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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호는 알렉스가 떠나고 난 자리를 살피면서 손에 든 계약서를 가방에 집어넣었다. 알렉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진호는 결국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사실 해보고 싶기도 했고, 알렉스도 같이 일을 해보니 그리 문제가 될 만한 사람인 것 같지 않았으니 말이다. 오히려 득이 된다면 모를까. 추가로 산학연계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말은 진호에게 더욱 큰 확신을 주었다. ‘파슨스에선 대표적으로 엘만 재단과 연결이 되어 있고, FIT도 메이저 패션 업체인 제이크롭스와 이어져 있어. 다들 시작은 미비했어도 결과적으로 큰 성공을 이룬 기업들이야.’ SVA와 연결된 제휴 기업체들 중에는 이미 크게 성공한 기업인 ‘마블론 코믹스‘가 있었지만, 알렉스가 있는 뉴욕 네비게이션도 그에 못지않게 성장할 것이란 예감이 은연 중 들었다. 아니, 지금까지 보여준 알렉스의 행동력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요즘 미대생들 사이에서 무급 인턴 자리를 찾는 것도 묘연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이번 일로 몸은 피곤할지 몰라도, 좋은 기회를 잡았다는 생각에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그럼 나도 슬슬…….” 알렉스가 떠난 것처럼, 진호도 곧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가방 안에 들어있는 서류들을 확인하면서 근처 우체국으로 향했다. SVA로 보낼 메리트 장학금 신청을 위한 서류들이었다. 과연 어느 정도의 학비가 보조될지 몰랐으나, 아무것도 못 받는 것보단 나리라. 진호가 우체국의 직원에게 서류들이 담긴 봉투를 넘기고 배송비를 치른 후 우체국을 빠져나왔다. 이걸로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 남은 것은 결과를 기다리는 것 뿐. 집으로 돌아가면서 하늘을 한 번 바라본 진호의 입가에 자연히 미소가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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