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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아 가만히 펼쳐보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점자 촉각 그림책이라는 걸 미리 알고 있었는데, 디자인은 마치 우리 큰아이 어릴 때 많이 보았던 그런 책과 별반 다르지 않았는데, 손으로 살짝 만지자 그만 눈물이 흐른 것이다.
눈을 감고 가만히 한 장 한 장 넘기며 만져보았다. 그저 우툴두툴하기만 할 뿐 섬세한 흐름이 따라가지지 않는다. 금세 답답해져서 눈을 확 떠 본다. 미안한 마음에 다시 감아 본다. 이번에는 좀 더 찬찬히 손가락 끝으로 따라가 본다. 또 눈물이 난다. 누구에게랄 것 없이 미안한 마음이 가득 몰려 온다. 내가 아무 감흥 없이 세상을 보며, 뭐라 뭐라 함부로 이야기할 때 그러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 생각해 본다.
이 책은 국내 최초로 개발된 점자 촉각 그림책인 '책 읽는 손가락' 중 한 권이다. 펼치면 조그맣고 동그란 구멍이 하나 나 있고, '점이'라는 글자가 있고, 올록볼록한 점자가 있다.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이 구르다가 오르내리다가 삐죽거리다가 춤추다가......높은 음자리표가 된다. 노래가 된다. 하모니라는 뜻이기도 하겠지, 싶다. 모든 그림과 글이 손으로 만져진다. 우리 세상이 이렇게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쑥 빠져든다.
길게 펼칠 수 있는 아코디언 형태인데, 바닥에서부터 넘기면 또 한 권의 책이 된다. 두 권이 합쳐진 한 권. 역시 점이 모여 모여 동그라미가 되었다가 별이 되었다가 결국 ㅇㅇ이 된다. 뭔지는 비밀이다. 궁금한 사람들은 사 보기. 그리고 이 책이 더 가치를 발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주기도 하기. 지금까지 읽어본 중 가장 아름다운 책 중 하나이며, 손으로 읽어 본 가장 아름다운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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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순 그림 <점이 모여 모여> - 창비
점이 모여 모여 선이 되었어요. 선이 데굴데굴 오르락 내리락 삐쭉빼쭉 너울너울 춤추다가 무엇이 되었을까요?
점이 strong> 모여 모여 커다란 동그라미가 되어요. 세모 점도 모여 모여 별이 되어요. 점들은 서로 좋아해서 가까이 모여 모여 무엇이 되었을까요?
국내 최초로 개발된 점자 촉각 그림책이라고 합니다. 점자촉각그림책 시리즈 ‘책 읽는 손가락’은 2007년 창비 어린이책 30주년을 맞는 기념 사업으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30여년 간 꾸준히 받아온 사랑을 사회에 되돌린다는 의미와 자세로, 쉽게 책을 접할 수 없는 시각장애 어린이들에게도 책 읽는 기쁨을 전해주고자 시각장애예술인협회 ‘우리들의 눈’과 협력하여 점자촉각그림책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정말 의미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서관에 들렀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이었어요. 작은 아이가 어디선가 발견한 책을 뽑아와서는 데스크에 ’탁’소리를 내며 올려놓더라구요. 요즘 아이들이 병풍책의 재미에 빠져 있는 터라 그런 줄 알고 빌려왔지요. 그런데 집에 와서 알게 되었네요. 시각장애인을 위해 만든 점자책이란 것을요. 이 책은 제가 유일하게 읽어 본 점자책이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 역시 점자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지요. 엘리베이터나 공중 화장실과 지하철에서 자주 보게 되는 점자들. 아이가 올록볼록 튀어 나온 그것들이 무엇인지 몰라 질문한 적이 있었어요. 이것은 글도 아니고 무엇이냐고요. 그래서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표라고 설명해주고 만져보게 했지요. 글자처럼 의미있는 또 다른 글자라는 것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더라구요. 글을 깨우치고 있던 시기인지라 ’1’처럼 안 써있고, ’화장실’처럼 쓰지 않은 그 부호들이 이상했겠지요. 그래서 우리가 ’1’을 이렇게 쓰고 부르기로 한 것처럼 시각장애인들에게 일종의 약속이라고 이야기해주었어요. 청각장애인들이 사용하는 수화 역시 그런 약속이겠지요. 이 책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이지만 시각적으로 무척 이쁜 책입니다. 어떤 책에서 읽었는데 색맹인 사람은 특정 색을 구분 못하는 대신에 특정 색을 일반인보다 더 다양하게 색감을 분류하고 볼 수 있데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녹색을 더 밝은 녹색, 더 어두운 녹색 등 더 많은 색을 보는거지요. 그것도 특정 능력인데 장애로 구분하는 것은 어쩌면 옳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 적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시작장애인을 위한 책이 점자뿐 아니라 더 아름다운 시각적 이미지를 사용했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시각장애의 정도도 여러가지니깐 우리가 눈을 감았을 때 빛의 세기를 어느정도 구별하는 것처럼 희미하게나마 보이는 색의 세계를 더 아름답게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이 책은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은 여러가지 도형이 되지요. 움직이는 선은 사람의 마음처럼 동글동글하기도 하고 때론 성난 파도처럼 오르락 내리락 하며, 불편한 심내를 드러내듯 삐쭉빼쭉 날을 세우기도 합니다. 점점점이 모여서 기다란 선이 되고 여러가지 색으로 피어나는 아름다운 가락을 따라가 보세요. 책을 펼칠 때마다 감탄사가 나올지경입니다. 선은 이리저리 움직여서 세모, 네모, 동그라미 등의 여러가지 도형을 만듭니다. 점이 모이고 선이 되고 도형이 된거지요. 그 도형들을 저마다 아름다운 빛을 발하며 하늘에 별이 되지요. 또한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책입니다. 앞장에서 뒷장으로 넘어가면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연결이 됩니다. 책에 찍힌 모든 그림은 점자형태로 평면보다 도드라져셔 눈을 감고 만지면서 느껴 보시길 권합니다. 눈을 감고도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고 길이 열릴 것입니다. 처음 아이들은 눈을 감고 따라가는 것이 당황 스럽고 어두워서 불편하다고 이야기해요. 책의 즐거움뿐 만 아니라 나와 다른 상황에 처한 사람을 이해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말 나온 길에 눈을 감고 서로를 의지하여 걸어보게도 했습니다. 눈을 감으니 밤도 아닌데 캄캄하고 앞이 안 보여 두렵고 넘어질까 겁이 났다고 하네요. 특정한 대상을 위해 만든 책이지만 일반인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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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도 있구나... 점자책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이렇게 예쁘게 만들어진 책, 게다가 시각장애 아이들과 함께 읽도록 만들어진 책이라니 그저 놀랍다. 새로운 시도라는 것도 놀랍지만 예쁜 그림과 글에 마음이 빼앗겼다. 아이도 마지막에 가서는 탄성을 지른다.
책을 펼치면 점으로 시작해서 원래 아이들 책이 그런 식으로 된 것이 많으니까 그런가보다하고 넘기는데 차츰 선이 여러 모양으로 바뀌다가 춤을 추더니 음표로 된다. 하얀 바탕에 빨간 선이 춤을 추다가 빨간 음표가 되는 모습이라니. 물론 이런 감상은 눈으로 했을 때 얘기다. 그렇다면 손으로 감상한다면 어떨까. 점이나 선이 만져서 느낄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비록 색은 보지 못하더라도 자유로운 선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래에는 글자가 있고 그 왼쪽 옆에는 다시 점자가 있고...
그렇게 끝장까지 가면 다시 뭔가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 글도 다시 시작된다. '점이'라면서. 그래서 다시 책을 넘기면 이번에는 온통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다. 크기가 가지가지인 동그라미가. 그러다 서서히 세모로 바뀌어 별이 되고 다시 여러가지가 섞이더니만 예쁘고 따스한 하트가 된다. 그 안에는 지금까지 나왔던 많은 모양들이 서로 사이좋게 어우러져 있고.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이던지.
실제로 책장을 펼치면 한 장으로 되어 있다. 처음에는 습관적으로, 아니 관례적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책을 넘기는데 마지막이 되니 다시 시작이다. 그래서 어느 쪽으로 보는 것이 맞는 것인지 헷갈렸다. 결론은? 아무 쪽으로나 봐도 된다이다. 겉표지도 보면 앞뒤가 색상이 서로 반대다.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기는 하지만 어느 것이 발전하도록 하려면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겠다. 국내 최초로 개발된 점자 촉각 그림책으로 이름을 '책 읽는 손가락'이라 붙였다는데 앞으로 더 많은 책들이 나와서 시각 장애 아이들도 함께 책을 즐겼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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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개발된 점자 촉각 그림책'으로 눈으로 보기도 하고, 손으로 읽을 수도 있는 그림책이다. 책장마다 한 줄 분량의 간단한 문장이 실려 있고, 그 문장에 해당되는 점자가 본문 글 위쪽에 표기되어 있다. 그리고 글이 담고 있는 내용을 표현한 그림 부분도 볼록하게 입체적으로 처리하여 손으로 더듬어 만져 볼 수 있도록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앞면에 이어 뒷면에도 내용이 실려 있으며, 하나의 긴 책장이 병풍 형식(아코디언)으로 접혀 있는 형태로 책장을 펼치면 기다란 그림책의 내용을 볼 수 있다.
그림에 입힌 색감이 예뻐서 보는 눈이 즐거운데 과연 손도 즐거울까? 조용히 눈을 감고 가만히 점들을 더듬고 있노라면 손끝에서 그림이 그려진다. 점이 모여 선이 되고, 꼬불꼬불 말린 돼지 꼬리 같은 동선을 그리며 데굴데굴 굴러가는 선의 움직임을 손으로 만져볼 수 있다. 선은 올라갔다 내려왔다 자유롭게 너울거리다 다시 점이 되어 사라지는데 색이 옅어져 언뜻 보기에는 빈 공간처럼 보이지만 손으로 만져 보면 선이 계속 이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점자촉각그림책 시리즈는 그림과 글을 모두 손으로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창비가 어린이책 30주년(2007)을 맞아 기념사업으로 기획한 작품이라고 한다. 일반책에 비해 점자책은 제작 과정과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제작비 또한 더 많이 들어서인지 책 한 권의 가격이 만만찮다. 시각장애인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하기에는 책의 가격이 고가라는 점이 걸림돌이 될 것 같긴 한데, 이런 뜻있는 시도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책들이 더 많이 만들어지고 보급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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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책이였다. 책이 모두 한 쪽으로 펼쳐 진다는 것도 좋았고 손가락으로 짚어 가면서 계속 이어진다는 것이 좋았다. 선 하나로 여러 가지 동작을 표현해 나가는 것이 괜찮다. 우리 아기는 점이라고 말 하며 손으로 짚어 가면 눈이 따라 오니 좀더 커야 스스로 짚어 나가겠지만 그래고 지금은 엄마를 따라 하니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