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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부분의 음악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익숙하지 않은 음악이 바로 재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내가 지금 이렇게 쳇 베이커Chet Baker의 트럼펫 연주를 듣고 있는 것은 아마도 조금 전에 본 영화 "브롱스 이야기A Bronx Tale, 1993 감독 로버트 드 니로"의 영향이 다분한 듯 합니다. 영화의 전반에 걸쳐 차분한 재즈 음악이 흐르는데 나도 재즈에 대해 조금 더 잘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영화 "브롱스 이야기"는 많은 배우들이 흠모하며, 많은 배우들이 닮고 싶어하는 배우인 로버트 드 니로의 첫 연출작이라고 합니다. 그는 영화에서 대부분 '인상적'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확하지 않나 싶을 정도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어떤 배역을 맡는다 하더라도 그의 연기는 언제나 그만의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냅니다. 악마적인 연기, 선한 연기, 우스운 연기, 분명 그는 그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배우라는 말 말고는 내가 더할 말은 없는 듯합니다.
브롱스라는 지역은 브룩클린과는 또 다른 뉴욕의 한 구역인가 봅니다. 영화는 1960년 9살의 칼로게로에게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칼로게로가 사는 동네에는 쏘니라는 이탈리안 갱이 삽니다. 소년의 집 바로 옆에는 그들 갱들이 운영하는 술집이 있고 그 주변으로 그런 갱들이 자주 모여들며 어린 칼로게로에게는 그것이 멋진 세상처럼 보여집니다. 칼로게로에게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람은 바로 쏘니이기도 합니다.
칼로게로의 아버지는 버스 운전기사이며 정직하게 세상을 살아가기를 바라고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동네에서 갑작스레 일어난 살인 사건을 어린 칼로게로가 목격하게되며, 살인 사건의 목격자가 되고 경찰에게 위증을 범한 후에 칼로게로는 직접적으로 쏘니와 자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갱들의 세계를 흠노하는 아들을 못마땅해 하는 아버지는 아들을 불러내는 쏘니에게 그만두라고 경고를 합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그런 갱들의 세상에서 삶을 살기를 원치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칼로게로가 자라 17세가 되고 쏘니는 그 지역에서 더 큰 두목이 되었으며, 칼로게로와는 더더욱 돈독한 사이가 되었으며, 칼로게로는 쏘니를 정신적인 아버지라고 까지 생각합니다. 칼로게로의 아버지는 어쩌면 자신의 아들을 쏘니에게 빼았겼단 생각에 화가 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버지나 쏘니는 칼로게로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마다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이해 못하는 칼로게로에게 말을 합니다. 크면 다 알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예전부터 로버트 드 니로라는 배우는 이탈리아인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탈리안인의 습성이 많이 묻어나는 그런 영화에 많이 출연을 한 듯합니다. 특히 마피아 혹은 이탈리아 갱이 등장하는 그런 영화가 그의 작품에 많이 보입니다. 그런 영화들에서 그는 직접 갱의 연기를 했습니다만 "브롱스 이야기"라는 영화에서는 칼로게로의 아버지 역을 맡았으며 아들이 그런 세상에 발을 내디디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는 인물로 연기를 펼칩니다. 그 마을, 브롱스 지역에서 칼로게로가 자라나며 성장과정을 통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브롱스 이야기"의 이야기이며 한 아이의 성장기를 통해 한 아이가 세상 속에서 소통하며, 만나는 관계들 속에서 배우고 느끼며, 체험하며 자라나는 과정을 통해 한 사람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한 아이가 자라나는 동안 그 아이를 끌어들이려는 힘과 보호하려는 힘이 늘 아이 주변을 서성이며, 그런 힘들에 의해 아이는 자라나게 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힘들이 아이를 자라나게 하는 것이지만 대부분의 자라나는 아이들은 스스로 자란 줄 알게 되기도 합니다. 그것은 그 힘들이 보이지 않는 힘들일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칼로게로의 대사가 바로 브롱스 이야기라고 합니다. "어른들은 네가 자라면 다 알게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지금 스스로가 결정한 선택에 의해서 오늘 이후의 우리네 삶이 결정되는 것은 아닐까요? 분명 그럴텐데도 우리는 모르는 척 시치미떼며 그렇게 인생을 살아가는 중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우리가 내린 결정은 그리 중대한 것이 아니며 어느 시점에서든 간단하게 바꿀 수 있다 쯤으로 여기는 시치미를 떼는 중인지도 모릅니다. 영화를 보면서 이 교훈은 내게는 너무 늦은 교훈이라는 생각을 하며 슬며시 회피하려고 하는 나 자신을 보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은 무수히 많을테지요. 조건없는 사랑을 해야 하며, 사람을 있는 그대로 봐줄줄 알아야 합니다. 재능을 낭비해서는 아니되며, 지금 자신의 선택이 자신의 인생을 결정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른이 되면 아이 때는 보이지 않던 이런 정신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역시 보인다고 해서, 안다고 해서 그대로 실천하게 되지는 않습니다. 알면서도 하지 못하는 것. 그러니 모를 때나 알게된 후에나 그대로 따르기에는 힘이 들기는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어렸을 때는 몰라서 못했다고 하지만 나이들어 어느 정도 알 것 같은데도 따르지 못하는 것은 단지 인간이라서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무엇이 잘살아가는 것인지 어떤 것이 행복한 것이며 있는 그대로를 봐준다는 것, 이 모든 것들은 결국 올바른 가치관에 의해 좌우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만나게 되는, 이 땅의 모든 관계들과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서는 올바른 가치관이 형성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올바른 가치관을 스스로 형성해야 할 일이 우리가 인간으로 이 땅을 살아갈 채비의 첫번째 준비입니다. 하지만, 그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고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고 고단히 노력해야 할 부분이 바로 그것이겠지요. 이 영화를 보며 용기를 얻은 작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