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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그 좋아하던 여행책을 잠깐 멀리했던 것은 내가 직접 경험하고 밟았던 장소를 거의 모든 책에서는 포장해서 내놓았다는 깨달음에 일종의 환멸을 느꼈기 때문이다. 아기자기하게 예쁘게 만들어놓은 책도 결국은 판매부수를 올리기 위한 목적일 뿐, 직접 그 장소를 찾은 내게는 그곳이 내가 책을 읽으며 그토록 상상하고 꿈꿔왔던 곳이 아님을 알았을때의 실망감은 어찌 표현할 수 있을까. 마치 맛집으로 소문난 곳에서 조미료 범벅의 음식을 먹고난 후의 씁쓸함과 같을 것이다.
피스보트Peace Boat, 말그대로 평화를 염원하는 크루즈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에서 출항하여 여행객들이 세계를 일주하며 평화를 위해 함께 모여서 곳곳에 평화의 기원을 불어넣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신문기자인 저자의 두 번째 피스보트 여행의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인데 사진기자이니만큼 듬뿍듬뿍 들어간 멋진 사진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러나 이 책이 여행기로서의 어정쩡함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세계일주라고 하기엔 담아낸 나라가 너무나 적은데다가 사진이 책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행기이기에 오히려 에세이라고 하는게 더 적당하지 않을까. 아니면 오히려 화보집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적당할 듯 싶기도 하다. 말하자면 내가 원하고 기대했던 그런 여행책이 아니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사진 한 장 없이 글만으로 빼곡해도 독자가 읽으며 머리와 마음으로 저자와 함께 재미나게 떠날 수 있는 여행책이 내가 원하는 여행책이기에.
피스보트가 한국인들에게 생소한 이유는 출항지가 일본이고 일본인들을 위주로 한 여행이기 때문이다. 물론 많은 외국인들 또한 참여하고 국적을 막론하고 함께 교류하고 평화에 대해 토론하고 여행할 수는 있지만, 책 속에서 소개하는 피스보트 여행의 2008년 현재의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1,000~2,700만원이라고 하니 과연 엄두나 낼 수 있는 여행일까. 한국에서는 오직 성공회대만이 매년 학생들을 교환학생 자격으로 피스보트를 체험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이 피스보트를 한국에 소개하는 역할을 했다고 해도 막상 직접 피스보트 여행을 해 보고 싶은 여행객이 과연 몇이나 될 지 궁금해진다. 더군다나 그 발판을 마련해 줄 수 있는 이 책이 독자들을 유혹하고 설득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도 더욱 아쉬웠던 점은 왜 세 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한민국에서 이런 멋진 여행상품이 없는가라는 점이었다. 평화에의 염원에 국적이 큰 상관은 없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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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인 여행객들이 예맨에서 희생되었다. 아직 그 배후세력이 누구인지에 대해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지만, 인간이 인간을, 그것도 무참하게 죽음으로 몰아넣는 일이 비일비재한 이 세상을 바라볼 때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렇지만 혼란(!)은 근래의 일이 아니다. 역사를 찬찬히 살펴보면 인류가 전쟁을 멈추었던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우린 갖가지 이유에서 서로를 향해 폭력을 행사한다. 그리고 그 폭력은 나날이 발달하는 과학기술의 힘을 통해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평화를 원치 않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마음으로 원하는 것과 실천하는 건 전혀 별개의 문제일 때가 많다. 본인이 폭력에 희생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여기는 몇몇 나라의 부패한 고위층 인사들에겐 차라리 군수업체의 배를 불리는 게 더욱 시급한 문제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한 나라의 패권을 강화하길 바라는 국가 통치자의 입장에선 지하자원과 수자원을 통제하기 위한 전쟁을 적절하다 여길 수도 있는 것이다. 일본이라는 국가에 대한 우리의 감정은 아직까지 별로 좋지 못하다. 역사적으로 아직까지도 풀리지 않은 실타래를 공유한 두 나라. 우리에게 일본은 침략을 잃어버린 지난 영광마냥 여기고, 잊을만하면 망언(?)리스트에 오를만한 말을 생산해내는 국가로 보이곤 한다. 전체와 부분을 혼동한 나머지 일본 사람들 개개인에 대해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피스보트의 취지를, 그 진심어린 마음을 이해하는 데에 우리에게 많은 시간이 필요한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시간이 많고 경제적 여력이 되는 사람들이 배를 타고 하는 세계일주 정도로, 처음 피스보트에 대해 들었을 때 나는 생각했다. 하지만 피스보트는 그 이상이었다. 단순히 배를 타고 많은 국가를 방문하는 것은 어쩌면 부차적인 것일 수도 있다. 배에서 이루어지는 평화교육과 강연회, 토론 등이야말로 피스보트를 피스보트다운 것으로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많은 나라들이 바람직한 상태는 아니었다. 오랜 전쟁을 거쳐 겨우 한 나라로서의 면모를 갖춘 나라도 있었고, 세력이 갈리어 서로를 향한 무한 폭력이 진행 중인 곳도 있었다. 그렇지만 경제적 낙후, 끔찍한 치안상태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두 눈은 반짝였다. 그들은 현재의 처참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미움을 양산치 않았고, 나아가 미래를 꿈꾸었다. 그 어떤 자연보다도 아름다울 수 있는 게 바로 인간임을, 저자는 아마도 느꼈을 것이다. 스스로 만들어낸 문제는 스스로가 해결해야 되듯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아름다운 눈을 가진 인간인 것이다. 피스보트의 규모는 내 생각보다 큰 듯했다. 물론 전 세계의 인구를 놓고 본다면 미약하기 짝이 없는 비율이지만, 미약하더라도 평화를 꿈꾼다는 건 분명 아름다운 일이다. 비록 배에 내 몸을 싣고 그들과의 동행을 할 순 없지만, 일상 생활 하나 가득 평화가 깃들길 매일매일 기도해야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다. 평화를 품는 사람이 많은 세상은, 시간은 좀 걸릴 수도 있으나, 언젠간 진정 평화로워질 테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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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루마불 게임을 처음 접한 어린 시절 이후로 세계일주는 나의 꿈이었다. 물론 지금도 결코 포기하지 않은 소중한 꿈이다. 그래도 '80일 간의 세계일주' 처럼 무작정 세계를 둘러봐야지 하는 생각에서 '그래도 뭔가 좀 더 가치있게 세계일주를 하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고민에까지 나아간 것을 보니 조금이나마 나이를 먹긴 먹은 모양이다. 사실 피스보트를 처음 접한 것은 아니었다. 이곳 저곳 둘러보고 싶은 곳은 많고 주머니에 돈은 없었던 대학 시절, 자비를 들이지 않고도 갈 수 있는 여러가지 국제교류 프로그램들을 찾아다니다가 피스보트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득달같이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힘들게 써서 보낸 영문 레터에 대한 짧은 답변은 나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피스보트도 크루즈의 일종이고, 세계일주를 하는 프로그램이므로 승객으로 탑승하려면 약 천 만원 이상의 경비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자원활동가로 참여하는 방법도 있지만 일본어를 능숙히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어 당시의 나에게 좌절스럽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러한 좌절(?)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때 이후로 피스보트보다 나은 세계일주 프로그램을 접해보지 못했다. 물론 개인 스스로 진행하는 세계일주는 예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고 있지만, 피스보트와 같이 프로그램화 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일관된 컨셉을 가진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정용 기자의 '피스보트'는 두 차례의 피스보트 탑승 경험을 글과 사진으로 녹여낸 것이다. 피스보트를 타고 방문한 지역들에 대해 써내려가는 그의 짧은 기행문과 사진들은 물론 '프로'의 것이니만큼 멋들어진다. 그러나 '피스보트'에서는 단순한 글과 사진 이상의 감동이 있다. 그의 글과 사진 속에는 '평화'에 대한 진실성과 실천적 자세를 절실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45일간의 피스보트 일주는 이정용 기자처럼 장기취재허가를 받을 수도 없는 나와 같은 대한민국의 보통 직장인에게는 언감생심 꿈꾸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꿈을 버릴 필요까지는 없지 않을까? 평화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기회이자 장인 피스보트에 언젠가는 나도 반드시 승선하겠다는 마음가짐을 다지며 일상 속의 하루를 새롭게 시작하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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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책을 본건 6학년에서 중학교1학년으로 넘어가던 시기로 기억한다. 책을 본순간 서로 다른 국적을 갖고있는것 같은 사람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는 표지가 나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렇게 별다른 계기없이 내게 다가온 이 책은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걸로 기억한다. 피스보트, 근대역사를 반성하는 젊은 일본인들이 만든 이NGO는 꾸준히 평화를 꿈꾸면서 세계를 돌아다니고있다. 꽤 오래전에 읽었던 책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기억이 나는 나라가 하나있다. 바로 대만이다. 2.28사건 기념박물관을 방문한 글쓴이를 통해서 대만의 2.28사건뿐아니라 그 배경이 되었던 대만의 중국,일본식민지 시기또한 을 알수있었고, 2.28사건당시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는지 생각해볼수있었다. 책속에 있던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이 한곳에 모여있는 2.28 희생자 기념공간의 사진은 내가 이책을 읽고나서 대만 만을 아직까지 기억하고있는 이유다. 일본의 지배를 받은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였기에, 글쓴이가 방문한 대만은 나에게 좀더 깊은 인상을 준것이 아닌가싶다. 글쓴이의 선상생활 또한 기억이난다. 배에 탄지 얼마안돼 태풍 나비를 만나서 고생을 하기도하고, 적도를 지나면서 흥분에 빠진 승객들이 축제를 벌려 서로 화합하고 친해지기도했다. 피스보트라는 이름답게 승객들은 국적을 막론하고 서로 어울리며, 한마음 한뜻으로 몇달동안 동거동락 했다. 이 부분은 내게 직접 피스보트에 타보고싶다는 생각을 갖게하였다. 이 책은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하는 기행문 같았다. 각국을 방문하고 보고들은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설명하지만 뿐만아니라, 빈곤,기아등 소외되고있는 사람들을 찾아가 그 나라의 참상을 알려 독자들에게 하여금 지구촌문제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를 준다. 또한 글쓴이는 자신의 전공과는 거리가먼 평화의 염원을 담은 사진이라는 자신의 꿈을 쫓아서 전세계 각국을 돌아다닌다. 글쓴이는 각자의 꿈을 잃어버리고 사는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 '각자 자신이 하고싶은 꿈을 이뤄가며 살아가야한다.'는 말을 하고싶은지도 모른다. 이럿듯 이책은 단순히 여행의 에피소드만 나열한 기행문이 아니라 글안에 글쓴이가 전하고싶은말이 숨어있었다는게 나는 좋았다. 하지만 기행문이라면 아무래도 여행지에서 있었던일의 비중이 중요하지만, 피스보트가 세계일주를 해서인지는 몰라도 각국에서의 에피소드는 짧았고, 배안에서 있었던일이 조금 많았다는 생각을 가졌다. 내가 비록 이 책을 세세하게 기억을 못하고있지만 지금까지 가장 감명깊었던 책이라고 하면 이 '피스보트'였다. 조만간 그때의 기억을 다시 되살려 읽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