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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심 봤다" "껌 주었다"고 외치고 싶은 일이 일어난다.
<용쟁호투>를 살 때 처럼, 이 디브이디를 산 것이 바로 그런 일이다.
4,900원에 보너스로 감독과 여주인공이 영화를 다시 한번 보면서
만든 과정에 대해 설명해주는 디브이디는 흔치 않다.
롤라(프란카 포텐데)와 마니(모리츠 블라이브트로이)의 사랑 이야기를 다뤘다.
롤라는 엄청나게 뛴다.
그래서 제목도 <뛰어 롤라>인지도 모른다.
영화 안에서 뛰는 모습이 실제와 다른 영화도 있으나,
이 영화에서 뛰는 모습은 그대로다.
뛸 때 들려오는 경쾌한 전자음악도 듣기에 좋다.
달리기를 못하면 이런 영화의 주연을 꿰차기가 어렵겠다.
그래서 탤런트는 뜻 그래도 여러가지 솜씨가 있어야 한다.
마니는 갱의 물건을 팔고 돈을 갖다 주어야 하는데, 돈을 받고는 태워 주기로 한
롤라가 스쿠터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오지 않아 지하철을 탄다.
거기서 돈 자루를 놓고 내리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진다.
12시에 돈을 줘야 하는데, 10만 마르크를 잃어버렸으니 일이 났다.
요즈음 유럽은 돈 단위로 ''유로''를 쓰는 탓에 마르크가 얼마나 되는지,
그냥 1마르크에 1,000원이라면 1억원을 잃어 버린 셈이다.
20분 안에 10만 마르크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갱한테 죽게 될지도 모른다.
어떻게 해야 할까?
마니는 갱을 만나기로 한 네거리 어귀에 있는 슈퍼마켓을 털자고 하고,
전화를 받은 롤라는 그렇게 하지 말고 자기가 구해 보겠다고 한다.
롤라는 어떻게 그 많은 돈을 구해서 사랑하는 마니가 죽지 않게 할 수 있을까.
텔리비전 인생극장에서 두 갈래 길을 고르는 것처럼,
또 영화 <슬라이딩 도어>에서 기네스 펠트로가 어느 갈래 길을 따라 가는가에
따라 삶이 달라지듯이, 마니가 가는 길에 따라 그들과 만나는 사람들의 삶이 달라진다.
세 갈래 길이니 롤라는 미친듯이 세번이나 뛰어야 한다.
정말 다리가 아프겠다. 촬영하면서 하루 내내 뛰기도 했다니...
영화 안에 만화 영화가 같이 나오고,
뒤돌아 생각할 때는 화면이 흑백으로 바뀌고,
롤라가 뛰면서 만나는 사람들의 앞날을 보여주는 장면이 한 컷씩 착착 나타나며,
뛸 때도 텔리비전 드래머 <다모>의 한 장면처럼 쑥 나아가기도 해서,
볼거리가 아주 많고 감독의 실험정신이 곳곳에 보인다.
톰 티크베어 감독이 만든 요즈음 보기 드문 도이칠란트 영화다.
어두울 것 같은 내용이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감독의 눈길은 보기보다 따뜻하다.
다 보고나면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영화다.
빨리 사서 보는 사람이 장땡이다. [인상깊은구절] 롤라의 아버지는 돈 벌어오는 기계처럼 여기는 아내의 잔소리에 질려 이제 은행에 같이 다니는 이사와 딴살림을 차리려 한다. 나이들면 신혼 때의 애틋한 사랑은 사라지고, 생활만 남게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