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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京ゲスト-ハウス :: 角田 光代 마지막으로 여행을 해본 것은 3년전 가족과 함께 평창의 펜션에 놀러갔을 때다. 그것도 고작 1박 2일이라 [여행] 이라 이름 붙혀주기에도 겸연쩍다. 해외 여행은 훨씬 더 된 6년전, 일본으로 3박 4일 다녀온 것이 끝이다. 요새 같은 여행붐에 이러한 경력이면 부끄러워해야 될 것 같지만, 그닥 그런 마음이 안드는 것으로 봐서 확실히 내 스스로가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 것 같다. 지금도 눈앞에 공짜 티켓이 생긴다하면 기뻐서 환호성을 지르기보다 어떤 식으로 짐을 꾸리고 어떤 식으로 다녀야 하고 돌아와서 일상에 어떻게 적응해야할지를 먼저 고민하며 난감해할 게 분명하다. 그렇게까지 일상을 즐기고 사는 건 아닌데도, 오히려 요일이 구분 안될 정도로 매일이 똑같은 하루인데도 나는 이 일상을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나가서 새로운 것을 접촉하는 것을 지독히 피곤해 하고 정체에 너무 익숙해져버린거다. 그동안 오래 떠돌아 다녔기 때문이 아닌가, 하고 스스로를 분석해봤다. 지금보다 젊었을 땐 꼭 해외나 지방이 아니더라도 집에 있는 시간보다 떠나 있는 시간이 더 많았더랬다. 학교를 졸업하는 것만으로도 자유로워졌지만 껄끄러운 가족을 피하고 싶은 마음에 바깥을 전전해 다녔다. 어차피 그곳은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새롭게 정착할 곳이 있을거라며 끊임없이 찾아 헤멨다. 타인의 집에서 몇달씩 기거하기도 하고 소속감을 갖고 싶어 취미만 생기면 무조건 커뮤니티에 끼어들려고 애썼지만 그 어디에도 오래, 영원히 있을 곳은 없었다. 놀이터에서 여러 아이들과 함께 놀다 저녁이 되면 혼자만 남게 되는 기분과 비슷했다. 내 의지가 전혀 없는 강제적인 가족 관계는 벗어버리고 직접 선택한 가족을 갖고 싶어 유사 가족 관계를 대인 관계에서 찾으려 했지만 인원을 모으는 건 쉬워도 유지해나가는 건 어려워 늘 쉽게 부서졌다. 가족 관계에 대한 정의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내가 바라는 가족은 무조건 이해하고 감싸주는, 아무런 마찰이 없는 그저 마음 편한 관계였던거다. 내 스스로 가족을 만들고 나서야 깨달았지만, 사실 가족이란 그 어떤 타인보다도 가까이서 상처를 주고 나를 원천적으로 까발릴 수 있는 존재였다. 아무리 같은 피가 흐르고 있어도 서로 다른 개별적 존재이기에 상호 양극과 음극의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으며, 너무 가까이 있어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잘보이는 관계이기도 했다. 그러니까 마찰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 가족인데, 그 마찰이 버겁다고 원래 타고 태어난 가족을 내팽겨치고 오로지 눈가리고 아웅적인 가족 관계만 찾아 헤맸으니 그게 어찌 이루어질 수가 있었을까. 정녕 내가 원하는 이상적 가족 관계를 바랐다면 밖을 나다닐 것이 아니라 일단 안에서부터 살뜰하게 수습할 생각을 먼저 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것을 오래도록 깨닫지 못하고 무조건 '마찰' 을 피하고 다녔다. 마찰이 없다는 건 그만큼 접촉이 없다는 뜻이었다. 접촉 없는 유사 가족 관계란 성립할 수 없는데, 그 문제점도 파악하지 못한 채 실패하면 다시 시도하고 실패하면 또 다시 시도하는 식으로 계속 떠돌아만 다닌거다. 사람에서 사람으로, 모임에서 모임으로, 좀 친해졌다가 마찰이 생긴다 싶으면 얼른 떠났다. 그러다보니 이거야말로 여행자의 심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딘가 있을 곳을 찾아 떠나는데, 자기에게 딱 맞는 곳을 찾아 헤매는데, 한군데에 조금만 머물다보면 지루해지고, 잃어버리고, 부딪혀 깨져 나가는 네가티브가 생겨버려 덜컥 겁이 나 또 다른 자리를 찾아 떠나는 것이 아닐까. 이미 갖고 있는 것에서는 없다고 생각하여 일상을 거부하고 비일상에서 없는 것을 애타게 찾는 것은 아닐까. 소속을 이탈하여 또 소속하고자 하는 마음이 여행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같은 게 아닐런지. 주인공 아키오는 반년만에 여행에서 돌아온다. 떠나기 전에는 여자친구와 함께 지냈지만 말도 없이 떠났다가 돌아왔기에 그녀가 순순히 받아주기 만무하다. 그래서 네팔에서 우연히 만난 여행 동료가 '갈 곳 없으면 오라' 하는 말을 기억해내고 그녀가 운영하는 조촐한 게스트하우스에서 한동안 머물게 된다. 그곳에서 또 여러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먹고 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에서도 함께 일하는 동료가 여럿 생기지만 매일같이 함께 즐기고 어울려도 결코 가까워지진 않는다. 오히려 더 밀접해질까봐 늘 적당한 선을 긋고 관계에 트러블이 생기면 굳이 노력할 필요도 못느낄뿐더러 상대가 지나치게 참견한다 싶으면 얼른 짐을 챙겨 떠날 궁리를 한다. 이것이 세상 모든 관계라고, 그래서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게스트하우스의 그들은 납득한다. 다만 자유롭길 바라면서 혼자 있는 것은 두려워하는 그들은 희망한다. 이렇게 연결 되었다가 잠시 끊어진 끈이 언젠가 어느 곳에서든 다시 이어지기를, 하고. 방랑을 끝내고 안으로 들어와 더이상 일상을 거부하지 않고 안정된 정착을 했다해도 나에게는 아직 문제가 남아있다. '정체상태' 가 되어 접촉을, 마찰을 필요로 하지 않아하는 부분이다. 가족 관계 안에서 아무리 내 장점과 단점을 조율해나간다해도 모든 부족한 부분을 오로지 그 안에서만 채워 넣을 수가 없다. 보다 나은 인간이 되고자 하는 욕망이 있을 때는 더 그렇다. 그러니 완전한 타인과의 관계를, 접촉을, 마찰을 두려워해선 안된다. 가족 사이의 이해나 사랑같은 메리트는 덜할지언정 관계의 방식은 가족에게 대하는 것과 다를 바 없이 해야만 상대도, 나 자신도 더 잘 들여다 볼 수가 있다. 그러니 이젠 여행을 떠나야할 때다. 굳이 짐을 꾸리고 티켓팅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당장 눈앞의, 수없이 펼쳐진 인간관계의 파도를 타는 것만으로도 한걸음을 나서는 게 아닐까. 낯선 장소에서와 같이 낯선 이를 만나 헤매고 곤란한 일을 겪을지언정, 멀리 떠났다 돌아올 때처럼 가슴에 무언가 하나쯤은 품게 되지 않으련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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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게스트하우스 / 가쿠다 미츠요 / 맹보용 / 랜덤하우스]
제목 : [도쿄게스트하우스] 나에게 여행이란? 여행의 의미를 묻다.
[도쿄게스트하우스]의 주인공 아키오는 반 년 동안 아시아를 여행하고 귀국한다. 그런데 아키오는 돌아갈 곳도, 돈도 없다. 옛 애인은 다른 사람을 사귀고 있고, 아키오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 하는 수 없이 아키오는 여행지에서 알게 된 쿠레바야시의 집에서 살게 된다. 쿠레바야시는 할머니가 남겨둔 집, 할머니가 여관을 하려고 했지만 허가가 나지 않아서 못한 집을 게스트하우스로 꾸민다. 그 집엔 여행지에서 알게 된 사람들이 물어물어 찾아와 함께 살게 된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그 집으로 모여들고, 또 다양한 사건들이 일어난다. 그들은 각자의 삶을 존중하며 적응해 가는 한편, 작은 방에 자신만의 영역을 만든다.
쿠레바야시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게 된 계기는, 여행지에서의 공동생활에 익숙해진 나머지 혼자 있는 것이 두려워진 것이다. 사람들과 어울려 살면서 그는 여전히 여행 중인 삶을 바랐는지도 모른다. 쿠레바야시에게 여행을 떠나고 여행에서 돌아오는 것은 그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여행에서 돌아왔지만 완전히 돌아 온 것이 아니고, 여행과 귀국 사이에 갇혀 있는 생활을 한다. 마치 ‘게스트하우스’가 여행자들에게 여행 중의 쉼터 역할을 하는 것처럼.. 소설 말미에 쿠레바야시는 게스트하우스와 사람들을 뒤로 하고 다시 여행길에 오른다. 무엇인가를 뒤로 하고 여행을 찾아 떠난다.
게스트하우스에 사는 사람들은 어느 하나 번듯한 사회생활을 하지 않는다. 근근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비를 벌거나, 문란한 남녀관계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거나, 남의 물건을 제 물건인양 훔쳐오는 사람도 있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려워해서 혼자 떠도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제왕’이라 불리는, 모두가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독특한 사람도 집에 들어온다.
우리가 그 제왕을 헐뜯고 혐오하는 것은 그의 인격이나 끝이 없는 장황한 이야기 때문이 아니라, 이미 끝난 여행에 구속당해 있는 모습에서 우리의 미래를 보는 듯해서일지도 모른다. - 141
제왕뿐만 아니라 게스트하우스에 모인 사람들 모두 여행에 구속된 삶을 살고 있었다. 결국 쿠레바야시는 아무도 몰래 게스트하우스를 떠나려 한다. 쿠레바야시도 여행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여행에 구속당해 있었고, 그것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아키오는 옛 애인을 다시 찾아간다. 여행이든 뭐든 구속에서 벗어나 마무리 짓고 싶었던 것이다.
사람들에게 여행은 다양한 목적과 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분명한 것은 여행은 돌아오기 위한 것. 무수히 많은 여행 경로는 결국 자신이 돌아가는 길 중 하나 인 것이다. 여행 중에 길을 잃는 사람들, 어디로 가야할지, 어디에 머물러야 할지, 또 어디로 돌아가야 할지 알 수 없을 때, 그 여행자는 안개 속에 묻혀 여행을 끝내지 못한다.
여행에는 거부할 수 없는 중독성이 있다. 그러나 여행에 마지막은 없다. 분명 기쁜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사실은 여행자에게는 무의식적으로 이미 길들여진 습관처럼 돌아갈 장소를 끊임없이 찾고 있는 삶의 여정의 한 길목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물리적 장소가 아닌 내 자신이 그저 내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는 장소라는 의미에서. - 167
저자 가쿠다 미츠요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실제 여행에서 돌아온 사람들을 만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글은 소소한 일상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 모두 사람 냄새가 나서 좋다. 저자는 게스트하우스를 중심으로 거기에 머무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여행관, 인생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독자에게 여행의 의미를 묻듯, 책을 읽으며 내 자신에게 물어본다. 나에게 여행이란? 나는 여행에서 제대로 돌아왔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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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게스트 하우스 / 가쿠타 미츠요
1.
여행을 하다보면 숙소에 대한 고민을 종종 하게 됩니다. 편안하고 아늑한 미니호텔이냐, 불편하고 시끄럽지만 많은 정보를 얻을수 있는 게스트 하우스냐 베낭여행족에게 숙소에 대한 보기는 보통 이 두가지로 압축됩니다. 게스트 하우스에 묶는 사람들은 대부분 주머니가 가벼운 베낭여행자들 입니다. 여행할 때 친구와 함께라면 부담없이 숙소를 잡겠지만, 혼자 여행을 할 때 호텔은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외롭기도 하구요. 반면 게스트 하우스는 베낭여행자들로 시끌벅적 합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히 술도 들어가고 한국에서는 하지 못할 비밀스러운 고민들을 털어놓기도 합니다.
사실 <도쿄 게스트 하우스>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 선택한 책이였습니다. 여행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서인지 '게스트 하우스'라는 단어에 먼저 손이 가더군요.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 두렵습니다. 비일상을 떠나 다시 일상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기분은 언제나 극복하기 어려우니까요. 아마 게스트 하우스에서 만났던 젊은이들도 대부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을 겁니다.
2.
책의 주인공 아키오는 반 년 동안 아시아 각국을 여행하고 일본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대책없는 그에겐 머물곳도, 돈도 없지요. 설상가상 애인에게는 새로운 남자가 생겼습니다. 결국 그는 여행중에 알게된 쿠레바야시에게 전화를 걸고, 그녀의 낡은 집에서 하룻밤 300엔의 저렴한 가격에 머물게 됩니다. 쿠레바야시의 집은 과거 할머니가 하숙을 목적으로 지은 집이라 방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여전히 여행의 비일상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청춘들이 머물게 됩니다.
그곳에서 만난 젊은이들은 여전히 새로운 모습 그대로 여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일상적인 규범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섹스를 하고, 식료품을 도둑질 합니다. 하지만 아키오는 그들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합니다. 돌아가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여전히 여행을 계속하고 있는 게스트 하우스는 아키오에게 다정합니다. 아키오는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들없이 혼자 지내게 될 일상이 두렵습니다. 지긋지긋하고, 뻔하디 뻔한 일상이 말이죠.
하지만 이 완벽할 것 같던 세상도 '여행의 제왕'이라는 남자가 등장하면서 조금씩 망가집니다. 여행에 배테랑인척 하는 중년의 남자는 자신만의 가치관으로 사람을 평가합니다. 그 외에 다른 사람은 인정하지 않는 독불 장군이지요. '제왕'의 등장으로 아키오는 '게스트 하우스'역시 중계지점에 불과한 결국 떠나야 하는 곳이라는걸 깨닫습니다. 게스트 하우스의 주인인 쿠레바야시는 이를 당연스럽게 인식하며 자유롭게 베낭을 쌉니다. 아키오는 그 순간 무언가 변하지 않는 진실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3.
현실의 세상은 끊임없이 반복됩니다. 아키오가 없는 세상속에서도 일상은 나름대로의 형태로 돌아가지요. 그 속에서 여행자들은 자신의 본질에 대해서 찾고 싶은걸지도 모릅니다. 이 반복되는 현실속에서 잠깐이나마 벗어나, 나는 이런 경험을 하고 왔어 라는걸 자랑하고 싶은거지요. 하지만 세상의 이목은 그렇게 그들에게 관대하지 않습니다. 수 많은 여행자들이 비슷한 여행을 하고, 비슷한 사람을 만나고, 비슷한 비일상을 경험하다 옵니다. 결국 비일상이라 칭해지는 것들도 하나의 일상처럼 느껴지는거지요.
여행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행에서 얻은 순도 100%의 무언가는 본인 스스로 인식하고 성장해야 하는것이지,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고 알리려 함으로써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겁니다. 아키오는 마지막 이런 진실을 깨달은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겉모습이 아닌 본인 스스로 느끼는것이 진정한 여행이라는 것을요. 마지막 조금 애매한 마무리는 오히려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시기가 잘맞아 더욱 와닿았던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치부를 들킨것 같아 부끄러운 기분도 들지만, 의외로 즐거웠습니다. 나는 현실과 비일상의 경계에서 어느 지점에 있는걸까요. 순도 100%의 무언가를 과연 느껴본적 있었는지 생각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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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남매끼리 싸우는 아이들을 보면서, 매일 빨래를 해도 여전히 쌓여있는 빨래들을 보면서, 해도해도 끝이없는 집안일을 보면서, 점점 도태되는 내 자신을 보면서 지금 당장 아무 생각없이 가방을 챙겨들고 여행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아무생각 하지 않아도 되고, 아무일 하지 않아도 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을 수 있는 곳에서 하루종일 잠을 자도 좋다. 아이들도 없이 그저 나혼자 한적하게 바다를 바라보거나, 산중턱에 앉아 앞에 펼쳐진 도심을 바라보면서 지금 내 모습을 돌아보고 싶다.
그러나 정작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아주 많이 있다. 누군가가 떠나도 좋다고 허락을 하고 막상 떠난다해도 고작 1,2일밖에 떠나있지 못하면서도 말이다. 일주일을 다녀오라해도 한달을 다녀오라해도 나는 아마 2일안에 내가 있던 곳으로 돌아올 것이다.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나 없으면 아이들 밥은 어떻게 하지? 저 빨래는? 청소는 누가해? 큰 아이 숙제 봐주어야하는데? 작은 녀석 엄마 없으면 징징거리는데.... 수많은 이유들때문에 난 늘 지금 내 자리에 그대로 앉아있다.
또 한가지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떠나서 모든 것을 정리해보고 내 모습을 좀 추스려보고 돌아왔을때 나는 떠나기 전 그모습 그대로 돌아와 있을거라는 점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떠나고 싶다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버릇처럼 습관처럼 하고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아키오는 모든 것을 뒤로한채 6개월의 긴 여행을 마치고 도쿄로 돌아온다. 많은 것을 배우고 보고 듣고 돌아오지만, 정작 제자리로 돌아왔을 때는 돈도 없고 갈 곳도 없는 신세이고 설상가상 6개월전의 애인에겐 다른 애인이 생겼다. 자신이 돌아왔을 때 돌아갈 곳은 애인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고 당연한 일일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여행 중에 만난 쿠레바야시의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간간히 살아가는 아키오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들 역시 여행을 하고 돌아온 그리고 갈 곳없는 여행자들이다. 자신의 현재 생활이 싫어서 무작정 떠난 여행이였지만, 아키오가 모든 것을 두고 떠났을때 남겨둔 것은 그대로 있지 못한다.
내가 떠났을 때, 모든 것이 그대로 나를 반겨줄 것이라고 생각했던가? 시간은 흐르고 자신이 없어도 사회는 여전히 잘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왜 생각하지 못 하고, 자신만 제자리 상태로 돌아왔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걸까? 물론 여해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겠지만, 아키오가 떠나고자 했던 이유는 지겨운 일상이 싫어서 였기때문이다. 허나 돌아왔을 때는 또 그 지겨운 일상이 시작된다는 것은 몰랐던 걸까?
여행에서 돌아왔을때, 도쿄는, 6개월의 시간은 모두 다 변해버리고 없는 것이다. 무작정 떠나고 싶다는 나의 마음을 좀 진정시켜주는 책이였고 아키오의 무책임한 여행에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여기고 내가 떠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운 듯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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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는 책 소개 그대로 청춘소설인듯싶다..
책을 처음에 받았을때 의외로 얇은 두께였고 생각보다 잘 읽혀서 좋았다. 쉽게 읽을 수 있었던 만화 같은 책이라서 추천하는 책.
문득 여행을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요즘은 세상이 너무 무서워서 태국이나 그런데로는 여행을 가기가 약간 두렵긴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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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폰 쇤부르크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을 읽은 이후로 일상을 벗어난 내 생활이나 생각에 자꾸 삐딱해지는 것을 느낀다. 일상만큼 풍요로운 게 없는 것을 뭘 더 찾겠다고,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떠나려고 하는 것이냐 하면서. 그러면서도 떠나 보기는 하지만.
이 책은, 같은 작가의 <종이달>을 앞서 읽고 다른 작품을 더 보고 싶어서 읽은 것인데, 기대했던 바와 거리가 좀 멀어서 의외였다는 느낌이다. 인물들이 처한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그렇게 설정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불편하고 거북했다. 나는 이제 정말 더 이상 젊은이는 될 수 없는 모양이다. 정신의 어느 한 부분마저도. 이해는 되는데 이해하고 싶지 않다고 해야 할까.
세계가 좁아지고 누구나 세계를 떠돌아 다닐 수 있게 되면서 어지간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라면 어지간한 여행 정도는 해 보았으리. 돈의 많고 적음에도 구애됨이 없이 용기만 있다면 현재의 자신을 벗어나 다른 세상으로 향하는 사람들. 짧은 시간이면 짧은 대로 긴 시간이면 긴 시간대로 흘러가 보는 생. 멋있어 보일 수도 있을 일이겠지.
여행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들이 갖는 일이 몇 가지 있다. 여행작가가 되거나 여행 안내자가 되거나 여행자들을 위해 숙소를 운영하거나 하는 일들. 그리고 만나게 될 무수한 사람들. 그 만남들만으로 기쁨이 되고 즐거움이 되고 삶이 되고 보람이 되는 사람이라면 기꺼이 해 볼 만한 일일 것 같다. 이제는 안다, 내게는 그런 자질이 아주 많이 모자란다는 것을.
비교적 얇은 책인데, 다른 일이 밀린 탓도 있지만 빨리 읽어내지 못했다. 그냥 후다닥 넘길 수 없었던 탓이다. 머물지 못하는 젊음에 대한 동정과 안타까움도 있었고, 이렇게 불안한 생을 견디는 사람을 보는 것에 피곤을 느끼면서도 눈을 뗄 수 없었고, 그 안에서 아직도 헤매고 있는 내 어린 영혼이 보이는 탓도 있었다. 앞으로는 정말 어떻게 살게 될 것인지.
<나는 이제부터는 게스트하우스나 민박을 이용하는 여행은 안 하려고 한다. 몸이 고단한 여행, 불편하고 찌들리는 여행은 사절이다. 그럴 바에는 집에 있겠다.>-나는 나이를 먹었으니까, 그리고 충분히 게으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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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게스트하우스에 등장하는 인물의 대부분은 여행자들이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여행을 위해 여행을 하는 인물이다. 솔직히 저자가 무엇을 의도하고, 어떤 메시지를 말하고 싶었던 건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제대로 읽은 것이라면 등장인물에 나타난 인물들에게서 어떠한 유쾌함이나 발랄함 혹은 생에 대한 진지함 등은 찾아볼 수 없다. 여행자는 책임이 없다. 여행자는 단지 그곳을 즐기다가 떠나버리면 끝이다. 실제로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여행자들은 다 생애의 낙오자처럼 보인다. 그들에게는 미래가 없다. 단지 여행을 하다가 돌아갈 곳이 마땅치 않는 자들이 모여서 사는 여관비슷한 곳에서 벌어지는 에피스드를 그리고 있다. 거기에는 어떤 진지함도, 애뜻함도, 또는 삶에 대한 치열함도 없다. 시시콜콜하고 무미건조하고 무기력한 삶의 나날들을 그려내고 있다. 게다가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이고 무책임한,... 마치 철없는 10대들처럼... 물건을 아무렇지도 않게 훔지고, 사람들이 들으란듯이 요란하게 섹스를 즐기고, 또 아무런 연애감정도 없이 이 남자 저남자에게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잠자리를 청하고..... 물론 주인공 아키오는 이들과는 거리가 어느정도 있는 성실한 삶을 살려고 노력하기는 하다. 주인공 아키오는 무슨 연고인지 몰라도 아무 말도 없이 어떤 대책도 없이, 그녀의 애인 마리코를 떠나 무작정 여행길에 오른다. 그리고 다시 도쿄로 돌아온다. 빈털털이로.. 그가 돌아갈 곳은 현재로선 딱히 마리코 밖에 없다. 그러나 마리코는 아주 매몰차게 아키오를 무시한다. 이책에서 유일하게 여행자가 아닌 정착인은 마리코 뿐이다. 물론 그의 친구 하다와 키짱이 나오긴 하지만.., 정착인은 마리코는 여행자 - 무책임한 - 아키오를 받아들일 수 없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 아닐까? 이 책에서 어떤 의미에서 정상인은 아키오 뿐이다. 모두 다 비정성적이다. 그들은 삶을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부랑자이다. 마리코는 아키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듣고 싶은 것은 네가 무엇을 보았냐는 거, 내가 없는 장소에서, 오직 혼자서, 무엇을 보고, 어덯게 생각했냐는 거' - 주인공은 아키오이지만, 저자가 실제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마리코의 이 말이 아닐까? 정착하기를 거부하고 삶을 나누거나 삶에 의미를 부여하지 못며 떠돌아 다니는 현대인들에 대한 메시지가 아닐까? 마리코가 아키오를 거부했던 것은 단지 말없이 여행을 떠났기 때문이 아니라, 여행자의 삶의 태도가 그에게 배여 있기 떄문이 아닐까? 나의 이런 평가와는 달리 서평에 보면 온통 여행에 대한 호평이 주를 이룬다. 그리고 그 여행자들의 휴식처인 도쿄 게스트 하우스은 반드시 필요한 곳, 있어야만 했던 곳이라고 이야기 한다. 저자는 과연 게스트 하우스가 필요성과 정당성을 이야기 하고 싶어했던 것일까? 말미에 게스트 하우스의 주인공 쿠레바야시시는 생각지 않았던 여행의 제왕의 등장으로 인해 힘들어하다가 결국 자기의 집을 도망치 여행한다. 여행자를 위해 게스트 하우스를 만들었던 쿠레바야시 가 여행의 제왕이라는 자에게 쫓겨 여행을 떠난다.. 상당히 아이러니하지 않는가? 저자가 이 책을 쓰면서 던지고 싶었던 메시지가 무엇인지 자못 궁금하다.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만은 확실하다. 여행자의 자세로는 결코 삶을 꾸려나갈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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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에게 아무 말도 없이 여행을 떠났던 아키오. 6개월 간의 여행을 마치고 빈털털이가 되어 다시 도쿄로 돌아왔지만, 이미 여자친구는 다른 남자친구가 생겼고, 그에게는 돌아갈 곳도, 기다려 줄 사람도 아무도 없다. 여행지에서 만났던 쿠레바야시 씨가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지내며 생활하던 아키오가 매일매일의 단순하고 똑같은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려할 때 게스트 하우스를 찾은 다른 여행자들에 의해 다시 흔들리게 된다.
이십대에는 항상 여행을 꿈꿨다. 지리멸렬한 인생에서 살아있다는 느낌을 주는 건 여행이란 방법뿐이었다. 여러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자주 갈 순 없었지만 매일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의 설레임도, 또 기대도, 염려와 조바심도 어느덧 사라져버리고 일이 익숙해진 후에는 더 이상의 변화와 자극은 느낄 수 없었다. 그런 똑같은 일상 속에서 가끔 떠나는 여행만이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같았다. 하지만 서른을 넘어버린 지금은 일상생활의 똑같은 틀에서 벗어나게 되는 시간이 조금은 두려워졌다. 여행이 주는 설레임보다는 여행지에서 다시 현실의 제자리로 돌아오며 느끼게 되는 그 괴리감이 너무도 커서 여행지에서 느끼는 기쁨과 여행이 끝날 꺼란 조바심이 언제나 동반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여행을 가는 횟수도 줄고, 여행을 가더라도 나의 일상에서 그리 벗어나지 않는 가까운 곳을 택하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여행지에서 돌아왔지만 다시 현실로 적응하지도, 그러다고 다시 여행을 떠나지도 못하는 아키오. 그가 여자친구에게 목적지도 알리지않고 여행을 떠나던 이유는 어쩌면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었을런지도 모른다. 자신의 곁에 딱 달라붙어있는 옅은 웃음을 짓는 또 한사람에게서 벗어나 자기 자신만의 단어로 그의 이야기를 여자친구 마리코에게 언젠가 해줄 수 있게 되기를... 그와 마찬가지로 진정한 자아를 찾지못해 현실에서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는 현대인들도 모두 마찬가지 일 것이다. 가쿠타 미츠오의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감정 및 심리 묘사는 탁월하지만 이책은 번역의 문제인지 읽다보면 거슬리는 문장들이 꽤 여기저기서 발견되는 것이 아쉽다. |
| 오랜만에 접하는 가쿠타 미츠요의 작품... 지금까지 읽었던 그녀의 작품이 대부분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데 비해 이번에는 남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했다는 것은 좀 다르다... 그리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여행으로부터 멀어질 수 없는 사람들의 일상 중 비일상적인 모습이 잘 표현되었다고 해야하나? 가끔은 그런 모습들이 부럽다고 해야하나... |