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군의 수염 <이 어령> ★김 철 훈 이라는 사람은 왜 누군가로부터 혹은 자신으로부터 죽음을 맞이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극한의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는가 그리고, 그의 죽음이 그 자신을 위한 죽음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나 혹은 우리 모두가 그를 죽음으로 내몰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인한 죽음이었는지 심각하게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의 죽음은 단순한 타살이냐 자살이냐의 문제가 아닌, 인간사회와 인간의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연결의 고리를 , 그 관계의 근본적인 본질을 꿰뚫어 보기 위한 도구로서, 이 작품 속 이야기의 중심으로써 그의 죽음은 중요한 사건으로 자리매김을 한다.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을 풀어가기 위해 화자는 죽은 김철훈이 쓴 소설 ‘장군의 수염’이 그에게 있어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파고 들어간다. 그리고, 주변의 인물들 박형사와 화자간의 대화, 화자와 나 신혜와의 철훈과 함께 했던 동거기간 동안의 대화와 수기글, 나 목사와 철훈과의 대화를 남긴 일기장, 그리고 철훈의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들을 통해서 화자는 장군의 수염이 철훈의 현실사회에 대한 인식의 방향을 포착할 수 있는 상징적이고 메타포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장군의 수염이란 절대적 성격의 고정적 획일주의와 맹목적 추종을 암묵적으로 지시당하는 의무의 의식이며 , 다양성이 말살되고 인간의 소외를 정당화 시켜 버리는 비인간주의의 핵심인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사회를 구성하는 정치, 문화, 경제, 역사, 예술, 철학등의 수많은 요소에 휩싸여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물질적, 정신적 분야에서 수많은 인적 관계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살아가고 있다. 만약 이 모든 관계가 ‘장군의 수염’이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아마도 그 사회 속에서 질식사를 당하거나 김 철훈 처럼 죽임을 당할 것이다. 현재 21세기의 현란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자문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설마 이 자유 민주주의의 사회 속에 ‘장군의 수염’이 존재 할 수는 있을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나의 답변은 “장군의 수염은 여전히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