는 사람들에게도 제일먼저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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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도망치면 반드시 후회할 거야." [p.207]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 1,2,3, 슬로모션, 서머타임에 이어 네번째로 접하게 된 작품 말해도 말해도는 성장소설로 유명한 작가 사토 다카코의 1997년 작품입니다.
도서관에 사토 다카코의 작품이 뭐뭐 있나 가볍게 검색해봤는데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 슬로모션 외에도 말해도 말해도, 노란물고기가 있더라는 ~ (서머타임은 신간이라 아직~) 그래서 냉큼 집어온 작품인데 이 작품이 출간 당시 책의 잡지에서 그 해의 베스트 소설로 선정됐으며 2007년에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하네요.
일본의 전통문화예술의 하나인 라쿠고를 하는 * 라쿠고 : 일본의 전통 만담극. 무대 위에 혼자 앉아서 일인다역을 연기하는 코미디 현역 시절에는 대타선수로 관중을 압도했지만 야구해설자가 되고부터 마트크 앞에만 앉으면 꿀먹은 벙어리가 되버리는 유가와라. 그리고 반의 보스 '미야타'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꼬마 무라바야시. 미쓰바에게 라쿠고를 배우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지만 그들에게 라쿠고를 배우는 미쓰바역시 완벽하다 말할 수 없는 사람. 아웅다웅 싸우면서 서로를 알게 되고 조금씩 격력하게 되면서 신뢰를 쌓게되고, 우정을 쌓게 되고, 사랑을 그리는 이야기인데 이 모든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이어져서 참 좋은 것 같아요 ~ 스승과 제자를 뛰어넘어 서로 화내고, 싸우고, 부딪히면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어깨에 힘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느낌. 지켜보는 제 자신이 힘내!! 홧팅!! 이렇게 응원해주고 싶고, 박수를 던져주고 싶은 장면이 많았어요.
자신감이란 도대체 뭘까, 나의 능력이 평가받는다. 나의 인격이 사랑받는다. 나의 모습이 자랑스럽다- 그런것인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자신에 대해 '괜찮아'라고 생각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괜찮아'의 도가 지나치면 나르시시즘에 빠지고 부족하면 콤플렉스에 휘둘린다. 하지만 적당하게 배합된 사람은 별로 없고, 대개는 우쭐거리거나 비뚤어지거나 삐걱삐걱거리며 꼴불견인 나날을 보낸다. . . "괜찮아'라고 말해 줄까.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들려주다 보면 암시에 걸릴지도 모른다. '좋아, 말해 주자'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나는 이 사촌 동생이 괜찮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혀 괜찮지 않기 때문에 힘내라고 말하고 싶은 게 내 본심이다. 그러니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은 겉돌 뿐이다. 뱃속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입 끝에서 나온 위로이기 때문이다.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게 당연하다. "테니스로부터 도망치지 마."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도망치면 반드시 후회할거야." [p.207]
의무감에 던졌던 위로, 의무감에 쏟아냈던 응원의 말들 ~ 아 ~ 너무도 힘들어했던 친구들앞에서 너무나 똑똑한 척, 다 아는척 함서 알게모르게 상처를 주지 않았나 싶어 반성해보게 되는 계기도 됐어요.
"일기일회 (一期一會)라고 한단다. 다도의 마음이야. 똑같은 다도회라는 건 결코 없다. 어느 다도회나 생애 단 한 번뿐이라는 마음을 가지라는 말이야. 그해, 계절, 날씨, 모이는 사람들, 그들 각자의 마음 모양, 그 모든 것이 다도회 때마다 달라. 그렇기 때문에 매번 귀찮은 절차를 거치고 같은걸 반복하면서 연습하는거야. 단 한 번뿐인 그 자리에 임하기 위해서 말이지." 일기일회라는 말은 묘하게 귓속에 남았다. 실패할지도 모른다. 잘못할지도 모른다, 말이 막힐지도 모른다, 누구 한 사람 웃지 않아서 된통 창피를 당할지도 모른다 - 만성이 된 불안이 살며시 고개를 들 때 그 말은 신기하게도 진정효과를 냈다. 최악으로 서툰 무대조차 일기일회, 오로지 마음을 담아 얘기할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기분이 개운하게 맑아졌다. [p.286~287]
부족하니 포장이라도 근사해야한다가 아니라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진심을 다하자고 !! 나머지일은 그 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을지도 모른다 깨닫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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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 초소> 칼부림 사태가 일어난 성안에 금주령이 내려진다. 술을 좋아하는 곤도 씨는 금주령을 어기고 술을 주문하며, 술도가에서는 그 술을 배달하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짜낸다. 술도가의 젊은이들은 처음에는 카스테라, 두 번째는 기름이라고 속이면서 술을 들여오지만, 금주 초소를 지키는 관리들은 그것들을 압수하여 맛을 본 뒤로 더 마시고 싶어 한다. 세 번째로 술을 가져올 때는 일부러 오줌을 가지고 들어오면서 검문 때 오줌이라도 정직하게 말했는데, 관리들은 이번에도 술이려니 하고 빼앗아 마셨다.
<다도> 시간이 남아도는 은퇴한 노인이 생전 처음으로 다도를 시작한다. 그는 어림짐작으로 파란 콩가루와 푸조나무 껍질을 넣어 차를 끓였는데, 그 차를 마시는 사람마다 배탈이 나 왁자지껄 한바탕 소란이 일어난다. 노인을 찾아와 차 대접을 받은 사람들은 맛없는 차에 놀라 과자라도 먹으려 하지만, 그 과자도 등유를 써서 만든 거라 도저히 먹을 수가 없다. 결국은 화장실에서 창을 통해 옆집의 밭으로 던져 버린다. 밭에서 일하던 농부는 과자가 날아오면 "또 다도냐?" 한다.
두 이야기는 모두 일본 전통 만담극에 사용되는 이야기들이다. 무대 위에 혼자 앉아서 일인다역을 연기하는 코미디로 '라쿠고'라 불린다. 일본전통문화예술의 하나이며, 쉽게 말해, 혼자하는 개그다. 장시간 말로써 관객들을 웃기는 기예이니, 이걸 배우면 말을 잘할 수 있겠다는 막연한 기대를 해 봄직하다.
<말해도 말해도>(뜨인돌,2008)은 이와 같은 이유로, 라쿠고를 하는 주인공에게 말을 배우러 온 4명의 이야기를 다룬다. 조금만 당황하면 말을 더듬는 테니스 코치 료,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지 못해 실연당한 아가씨 도카와, 현역 시절에는 대타 선수로 관중을 압도했건만 야구해설자가 되고부터 마이크 앞에만 앉으면 상기되어 말을 못하는 유가와라. 그리고 이들과는 경우가 다르지만, 대가 세서 같은 반의 보스에게 괴롭힘을 당라는 꼬마 무라바야시.
그러나 모여든 사람들을 가르치는 라쿠고 배우 미쓰바 역시 말솜씨가 서툴고, 할 말을 제때 표현하지 못하는 데에는 남에게 뒤지지 않는다. 소설은 이처럼 말솜씨가 서툰 사람들이 엉켜서 연정과 우정과 책임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웃기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자신의 심정을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웃고, 화내고, 부딪쳐야 하는 장면 하나하나가 다 웃음을 자아내지만, 작가는 결코 등장인물들을 희화화하지 않는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들이 나누는 투박한 대화에 히죽히죽 웃으면서, 그 속에서 진솔한 인간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또한 혀끝의 유려한 말솜씨로 먹고사는 라쿠고 배우의 직업 세계와 오버랩 되면서 묘한 여운을 남긴다.
주인공을 비롯한 4명은 서로에게 유대감을 가지면서도 많이 부딪힌다. 결국, 마지막에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이게 되는데,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말하는 재주가 아니라 관심과 격려였던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마음으로 소통하기. 그들이 독자에게 보내온 메세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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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통 만담극인 라쿠고가 너무 좋아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라쿠고 스승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지며 라쿠고계에 입문한 곤자쿠테이 미쓰바. 8년차의 라쿠고 견습생(그래도 시작할 때보다는 한 단계 높아진 견습생)이다.
미쓰바는 나랑 닮은 데가 있다. 성질이 급한데다 자기 좋아하는 것밖에 못하는 성격도 그렇고, 다른 사람의 멋진 라쿠고를 들으면 경쟁의식도 잊고 마냥 꺼벅 죽어서 헤헤거리는 것도 그렇고, 세계가 자기를 중심으로 돌고 있는 양 자신감과 열정만 갖고 꿈을 향해 달려가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한계에 마주쳐서 코를 찧고 낑낑댄다는 점도 그렇다. 이 소설은 미쓰바가 코를 찧게 되는 그 시점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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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이라는 말에 한순간 가슴속이 찢기는 듯한 날카로운 아픔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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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쓰바는, 그제서야 료를 이해하게 된 자신을 발견한다. 좌절했기에 비로소 남을 돌아보고 진짜로 도와주려 할 수 있었다. 인간관계에 실패하고 자기 능력에 회의를 품고서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어떤 것. 그 사실은 내게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지금의 좌절이 끝이 아니라 더 큰 도약을 위해 준비된 발판이라고, 작가가 미쓰바라는 선례를 통해서 일러주고 있었으니까. 내가 그 단계까지 왔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의 일이 아닌, 미쓰바라는 타인의 일에 대해서는 손에 잡힐 듯이 그 과정을 파악할 수 있었다. 거리를 두고 있는 만큼 미쓰바가 걸어가는 길이 한눈에 보였던 거다.
…요렇게 써놓으면 되게 심각한 이야기 같은데, 미쓰바가 워낙에 천하태평에(그것도 나랑 닮았어!! 아악!!) 만담가라서 전개 자체는 가볍고 재미있다. 캐릭터들끼리 치고받는 대사도 귀엽고. 약간 청소년 소설 같은 느낌도 든다.
- 당신과 만나서 정말 다행이에요. 나만이 아니라 모두들 그렇게 생각해요.
이 소설과 만나서 정말 다행이다. 방황하고 있을 20대들에게 가슴으로 가 닿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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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가 강추해온 두 작품에 <밀레니엄>과 함께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가 있는데, 그 작가의 다른 작품이다.
장소팔-고춘자 콤비가 TV에 나와서 주거니 받거니 하는 걸 아주 어릴 땐 재미없다고 생각했고, 쪼끔 더 컸을 땐 재미있는 거 같기도 하고..? 하다가, 참 호흡이 착착 잘 맞네, 하며 재미를 느껴볼까 할 무렵부터 볼 수가 없었다. 그게 만담이라는 것도 나중에야 알았던 거 같고, 그 분들 이후로는 딱히 만담꾼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근데, 일본엔 전통예술의 한 분야로 만담이 있나보다. "라쿠고"라고 한댄다. 이 작품의 주인공이 라쿠고 배우 8년차 26세 총각이다. 어릴 때 할아버지랑 함께 좋아하고 흉내내고 칭찬받고 그러면서 그 매력에 흠뻑 빠져 배우의 길로 뛰어든 것이다. 전통을 이어받겠다는 생각으로 평소에도 기모노를 입고 다닐 정도로.
8년차라 봐야, 명인에 이르기까지 거쳐야 할 세 단계 중 두번째 단계로, 공연 때 오프닝을 하는 정도. 결코 자상한 편이 못되는 스승은 한 작품당 딱 세 번 들려주고 혼자 알아서 연습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잘 봐주지도 않는데, 어느날 불쑥 지적을 한다.
흉내만 내지 말고 자신만의 라쿠고를 연기하라고.
고지식한 성격에 스승의 연기가 최고라고 생각해서 똑같이 하는 것에만 전념하던 주인공으로선 스승이 뭘 요구하는 건지도 잘 이해가 안 되고.. 갑자기 어설퍼진 그는, 전엔 그래도 좀 웃겼었는데, 점점 웃기지 못하는 슬럼프에 빠져들게 된다.
그런 그에게 난데없이 학생들이 생겨버린다. 라쿠고를 배우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멋진 외모인데도 타인 앞에선 심하게 말을 더듬는 사촌 동생, 뚱하니 있다가 공격적인 말만 하는 검은고양이 삘의 아가씨, 오사카 사투리 때문에 왕따 당하는 열 살짜리 뺀질이 초딩, 거기다 괴물같은 포스로 고약한 지적질은 잘 하면서 정작 해설자로 나서서는 말 한 마디 제대로 못하는 전직 대타 전문 야구선수까지.
다들 남 앞에서 자신을 잘 표현 못한다는 비슷한 사정이 있음에도 막상 한 자리에 모이면 아무 말도 없고 무심해 보이는 네 학생에, 지금이 누구를 가르칠 때가 아니라며 사양하는 주인공 사이에 벌어지는 이런저런 일들.. 재미있다.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처럼 속도감 있거나 상쾌한 바람이 느껴지진 않지만, 따뜻하고, 이번엔 등장인물들 각각에 좀더 애정이 분배되어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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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통 만담극인 라쿠고 배우인 미쓰바는 말하는 것 만큼은 어딜 내어 놔도 자신 있다고 생각하는 26살의 청년이다.최고의 라쿠고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8년을 버텨온 그는 관객들 반응이 없어도 쉽게 좌절하지 않는 낙척적인 인생관의 소유자다. 그런 그 앞에 생각지도 않게 라쿠고를 가르쳐 달라고 사람들이 몰려온다.소심한 성격으로 말을 더듬다 테니스 강사 자리에서 쫓겨나게 생긴 사촌동생,새침떼기 같은 깍쟁이 미인이지만 정작 필요한 말을 해야 할 때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검은 고양이 아가씨,사투리를 쓰는 바람에 학교에서 왕따 당하는 초등학교 4학년생등...말을 잘하기 위해 라쿠고를 배우겠다는 그들에게 미쓰바는 라쿠고는 말을 잘하게 하는것과는 상관이 없다고 항변하지만 절박한 그들의 귀엔 마이동풍이다.결국 그들의 딱한 사정을 외면하지 못한 미쓰바는 울며 겨자 먹기로 이 하바리 불청객들을 제자로 들인다.그런데 이 가관인 사람들도 모자라 한때 못말리는 야생마로 이름을 날렸던 전 프로야구 선수까지 합세 한다.은퇴한 뒤 라디오 야구 중계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그는 우락 부락한 생김새와는 달리 마이크 앞에만 서면 입이 얼어 붙는 바람에 다시 퇴출 위기에 봉착해 있었다.그렇게 말을 못해 인생이 꼬인 낙오자 넷을 가르치게 되면서 미쓰바는 라쿠고 배우로써 자신은 얼마나 말을 잘할까 의심하게 된다.더군다나 말도 잘 못하는 주제에 모이기만 하면 티격 티격인 제자들은 고마워 하기는커녕 미쓰바의 속을 박박 긁어 놓기에 여념이 없으니..과연 이 중구난방 얼치기 라쿠고 제자들의 앞날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귀여운 소설이었다.만화같은 설정과 이야기 전개로--일본소설이 잘 읽히는 이유는 바로 이런 만화적인 발상과 전개도 한몫 하지 않는가 한다.--소시민들의 각자 나름의 사연 있는 이야기를 소박하고 군더더기 없이 맛깔나게 풀어내고 있었다.잔잔한 미소를 짓게 하는 어깨에 힘을 뺀 소설이란 점도 맘에 든다.읽어보면 별 것도 아닌데 괜히 무게란 무게는 있는대로 잡고 있는 소설보단 이런 소설이 훨씬 영양가 있다.적어도 재미가 있잖은가?개성있는 등장인물들과 가식없는 인물 묘사로 인물에 개연성이 부여되는 점과 과정 없는 감정 표현이 장면들에 쉽게 공감하게 하는 점도 좋았다.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면서도 다 개성있고 중요하게 다뤄진다는 것이 일본 소설의 매력이 아닌가 한다.주연과 조연이 사라진 민주적인 소설이라고나 할까.더불어 일본 전통극을 이어가려는 젊은이의 자부심과 애환을 다룬 점엔 마냥 부럽기만 했으니...일본 작가들이 다루지 못하는 소재는 정녕 없지 않나 싶다.인구가 많으니 상상력도 그만큼 널려 있나보다.인정하긴 싫지만 내가 얕잡아 봤거나 혹은 외면해 온 일본의 저력을 보는 것 같아 약간은 두렵다.아,쿨하고 싶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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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다카코 지음 : 서혜영 옮김 : 뜨인돌
[말해도말해도] 책이 집으로 도착한 후 부터 두근거렸다. 이미 영화로 한번 접한 상태이고, 영화로 인해 그 기대치가 한참이나 올라와 있는 상태였다. 소설은 얼마나 나를 즐겁게 해줄 것인가하는 흥분이었다. 이 때의 나는 라쿠고가 펼쳐지는 요세 한 구석에 건방지게 앉아 '어디 한번 웃겨봐라'라며 도발하는 못된 관객중의 하나였는지도 모르겠다.
소설은 시작부터 약간의 당혹함으로 시작되었다.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아야마루 료'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고 잇었다. '앗, 영화가 상당히 각색이 되었구나!'라는 사실에 정신이 바짝 들었다. 영화와 비교만 해서야 소설이 제대로 읽힐리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늘 이런 시행착오를 거치고 만다.
소설의 주인공이자 라쿠고 배우인 미츠바의 사촌동생인 료는 테니클럽의 강사. 뛰어난 테니스 실력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앞에서 말을 더듬는지라 자신이 좋아하는 강사라는 직업이 위태롭다. 미인인데다가 스타일도 좋지만, 상대에게 강한 공격의식부터 드러내고 마는 토카와 사츠키, 도쿄로 전학왔지만 칸사이 사투리로 인해 왕따를 당하고 있는 삐딱한 꼬마 무라바야시. 대타 타수로 유명했지만, 해설가로 물러난 유가와라는 늘 해설중에 더듬기가 일쑤.
이렇게 '말하는 것'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는 4명이 '말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고 있는 미츠바에게로 모이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라쿠고가 그들이 원하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진채 그들은 그들 앞의 장애를 넘기 위해 라쿠고라는 동앗줄이라도 잡아보려고 애를 쓴다.
소설은 '말하는 것'에 관한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결국 그것은 사람과의 관계로 이어진다. 모두의 말막힘과 말더듬병은 실은 누군가에게서 상처받고, 자신감을 잃고, 마음열기를 거부한 것으로 부터 시작되었음이 소설 중반을 넘어서면서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라쿠고 스승이 되는 미츠바의 고민과 괴로움이 겹쳐지면서 그들의 줄다리기와 실갱이가 이어진다. 라쿠고 배우로서의 한계를 느끼는 미츠바에게 '말'을 배우겠다고 찾아온 4명의 골칫덩어리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해답을 주는 존재로 바껴간다.
결국 '말'한다는 것은 '관계'한다는 엄청나고도 무거운 의미임을 상기시킨다. 아무렇지도 않게 하루에도 몇번씩 입을 열고 닫지만, 사실 그것들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 행동인가를 이렇게 절실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작가의 역량에 감탄하고 말았다. 가장 감탄하는 장면은 영화나 소설이나 같은 장면이었는데, 마지막에 펼쳐지는 건방진 꼬마 무라바야시의 '만주 무서워'의 공연. 말한다는 것이 곧 마음을 전한다는 것이라는 단순한 이치를 가장 심플하고도 어른이 흉내 낼수 없는 아이만의 순수한 해결방식이 마음에 진하게 남는다.
영화도 좋았지만, 역시 소설도 뒤지지 않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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