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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이라 하기엔 너무 쓸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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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한 장면처럼 소설의 멋진 구절처럼 우리는 스스로의 인생이 장밋빛으로 묻들기를 바라기도 할 것이다. 꿈속에서라도 앞으로 펼쳐질 사랑과 인생의 행로가 장밋빛으로 가득하다면 얼마나 황홀할지 그 꿈에서 아마도 깨고 싶지 않은 순간이리라. 2002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인 정미경의 이 소설은 다른 작품을 다 읽고서 뒤늦게 이렇게 만났다.제목에서 풍기듯 조금은 속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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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한 장면처럼 소설의 멋진 구절처럼 우리는 스스로의 인생이 장밋빛으로 묻들기를 바라기도 할 것이다. 꿈속에서라도 앞으로 펼쳐질 사랑과 인생의 행로가 장밋빛으로 가득하다면 얼마나 황홀할지 그 꿈에서 아마도 깨고 싶지 않은 순간이리라. 2002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인 정미경의 이 소설은 다른 작품을 다 읽고서 뒤늦게 이렇게 만났다.

제목에서 풍기듯 조금은 속물적이고 통속적인 연애소설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정미경이라는 작가를 아는 이라면 모두 느꼈을 듯이 무척 고급스러운 글로 쓰인 연애소설이라 한 목소리를 낼 것이다. 광고계라는 배경을 중심으로 그 안에서 만난 네 남녀의 사랑은 원하는 방향이 모두 다르다.메이크업 아티스트인 민, 푸드 스타일리스트 정애, 광고 기획을 하는 영주, 그리고 민의 남편. 민을 사랑하면서도 그녀에게 이혼을 요구하지 않았던 영주는 자신을 향해 적극적인 사랑을 표현하는 정애와 결혼을 하고도 민을 만나왔다. 

서로 다른 곳을 향한 사랑의 시선은 한 순간 갈라져 버리는 유리처럼 되고 만다. 서로 한 공간에 산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을 나누지 않는 부부가 되고 민은 자살을 하고 만다. 지극히 뻔한 스토리를 가진 소설이지만 이 소설이 빛나는 이유는 단연 배경이 되고 있는 광고와의 적절한 조화 때문이다. 광고라는 것은 진실보다는 허구나 과장으로 가득하다. 메이트업 아티스트지만 민낯으로 다니는 민, 방송에선 사랑의 요리를 만들어 내지만 정작 남편을 위해 자신을 위한 사랑의 요리는 할 수 없는 푸드 스타일리스트 정애, 30초 짧은 순간에 세상 모두를 만족시키고 흡족시키지만 자신의 아내를 이해시키지 못하는 영주의 모습이 그러하다.

모두가 건조한 삶을 살고 있다. 광고처럼 빛나는 인생은 어디에도 없다. 화려한 마지막 광고를 향한 그들의 몸부림처럼 자신의 인생에 있어 사랑을 위해 몸부림치지만 부서지고 만다. 아무리 손을 내밀어도 그 손을 알아보지 못하는 영주에게 지쳐버린 정애, 사랑을 지키고 싶었기에 죽음을 택한 민, 그 혼란 속에서 방황하는 영주, 이들 모두 메마른 정서의 소유자들이다. 우리의 모습은 과연 이 주인공들과 얼마나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정미경은 이 불륜을 아주 우아하게 묘사한다. 마치 민과 영주의 사랑이 장밋빛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갈하면서도 수려하다. 밑줄 긋고 싶은 구절이 아주 많다.

[살아간다는 건 그 무언가를 위해 날마다 존재의 일부를 내어놓는 일이다. 79쪽] 매일 매일 우리는 자존심을 내놓기도 하고 때로는 철면피가 되기도 하지 않는가. [아무래도 삶이란 정색을 하고 저울질하기엔 너무 무거운 어떤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무거움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고 여행을 하고 쓸데없는 것들을 소비한다. 그리고 절대로 상처받지 않을 거짓 사랑에 짐짓 빠져보기도 한다. 140쪽] 삶이란 저울의 양 접시에 우리는 무엇을 올려 놓고 싶을까? 과연 그것은 욕망, 명예, 부, 사랑 중 어느 것일까?

우리네 인생은 불륜이 남긴 깊은 상처가 보여주듯 장미빛은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저 멀리 장밋빛 인생이 있지 않을까 하며 살아가는게 또한 우리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과대포장인 줄 알면서도 광고를 보고 선뜻 물건을 사게 되는 실수를 범하면서도 말이다.


이 책에는 이 소설 외에 '결혼기념일' 이라는 단편 소설이 있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속물적이면서도 이중적인 모습과 약한 내면을 아주 소름 돋게 표현했다. 긴 호흡으로 만난 '장밋빛 인생' 뒤에 만나는 짜릿함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r*********s 2008.03.06.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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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하게 충족했던 소설,
"적당하게 충족했던 소설," 내용보기
미흡은 아니라 하더라도, 앞으로 오늘의 작가상에 대한 관심이 깊이 쏠리는 만큼의 흡족함은 있었다. 전체적인 어조의 색깔이 각각 인물들의 성격묘사와 대단히 어울렸고 그러다보니 각자의 캐릭터의 고유함이 생생이 살아나 - 비록 다들 생생한 삶은 아닐지라도 - 전개되는 이야기에 더욱더 빠질 수 있었다. 다만 뭔가 확실한 끝맺음을 기대했었는데 이것도 저것도 이여자도 저여자도 불
"적당하게 충족했던 소설," 내용보기
미흡은 아니라 하더라도, 앞으로 오늘의 작가상에 대한 관심이 깊이 쏠리는 만큼의 흡족함은 있었다. 전체적인 어조의 색깔이 각각 인물들의 성격묘사와 대단히 어울렸고 그러다보니 각자의 캐릭터의 고유함이 생생이 살아나 - 비록 다들 생생한 삶은 아닐지라도 - 전개되는 이야기에 더욱더 빠질 수 있었다. 다만 뭔가 확실한 끝맺음을 기대했었는데 이것도 저것도 이여자도 저여자도 불확실한 상태에서 미지근하게 끝나버려서 으음? 그 끝을 바라보고 읽어온 것 같았는데 막상 와보니 끝은 없고, 끝도 별로 멀지는 않은 것 같은데 길이 갑자기 사라져버린 듯한, 감을 받아서 혼자 서성이면서 조금은 허탈감에 빠진듯도 싶다.
b****l 2002.11.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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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주의깊게 바라보면 우리네 인생은 장밋빛 그 자체일지 몰라
"조금만 주의깊게 바라보면 우리네 인생은 장밋빛 그 자체일지 몰라" 내용보기
30초 예술이라 불리는 광고장이로 살아가는 나. 이래도, 이래도 하는 막가파 자세로 만든 광고에도 대중은 광신도들처럼 일제히 열광해 주었다. 나는 대중의 마인드를 컨트롤할 수 있는 광고라는 사이비 종교의 교주였다. (본문 중) 그러나 지금은 나만이 알 수 있는 매너리즘에 푹 빠진 상태. 나만의 매너리즘이란, 상대방이 눈치채기 전까지만 겨우 버텨나갈 만한, 근근히 살아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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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초 예술이라 불리는 광고장이로 살아가는 나. 이래도, 이래도 하는 막가파 자세로 만든 광고에도 대중은 광신도들처럼 일제히 열광해 주었다. 나는 대중의 마인드를 컨트롤할 수 있는 광고라는 사이비 종교의 교주였다. (본문 중) 그러나 지금은 나만이 알 수 있는 매너리즘에 푹 빠진 상태. 나만의 매너리즘이란, 상대방이 눈치채기 전까지만 겨우 버텨나갈 만한, 근근히 살아가는 느낌 말한다.

 

 

 

  그렇다면 나(주인공)에게 장밋빛 인생은 언제 였을까. 어떻게 만들어도 열광해주던 광신도들이 넘쳐나던, 일에 있어 전성기를 누렸던 젊은 날? 사랑하는 민과 열심히(지나고보니 사랑하는 사람 마음 하나 알아채지 못한 죄책감과 후회만이 남아 있지만) 사랑하던 그 때? 아니면 사랑하는 민이 제 스스로 영원히 사라져버린 아픔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자신의 젊은 날을 보는 듯한 인턴사원 이강호와 그럭저럭 일 해나가는 요즘?

 

 

 

  지나치게 낙관적인 수식어같지만 조금만 주의깊게 바라보면 우리네 인생은 장밋빛 그 자체인지도 모르겠다. 화사하게 피어나는 새순부터 붉으스름 농도를 더해가는 절정기, 스르르 사그라들면서 오히려 더 짙붉은 색을 내뿜는 중년기, 사력을 다해 뽐내고는 축 늘어져 검붉은 색을 띄며 고개 숙여가는 그런 장밋빛.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잘 사는 것일까 늘 의문인 그런 질문은 나(주인공)에게 아무 의미가 없어 보인다. 인생은 30초면 끝이 나는 광고가 아니다. 2시간이면 불이 켜지고 극장을 나설 수 있는 영화도 아니다. 인생은 30초를 지나서도 꿈틀거리고 끈적거리고 소금 냄새를 풍기며 자꾸만 감겨오는 지독한 것(본문 중)이라는 사실만 살아가면서 절절히 체감할 뿐.

 

 

 

  누군가의 책을 읽으며 '호흡이 가쁘다'고 말하는 건 이런 책을 두고 하는 말이구나 처음 알았다. 숨가쁘게 읽혀지지만 그냥 쉬이쉬이 책장을 넘길 수 만은 없어 수시로 멈칫한다. 적당히 얽히고 설킨 느낌.

 

 

 

  작가의 말을 읽으며 소름 끼침을 느낀 것도 처음.

 

 

 

  아무래도 살면서 두고두고 이 중견 여작가의 책을 사랑하게 될 것 같다.

 

 

 

 

  작가의 한마디 "사랑한다 해서, 둘이서 죽도록 사랑한다 해서, 다시는 나누어지지 않을 것처럼 서로의 몸속으로 파고들며 뜨겁게 엉긴다 해서 그 사랑 때문에 감당해야 하는 고통과 두려움과 고뇌의 무게까지 같이 감당할 수 있는 건 아니다."

 

 

 

 



YES마니아 : 로얄 b******2 2010.04.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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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식처 일수 밖에 없는 도시...
"내 안식처 일수 밖에 없는 도시..." 내용보기
주인공은 30초의 예술이라 불리우는 광고계에 종사하는 잘나가는 인물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직업들은 모두 시각적인 것들로 광고, 에어로빅, 푸드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아티스트등이 등장한다. 현란한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고독,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눈꼽만큼도 찾아보기 힘든 정서의 메마름을 이 책은 너무 담담하고, 처절하게 잘 표현하고 있는것 같다.
"내 안식처 일수 밖에 없는 도시..." 내용보기
주인공은 30초의 예술이라 불리우는 광고계에 종사하는 잘나가는 인물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직업들은 모두 시각적인 것들로 광고, 에어로빅, 푸드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아티스트등이 등장한다. 현란한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고독,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눈꼽만큼도 찾아보기 힘든 정서의 메마름을 이 책은 너무 담담하고, 처절하게 잘 표현하고 있는것 같다. 내가 주인공 영주가 된듯, 가슴한켠에 수많은 물음표를 만들어내고, 가슴이 아려오며, 민을 위해 울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커피숍의 창가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강호는 말한다. "형, 이 도시에서 가장 숨기좋은 장소가 바로 이곳이에요"라고... 뭔가 가슴을 훅~하고 스몄다. 우리는... 혹은 나는 수많은 인파들로 들끓는 도시속에 있다. 무리속의 나는 누군가와 똑같아 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나를 찾아내기 가장 힘든곳이 바로 이곳이 아닐까... ----- 나는 나의 일을 하고, 너는 너의 일을 한다. 나는 너의 기대를 채우려고 이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다. 너는 너고, 나는 나다. 만약 우리가 우연히 서로를 발견한다면 아름다울 테지 책의 177페이지에 있는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한구절이다. 한 공간에서 자의든 타의든 서로 협력하며, 하루의 반 이상을 함께 보내는 사람들과 내가 과연 서로를 발견할 순간이 있을까.. 행복한 결말을 원한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진 않다. 그치만, 내가 살아가는 세상을 어쩜 이렇게 가슴 콕콕 찌르는 문체로 200여 페이지를 채울수 있는지.. 작가 후기를 보며 마음이 너무 쓰려 앞으로도 이 작가의 모든 작품을 읽어주리라 다짐했다. 자신이 6년간 쓰던 노트북이 정체불명 고장을 일으켜 한조각의 파일도 건질수 없는 상태가 되어 두개의 장편과 열한 개의 단편, 삼십몇 번까지 넘버링되어있던 글 소재 모음들을 모조리 삼켜버렸다고 한다... 이 대목이 전자의 책을 다 읽고 느낀 무수한 감상보다 더 맘을 아프게 했다....(&^^) 2006. 4. 4 Ahn..

[인상깊은구절]
견딜수 없다고 아우성을 치면서도 사람들은 매우 잘 견뎌낸다. 강인함 때문이 아니라 연약함 때문에. 우리를 살아가게 만드는 것은 결국은 연약함이다. 못남이고 남루함이고 어슴푸레함 때문이다. 달콤함만을 주었던 연인을 오래 기억할 것 같은가. 아니다. 오히려 무심함으로 내게 상처를 주었던 사람, 단지 그 존재의 지독한 아득함으로 울게 했던 사람을 더 오래 기억하게 된다. 그러고 보면 삶을 붙들어주는 건 달콤함보다는 고통 쪽이 아닐까. 어줍잖은 대답보단 끝내 답할 수 없는 질문이 아닐까. 너는 무엇을 질문할 것인가.
k*****i 2006.04.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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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닫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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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된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을 물론 다 읽은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권 안 되는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상당히 감각적이다, 라는 것이다. 이 책도 굉장히 빠르게 읽혀졌고, 작가가 1960년생이란 사실에 조금은 놀랐다. 뭐라고 할까, 1990년대 초반, 하루키에서부터 시작된 나의 감각적인 글읽기에 상당히 좋은 점수를 받으며 편승하게 된 느낌이다.
"서로 닫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 내용보기
출간된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을 물론 다 읽은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권 안 되는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상당히 감각적이다, 라는 것이다. 이 책도 굉장히 빠르게 읽혀졌고, 작가가 1960년생이란 사실에 조금은 놀랐다. 뭐라고 할까, 1990년대 초반, 하루키에서부터 시작된 나의 감각적인 글읽기에 상당히 좋은 점수를 받으며 편승하게 된 느낌이다. 사랑했지만 그녀의 마음을, 그녀의 생각을 읽지 못하고-아니 아예 읽을 생각조차 없었던 것은 아닐까-지금 함께 살고 있는 아내의 아픔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단지 30초짜리 광고를 통해 자신의 삶을 반짝 비춰줄 뿐이다. 나는 강호에게 상당한 애정을 가졌다. 강호는 주인공 영주라고 해도 좋았다. 단지 젊은 날의 '그'라는 3인칭 서술을 통해 비껴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 의미에서 강호의 죽음은 당연히 일어날 일이라 예상하고 있었지만 나에겐 안타까웠고, 영주의 죽음으로 받아들여졌다. 사람 사는 것이 다 이런가. 정보의 공유량이 그 어떤 때보다도 넘쳐나는 현재, 모두 같은 TV 프로그램을 보고, 비슷한 내용의 신문기사를 읽고, 비슷하게 생각하는 성공을 향해 달리고...모두들 추구하는 것이 같아 보여도, 서로 말이 오고가도 그냥 나는 내 말을, 너는 네 말을 허공에 던지고 받을 생각은 하지 않는 것에 불과한 것인가. 한집에서 살을 섞고 사는 내 가족과도 이럴수밖에 없는가... 서로 열어주기를 갈구하지만 정작 열어주려 할 때에는 거부하는 사람의 모순을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었다.

[인상깊은구절]
사랑한다 해서, 둘이서 죽도록 사랑한다 해서, 다시는 나누어지지 않을 것처럼 서로의 몸속으로 파고들며 뜨겁게 엉긴다 해서 그 사랑 때문에 감당해야 하는 고통과 두려움과 고뇌의 무게까지 같이 감당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나는 내게 결혼하라고 말하던 민의 쓸쓸함에는 무심했다. 나를 밀어내던 민 앞에서 느꼈던 내 외로움만 컸지, 민의 아픔은 몰랐다. 사랑한다고 한번도 말하지 않았던 민이 마음속에 얹고 살았던 돌의 무게를 나는 몰랐다. 민이 우울해 있으면 그저 나도 우울해했고 민이 밝아지면 같이 밝아졌다. 흐린 후의 맑음, 그건 어쨌건 고마운 일이었다. 때론 민은 맑은 후 차차 흐릴 때도 있었다.
n****1 2002.10.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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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을 해 보게 한 책 [한국소설-장밋빛 인생]
"내 생각을 해 보게 한 책 [한국소설-장밋빛 인생]" 내용보기
가볍게 읽고 가볍게 느꼈는데 자꾸만 마음 한 곳에 머무는 것이 있다. 가벼운 사랑에 대한 경고였을까. 모든 것이 가벼워지고 있는 세상에 사랑마저 더없이 가볍게 취급하려는 사람들에게 바로 그 가벼움으로 나무라고 있는 것이었을까. '그래 맞다, 사랑이란 이렇게 덧없는 것이다, 사는 것도 그래, 모든 것이 덧없는 것이니 그저 가볍게 넘기면 될 것이야...' 이게 아니라고 간절하게
"내 생각을 해 보게 한 책 [한국소설-장밋빛 인생]" 내용보기

가볍게 읽고 가볍게 느꼈는데 자꾸만 마음 한 곳에 머무는 것이 있다. 가벼운 사랑에 대한 경고였을까. 모든 것이 가벼워지고 있는 세상에 사랑마저 더없이 가볍게 취급하려는 사람들에게 바로 그 가벼움으로 나무라고 있는 것이었을까. '그래 맞다, 사랑이란 이렇게 덧없는 것이다, 사는 것도 그래, 모든 것이 덧없는 것이니 그저 가볍게 넘기면 될 것이야...' 이게 아니라고 간절하게 말하는 사람이 세상 어딘가 한 사람은 있다는 것이다.

광고, 요리, 화장, 헬스... 살기가 좋아지기는 한 것일까. 둘러보면 온통 이 이야기들이다. 정말 이 속에서 먹고 살아가는 사람들 또한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왜 여기서 한 발 물러나 있는 것인지. 내가 가볍지 않다는 것은 결코 아닌데, 나는 여기에서조차 어떤 무게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텅 비어 있는 것이었을까. 어쩌면 누군가에게 더 절실하게 다가서고 싶은 마음을 감추려고 안간힘을 쓰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 아닐지.

오랜만에 소설을 읽으면서 내 생각을 많이 했다. 하나도 연관되는 대목은 없었는데, 주인공의 혹은 작가의 의식에만 내 마음이 가 닿았다. 소설이 꼭 남의 이야기만은 아닌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사랑이란 교환에 대한 광기가 아닐까. 사랑하는 두 사람이 그토록 강박적으로 교환하고 싶어하는 건 왜일까? 서로의 존재를 꿰뚫어보려는 눈길, 손끝에 느껴지는 갈증, 너 없이 혼자 지냈던 날들과 퇴적된 내 기억의 편마암에 새겨진 그림을 너에게는 보여주고 싶어지는 것. 그러고 보면 인간은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가. 누군가 바라보아 주어야 하는, 누군가 내 체온을 점자처럼 읽어주어야만 안도하는 그토록 연약한 존재.

 

 

YES마니아 : 로얄 j***6 2004.05.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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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광고와 다르다. 30초에 끝나지 않는다
"삶은 광고와 다르다. 30초에 끝나지 않는다" 내용보기
정미경. 낯선 이름이다. 2002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는 데 그외에는 아는 게 없다. 광고를 만드는 이가 사랑하는 여인의 자살을 접하면서 겪게 되는 내면의 변화와 과거의 기억을 교차시키면서 이 소설은 현대문명의 꽃이라 스스로 일컫는 광고의 속성을 파헤친다. 이 시대를 가장 잘 표현하는 가벼움과 빠름과 감각적인 속성, 쉽게 취하고 쉽게 버리는 데 별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
"삶은 광고와 다르다. 30초에 끝나지 않는다" 내용보기
정미경. 낯선 이름이다. 2002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는 데 그외에는 아는 게 없다. 광고를 만드는 이가 사랑하는 여인의 자살을 접하면서 겪게 되는 내면의 변화와 과거의 기억을 교차시키면서 이 소설은 현대문명의 꽃이라 스스로 일컫는 광고의 속성을 파헤친다. 이 시대를 가장 잘 표현하는 가벼움과 빠름과 감각적인 속성, 쉽게 취하고 쉽게 버리는 데 별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광고 그 자체의 속성을 주인공의 모습과 일치시킨다. 그 자신은 인정하려 하지 않겠지만, 주인공은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도 광고처럼 어떤 이미지로만 사랑하고 기억하고 있다. 이 거리는 진정한 사랑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읍조리던 강우의 대사가 그걸 증명한다. 내 취향은 아니지만, 이 소설은 상당히 감각적으로 잘 썼다. 젊은 감각을 소유한 신인 작가가 썼다면 더 잘 어울렸을 것이다. 내가 파악한 것보다 더 많은, 깊이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시대의 사랑과 절망에 대해 잘 표현한 것 같다.
s****w 2002.12.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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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30초면 끝날 CF의 한 장면일 뿐이야..
"이건 30초면 끝날 CF의 한 장면일 뿐이야.." 내용보기
개인적으로 민음사의 책은 잘 사보는 편이거고,대부분 작품의 완성도가 높은 편이었다. 이 책 역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고 해서 바로 사서 보았다. 그런데 이 책은 언론의 서평이나, 책 뒷면의 과찬을 보고 기대를너무 한 탓인지 느낌은 조금 덜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광고업에 종사하는 등장인물과 현장감이 생생했고, 이들의 삶을 통해서 드러나는 존재의식이나 실존에 대한
"이건 30초면 끝날 CF의 한 장면일 뿐이야.." 내용보기
개인적으로 민음사의 책은 잘 사보는 편이거고,대부분 작품의 완성도가 높은 편이었다. 이 책 역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고 해서 바로 사서 보았다. 그런데 이 책은 언론의 서평이나, 책 뒷면의 과찬을 보고 기대를너무 한 탓인지 느낌은 조금 덜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광고업에 종사하는 등장인물과 현장감이 생생했고, 이들의 삶을 통해서 드러나는 존재의식이나 실존에 대한 질문도 강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인간실존에대한 질문이나 문제제기가 문학작품 속에서 꼭 이러한 직업생활과 의미없는 결혼생활과 같은 모습을 통해서 그려져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어지간한 유명작가의 작품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었다.

[인상깊은구절]
그래, 이건 30초면 끝날 CF의 한 장면일 뿐이야. 암청색 조명이 꺼지고 나면 너는 일어나 흙 묻은 청바지를 털고 크리에이티브와 이미지에 대해 떠들어야지. 50프로의 확률을 얘기하는 의사새끼에게 아직 어여쁘게 젊은 니 심장을 보여줘야지. 삶의개같은 우연성을 이런 식으로 증명말 필요는 없잖아. 제발 부탁이야.누군가 날 좀 꺼내줘. 이토록 현란한 동영상 속에서 날 꺼내줘. 오프버튼을 눌러달라구. 이 어지러운 화면 속에서 그만 나가고 싶어.
c******d 2002.08.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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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하고 비현실적이고 아슬아슬한 행보... <장밋빛 인생>
"모호하고 비현실적이고 아슬아슬한 행보... <장밋빛 인생>" 내용보기
"...전화 속에서 내 목소리를 확인하면 살짝 바뀌던 미묘한 음색의변화. 손닿지 않는 심장의 깊숙한 곳까지 바로 스며들던 그 목소리..."주인공인 영주는 이미 다른 이의 아니였던 민을 사랑했다. 그리고 민의 요청에 따라 정애라는 푸드 스타일리스트와 결혼했다. 그런데 어느날 민이 죽었다. 그리고 그 이해할 수 없는, 자살에 가까운 죽음을 민의 남편으로부터 통보받았다. 그 날 민은
"모호하고 비현실적이고 아슬아슬한 행보... <장밋빛 인생>" 내용보기
"...전화 속에서 내 목소리를 확인하면 살짝 바뀌던 미묘한 음색의변화. 손닿지 않는 심장의 깊숙한 곳까지 바로 스며들던 그 목소리..."

주인공인 영주는 이미 다른 이의 아니였던 민을 사랑했다. 그리고 민의 요청에 따라 정애라는 푸드 스타일리스트와 결혼했다. 그런데 어느날 민이 죽었다. 그리고 그 이해할 수 없는, 자살에 가까운 죽음을 민의 남편으로부터 통보받았다. 그 날 민은 나의 핸드폰에 메시지를 남겼다. 사랑한다고. 나와 만나는 모든 날들 동안 한 번도 입에 담지 않았던 사랑, 이라는 단어를 그렇게 내게 남기고 민은 생을 마감한 것이다.

사실 어지간히 상투적인 줄거리이다. 불륜, 하지만 애틋하고 불꽃같은, 죽음, 어딘지 모호하여 비현실적인, 그리고 남은 자들의 아슬아슬한 행보.

끝없이 이어지는 네버 엔딩 스토리를 들여다보듯 연애 소설을 읽는다. 연애 소설이어서 읽는 것이 아니라 읽다보면 연애 소설이기도 하고, 연애 소설임을 알고 읽지만 자꾸 그 연애에 딴지를 걸기도 한다. 도무지 연애란 무엇이냐고 4개의 위를 차례대로 섭렵하는 소의 먹거리처럼 되새김질한다.

60년생이면 43살의 여성 작가인데, 감상은 갓 서른을 넘은 사람처럼 순진해보이기까지 한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직업이란 것이 광고 기획자, 메이크업 아티스트, 푸드 스타일리스트 등이다보니 이미지들의 사용이 자꾸 그쪽이다. 물론 크게 눈에 거슬리지는 않는다. 게다가 이러한 직업군은 TV 드라마에서 질리도록 보아 왔으니 오히려 친숙하다고 해야 하나.

지극히 평범한 소설이지만 가끔 웃겨주는 것도 즐겁다.

"쟤들 어떤 사이야?"
"멀더와 스컬리라고나 할까요?"
"연애 감정은 없다는 얘기야?"
"본인들 외에는 누구도 알 수 없단 얘기죠."

후, 과거의 X파일을 즐겨봤다면 너무나 흥겹게 수긍할 수 있는 대화라니.

사랑의 감정을 나누는 일로서 연애란 결혼보다 여러 등급 위의 형태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결혼은 연애로 인한 결과물 같은 것이지, 그 반대가 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또 연애는 통과의례와 같은 것이기도 하다. 연애의 시작과 끝은 언제나 극과 극을 달린다. 세상은 공평하기도 한 것이어서 참을 수 없는 희열을 주고 또 그만큼의 나락을 경험하게 한다. 그리고 그게 어쩌면 인생이다.

"...장밋빛 인생이란 영화나 로맨스 소설 속에나 있다는 것쯤 알 나이가 됐잖아요."

그래도 남는 의문. 위의 문장에서 말하는 허망한 진실, 그걸 알게 되는 나이란 도대체 몇 살인건가..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07.02.0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아름다운 청년은 그렇게 가다.
"아름다운 청년은 그렇게 가다." 내용보기
한권의 책을 한번 읽고 리뷰를 쓴다는 게 글쎄, 무책임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내게 어떤 섬광같은 직관이나 예지가 남아있다면 그리 위험하기만 한 일은 아닐테다. 게다가 나는 직업적으로 이 일에 매달리는 것도 아니니까 조금쯤은 안심해도 좋겠지. 대체 이 방대한 자료 조사를 어떻게 했을까 혀를 내두를 정도로 광고 세계에 대한 묘사가 적확하다. 또한 주된 등장 인물의 직업이
"아름다운 청년은 그렇게 가다." 내용보기
한권의 책을 한번 읽고 리뷰를 쓴다는 게 글쎄, 무책임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내게 어떤 섬광같은 직관이나 예지가 남아있다면 그리 위험하기만 한 일은 아닐테다. 게다가 나는 직업적으로 이 일에 매달리는 것도 아니니까 조금쯤은 안심해도 좋겠지. 대체 이 방대한 자료 조사를 어떻게 했을까 혀를 내두를 정도로 광고 세계에 대한 묘사가 적확하다. 또한 주된 등장 인물의 직업이 의미심장하다. 광고 제작자, 요리 코디네이터, 에어로빅 강사,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갖는 상징성을 떠올려본다면 이들이 현재를 대표하는데 있어 결코 모자람이 없으리라. 물론 서사 구조가 노련하기 그지 없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무리없이 직조해내는 솜씨가 절묘하다. 그러나 주제가 이따금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날 때. 이를테면 주인공의 입을 빌어 30초 안에 모든 것을 보여주고 말하면서 실상 자기 인생은 그렇지 못했다는 둥 하는, 작가는 과잉 친절을 보인 것이 아닌가 싶다. 더 솔직히 말하면 조금 역겨웠다. 이렇게까지 자세히, 누누히 말해주지 않아도 되는데 싶어서 말이다. 또한 작가의 핍진한 현실 묘사가 다 수포로 돌아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세상에, 이런 말을 하면서, 이런 식으로 사는 사람이 어디있담? 오히려 구비구비 사연도 많고 아름다우며 강한 젊은이 이경호의 죽음은 독자의 뒤통수를 치면서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구르게 한다. 그의 돌연한 죽음은 글쎄, 우리들 모두의 젊음에 대한 고별이 아닐런지.... 또 한가지 쓴 소리를 덧붙이자면 소설에 등장하는 청순가련형의 희미한 민 같은 여자 주인공들 정말이지 이제 신물이 난다. 성격 창조야말로 소설의 본령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r*****u 2002.08.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