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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에서 노본스의 가제본체험단에 선정되어서 노본스를 만나보았습니다. 저역시도 같이 동봉된 편지를 읽고 긴장했드랬죠. 내용 자체도 무거울 것 같고 읽고나서 마음도 아프고 복잡해 질 것 같았거든요. 전쟁을 통해서 망가져 가는 어밀리아와 이웃들의 인생을 보면서. 우리의 슬픈 역사도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도 그렇구요. 여성의 시선에서 처참하게 무너져 내리는 서사를 읽으며 충격과 공포 그리고 복잡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인간이 이유가 되어 이러한 참상이 일어나지만. 결국엔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다시끔 회복이 일어나는. 슬프고 아프지만 외면할 수 없는. 우리가 기억해야하는 아픈 역사. 폭력과 폭력이 겹겹이 쌓여 무너져 내리는 어밀리아의 인생에서. 안타까움과 슬픔이 느껴지는 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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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본스 No bones」는 부커상 수상 작가인 「밀크맨」의 애너 번스 Anna Burns의 초기작이다. 인문 교양도서 출간으로 유명한 [창비]에서 새로 출간한 「노 본스」의 가제본을 운 좋게 읽을 기회가 있어 서평을 남긴다
처음 노본스 No bones의 스토리를 만난 날. 책과 함께 동봉된 편지... 창비 출판사의 양재화 편집자님이 노 본스의 소개말을 적어주신 편지였다. 내용이 너무 장엄하고 처절해서 감히 책을 열어보기가 덜컥 겁이 났던 것도 사실이다.
The Troubles 더 트러블 196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에 걸쳐, 북아일랜드 지역 (아일랜드섬이나 영국령)에서 과거에 한 나라였던 아일랜드와 재합병하려는 가톨릭교도 세력과 현재 영국에 그대로 남아 있으려는 개신교도 세력이 충돌하여 수많은 삶의 터전이 파괴되고 민간인을 포함해 3500명 이상의 사망자, 수만 명의 부상자와 실종자를 낳은 현대사의 비극
"트러블은 목요일에 시작됐다"는 한 줄로 노 본스 No bones는 시작된다. 7살 소녀 어밀리아가 책의 주인공으로 각 시대순의 단편들이 한 줄기로 엮여져 하나의 장편 소설로 이어진다 단편은 각각의 다른 주인공의 시점으로, 당시의 해프닝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벨파스트의 지역 '아도인'이 배경이다 어린 소녀, 어밀리아는 트러블이라는 민족 간의 폭력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 나간다.
소설 속에 등장한 북아일랜드 당시 폭력성은 마치 환각을 보는 듯했다. 종교와 민족의 독립투쟁이라는 미명 아래 행해지는 '국가의 폭력, 무장단체의 폭력, 학교에서 교권에 의한 폭력, 마을 사람들 사이에 폭력,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저지르는 살인과 방조, 심지어 사촌과 가족 간에 일어나는 폭력, 살인이 또 다른 살인으로 이어지는 복수. 근친상간' 가장 약한 존재들이 짊어져야 하는 당시의 피폐한 삶의 무게를, 작가는 특유의 냉소적이면서도 무미건조한 풍자를 통해 잔혹한 부조리함을 꾸짖고 있다
말죽거리 잔혹사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이게 실화였을까? 1990년대까지 이런 삶을 살아간다는 게 가능했을까? 나는 갑자기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가 떠올랐다 민족 간의 분단의 역사라면, 남의 이야기로 치부할 수 없는 우리. 아일랜드의 폭력의 역사와 우리는 닮은 구석이 많다. 6.25전쟁 이후 군사정권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 속에 자리 잡았던 폭력성, 말죽거리 잔혹사를 통해 고발되었던 당시 학교 내에 만연되었던 폭력성을 나 또한 경험했었다. 엎드려뻗쳐! 허벅지에 피멍이 들고도, 뺨을 맞고도, 부조리한 권력에 대항은 커녕, 잘못하면 '맞아도 싸다'는 인식이 팽배했던 슬프고도 무기력한 시절이었다
노 본스 No Bones 'no Bones about it' 의 뜻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던 No bones' 즉, 북아일랜드 폭력의 역사와 그 한가운데 가장 큰 무게를 짊어지고 갔던 약자들. 책을 읽고 난 후 편집자님의 편지를 한 번 더 읽어내려갔다. 한 글자 한 글자 직접 정성스레 쓰여진 손글씨를 통해 이 책의 소개글을 읽다보니, 다시금 책을 덮으며 심장이 관통되는 듯한 고통스러운 장면과 믿기힘든 현장의 이야기가 떠올라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작가 애너 번스의 특유의 문체, 일부는 슬프고 일부는 어둡고 무엇보다도 고통스러울 정도로 진실하다. 잔혹한 폭력의 역사를 맞닥뜨릴 수 있는 용기있는 독자여! 그대들에게 북아일랜드의 No bones! 부인할 수 없는 그때, 트러블 The troubles의 현장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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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성가시고 신경 써야 할 일도 많은데다가 평화에 대해 경쟁적으로 시를 쓴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지? 무슨 할 말이 있지? 선생님들이 바라는 게 뭐지? 누가 힌트라도 주지 않으려나? 또 그 평화라는 게 두루뭉술하게 모든 사람을, 그러니까 개신교들까지 포괄해야 하나, 아니면 콕 집어서 우리한테 한정된 것이어야 하나? (49p) 『밀크맨』을 읽지 않았고 트러블 시기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나에게 이 책은 여러 면에서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의미가 있는 책임은 분명했다. 복잡한 시기의 복잡한 감정들을 잘 느낄 수 있었고 여러 상황 묘사도 훌륭했다. 책의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벨파스트 아도인에 사는 어밀리아의 인생을 따라가면서 정말 그 인물로 사는 기분도 들었다. 양재화 편집자님의 편지에 따르면, '트러블(the troubles)'은 '196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에 걸쳐, 지리상으로 아일랜드섬에 속하나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에서, 과거에 한 나라였던 아일랜드와 재합병하려는 가톨릭교도 세력과 현재 속한 국가인 영국에 그대로 남아 있으려는 개신교도 세력이 충돌하며 수많은 삶의 터전이 파괴되고 민간인을 포함해 3,500명 이상의 사망자와 수만명의 부상자, 실종자를 낳은 현대사의 크나큰 비극'이라고 한다. 어밀리아가 일곱 살일 때부터, 열일곱 살이 될 때까지도, 트러블은 계속되었고 이것은 어밀리아와 가족들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애벌레와 단추를 모으던 아이는 고무탄을 모으고, 학교 대신 디스코 클럽에 가고, 학교에서 총격 사건을 목격하고,?음식을 먹지 않게 되고, 거식증에 걸린다. 초반의 명랑한 성격도 얼마 뒤 사라지고, 십 대 어밀리아는 무감정하고 반응 없는 사람으로 바뀌어 있다. 그 사이에도 물론 충격적인 사건들이 쉴 새 없이 벌어진다. 영국군은 작은 소리만 들려도 차를 몰고 나타나고, IRA(Irish Republican aArmy,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주장하며 뮤장투쟁을 전개한 준군사조직인 아일랜드공화국군)는 '무릎 쏘기'라는 자체적인 벌을 만든다. 그러나 이 일들은 모두 '잡다한 일들'로 여겨진다. 너무 많이 일어나서 '잡다한 일들'중 하나라고 생각할 만큼 무감해진 것이다. 계속해서 몰아치는 사건들 사이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면, 어밀리아처럼 무감해지는 방법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 선택이 이해되는 한편, 이런 현실에 무방비하게 노출될 수밖에 없는, 선택하지 못한 거대한 상황들이 느껴져 슬펐다. 이쪽 아니면 저쪽으로 갈라져 싸우는 사람들 사이 어느 쪽에도 소속되지 못하고(가까운 쪽이 있을지언정) 힘겹게 일상을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는 일상을 지속하는 것이 살아남기 위한 최소 기준일 수도 있을 텐데, 전쟁 영화에서 이 점은 쉽게 간과되곤 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는 한 사람, 한 가족. 그들의 고통에 집중할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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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하고 폭압적 상황에서 폭력은 여성의 신체에 집중된다. 특히나 전쟁 중에는 진영을 막론하고 여자의 편은 없다. 언뜻 이해되지 않았던 제목에서의 뼈가 자신의 신체를 자기가 결정하지 못하는 여성을 상징하고 더이상 그런 '뼈들'이 없길 바라는 심정이 제목에 담겼으리라 감히 짐작해 본다. 하지만 이 작품은 소설이라기 보다는 르뽀다. 전쟁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등장인물의 감정을 증폭시키기보다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묘사한다. 그런 태도가 오히려 독자를 몰입하게 하고 참상과 고통을 뼈 속까지 스며들게 한다. 부커상 수상자의 작품임에도 가제본 서평단으로 먼저 읽는 탓에 결말쯤에 있을 대단한 반전을 확인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전쟁에 대한 유일한 반전은 평화이리라. No Bones. No War. #노본스 #부커상 #부커상작가 #밀크맨 #애나번스 #천재적데뷔작 #전쟁 #여성서사 #혐오 #폭력 #북아일랜드분쟁 #가제본서평단 #내독후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