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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녀 엿보기>라는 제목은 독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기에는 충분한 뉘앙스를 풍기는 반면, 자칫 단순한 애정관계를 논하는 '그렇고 그런 책'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심어줄 수도 있는 여지를 다분히 안고 있다. 하지만 속단은 금물이니, 내용을 확인해 보면 생각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무엇보다, 전통시대 동양역사 속의 성역할을 중심으로 살펴 본 중국문화 연구서인 이 책의 가치는, 성이라는 분야에 대해 억눌려 왔던 금기(禁忌, taboo)의 틀을 과감히 탈피해 보려는 노력에 있다 할 것이다.
리중톈 교수는 제대로 사랑 한번 해보기도 버거웠던 나라 중국과 그 안에서 수 천 년을 살다 갔을 중국 여인네들의 심정을 구구절절이 묘사하면서도 전혀 추잡하거나 촌티 나지 않게 서술하고 있다.
나는 <삼국지 강의>라는 책을 통해 리중톈 교수를 처음 만났다.
'남녀의 성역할 관계에 대한 고찰'이나 '사서(史書)와 문학서적들을 통한 고증'이라는 수식어들 때문에 주눅들 필요는 없다. 독자들은 아무 고민할 필요 없이 책이 이끄는 대로 그저 따라 가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책에 인용되고 있는 서적들은 각각이 당대의 문화를 대변하는 문화사 지침의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으니, 단순한 참고서적 이상의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옳으리라.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인용문의 원문이 군데군데에서 누락되어 있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외국 문화를 소개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색인과 작품의 원문들이 첨부되어 준다면 시(詩)서(書)화(畵)가 조화를 이룬 좀 더 나은 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자주 중국을 오가는 나로서는 현재 중국인들의 성역할과 그 행태에 대한 배경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서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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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텐의 [중국남녀 엿보기]는 [홍루몽][서상기][수호전][시경]등 여러 고전문학작품을 예시하며 중국의 남녀관계, 혼인제도, 성과 사랑 등 다양한 '음식남녀'의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고전문학에서 재현한 중국 남자의 유형은 크게 백면서생, 영웅호걸, 도덕군자 3가지다. 백면서생은 [백사전]의 허선과 [양축]의 양산백 같이 우유부단하고 연약한 약골로, 영화 <천녀유혼>의 장국영을 떠올리면 된다. 영웅호걸은 [수호전]의 송강과 이규 같이 여자에 무관심한 강골의 호걸들로, 영화 <영웅본색>의 주윤발을 떠올리면 되겠다. 그리고 도덕군자는 역대의 충신과 당대의 효자들로, 대개가 눈물이 많아 황제와 부모님 면전에서 울음으로 자신의 충효를 증명하길 좋아했다. 반면에, 중국 여자의 유형은 7가지 유형으로 좀더 세부적이다. 맹자와 악비의 어머니와 같은 현모양처, 구박받고 무시당하는 약한 여자, [수호전]의 고대수와 손이랑 같은 맹렬 여성, 무측천과 서태후 그리고 [수호전]의 반금련과 반교운 같은 음란한 독부, [구풍진]의 조반아와 [망강정]의 담기아 같은 정절의 열녀, 귀여운 여자, 말괄량이 등이다.
저자는 물고기, 개구리, 뱀, 새 등의 토템상징을 예로 들며 중국인의 생식숭배에 대해 설명한다. 이는 여근숭배에서 남근숭배로, 토템신앙에서 조상숭배로의 역사적 변천을 겪는데 이런 변천은 가부장제의 확립과정과 일맥상통한다. 명과 예의 시작은 등급과 분배를 해결한 종법제도의 확립에 기인한다. 종법제도는 천존지비와 남존여비의 차별을 공고화했다. 중국전통사회에서 결혼은 애정의 결과가 아니었다. 혼사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가문과 자식의 생산이었다.
이외에도 저자는 아내를 무서워하는 남편이나 아내와 첩의 관계, 풍류문인과 시인 기녀와의 사랑, 애인과 사랑의 도피행각, 중국의 음담패설과 성적 농담 등을 다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